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한다.
사건정보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고단4681,2021
판결선고
2022. 2. 16.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구로구 B 소재 C㈜(이하 ‘C’라고만 한다)의 실제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50여명을 사용하여 물질성분검사 및 분석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위약예정계약 금지 위반 관련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6. 19.경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 D를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9. 8. 7.까지 사이에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근로자 39명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교육비 대여 신청서’ 및 ‘상환의무 면제기간 약정서’를 작성하게 하여 취업 대상 근로자들에게 일정 기준에 따라 교육비를 책정한 다음, 2년의 의무근무기간을 설정하여 그 기간 내에 퇴사하는 경우 남은 기간에 비례해서 위 교육비를 임금 및 퇴직금에서 공제하는 방식으로 상환하게 하는 방법으로 위약예정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금품청산 의무 위반 관련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6. 11. 21.부터 2018. 4. 30.까지 근로한 E의 임금 305,9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2)(다만, 연번 4번의 성명 ‘F’은 ‘G’으로, 정산금액은 ‘865,200’으로, 미지급 연장수당은 ‘2,031,366’으로, 연번 5번의 정산금액은 ‘462,775’로, 미지급 연장수당은 ‘2,526,781’로, 연번 13번의 정산금액은 ‘127,520’로, 미지급 연장수당은 ‘3,381,709’로, 미지급 연장수당 합계는 ‘21,553,999’로, 미지급연장수당 및 교육비공제 합계는 ‘28,362,220’으로 한다) 기재와 같이 근로자 13명의 체불금품 합계 28,362,22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 검사는, 별지 범죄일람표(2) 연번 4번의 미지급 연장수당을 ‘2,896,566원’으로, 연번 5번의 미지급 연장수당을 ‘2,989,556원‘으로, 연번 13번의 미지급 연장수당을 ’3,509,229원‘으로 기소하였으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위 연번 4, 5, 13번의 각 근로자에 대하여 연차수당을 지급하면서, 연장근로를 대체하여 부여한 연차휴가(이하 ’이 사건 대체휴가‘라 한다)가 아닌 일반 연차휴가(이하 ’일반 연차휴가‘라 한다) 일수(각 15일, 15일, 26일)에 대한 수당 각 1,483,200원, 1,291,920원, 2,156,336원을 초과하여 각 2,348,400원, 1,754,695원, 2,283,850원을 연차수당 명목으로 퇴직시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그 초과 금액에 해당하는 각 865,200원, 462,775원, 127,520원 상당은 연장근로에 대하여 수당 대신 부여하는 휴가에 관하여 지급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달리 판시 범죄사실 제2항 기재 금액을 초과하여 위 연번 4, 5, 13번의 각 근로자에 대한 미지급 연장수당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위 각 초과금액 상당의 연장근로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나, 이와 각 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제2의 별지 범죄일람표(2) 연번 4, 5, 13번 각 근로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않는다. ]
증거의 요지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H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수사보고(피의자 제출자료 첨부), 수사보고(유연근무제 및 탄력근무제 주장 관련 검토), 수사보고(근무현황자료 검토 및 연차부여 여부 확인), 수사보고(범죄일람표 재작성), 수사보고(피의자 자료제출 및 검토)
전화등사실확인내용
- 교육비대여신청서, - 상환의무면제기간약정서, - 직무교육기간및비용예상, - 교육비감면신청서, - 교육완료보고서, - 근무시간 관리규정, - 계약에의한교육제공제도, - 지출결의서, - 교육비적용근로자명단, - 교육비정산, - 교육비공제사실통지, - 근태현황집계, - 계약에 의한 교육 제공 제도 업무지침서, - 교육비 정산 내역, 교육비 대여신청서, 상환의무면제약정서 등
각 요청에 따른 자료 제출
시정지시서에 대한 의견서의 일부기재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근로기준법 제114조 제1호, 제20조(위약 예정 금지 위반의 점),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 미지급의 점,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쟁점에 관한 판단
피고인과 변호인은, 판시 범죄사실 제1항의 계약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위약금 예정 계약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런데,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 더 나아가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그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계약 체결시의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의 해지를 보호하려는 데 있다.
위 법리에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실과 사정, 즉, 판시 범죄사실 제1항과 같이 근로자들에게 책정되는 교육비는 실제 교육에 소요되는 비용으로 산출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위 교육비에는 근로자(피교육자)의 일급(정보수집비, 팀비 포함), 업무에 사용되는 기기의 구매비용과 유지보수 비용을 일할한 금액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보이는 점, 판시 근로자들이 제공받는 교육은 기존에는 무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으로, 대부분 C에서 근로자에게 업무를 시키기 위해 필요한 내용 또는 일반적인 소양에 관한 내용으로 보이고, 근로자 개인의 역량을 특별히 향상시키거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전문적인 내용 등이라고 보이지는 않는 점,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연봉의 100%를 지급받기 위해서는 판시 범죄사실 제1항의 계약을 체결하여야만 하는 것으로, 이를 전적으로 근로자들의 자발적 희망에 의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근로자가 의무근무기간 내에 퇴사하는 경우 위와 같이 책정된 교육비를 남은 기간에 비례하여 상환하도록 하는 판시 범죄사실 제1항의 계약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위약금 등 예정 계약에 해당한다고 보이고, 그 본질이 피고인이 주장하는 교육비의 분할 상환 계약에 불과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위와 같은 사정과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은 근로기준법 제20조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할 때 판시 범죄사실 제1항의 계약을 위와 같이 위약금 등 예정 계약으로 보더라도, 그 계약 당사자 등의 헌법상 교육의 자유를 침해한다거나, 계약자유의 원칙 등 피고인이 주장하는 헌법상의 권리와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C는 근로자의 시간외 근무(연장근로)에 대하여 연차휴가로 적치해 두었다가 연차휴가 사용시 이를 우선 소각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근로자가 퇴직할 때 잔여 연장근로시간 및 연차에 따른 수당을 모두 정산하였으므로 미지급 연장수당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실과 사정, 즉, C에서는 연장근로에 대하여 수당을 지급하는 대신 근로자에게 해당 연장근로 시간만큼의 이 사건 대체휴가를 부여하였고, 이 사건 대체 휴가를 일반 연차휴가와 함께 누적해 두었다가, 퇴직시 수당을 지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대체휴가를 부여, 관리하면서 근로기준법 제56조 제1항 비율에 해당하는 시간을 가산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C에서는 연차휴가 사용시 이 사건 대체휴가를 우선 사용하도록 정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검사는 연장근로로 인한 수당 미지급과 관련하여서는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근로자가 실제 사용한 연차휴가가 모두 이 사건 대체휴가에 위 근로기준법 제56조 제1항 비율의 시간을 가산한 부분(이하 ’이 사건 보상휴가‘라 한다)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고, 이 사건 보상휴가 중 잔여 시간에 대하여만 공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이는 점, 판시 근로자들이 퇴직시 연차수당 명목으로 지급받은 금액은,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 연번 4, 5, 13번의 각 근로자(위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일반 연차휴가수당을 초과하는 금액이 연차수당 명목으로 지급되었다)를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의 경우 모두 해당 일반 연차휴가일수에 대한 수당 금액 이내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 제2항 기재와 같이 근로자들에게 연장수당을 미지급하였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이에 반하는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에 대한 판단
신청취지 및 신청이유
신청취지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제13조, 제116조 제2항의 위헌 여부에 관한 심판을 제청한다.
신청이유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은 헌법상 책임과 형벌간의 비례원칙, 평등의 원칙,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되고, 헌법 제27조 제4항(무죄추정 원칙), 헌법 제13조 제3항, 형법 제17조에 반한다.
근로기준법 제13조, 제116조 제2항은 헌법 제12조 제2항에 위반되고, 평등권과 일반적 행동의 자유권을 침해한다.
판단
책임과 형벌간의 비례원칙 및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위 법률조항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가 사망 또는 퇴직으로 종료된 후에도 임금 등이 신속하게 지급되지 않는다면 사망 또는 퇴직 근로자 및 그 가족의 생활이 곤란하게 될 수 있고 시간의 경과에 따라 임금 등 지급에 불편과 위험이 따를 우려가 있으며, 임금이 생계의 원천인 근로자의 경우 임금의 지급이 장기간에 걸치거나 부정기적으로 행하여지면 근로자의 생활이 불안하게 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
임금 등의 지급시기에 관하여는 법률로 규율하지 않고 노사 간에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으로 남겨둘 수도 있으나 사용자의 불성실한 태도에 따라서는 퇴직금 및 임금의 지급이 제때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헌법상 보장된 인간의 존엄성이 담보되는 근로조건이 확보되지 못할 수도 있는바, 입법자는 위 법률조항의 마련을 통하여 사용자에게 보다 성실한 태도로 근로자의 생계수단인 퇴직금 및 임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수단을 택했다고 볼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달성에 적합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다.
나아가 위 법률조항이 없더라도 사용자는 근로의 대가로 임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 것이므로 결국 위 법률조항은 단지 그러한 의무를 근로자의 생활보장 등에 부합하도록 제때 이행하라는 의미를 지닐 뿐이다. 또한 위 법률조항은 임금의 지급시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 퇴직금의 지급시한을 몇일로 할 것인지 등을 정하는 입법재량의 범주 내에 있는 것이어서 최소침해의 원칙에 부합되게 제도적 배려를 하고 있다.
끝으로 근로자의 생계수단인 임금 등의 지급을 확보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을 보장하고자 하는 공익적 요청이 사용자의 계약의 자유 및 기업활동의 자유에 대한 제한보다 더 우선시 되어야 하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할 것이어서, 위 법률조항이 책임과 형벌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고, 한편, 위 법률조항이 일반적인 채무 불이행의 경우보다 임금 등을 지급받지 못한 근로자를 특별히 더 보호하는 것 역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차별이라 할 것이므로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도 없다.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여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서술적 개념으로 규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다소 광범위하여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여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금지된 행위 등을 알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면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처벌법규에 대한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그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관련법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 2014. 4. 24. 선고 2013헌가12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근로기준법 제36조의 ‘사용자’의 개념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에서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여기에서 일반적으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로서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를 말하고, 사업 경영 담당자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며(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도813 판결 등 참조),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는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등 참조)를 말하는데, 위와 같이 근로기준법 제36조의 ‘사용자’의 개념이 다소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것이기는 하나, 이는 일반인이라도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근로기준법 제36조의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나, 그 조항에서 정하는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예측하는 것이 가능한 정도로, 위 법률조항은 집행자의 자의가 배제될 정도로 의미가 확립되어 있다고 보이고,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보호법익과 금지된 행위 등을 충분히 알 수 있다고 판단되므로, 위 법률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도 없다.
헌법 제13조 제3항, 형법 제17조,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헌법 제13조 제3항은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법률조항이 친족의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정하고 있다고 보이지는 않고, 위헌법률심판 절차는 법원에 계속된 구체적 재판의 전제가 되는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위헌여부를 판단하는 절차이고, 그 법률이 다른 법률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심사하는 것은 아닐 뿐만 아니라, 위 법률조항이 형법 제17조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고 보이지도 않으므로 위 법률조항이 헌법 제13조 제3항, 형법 제17조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위 법률조항의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실질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고, 형식적으로 대표이사로 등기가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회사의 모든 업무집행에서 배제되어 실질적으로 아무런 업무를 집행하지 않은 사람은 금품청산의무위반죄의 주체인 사용자(사업경영담당자)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되며(대법원 2000. 1. 18. 선고 99도2910 판결 등 참조), 한편, 위 법률조항을 위반한 경우라도 사용자가 임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인정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다거나 사용자가 임금 등의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도저히 지급기일 내에 임금 등을 지급할 수 없었다는 등의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위 법률조항을 위반한 범죄의 책임조각사유가 될 수 있는바, 위 법률조항이 위와 같은 구체적 사정의 증명이나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사용자(사업경영담당자 등 포함)로 지목되는 사람에게 위 법률조항에 의한 금품청산의무위반죄를 유죄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이지는 않으므로, 위 법률조항이 무죄 추정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도 없다.
평등권, 일반적 행동의 자유권 침해 여부
헌법 제32조 제3항에서는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관한 보호를 헌법적 차원과 인간의 존엄성 확보라는 관점에서 보호하고 있는데, 근로기준법은 위와 같은 헌법에 따라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상시키며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은 민법에 대한 특별법으로 법률 자체가 강행적 효력을 가지고, 다른 한편에서는 근로감독관계의 규정을 두어 근로기준법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는 근로자의 근로조건과 그 밖에 생활조건을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유지할 목적으로 최저 근로조건을 정하고 감독관청으로 하여금 근로감독을 실시하게 함으로써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데 있다. 위 법률조항은 같은 취지에서 사용자 또는 근로자에게 공법상 보고, 출석의 의무를 부과한 것으로, 근로자에 대한 부당한 위법행위를 사전에 예방함으로써 근로자를 효율적으로 보호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는바,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그 의무 위반에 대하여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그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인다.
그리고 과태료는 행정의 실효성 확보수단의 하나로 행정상의 질서유지를 위한 행정질서벌이며 행정법규위반이 직접적으로 행정목적이나 사회공익을 침해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않고 간접적으로 행정상의 질서에 장애를 줄 위험성이 있는 정도의 단순한 의무위반이라고 인정될 경우 이에 대한 제재로서 부과되는데, 어떤 행정법규 위반행위에 대하여 이를 단지 간접적으로 행정상의 질서에 장애를 줄 위험성이 있음에 불과한 경우로 보아 행정질서벌인 과태료를 부과할 것인지 아니면 직접적으로 행정목적과 사회공익을 침해하는 행위로 보아 행정형벌을 과할 것인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입법자가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할 입법재량에 속하는 문제이다. 위 법률조항은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근로감독행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사용자 또는 근로자에게 공법상 보고, 출석의 의무를 부과하고, 이에 대한 제재방법으로 행정형벌보다 그 정도가 약한 행정질서벌인 과태료를 선택하고 있는바, 이러한 선택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이지 않는다.
한편, 위 법률조항에서 사용자 또는 근로자에게 공법상 보고, 출석의 의무를 부과한 것은 근로자에 대한 부당한 위법행위를 사전에 예방함으로써 근로자를 효율적으로 보호하려는 데 입법목적이 있는바, 이러한 공익은 매우 중대하고 긴요한 것으로, 그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자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보다 더 우선시 되어야 하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할 것이며, 위 법률조항이 사용자와 근로자에게 보고 및 출석의무를 부과하고, 위반시 과태료의 제재를 가하는 것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차별이라 할 것이므로 위 법률조항이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사용자 등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권을 침해하고 있다거나,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다.
헌법 제12조 제2항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헌법 제12조 제2항은 형사책임에 관하여 자신에게 불이익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것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헌법이 진술거부권을 국민의 권리로 보장하는 것은 형사 피의자나 피고인의 인권을 형사소송의 목적인 실체적 진실발견이나 구체적 사회정의의 실현이라는 국가이익보다 우선적으로 보호하려는 것이다. 그로써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고 비인간적인 자백의 강요와 고문을 근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서 살펴 본 바에 비추어 볼 때 위 법률조항이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비인간적으로 강요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위 법률조항이 헌법 제12조 제2항에 위배된다고 볼 수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최우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