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4. 2. 2. 선고 2022가단255052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공간정보체계의 구축 지원, 공간정보와 지적제도에 관한 연구 등을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국가공간정보 기본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에서 근무하다가 별지 청구금액표 '퇴직일'란 기재 날짜에 퇴직한 근로자들이다.

나.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1)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 개정된 것, 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부칙에 따라 2016. 1. 1.부터 피고에게 위 법 개정 규정이 시행 적용되자, 피고와 피고의 전체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피고 노동조합은 임금피크제도입을 위한 합의를 진행하였고, 2015. 9. 24.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임금피크제 도입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2)

피고는 위 합의서 내용을 기초로 2015. 12. 15.경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이하 해당 규정을 '이 사건 운영규정'이라 하고, 이 사건 운영규정을 통해 시행된 임금피크제를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을 제정하였고, 이 사건 운영규정은 2016. 1. 1.부터 시행되었다.

3)

이 사건 운영규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는 먼저, 취업규칙은 사용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서 단체협약과 같은 법규범적 효력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에 개별적으로 동의하지 않은 원고들에게까지 이를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감액된 임금과 퇴직금의 차액 부분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그러므로 보건대,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 여기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유무를 불문한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고,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을 가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정년퇴직 연령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의 기존 퇴직규정을 변경하고 이에 관하여 기존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 전체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은 경우 그 취업규칙의 변경은 적법·유효하다(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49377 판결 등 참조).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변경된 취업규칙은 개별적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비노조원 내지 일정 직급 이상으로서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격은 없는 근로자에게도 당연히 적용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이 사건 운영규정에 의한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므로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에 의한 동의를 요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는 피고의 근로자 전체이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피고의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피고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시행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 사건 운영규정은 취업규칙의 변경에 관한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여 적법·유효하다. 따라서 이 사건 운영규정은 원고들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동의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당연히 원고들에게도 적용된다.

나.

다음으로 원고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최초 입사 당시 급여규정에 따른 임금을 내용으로 하는 개별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가, 급여규정 등의 변경이 있을 때마다'유리하게 변경된 급여규정에 따른 임금을 내용으로 하는 개별 근로계약'이 다시 묵시적으로 체결된 바, 이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에 해당하므로, 위 근로계약이 우선하여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보건대,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경우에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다.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참조).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4조, 제94조 및 제97조의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 법리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을 상회하는 근로조건을 개별 근로계약에서 따로 정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될 수 있다. 개별 근로계약에서 근로조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이 근로자에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0다232136 판결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서 보건대,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 이 사건 운영규정에 우선하는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하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최초 입사 당시 급여규정에 따른 임금을 내용으로 하는 개별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가 급여규정 등의 변경이 있을 때마다 '유리하게 변경된 급여규정에 따른 임금을 내용으로 하는 개별 근로계약'이 다시 묵시적으로 체결되었다면, 이는 위 법리에서 말하는 '개별 근로계약에서 근로조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 해당할 뿐,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해당하지는 않으므로, 변경된 취업규칙이 그대로 적용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다.

또한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가 시행됨에 따라 정년을 만 59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한 것이므로, 실질적으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가 아닌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있어 그 목적과 원고들에 대한 대상조치,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후의 원고들의 업무 내용에 비추어 그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연령차별금지원칙을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보건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기존 59세에서 60세로 연장함과 아울러 57세부터의 급여를 순차적으로 감액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고, 그로 인하여 피고 직원들은 정년이 늘어나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받고, 사용자인 피고는 풍부한 경험과 숙련도를 갖춘 인력을 경제적인 인건비로 고용할 수 있을 것인바, 이는 사업주로 하여금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되(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하도록 정한(같은 법 제19조의2 제1항) 고령자고용법의 입법 목적에 부합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②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만 59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임금피크 기간 3년 동안 임금을 삭감하는 것으로, 종전에는 만 57세부터 정년인 만 59세까지 200%의 임금을 지급받게 되나, 임금피크제 시행 후에는 만 57세부터 정년인 60세까지 보직자는 240%, 비보직자는 250%의 임금을 각각 지급받아 '임금 총액'의 측면에서는 근로자들이 더 많은 액수를 지급받게 되며, 피고 직원들이 임금피크제로 임금이 삭감되기 전 평균임금으로 퇴직금 금액을 산정 받을 수 있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는 만 59세가 되면 '전문직'으로 전환되어 별도 직무를 부여받는 등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피고 직원들이 입은 불이익이 과도하다고 보이지 아니한데다 그 불이익을 상쇄할 만한 적정한 대상조치 역시 실시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며, ③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실시로 삭감된 급여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였던 관련사건[서울고등법원 2023. 9. 15. 선고 2022나2026203, 2022나2026210(병합)]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이 타당하고, 소속 근로자의 불이익이 크지 아니하며, 그 불이익을 상쇄할 적절한 대상조치가 존재하고 임금 감액으로 마련된 재원으로 청년 고용이 확대되는 등의 사정이 있어, 합리적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 등 근로자의 처우를 차별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임금이 삭감된 근로자들의 피고에 대한 임금 차액 상당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어,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한바, 위 인정사실 및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실질적으로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양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