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사업주는 사고장소인 계단의 높이가 450㎚로써 4단 이상임에도 난간을 설치하지 아니하였으며, 위 지하층 통로에는 채광시설이 없어 주간에도 정상적인 통행이 방해될 정도로 어두웠음에도 조명시설을 설치하지 아니함으로써 그 사업장 시설에 하자가 있었고, 이러한 사업장 시설의 하자로 인하여 위 재해가 발생하였으며 피고로서는 그 업무상의 재해 인정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위 노동부예규에 따라야 할 것이고, 가사 위 망인이 사적행위로 사업장 내에 있다가 위 재해가 발생하였다고 판단되더라도 이는 사업장 시설하자와 경합하여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업무상의 재해로 인정하여야 한다.
주문
피고가 1992.4.16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은 이를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다툼없는 사실과 갑 제1, 2, 4, 5호증,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소외 안×섭은 1961.12.8생의 남자로서 ○○기업 소속 일용공으로 채용되어 1992.3.21, 12:00경 소외 주식회사 ○○건업이 시공하는 서울 강남구 ○○동 545의 7 소재 ○○빌딩 신축공사현장 지하 2층 닥트작업장에서 오전작업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한 후 그 지하 2층에 있는 닥트공 탈의실에서 동료근로자들 5명과 술을 마시면서 화투놀이를 하다가 같은날 18:20경 귀가하기 위하여 지하 2층에서부터 계단으로 올라오던 중 지하 1층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는 계단에서 지하1층 계단하단으로 굴러 떨어져 급성경막하출혈상을 입고 그 즉시 서울 강남구 ○○동 소재 ○○대학교 의과대학 ○○병원에 후송되어 치료를 받았으나 다음날인 같은해 3.22, 2시 45분경 급성호흡마비로 사망한 사실,
이에 위 망인의 어머니인 원고는 피고에게 위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된다고 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조의 6, 제9조의 8 소정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여 줄 것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같은해 4.16, 위 망인의 사망이 업무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원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부지급처분"이라 한다)을 한 사실이 각 인정된다.
처분의 적법여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위 망인의 사망은 위 망인이 오전작업을 마치고 다음 작업지시를 기다리면서 대기하다가 퇴근시간이 되어 퇴근하기 위하여 위 1층 계단을 오르던중 난간이나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지 아니한 하자로 인하여 위 1층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발생한 재해로서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함에도 이와달리 보고한 피고의 이 사건 부지급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위 망인의 사망은 그 업무와 관련하여 업무수행중에 발생한 재해가 아니라 순수한 사적행위 중 기존질환의 악화 또는 본인의 과실 등 업무외적 사유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위 처분은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판 단
그러므로 위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조 제1항, 제2항, 제9조의 3, 제9조의 8 및 근로기준 법 제82조, 제83조의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근로자가 업무상의 재해로 사망한 때에는 보험급여를 받을 자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 제1항은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사망 등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업무상의 재해 인정여부의 구체적인 기준에 관하여는 이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여 노동부장관은 구체적인 사례를 유형화하여 업무상재해인정기준을 노동부예규 제167호(1989.12.5)로 정하여 시행하고 있는데, 그 제5조 제2항은 재해가 사적행위 또는 자의적 행위 등 업무외적인 원인에 의하여 발생한 경우에 원칙적으로 업무외의 재해라 인정되지만, 재해원인과 업무상 원인 또는 사업장 시설의 하자 등의 원인이 경합된 경우에는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에 나온 증거들과 갑 제3호증의 1, 2, 3, 을 제3, 4호증의 각 1, 2의 각 일부기재, 증인 임×연의 일부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위 망인은 ○○기업 소속 일용공으로 채용되어 1992.3.21, 12:00경 위 ○○빌딩신축공사현장 지하 2층 닥트작업장에서 오전작업올 마치고 점심식사를 한 후 그 지하 2층에 있는 닥트공 탈의실에서 소외 신×운 등 동료근로자들 5명과 오후 작업 지시를 기다리던중 무료하여 술을 마시면서 화투놀이를 하다가 같은날 13:00경 오후작업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으나 위 망인을 비롯한 위 동료근로자들 6명은 계속하여 술을 마시면서 화투놀이를 한 사실,
그런데 위 망인은 집안어른 문병을 가야 하였기 때문에 소주 1~2잔 정도만 마신 후 같은날 18:20경 위 신×운과 함께 다른 동료들보다 먼저 귀가하기 위하여 지하 2층에서부터 계단으로 올라오던중 지하 1층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는 계단에서 지하1층 계단하단으로 굴러 떨어져 급성경막하출혈상을 입고 다음날인 같은해 3.22 2시 45분경 급성호흡마비로 사망한 사실, 한편 위 사고 당시 위 공사현장 지하층은 층당 그 높이가 450㎚ 정도임에도 그 계단에 난간 등 안전시설물이 설치되어 있지 아니하였으며, 위 지하층 통로에는 주간에도 채광이 되지 아니하여 정상적인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상당히 어두웠음에도 조명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아니하였던 사실이 각 인정되고, 위 인정사실에 어긋나는 갑 제1, 2, 3호증의 1, 2, 3, 갑 제4, 5호증, 을 제3호증의 2, 을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부분 및 증인 임×연의 증언부분은 이를 각 믿지 아니한다.
그런데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는 사업주의 안전상의 조치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그 제3항에서 사업주는 작업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등 작업수행상 위험발생이 예상되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그 제4항에서 사업주가 하여야 할 안전상의 조치사항은 노동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노동부령인 산업안전기준에 관한규칙 제15조는 사업주는 통로에 정상적인 통행을 방해하지 아니하는 정도의 채광 또는 조명시설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규칙 제27조는 사업주는 4단 이상인 계단의 개방된 측면에는 난간을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인정 사실을 위 관련법령에 비추어 보면, 위 망인의 사업주는 위 사고장소인 계단의 높이가 450㎚로서 4단 이상임에도 난간을 설치하지 아니하였으며, 위 지하층 통로에는 채광시설이 없어 주간에도 정상적인 통행이 방해될 정도로 어두웠음에도 조명시설을 설치하지 아니함으로써 그사업장 시설에 위와 같은 하자가 있었고, 이러한 사업장시설의 하자로 인하여 위 재해가 발생하였다고 보여진다.
한편, 노동부장관이 작성하여 관계행정기관에 제공되어 업무상의 재해인정기준으로 삼도록 한 위에서 본 노동부예규는 행정기관 내부에서의 사무처리지침을 정한 것에 불과하여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법규로서의 효력은 없는 것이나 위에서 열거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제규정을 시행하기 위한 집행명령으로서 법률 보충적인 법규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를 지급하는 행정기관인 피고로서는 그 업무상의 재해인정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위 노동부예규에 따라야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는 위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가사 위 망인이 사적행위로 사업장내에 있다가 위 재해가 발생하였다고 판단되더라도 이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사업장 시설하자와 경합하여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업무상의 재해로 인정하여야 함에도 이와 달리 판단하여 위 재해를 업무외 재해로 인정한 이 사건 부지급처분은 관련법령에 따르지 아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의 이 사건 부지급처분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있어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 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