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장비임대차계약을 맺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운전노무를 제공한 자를 근로자로 볼 수 없다(1996.07.25, 서울고법 95구37577)
[요 지]
원고와 소외회사 사이의 계약내용 및 관계, 업무수행과정에서의 지휘감독관계 및 업무처리형태, 업무의 대체성, 보수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소외회사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하기보다는 장비를 임대하면서 그 장비를 조작하는 용역을 제공하는 업무를 독립하여 자영하는 사업자라고 보아야 한다.
* 사 건 / 1996.7.25 선고, 서울고법 95구37577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주 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이 사건 처분의 경위
갑 제1, 2, 3호증의 각 1, 2, 을 제1 내지 제5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최○○의 증언(다만, 갑 제3호증의 1, 2와 증인 최○○의 증언 중 다음에서 믿지 아니하는 부분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원고는 1995.1.6. 소외 주식회사 ○○으로부터 서울지하철 8-11공구의 공사 일부를 하도급받은 소외 주식회사 ○○텍 엔지니어링(이하 소외 회사라고만 한다)과의 사이에 원고가 관리하는 서울 ○거 ○○69호 급수장비자동차에 대하여 장비임대차 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부터 소외회사의 서울지하철 방이동 공사현장을 중심으로 위 급수장비를 이용한 급수업무, 위 차량의 정비·유지업무를 하여 오던 중 같은 달 20. 10:45경 위 공사현장 몽촌분구의 물탱크 부근에 위 장비를 정차시키고 물탱크에 물을 담던 중 위 장비 중앙하부지점에서 물이 새는 것을 발견하고 차량의 시동을 끄지 아니한 채 밸브조작을 하다가 회전중인 샤우더에 옷자락이 걸리면서 왼팔이 빨려 들어가 좌측 전박부 개방성 절단 등의 상해를 입게 되었다.
이에 원고는 피고(원래는 노동부장관의 위임을 받은 서울지방노동청 서울동부노동사무소장이었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1994.12.22 법률 제4862호로써 개정되어 1995.5.1부터 개정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종전에 노동부장관이 행한 행위 및 그에 대하여 행하여 진 행위는 각 피고공단이 행한 행위 또는 공단에 대하여 행하여 진 행위로 간주되게 되었다)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같은 해 3.11 원고가 소외회사와 근로계약이 아닌 임대계약을 맺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운전노무를 제공한 자이므로, 소외회사와의 사이에 사용종속관계가 인정되지 않아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불승인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만 한다)을 받았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원고가 소외회사와의 사이에 사용종속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원고는 소외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소외회사와의 위 임대차계약의 대상은 급수장비에 한할 뿐이고 원고의 원전노무는 그 대상이 아니어서 원고는 위 임대차계약과는 별도로 고용계약에 의하여 위 공사현장에 장비기술공으로 참여하여 소외회사의 지시에 따라 운전노무를 제공한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를 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인정되는 사실관계
앞에 나온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갑 제3호증의 1, 2의 각 일부 기재와 증인 최00의 일부 증언은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원고는 소외회사와의 사이에 급수탱크에 물을 충분히 공급한다는 조건으로 이 사건 장비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장비의 임대료는 급수실적과 관계없이 월 금 3,500,000원으로 정하였고, 소외회사는 위 임대료 외에는 장비의 운전을 위한 연료 및 식대만을 지급하기로 하여, 위 임대료에는 장비의 수리비 기타 제반 경비와 위 장비조작을 위한 인건비가 포함되어 있다.
원고는 위 장비를 사용하여 급수탱크에 물을 공급하는 일에 관하여 소외회사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은 바 없고, 급수를 요하는 장비의 기술자들의 요구 및 원고의 판단에 따라 작업을 하였으며, 출·퇴근시간에 대하여서도 소외회사로부터 제약을 받은 바 없이 원고가 위 급수를 요하는 시설의 가동시간에 맞추어 출·퇴근을 하였다.
원고는 위 공사현장에서 주로 물공급을 하는 외에 양수모터 수리 및 유지, 물탱크 용접, 급수차량정비, 작업장 정리정돈 등의 업무를 하였다.
판단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 요양을 받으려면, 소외회사의 근로자에 해당되어야 할 것인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 제2항에 의하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근로자라고 함은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근로자를 말한다고 되어 있고, 근로기준법 제14조에서는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18조는 임금이라 함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상으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기타 여하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란 사용자로부터 자기의 근로의 대상으로 금품을 받을 것을 목적으로 하여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판단은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위와 같이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정하여지는 방법, 사용자의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여부,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작업장비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 근로제공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 있어서 앞서 인정한 사실에 나타난 원고의 소외회사 사이의 계약 내용 및 관계, 업무수행과정에서 지휘감독관계 및 업무처리형태, 업무의 대체성, 보수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소외회사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하기보다는 장비를 임대하면서 그 장비를 조작하는 용역을 제공하는 업무를 독립하여 자영하는 사업자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소외회사의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음을 이유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요양 불승인 처분이 위법하다 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박용상(재판장), 임영철, 황덕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