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1. 6. 23. 선고 2010노1734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주식회사 B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B을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 A은 무죄.

검사의 피고인 D, 주식회사 한진중공업, 유호산업개발 주식회사에 대한 항소를 각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소규모 업체인 주식회사 B(이하 '피고인 B'이라 한다)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A은 이 사건 공사현장을 구체적으로 지휘, 감독하는 등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의 규정에 의하여 처벌되는 행위자에 해당함에도 피고인 A이 행위자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가 당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 중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않아' 부분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G과 공모공동하여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않아'로 변경하고, 공소사실 제2항을 '피고인은 사업주인 피고인을 위하여 행위한 피고인 A과 위 G이 안전·보건업무에 관하여 제1항 기재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다'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피고인 A, B에 대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위 사실오인 주장 및 당심에서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판단한다.

나.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1)

피고인 A, B

가)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3호의 '사업주'란 어떤 사업에서의 경영주체로서 경영상의 손익계산이 귀속하는 자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인 회사 소속 직원들이 공사현장에서 작업에 종사하였다면 그 회사는 법 소정의 사업주라고 볼 수 있지만, 그 회사의 대표이사를 법 소정의 사업주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대법원 1994. 5. 24. 선고 94도660 판결 참조),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인 B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A은 산업안전보건법 소정의 사업주가 아니라고 할 것이다. 한편,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제2항, 제3항 소정의 벌칙규정의 적용대상은 사업자임이 그 규정 자체에 의하여 명백하나, 한편 같은 법 제71조는 법인의 대표자 또는 법인이나 개인의 대리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66조의2 등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 대하여도 해당조문의 벌칙규정을 적용하도록 양벌규정을 두고 있고, 이 규정의 취지는 같은 법 제66조의2 등의 위반행위를 사업자인 법인이나 개인이 직접 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행위자와 사업자 쌍방을 모두처벌하려는 데에 있으므로, 위 양벌규정에 의하여 사업자가 아닌 행위자도 사업자에 대한 같은 법 제66조의2 벌칙규정의 적용대상이 된다(구 산업안전보건법의 해석에 관한 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4도74 판결 및 대법원 1995 . 5. 26. 선고 95도230 판결 참조).

나)

피고인 A이 산업안전보건법 소정의 행위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고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 B은 자본 총액이 7억 3,000만 원인 회사로서 2008년 매출액은 약 20억 원 정도이고, H이 사고로 사망한 2009. 7.경 이 사건 지하철 2호선 I역사 혼잡도개선공사현장을 비롯하여 서울 서초구, 성동구, 평택 등 4곳에서 약 8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던 점, ② 산업안전보건법 제13조 제3항, 같은 법 시행령 제9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12조 제1호에 의하면, 총공사금액이 20억 원 이상인 공사를 시행하는 건설업의 경우에는 현장에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선임하여 산업재해예방 및 근로자의 안전·보건교육에 관한 업무를 총괄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지하철 2호선 I역 공사의 규모가 20억 원을 초과함에 따라 피고인 B은 G을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선임하여 그 업무를 총괄하도록 한 점, ③ 피고인 A은 대표이사로서 이 사건 I역 공사현장을 비롯한 4곳의 현장에 상주하지 아니하고 가끔 현장을 들러 현장상황을 확인하거나 원청과의 협의업무를 주로 담당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피고인 B의 공사 규모 및 현황, 피고인 A과 현장소장 G의 업무분담관계 등을 고려하여 볼 때, 피고인 A은 피고인 B의 대표이사로서 이 사건 I역 공사현장에 대한 안전관리상황 등에 대하여 일반적, 추상적인 지휘, 감독상의 책임이 있는 자에는 해당하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I역 공사현장에서의 해체작업이나 중량물 취급작업 중 재해를 예방할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행위자라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 G이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의 규정에 의하여 처벌되는 행위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피고인 A을 위 행위자라고 할 수는 없다. 나아가 피고인 A이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작업을 지시하거나, 그와 같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G과 피고인 A이 공모공동하여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인정할 수도 없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참조).

다)

한편,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고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띠장해체작업은 상하 동시작업을 할 경우 이 사건 사고와 같은 위험 발생 우려가 높은 점, ② G은 띠장해체작업을 공사현장 왼쪽에서 하면 조적작업은 오른쪽에서 하고, 띠장해체작업을 오른쪽에서 하면 조적작업은 왼쪽에서 하도록 지시하였다고 진술하는데, 위 공사현장 왼쪽과 오른쪽은 약 8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띠장해체작업과 조적작업이 같은 쪽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은 충분히 높았다고 할 것이고, 더욱이 위 공사현장은 복공판이 덮어져 있어 복공판 아래에서 조적작업을 하는 인부들과 크레인 작업을 하는 인부는 서로를 볼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었던 점, ③ 위와 같이 위험 발생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크레인 작업을 하는 작업구역 내에 조적작업을 하는 인부들이 출입하였으며 신호수 외에 작업지휘자가 존재하지 않았던 점, ④ 이 사건 사고 당일 작성된 작업계획서에는 작업공간 확보 후 작업을 실시하고, 장비 상차하차 등 작업 반경 내 접근을 금지하며, 장비 협착사고를 예방하도록 되어 있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작업계획서가 준수되지 않은 점, ⑤ 이 사건 공사의 예정공정표상 띠장해체작업과 위 조적작업은 따로 진행하도록 되어 있는데, 위 두 작업이 동시에 진행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공사현장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 G은 중량물 취급 등 작업을 할 때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하여야 함에도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제459조, 제462조 제1항, 제465조를 위반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2)

피고인 D, 주식회사 한진중공업, 유호산업개발 주식회사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A은 피고인 B의 재해예방조치 업무에 관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행위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위 피고인들에 대한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나아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노동부령이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노동부령이 정하는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말하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사업주"란 법 제29조 제1항에 규정된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를 의미하고,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가 아닌 '전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고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주식회사 한진중공업, 유호산업개발 주식회사는 I역사 혼잡도 개선공사의 공동도급사로서 당해 공사 중 토공 및 가시설 공사와 구조물 공사 등을 피고인 B에 하도급 준 것을 비롯하여 모든 공사를 각 공정별로 전문업체에 하도급 주어 진행하였고, 도급인들이 직접 인부들을 투입하여 시공한 것은 없었으며, 그 중 건축외부 출입공사와 백관석 공사를 도급받은 J의 직원들에게 피고인 유호산업개발 주식회사가 노임을 직접 입금한 것도 J의 요청에 의한 것이고, 달리 위 피고인들이 공사의 일부를 도급주고 자신들도 공사를 진행하였음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유죄의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다고 할 것인데, 검사가 주장하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백관이설작업을 한 피고인 유호산업개발 주식회사 소속의 'K부장'이라는 사람도 특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러한 점에서도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의 조치는 정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B에 대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검사의 피고인 D, 주식회사 한진중공업, 유호산업개발 주식회사에 대한 각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