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동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5고정989
판결선고
2016. 1. 29.
서울동부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성남시 분당구 C, 301호에 있는 주식회사 D의 대표자로서 상시근로자 15명을 사용하여 건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08. 3. 10.부터 2013. 12. 31.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한 E의 2011. 4. 28.부터 2012. 7. 31.까지의 근무기간에 해당하는 임금 9,691,506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E의 법정진술
증인 F의 일부 법정진술
진정서
연봉계약서
미지급내역사항
E 급여기록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유죄의 근거
인정사실
앞서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E은 2008. 3. 10.경 피고인을 통해 피고인이 대표자인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과 사이에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08. 3. 20.경부터 D의 두바이 지사장으로서 두바이 현장에서 근무를 시작하였다.
E과 D 사이에 2008. 3. 20. 작성된 이 사건 근로계약서(다만 표제는 '연봉계약서'로 되어 있다)의 주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증거기록 제47쪽).
E과 D은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인 2009. 3. 9.이 도래한 후로도 이 사건 근로계약서 이외에 별도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E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D의 양해하에 D의 직원으로 계속 근무하였다.
D은 E에게, 2008. 3.분부터 2012. 7.분까지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월 지급액을 모두 지급하였으나,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4조 및 제5조에 따른 '퇴직정산금'을 지급하지는 아니하였고, 2012. 8.분부터는 일체의 금전을 지급하지 못하였다.
D은 2012. 9.경부터 E에게 귀국하여 국내에서 근무할 것을 종용하였고, E은 2013. 4. 1.경 귀국한 후 D의 양해하에 재택근무를 하였다(증거기록 제95, 96쪽).
E은 2013. 12. 31. D을 사업장으로 하는 고용보험수급자 자격을 상실하였고(증인 E의 법정진술-2015. 10. 2.자 녹취서 제6쪽, 증거기록 제94쪽), 같은 날 D을 퇴사하였다.
E과 D은 2014. 1. 25. E의 2012. 8.부터 2013. 12.까지의 체불임금액을 59,946,000원, E의 총 근무기간 동안의 퇴직급여정산금을 36,064,075원으로 하여 합계 96,010,975원(= 위 59,946,000원 + 위 36,064,075원)의 돈을 D이 E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정산합의(이하 '이 사건 정산합의'라 한다)를 하였다(증거기록 제48쪽).
검사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4조 및 제5조에 따라 1년의 계약기간을 기준으로 매년 마지막 달에 지급되었어야 할 연봉금액의 1/13에 해당하는 '퇴직정산금'이 그 실질에 있어 퇴직금이 아닌 '임금'이라는 전제하에, E이 근로복지공단에 진정을 제기한 2014. 4. 28.을 기준으로 임금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인 3년(근로기준법 제49조)을 소급한 2011. 4. 28.부터 이 사건 정산합의상 체불임금 정산 시기(始期)의 전날인 2012. 7. 31.까지의 460일 기간 동안 위 1년당 연봉금액의 1/13에 해당하는 연 769만 원(= 1억 원 × 1/13, 만 원 미만 버림)의 비율로 계산한 9,691,506원(= 769만 원 × 460/365일, 원 미만 버림)의 임금이 체불되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하였다(증거기록 제3, 4쪽).
유죄인정의 근거
관련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판단
먼저 검사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4조 및 제5조에서 정한 '퇴직정산금'이 그 실질에 있어 임금에 해당하는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상 '퇴직정산금' 명목의 금원을 산정함에 있어서 E의 평균임금을 고려하지 않은 채 E의 연봉금액을 정한 다음 역산하여 그 금액에서 '퇴직정산금' 명목의 금원을 일률적으로 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연봉금액 중 12/13에 해당하는 금액을 연 기본급으로, 1/13에 해당하는 금액을 퇴직금으로 항목을 구분하여 정한 것으로 보인다), ②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3항상 연봉계약금액에는 연 기본급에 퇴직금은 물론 상여금도 포함된 것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제4항 및 제5항에 따른 '퇴직정산금' 명목의 770만 원(= 1,530만 원 - 760만 원)이 전액 퇴직금으로 특정된 금액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점, ③ E은 이미 2010년경부터 D에 이 사건 근로계약서상 연봉계약금액에 '퇴직정산금'이 포함된 것은 부당하고, 연봉계약금액 1억 원 전부가 임금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항의를 하면서 그 지급을 요구하였던 점(증인 E의 법정진술-2015. 11. 4.자 녹취서 제5쪽, 증인 F의 법정진술-녹취서 제8쪽), ④ E은 2013. 12. 31. D을 퇴사할 때까지 D에 대해 공소사실 기재 2011. 4. 28.부터 2012. 7. 31.까지의 기간 동안 퇴직금을 미리 분할지급 받겠다거나 중간정산 받겠다는 등의 요구를 한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인이 E을 영입하기 위해 처음 E과 접촉할 당시인 2008. 3. 10.경 피고인은 E에게 퇴직금을 별도로 구분하지 아니하고 포괄하여 연봉 1억 원을 제시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피고인이 제출한 2015. 7. 15.자 공판 준비서면 제1쪽, 증거기록 제16쪽)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4조 및 제5조의 '퇴직정산금'은 그 실질에 있어 임금을 정한 것이면서 D 또는 피고인이 퇴직금 지급을 회피하기 위해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다음으로 피고인은 E과 이 사건 정산합의를 하였으므로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를 한 것이라는 취지의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정산합의의 대상은 2012. 8. 이후의 급여와 전 근무기간 동안의 퇴직금에 관한 합의에 불과하고, 구체적인 지급기일에 관한 내용도 없으며, 가사 이 사건 정산합의에 공소사실 기재 2011. 4. 28.부터 2012. 7. 31.까지의 임금에 관한 지급기일 연장 합의가 포함된 것이라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36조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 사용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보상금 기타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기로 규정함으로써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법률관계를 조기에 청산하도록 강제하는 한편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바, 위 임금 등 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위반죄는 그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는 때에 성립하므로, 사용자는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근로자와 기일연장을 합의하여야 하고, 그 기간이 지나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한 후에는 비록 합의가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이는 정상참작 사유는 될지언정 범죄로 되지 아니한다고 할 수는 없는바(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도1091 판결 참조), 이 사건 정산합의가 E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14. 1. 25. 있었던 이상 이 사건 정산합의가 근로기준법 제36조 단서에서 말하는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판사 안재천
각주1) 2010년경부터는 D의 경영상태가 악화되어 급여를 제때 지급받지는 못했으나, E과 D의 합의하에 두바이 현지에서 발생하는 D의 사업이익 등이 직접 E의 2012. 7.분까지의 임금에 충당되었다(증인 E의 2015. 11. 4.자 법정진술-녹취서 제2쪽, 증거기록 제16쪽).
각주2) 이 사건 정산합의서상 퇴직급여정산금은 퇴직금 발생기간이 5년 7개월임을 전제로 산정되었다(증거기록 제48쪽).
각주3) 2011. 4. 28.부터 2012. 7. 31.까지 실제 일수는 461일이나, 오산으로 보인다. 위 실제 일수와 이 사건 근로계약서상 '퇴직정산금' 명목으로 책정된 실제 액수가 770만 원임을 고려할 때 검사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상의 '퇴직정산금'이 그 실질에 있어 퇴직금이 아닌 '임금'이라면, 위 2011. 4. 28.부터 2012. 7. 31.까지의 체불된 임금액은 적어도 위 9,691,506원보다 다액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