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30만 원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위 집행유예의 선고가 실효 또는 취소되고,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7. 4.경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무죄.
사건정보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고정1212 근로기준법위반
피고인
A
검사
최성수(기소), 김병채(공판)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세종
담당변호사 기영석, 이진규
판결선고
2021. 4. 26.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영등포구 B에 있는 C의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100명을 사용하여 종교시설을 경영하는 사용자이고, D은 2009. 3. 27.경부터 위 교회에서 근로한 근로자이다.
사용자는 근로계약 체결 후 임금 등의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변경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2016. 4.경 불상의 장소에서 근로자 D의 월급을 1,982,760원에서 2,213,150원으로 변경하였음에도 위와 같은 임금 변경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D에게 교부하지 않았다.
증거의 요지
D, E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원천징수 영수증, 급여대장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근로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 참작)
노역장유치(집행유예 선고가 실효 또는 취소되는 경우)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주장 및 판단
주장 요지
D의 임금을 인상하면서 D에게 급여항목의 구성과 인상된 금액을 명시한 '사례지급명세서'를 교부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 제17조의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교부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직원의 인사관리를 포함한 교회의 사무업무는 사무처장이 전담하였고, 피고인은 이에 관여하지 않았으므로 서면 명시의무를 위반한 행위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직원의 인사관리 업무는 사무처가 전결로 처리하였기 때문에 피고인은 D의 임금인상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또한, 사례 지급명세서가 근로기준법 제17조의 서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사례 지급명세서의 교부를 통해 서면 교부의무를 이행할 의사였고, 사례 지급명세서가 근로기준법 제17조의 '서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서면으로 명시하지 않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없었다.
판단
'사례 지급명세서'가 근로기준법 제17조의 '서면'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17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 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하고, 그중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및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 유급휴가에 대해서는 그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여야 하며, 근로계약 체결 후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의 변경 등의 사유로 인하여 위 사항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으면 그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이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뿐만 아니라, 이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위 법에서 열거하고 있는 중요한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서면으로 명시하도록 하고, 사용자로 하여금 변경된 근로조건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교부하도록 하여 근로자의 법적 지위를 강화하고자 하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으므로, 위 규정에서 근로자의 요구에 따라 사용자가 교부하여야 하는 것은 '변경된 사항이 명시된 근로계약서 등 서면'을 의미하는 것이지, 변경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도11659 판결 등 참조). 여기서 말하는 '서면'이란 사용자와 근로자가 서명 날인을 한 근로계약서가 아니어도 근로자가 사전에 예기치 못한 불리한 근로조건을 감수할게 될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하는 데 충분한 증명이 될 수 있는 서면이면 족하다(헌법재판소 2016. 12. 29. 선고 2016헌마105 결정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D은 2009. 3. 27.경 교회에 입사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그 후에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다. 교회는 매년 4월 D의 임금을 임금테이블에 근거하여 인상하였고, 2016. 4.경에도 판시와 같이 임금을 인상하면서 D에게 별지와 같은 양식의 '사례 지급명세서'를 교부하였다(D에 대하여 2016. 4. 작성된 사례 지급명세서는 이 재판 과정에서 현출되지는 않았으나,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교회에서 매년 4월경 근로자들의 임금을 인상할 때마다 임금의 구성항목과 금액이 기재된 사례 지급명세서를 근로자들에게 교부한 사실이 인정된다). 한편 교회는 2008년경 취업규칙을 제정하였으나 위 취업규칙을 노동부에 신고하거나 사업장에 게시하지 않았고, 2018. 8.에서야 근로기준법에 맞춰 취업규칙을 새로 마련하였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교회가 D에게 교부한 사례 지급명세서에는 임금이 기본급, 직위수당, 업무수당, 자격 및 위험수당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민연금, 고용보험, 소득세 등이 공제된다는 점과 각 구성항목별 금액이 기재되어 있을 뿐, 임금의 계산방법과 지급방법, 소정 근로시간, 주휴일, 연차유급휴가에 대하여는 아무런 기재가 없다. 또한, D이 교회에 입사한 이후 위 사항들을 확인할 수 있는 근로계약서가 작성되거나 취업규칙 등이 제공된 바도 없다. 따라서 위 사례 지급명세서는 근로자가 사전에 예기치 못한 불리한 근로조건을 감수하게 될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하는 데 충분한 증명이 된다고 보기 어려운바, 교회에서 D에게 사례 지급명세서를 교부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근로기준법 제17조에서 정한 서면 명시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이 근로기준법 제17조의 책임을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고의의 존재 여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 경영 담당자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는바, 근로기준법이 같은 법 각 조항에 대한 준수의무자로서의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 경영 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가 노동현장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에 있는 만큼, 사업 경영 담당자란 원칙적으로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부담하는 자로서 관계 법규에 의하여 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면 이에 해당하고, 반드시 현실적으로 그러한 권한을 행사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도4904 판결 등 참조).
교회의 운영원칙에 의하면, '담임자'는 사무처리회의 위임을 받아 교회를 대표하고, 목회, 행정, 재정, 재산, 교육, 건설, 선교의 최고 집행자가 된다(운영원칙 제7조 제5항). 피고인이 담당한 '감독'이라는 직책은 운영원칙에는 규정되어 있지 않으나, 교회를 대표하는 자로서 운영원칙상 담임자에 해당함이 분명하다. 따라서 피고인은 교회 내 행정, 재정 등의 최고 집행자인 담임자로서 근로기준법이 정하고 있는 '사업주'에 해당하고, 앞서 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주장과 같이 교회 사무처장이 임금의 인상 등 직원에 대한 인사관리 업무를 전담하여 수행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사업주로서의 권한과 책임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또한, 피고인이 사업주에 해당하는 이상 개별 근로자의 임금 인상 여부를 알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부정된다고 볼 수 없고,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에 서면으로 명시하여야 할 근로조건이 구체적으로 열거되어 있으므로 사례지급명세서가 위 '서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무죄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C의 대표로서 2017. 4.경 불상의 장소에서 근로자 D의 월급을 2,213,150원에서 2,321,220원으로 변경하였음에도 위와 같은 임금 변경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D에게 교부하지 않았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은 2013. 1. 3. 교회의 감독으로 선임되어 감독의 직무를 수행하다가 2017. 3. 12. 사임하였다. F은 감독 취임에 관한 별도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2017. 3. 13.부터 성직자 보직해임 등 감독의 직무를 사실상 수행하였다. 일부 교인들의 F을 상대로 한 감독직무 집행정지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은 2018. 3. 23. 위 신청을 받아들여 F의 직무집행을 정지하는 결정을 하면서, 피고인의 사임 후 적법하게 선출된 감독이 없는 이상 피고인에게 민법 제691조에 따른 감독의 업무수행권이 있다고 판단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7라21220 결정).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2017. 4.경 D의 임금이 인상되었을 무렵 피고인이 감독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에게 사임 후의 업무수행권이 인정된 것은 후임 감독이 적법하게 선출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한 법원의 사후적 판단에 불과하고, 이러한 판단을 근거로 피고인이 감독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지 않은 기간에 이루어진 임금 인상에 대하여까지 근로기준법위반의 책임을 진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는다.
판사 이재경
별지
각주1) 증거목록1 증거목록2
각주2) 증거목록3 기록목록1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