주문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투자매매업, 투자중개업 및 투자자문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들이다. 원고들의 구체적인 입사일 및 퇴사일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생략>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피고는 2015. 12. 24.경 H노동조합 I지부(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합의를 하였다.
<생략>
이에 따라 피고는 2015. 12. 31. 피고의 취업규칙 중 정년에 관한 제55조 제1항을 개정(2016. 1. 1. 시행)하여 "직원의 정년은 만 60세로 한다."라고 정하고, 같은 날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급여규정' 및 '연봉제규정'을 개정(2016. 1. 1. 시행)하여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도입하였다.
<생략>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 및 효과에 대하여 설명하기 위한 자료를 제작하여 피고의 각 단위 부서별로 임금피크제의 내용 및 효과를 설명하였고, 피고 소속 총 근로자 2,309명 중 2,007명(약 87%)이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한 제 규정의 개정 · 변경(시행예정일: 2016. 1. 1.부) 내용을 확인하였으며, 이에 대한 동의 여부를 아래와 같이 확인 · 서명합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사규 개정 · 변경 동의서'에 서명 · 날인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폐지
이 사건 노동조합은 피고에게 '임금피크제는 연봉제 도입 취지와 상충되는 단순 연령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하면서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요구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임금체계를 하나의 연봉제로 통합하면서 2022. 12. 29.경 피고의 급여규정 및 연봉제규정을 각 폐지하고, 임금피크제가 규정되어 있지 않은 보수규정(2023. 1. 1. 시행, 이하 '신보수규정'이라 한다)을 새롭게 제정함으로써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폐지하였는데, 신보수규정 중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내지 4, 제2 내지 5, 10호증, 을 제1, 3,4, 5, 8, 9, 37, 38, 3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 주장 요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무효로 인한 임금 등 차액 청구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들로 하여금 2년의 추가적인 근로를 제공하게 하면서 급여를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 '피크임금'을 기준으로 5년간 감액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기존의 취업규칙을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 근로자 집단으로부터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하는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지 않았다.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는 내용으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을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지 않았더라면 원고들에게 지급하였을 임금, 퇴직금 상당액'에서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여 지급한 임금, 퇴직금 상당액'을 공제한 돈(임금의 경우 별지 '원고별 청구금액'의 '원금'란 기재 각 돈, 퇴직연금의 경우 같은 별지의 '퇴직연금 차액'란 각 기재 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폐지 이후의 손해배상청구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2023. 1. 1.부터 폐지되었음에도 그 이후에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이미 감액된 원고들의 기본급을 기초로 연봉을 산정하여 급여를 지급하여왔는바, 이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대우하는 것을 금지하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 A, B, C에게 손해배상으로 '2023년 이후 위와 같은 차별이 없었더라면 지급받았을 임금및 퇴직금'에서 '실제 지급받은 임금 및 퇴직금'을 공제한 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 무효로 인한 임금 등 차액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기득권 · 기득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다17898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1다42301 판결, 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8다255488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정년이 기존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늘어남에 따라 기존에 그 정함이 없던 연령구간, 즉 만 59세 내지 60세 연령 구간에 대한 새로운 임금제도의 도입 필요성이 발생하였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이러한 새로운 연령 구간에 대한 임금을 정하는 측면이 존재하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해 만 55세부터의 임금은 피크임금에서 매년 감액되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이후 임금이 인상될 수 있었다거나 실제로 임금이 인상된 경우가 존재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결과적으로 만 55세부터 정년까지 의 임금은 감소하게 된다.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만 59세 내지 만 60세에도 임금을 지급받게 됨에 따라 총 생애소득이 증가하는 측면이 존재하나, 해당 기간에 원고들을 포함한 근로자들은 소정 근로에 대한 대가로 피크임금보다 감액된 임금을 받아야 한다. 이는 임금의 측면에서 보면 근로자들에게 소정 근로에 대한 대가로 이전보다 저하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요소 중 임금이 삭감됨으로써 임금의 측면에서 불이익한 변경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 내지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에는 종합적 평가를 통하여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 없다고 판단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정년을 연장하면서 임금을 감액하는 취업규칙의 변경, 이른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경우 정년과 임금 사이에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인정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뒤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정년의 연장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따른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조치로서 참작될 수는 있다고 하더라도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임금이 삭감되면서 동시에 정년이 연장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변경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더구나 임금 삭감의 정도와 정년 연장의 정도를 산술적으로 계산하여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객관적인 기준을 정립하는 것도 곤란하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연장된 정년기간에 복지혜택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복지혜택들은 재직하는 근로자가 당연히 얻을 수 있는 혜택으로 임금 삭감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요소들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이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위반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으며, 그 동의의 방법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 여기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라 함은 사용자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사용자측이 단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사용자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0 내지 3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의견 집약과 취합 과정을 거쳐 도입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관련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전후 피고는 본사 외 전국 97개의 지점 및 영업소를 보유하고 있었고 전체 근로자 수는 약 2,300여 명에 이르렀으므로 피고 소속 근로자가 모두 한 자리에 모이는 방식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을 모을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 및 효과에 대하여 설명하기 위한 자료를 제작하여 피고의 각 본부 소속 지점, 부, 실 등 단위를 기준으로 각 부서장 혹은 지점장으로 하여금 위 자료를 가지고 단위 부서별로 그 소속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 설명하게 하고, 근로자들 사이에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도록 하는 한편, 이러한 절차를 거친 이후 개별 근로자들로부터 동의서를 받아 해당 문서를 취합하였다.
피고가 제작한 설명 자료에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하여 임금피크제의 개념 및 도입배경, 동종사의 임금피크제 도입현황, 피고 회사의 임금피크제 모델 및 도입 시기, 감액기준의 피크임금 및 감액률, 적용 예외에 관한 사항,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취업규정, 급여규정, 인사규정, 연봉제규정 및 퇴직급여규정 개정안에 대한 설명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가 제출한 근로자들의 사실확인서 중 일부에는 이 사건 원고들 중 일부가 지점장의 자격으로 스스로 위 설명회를 주도하였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피고의 근로자들이 위 회의 및 토론 과정에서 자유로운 의견교환이 있었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하여 고려할 요소가 많지 않고 2년의 정년 연장및 임금 감소율 정도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찬반 의견을 결정함에 있어서 고려할 만한 요소라 할 것인데, 그중 임금 감소율의 경우 근로자가 자신의 직급 · 호봉에 따라 계산할 수 있는 피크임금을 기준으로 하는바, 개별 근로자의 입장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따른 근로소득의 상승 · 감소 여부 및 이에 따른 정년 연장의 효과 등을 비교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거나 고려하여야 할 요소가 많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일부 지점의 경우 회의 및 회합 당일에 바로 동의서가 제출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취업규칙의 효력을 인정할 만한 회의방식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되는지 여부
관련 법리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 ·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임금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을 제6, 7, 34, 35호증, 제36호증의 1 내지 4, 제37 내지 4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고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정당성
구 고령자고용법(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고령자고용법이 2013. 5. 22. 개정되면서 정년을 만 60세 이상으로 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제19조),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으로 하여금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 조치를 취하도록 하였다(제19조의2 제1항).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은 당연히 예상되는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채용의 감축 등 반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 임금체계 개편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또는 과반수 근로자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이다. 따라서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정년이 만 60세로 연장되면서 이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에 도달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은 이미 예정된 것이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6. 1. 1.부터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정년을 2년 연장하면서 임금피크제 적용기간에 임금을 감액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게 되었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이른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서 근로자가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조정하는 대신 근로자의 정년 연장을 통해 고용안정을 도모하면서도 이에 따른 사업주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도입된 것이므로, 그 도입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기본급의 규모를 살펴보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피고의 근로자들은 '피크임금'과 대비하였을 때 만 55세에는 90%, 만 56세에는 81%, 만 57세에는 약 73%, 만 58세에는 약 66%, 만 59세에는 약 59%의 임금을 각 지급받게 된다. 그런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기 전 만 55세부터 만 57세까지 수령할 수 있었던 임금의 총액은 300%인 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으로 인하여 만 55세부터 정년(만 60세) 전까지 수령할 수 있는 임금의 총액은 약 370%에 해당하므로, 생애 총소득의 관점에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수익은 약 70%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피고는 2021년 이전까지 PB(Private Banker, 고액 자산가의 자산관리를 돕는 금융전문가를 칭하는 약어. 원고들 중 원고 B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경우 모두 PB에 해당하였던 것으로 보인다)에게 '개인성과급'과 '조직성과급'을 지급하여 왔다. 여기서 '개인성과급'의 경우 '[인정수익 - 개인비용(= 월정급여 + 상여 400% + 연차수당+ 퇴직급여충당금) × 3] × (13% 내지 18%)'의 산식으로 결정되는데, 개인비용을 구성하는 월정급여가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인하여 감소되는 경우 결과적으로 인정수익에서 공제되는 개인비용의 규모가 감소됨에 따라 성과급의 규모가 증대된다. 한편, 피고는 2021년 이후 기존의 개인성과급과 조직성과급을 '팀성과급'으로 일원화하였는데, 팀성과급의 최소실적요건은 총 수익이 개인비용을 초과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개인비용이 낮아질 경우 위와 같은 최소실적요건을 달성하기 용이해진다. 결국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원고들이 받을 수 있는 성과급 규모가 증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이는 급여액의 감소분을 어느 정도 상쇄하는 기능을 한다.
피고는 근로자들에게 '학자금, 의료비, 경조금, 명절귀성여비, 가정의달 지원금' 등을 복리후생의 일종으로 지급하고 있는데, 위 복리후생비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자체의 반대급부는 아니라 하더라도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증대된 정년기간에 추가로 수령할 수 있는 복리후생 역시 근로자의 불이익 정도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될 수 있다. 피고가 제출한 '원고들 복리후생 지원금 정리(을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정년 도달 전 퇴직한 원고 D 제외)이 연장된 정년기간에 추가로 지급받을 수 있었던 복리후생금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은데, 위 복리후생금 역시 원고들의 기본급 감소를 어느 정도 상쇄한다.
<생략>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노동시간의 단축이나 업무경감 등의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서는 정년 연장 자체가 임금 감액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라 할 수 있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불이익 정도가 크지 않음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 감액에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대상조치를 별도로 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로 된다고 보기 어렵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근로자가 임금피크제 적용 당시 '확정급여형' 연금제도에 가입한 상태라면 해당 근로자로 하여금 '확정기여 형' 연금제도에 가입하도록 조치하였다. 확정급여형 연금제도란 근로자가 받을 급여의 수준이 사전에 결정되어 있는 퇴직연금제도이고(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 제8호), 확정기여형 연금제도란 급여의 지급을 위하여 사용자가 부담하여야 할 부담금의 수준이 사전에 결정되어 있는 퇴직연금제도로(같은 조 제9호), 확정급여형 연금제도의 급여 수준은 가입자의 퇴직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일시금이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이 되도록 하여야 하므로(같은 법 제15조) 정년 직전에 수령하는 임금액이 중요한데, 임금피크제 적용 이후 평균임금이 낮아지는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은 확정급여형 연금제도에 의할 때 퇴직급여 수준이 줄어들 수밖에 없으나, 확정기여형 연금제도에 의하면 이러한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의 확정기여형연금제도로의 전환은 피고 근로자들에 대한 적절한 대상조치로 평가된다.
그 밖의 사정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데, 정년연장은 감액된 인건비에 대응하는 중요한 보상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에게 부여된 복리후생혜택까지 아울러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따라 절감된 재원은 '고령 근로자의 고용안정'이라는 임금피크제 도입의 주요 목적 중 일부를 실현하기 위하여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피고의 당기순이익이 증가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차별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폐지 이후의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폐지한 이후에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이미 감액된 원고들의 기본급을 기초로 연봉을 산정하여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피고가 2023. 1. 1.부터 시행한 신보수규정 제8조에서 '매년의 연봉은 전년도 연봉을 누적하여 계산하며, 전년도 연봉에 당해 연도 개인별 연봉조정금액을 가감한 금액으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는 사실은 위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은바, 원고들(신보수규정 시행 전 퇴직한 원고 D 제외)과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던 경우 신보수규정이 시행됨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임금을 기초로 연봉이 정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자체가 무효라고 볼 수는 없는 점, 피고가 2023. 1. 1. 신보수규정을 시행하면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효력을 소급하여 무효로 하기로 결정하지는 않았던 점,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유효하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전의 경영 상황과 신연봉제 도입 당시의 경영 상황이 동일하지도 않은 이상, 피고가 신보수규정을 시행하면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던 상황을 전제로 임금 수준을 회복시켜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별다른 근거가 없는 점, 신보수규정 제8조 제1항에서 매년의 연봉은 전년도 연봉에 당해 연도 개인별 조정금액을 가감하여 산정하는 방식으로 규정하면서 당해 연도 가감의 범위를 전년도 연봉의 85~115% 범위 내로 설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임금이 감액된 경우에도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점, 신보수규정 제8조 제2항에서 개인별 연봉조정 금액은 직무, 직급별 기준금액을 표준으로 하여 Base-up과 개인별 인사평가 결과에 따른 차등조정률을 감안하여 결정된다고 규정되어 있는바, 원고들의 성과 평가를 감안하면 신보수규정에 따른 원고들의 연봉규모가 원고들이 주장하는 정당한 규모의 연봉에 대비해 과소한 것이 반드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영향이 가장 컸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신보수규정을 적용하여 원고 A, B, C를 차별하는 불법행위를 하였다거나 그로 인하여 위 원고들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별다른 사정이 없다. 따라서 위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태회(재판장) 최성보 이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