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유죄 부분]
법리오해
피고인이 대표자로 있는 주식회사 D(변경 된 상호 : 주식회사 E, 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는 G과 같은 미성년자와 단기 아르바이트 고용계약을 할 때에는 피고용자가 부모동의서, 보건증, 주민등록등본, 통장사본을 모두 제출해야만 비로소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G을 제외한 모든 단기 아르바이트생과 그러한 방식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던 점, 이 사건 회사는 G에게 위와 같은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고 수차례 요구하였으나, G이 그러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는 바람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한 것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회사가 G과 근로계약을 하면서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지 아니한 것은 형법 제20조 소정의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그런데도 원심은 법리를 오해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벌금 1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무죄 부분]
G이 피고인 운영의 사업장에서 18일간 근로를 한 사실과 그러한 근로에 대한 임금을 일정 기간 내에 지급받지 못한 사실은 명백한 점, 피고인은 G의 아버지가 두 번에 걸쳐 이 사건 사업장에 방문하여 항의할 당시 현금으로 임금을 지급할 수 있었고, G측으로부터 주민등록등본 및 통장사본을 교부받는 것이 임금 지급의 필요조건이 아닌 점, 피고인이 위와 같은 서류를 교부받지 못하여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는 사정은 양형 참작 사유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 또한 그 증명이 충분한데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잘못이 있다.
판단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유죄 부분]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 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의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그러한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여야 하고(근로기준법 제17조),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벌금 500만 원 이하의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데(같은 법 제114조 제1호), 이와 같은 근로조건 명시 및 그러한 서면 교부 의무는 사용자가 단기 아르바이트생인 미성년자와 근로계약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미성년자가 법정대리인의 동의서 등 근로계약 자체에 필요한 관련 서류 등을 제때 제출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위와 같은 의무가 배제된다고 할 수 없으며, 그러한 서류가 제출되지 않더라도 사용자가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류를 교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이로 인한 근로계약의 효력 등의 문제는 위와 같은 의무와는 별개의 문제에 불과하다. 따라서 피고인이 G과 근로계약을 하면서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행위를 들어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라고 할 수 없으므로(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은 양형 참작사유에 불과하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무죄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E카페 올림픽공원점에서 2013. 11. 10.부터 2013. 11. 27.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G의 임금 286,000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라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① G을 면접하고 채용했던 H은 채용 당시 G에게 주민등록등본, 통장사본, 부모동의서, 보건증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G이 이를 제출하지 않은 사실, ② G의 근무 상황을 2주가량 지켜본 H과 이 사건 회사의 본사 실장 I 및 위 올림픽공원점 점장 J은 G의 근무태도가 불량하고 시정의 노력도 없어 계속 근무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하였고, 이에 J은 G의 휴무일인 2013. 11. 30.경 G에게 전화하여 해고를 통보한 사실, ③ G의 아버지 K은 2013. 12. 2.과 2013. 12. 3. 위 매장을 방문하여 G을 해고한 것에 관하여 항의하였는데, 당시 J이 주민등록등본과 통장사본을 제출해야 월급을 지급할 수 있다고 고지하였음에도, K이나 G은 이를 제출하지 않은 사실, ④ 이 사건 회사의 본사에서는 G에게 임금을 지급하려 하였으나, G으로부터 위 서류들을 제출받지 못하고 G의 계좌번호도 몰랐기에, 2013. 12. 11. K에게 '급여를 송금하려 하니 G의 계좌번호를 알려 달라.'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H도 2013. 12. 12. G에게 '급여 때문에 통장번호와 주민등록등본을 받아야 된다.'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며, I 또한 2013. 12. 13. G에게 카카오톡으로 '서류를 제출해야 임금을 지급할 수 있다.'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는 등으로 G에게 연락하였으나 답변을 받지 못한 사실(G은 2013. 12. 2.부터 2013. 12. 16.까지 휴대전화가 고장 나서 위 연락을 확인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다), ⑤ G은 2013. 12. 16.에서야 I에게 카카오톡으로 답변을 보내고, 그 무렵 통장사본과 주민등록등본을 위 매장에서 일하는 친구인 L을 통해 매장에 전달한 사실, ⑥ 이 사건 회사 본사에서는 2013. 12. 18. G에게 급여를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에 의하면, 피고인이 G에게 해고일인 2013. 11. 30.경부터 14일이 지난 2013. 12. 18.에서야 임금을 지급한 것은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에 기한 것이라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근로기준법 제36조). 한편 사용자가 모든 성의나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는 특수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 범죄의 책임조각사유가 된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1도204 판결,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도3568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기록을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 외에 ⑦ 피고인이 운영하는 이 사건 회사는 회계 처리 등의 이유로 직원의 임금 등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⑧ 이 사건 회사의 급여 지급일은 매월 11일이고, 이 사건 회사 측에서 2013. 12. 11.부터 G 측에 임금 지급을 위해 문자메시지 등을 보냈으며, G 측으로부터 통장사본을 교부받은 다음 2일 만에 곧바로 임금을 지급하였던 점 등도 인정할 수 있고, 이와 같은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피고인이 G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행위에 책임조각사유가 있다는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어떠한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유죄 부분]
피고인이 G과 근로계약을 하면서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사실 자체에 관해서는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 및 경위에 다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 일부 있지만,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세 번 있는 점 등 불리한 정상도 있으며, 그밖에 유사 사건의 처리 기준을 비롯하여 이 부분 범행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가지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고영구(재판장) 김양훈 황인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