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① D의 임금을 인상하면서 D에게 변경된 임금의 구성항목과 금액에 관한 사항을 ‘사례 지급명세서’를 교부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 제17조의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교부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C(이하 ‘C’라 한다)는 이전부터 취업규칙을 근로자들에게 열람할 수 있게 하였으므로 근로조건 명시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② 직원의 인사관리를 포함한 교회의 사무업무는 사무처장이 전담하였고 피고인은 이에 관여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은 근로기준법상 ‘사업주’나 서면 명시의무를 위반한 행위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③ 직원의 인사관리 업무는 사무처가 전결로 처리하였기 때문에 피고인은 D의 임금인상에 대한 인식이 없었으며, 피고인은 사례 지급명세서의 교부를 통해 서면 교부의무를 이행할 의사였고 사례 지급명세서가 근로기준법 제17조의 ‘서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서면으로 명시하지 않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6. 4.경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심판대상은 피고인이 D에게 ‘임금 변경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지 않았는지 여부로 한정하여야 하는데, 원심은 공소장변경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심판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임금의 계산방법, 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주휴일과 연차유급휴가에 대하여는 아무런 기재가 없다고 판단하여 유죄를 인정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 형사소송법을 위반하여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검사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정식 절차에 의하여 후임 감독이 선임되지 않은 이상 민법 제691조에 따라 피고인이 사임 이후에도 계속하여 C 감독 사무를 처리하였다고 봄이 상당함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2017. 4.경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무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00,000원, 집행유예 1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사례 지급명세서’가 근로기준법 제17조의 ‘서면’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7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 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하고, 그중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및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유급휴가에 대해서는 그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여야 하며, 근로계약 체결 후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의 변경 등의 사유로 인하여 위 사항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으면 그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이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뿐만 아니라, 이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위 법에서 열거하고 있는 중요한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서면으로 명시하도록 하고, 사용자로 하여금 변경된 근로조건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교부하도록 하여 근로자의 법적 지위를 강화하고자 하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으므로, 위 규정에서 근로자의 요구에 따라 사용자가 교부하여야 하는 것은 ‘변경된 사항이 명시된 근로계약서 등 서면’을 의미하는 것이지, 변경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도11659 판결 등 참조). 여기서 말하는 ‘서면’이란 사용자와 근로자가 서명 날인을 한 근로계약서가 아니어도 근로자가 사전에 예기치 못한 불리한 근로조건을 감수할게 될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하는 데 충분한 증명이 될 수 있는 서면이면 족하다(헌법재판소 2016. 12. 29. 선고 2016헌마105 결정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C가 D에게 교부한 ‘사례 지급명세서’는 근로자가 사전에 예기치 못한 불리한 근로조건을 감수하게 될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하는 데 충분한 증명이 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C가 D에게 사례 지급명세서를 교부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근로기준법 제17조에서 정한 서면 명시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⑴ D은 2009. 3. 27.경 교회에 입사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그 후에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다.
⑵ C는 매년 4월 D의 임금을 임금테이블에 근거하여 인상하였고, 2016. 4.경에도 판시와 같이 임금을 인상하면서 D에게 사례 지급명세서를 교부하였다. 그런데 위 서면에는 임금이 기본급, 직위수당, 업무수당, 자격 및 위험수당으로 구성되어 있고, 국민연금, 고용보험, 소득세 등이 공제된다는 점과 각 구성항목별 금액이 기재되어 있을 뿐, 임금의 계산방법과 지급방법, 소정 근로시간, 주휴일, 연차유급휴가에 대하여는 아무런 기재가 없다.
⑶ D이 C에 입사한 이후 위 사항들을 확인할 수 있는 근로계약서가 작성되거나 취업규칙 등이 제공되지 않았다.
⑷ C는 2008년경 취업규칙을 제정하였으나 위 취업규칙을 노동부에 신고하거나 사업장에 게시하지 않았고, 2018. 8.경에 이르러서야 근로기준법에 맞춰 취업규칙을 새로 마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고, 여기에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판단되고, 여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⑴ 사례 지급명세서는 기본급과 각종 수당 등 임금의 구성항목과 금액은 기재되어 있으나, 위와 같은 기본급과 각종 수당이 어떻게 산정되는지, 즉 계산방법에 관한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⑵ D은 검찰 조사에서 “채용 시 임금(104만 원)이 어떻게 구성돼 있다는 설명을 듣거나 임금 산정 등에 관한 근로계약 내용이 명시된 서면을 받은 것이 없으며, 단지 세전 금액이라서 세금을 빼면 더 적어진다고 했다. 사례 지급명세서에 기재된 각 지급수당의 명목이 무엇인지 모르고, 사용자 측에서 이렇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알고 있으며, 근무부서와 근속시간에 따라 정해진다고만 들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106~107, 116쪽), 특별사법경찰관 조사에서도 “임금이 오르는 기준을 몰랐다가 2018년도 임금협상 하던 중 인사과정이 급여테이블에 근거하여 정기적으로 올려준다고 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51쪽). 이에 의하더라도 D은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에서 명시적으로 규정한 임금의 계산방법에 관하여 고지받거나 서면을 교부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⑶ D과 E의 특별사법경찰관 조사에서의 진술(증거기록 20, 36쪽)에 의하더라도, C는 2008년 제정한 취업규칙을 사무실에 보관한 채 근로자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열람하도록 하였는바, 근로기준법 제14조에서 정한 대로 근로자가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장소에 항상 게시하거나 갖추어 두었다고 보기 어렵다.
⑷ 설령 C가 근로자들에게 취업규칙 등을 회람하도록 한 것이 위 규정상 게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① 급여규정 제20조는 “기본급은 담임감독과 사무장에 의해 교회의 사정에 맞게 적정하게 책정된다.‘라고 규정하고, 제22조는 ”성직원의 각 직급별 호봉은 대체로 5호봉까지 두며 1년을 기한으로 정기적으로 1호봉씩 승급한다.“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이어서(증 제7호증 50쪽) 취업규칙이나 급여규정만으로 D과 같은 비정규직 직원에 대한 기본급 등의 계산방법을 알 수 없는 점, ② E가 ”2017년도까지 1등급부터 25등급까지 직위별로 등급을 나눠서 그 기준에 따라 인상한다.“라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75쪽), D도 ”급여테이블에 따라 임금이 상승한다.“라고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119쪽), 실제 D 등 근로자의 임금은 급여규정 외에 별도의 ’임금테이블‘에 의하여 산정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위 임금테이블의 내용이 D에게 제공되지 않았고 D이 이를 열람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취업규칙 등의 회람만으로 근로자가 사전에 예기치 못한 불리한 근로조건을 감수하게 될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하는 데 충분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 침해 주장에 관한 판단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사례 지급명세서에는 변경된 임금의 구성항목과 금액에 관한 기재가 있을 뿐 변경된 임금의 계산방법에 관하여는 명시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임금변경사항‘에 관하여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심은 이와 같은 취지에서 사례 지급명세서에 임금의 계산방법을 포함하여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에 따라 명시하여야 할 근로조건을 명시하지 않았다는 설시일 뿐, 이를 공소장 변경 없이 공소사실 기재에 따른 심판 범위를 넘어 불고불리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이 근로기준법 제17조의 주체가 아니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 경영 담당자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는바, 근로기준법이 같은 법 각 조항에 대한 준수의무자로서의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 경영 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가 노동현장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에 있는 만큼, 사업 경영 담당자란 원칙적으로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부담하는 자로서 관계 법규에 의하여 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면 이에 해당하고, 반드시 현실적으로 그러한 권한을 행사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도490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D의 사업주는 비영리법인인 C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C의 ’사업 경영 담당자‘로서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사용자‘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17조 위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는 주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그 설시에 있어 다소 부적절한 면이 있으나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C 운영원칙 제7조 제5항은 ”담임자는 사무처리회의 위임을 받아 교회를 대표하고, 목회, 행정, 재정, 재산, 교육, 건설, 선교의 최고 집행자가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증거기록 166쪽). 피고인이 운영원칙에 규정되어 있지 않은 ’감독‘이라는 직책을 사용하고 있으나, 취업규정 제6조 제2항은 ’성직원의 채용권자 및 임명권자는 담임감독이며”라고 규정하고 있는 등(증 제7호증 8쪽) 취업규정 등에서 ‘담임감독’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고,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C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였으며 피고인 외에 담임목사의 직위를 가지고 있는 목사는 없었으므로, 피고인이 운영원칙상 ‘담임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C의 고유번호증에 피고인이 대표자로 기재되어 있고(증거기록 6쪽), 피고인도 특별사법경찰관 조사에서 “C의 실질적 대표자”라고 진술하였으며(증거기록 10쪽), C에 대한 민사소송에서도 피고인이 C의 대표자로서 소송에 관여하였는바(증거기록 144~162쪽), 피고인이 대외적으로도 C를 대표하여 그 권한을 행사하였다.
C가 J와 체결한 별정직 근로계약서에도 피고인이 C의 대표자라고 기재되어 있고(증거기록 56, 57쪽), 세무서에도 징수의무자인 C의 대표자로 신고되어 있었다(증거기록 61~69쪽).
설령 피고인 주장과 같이 교회 사무처장이 임금의 인상 등 직원에 대한 인사관리 업무를 전담하여 수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용자인 피고인의 지휘․감독에 따라 위 업무를 수행한 것에 불과하다.
피고인에게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와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사업주에 해당하는 이상 개별 근로자의 임금 인상 여부를 알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부정된다고 볼 수 없고,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에 서면으로 명시하여야 할 근로조건이 구체적으로 열거되어 있으므로 사례 지급명세서가 위 ‘서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심이 피고인이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사업 경영 담당자’에 해당함에도 다소 부적절하게 설시한 면이 있기는 하나, 나머지 판단 부분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고, 여기에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여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C 취업규정 제6조 제2항은 “성직원의 채용권자 및 임명권자는 담임감독이며, 담임감독은 성직원의 최고인사담당자에게 위임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52조는 “성직원의 인사권자는 담임감독이며, 사무장은 담임감독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행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인사관리규정 제6조도 “성직원의 임용권은 담임감독에게 있으며 권한을 위임받은 사무장이 대리행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문서관리규정 제24조 제1항은 “문서의 업무관련 전결사항은 이후에 정리될 ‘전결규정’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은 “최종결재권자는 담임감독으로 하되 담임감독이 정한 자가 위임전결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증 제7호증).
위 규정들을 체계적․종합적으로 해석하면 C의 인사에 관한 최종결재권자는 담임감독으로서 인사권자인 피고인으로 보아야 하고, 이와 달리 내부적으로 인사에 관한 권한을 위임전결받은 최종결재권자를 ‘사무처장’으로 정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또한, C에 고용된 근로자의 수, 근로계약서는 피고인 명의로 작성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사무처장은 업무 분장에 따라 피고인의 지휘․감독을 받아 인사 업무를 실질적으로 처리하는 중간관리자에 불과하고, 피고인이 실제 인사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사용자로서 근로기준법위반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2013. 1. 3. 교회의 감독으로 선임되어 감독의 직무를 수행하다가 2017. 3. 12. 사임한 사실, ② F은 감독 취임에 관한 별도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2017. 3. 13.부터 성직자 보직해임 등 감독의 직무를 사실상 수행한 사실, ③ C 일부 교인들의 F을 상대로 한 감독직무 집행정지가처분을 신청한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은 2018. 3. 23. 위 신청을 받아들여 F의 직무집행을 정지하는 결정을 하면서 피고인의 사임 후 적법하게 선출된 감독이 없는 이상 피고인에게 민법 제691조에 따른 감독의 업무수행권이 있다고 판단하였는데(서울고등법원 2017라21220 결정), 피고인에게 사임 후의 업무수행권이 인정된 것은 후임 감독이 적법하게 선출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한 법원의 사후적 판단에 불과하고, 이러한 판단을 근거로 피고인이 감독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지 않은 기간에 이루어진 부분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책임을 부담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2017. 4.경 D의 임금이 인상되었을 무렵 피고인이 C의 감독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고, 여기에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D의 재직증명서가 피고인 명의로 발행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2017. 4.경에도 C의 대표권을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있었다고 추단할 수 없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이 부분 판단도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여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 교부의무는 사용자가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남용하고 근로자가 근로조건을 명확히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변경하는 것을 방지하여 근로자의 법적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피고인의 죄질이 가볍지만은 않다.
그러나 한편, 피고인은 원심에서 D과 미지급 임금 부분을 포함하여 합의하였고 D은 피고인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며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같은 종류의 범죄로 처벌받거나 벌금형을 초과하여 처벌받은 전력은 없다.
원심은 이러한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당심에서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양형조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으며,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공판 과정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참작하여 보더라도 원심의 양형이 너무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형권(재판장) 신동헌 김재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