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원고는 2013. 2. 1.부터 2015. 9. 8.까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하였고, 피고로부터 2015년 5월 임금 128,025원, 같은 해 6, 7, 8월 각 임금 3,556,480원, 같은 해 9월 임금 948,394원 합계 11,745,859원과 퇴직금 10,184,632원을 합한 21,930,491원을 받지 못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등 21,930,491원과 이에 대한 2015. 9. 23.부터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약칭한다)에 정한 연 20%의 비율로 정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먼저, 원고에 대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는 기본급이 아닌 수당, 비용 등이 제외되어야 하고 원고가 주장하는 퇴직금 액수를 인정한 피고의 진술을 철회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법원에서 당사자가 자백한 사실은 증명이 필요하지 아니하고, 다만 진실에 어긋나는 자백은 그것이 착오로 말미암은 것임을 증명한 때에 취소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88조). 그리고 소정 근로 또는 총 근로의 대상으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그것이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적인 것이면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통상임금에 속하지만,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거나 실제의 근무성적에 따라 지급여부 및 지급액이 달라지는 것과 같이 고정적인 임금이 아닌 것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하는바, 여기서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란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뿐만 아니라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에 달한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도 포함된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일정한 조건'은 '고정적이고 평균적인 임금'을 산출하려는 통상임금의 개념에 비추어 볼 때 '고정적인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11다22061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제출한 모든 증거로도 피고가 주장하는 비용 등이 원고의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아 퇴직금 액수에 관한 피고의 자백이 진실에 어긋난다거나 착오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다음으로, 피고와 원고는 퇴직금을 매월 급여에 포함해 지급하기로 하는 퇴직금분할약정을 체결하였고, 위 약정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다고 주장한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하는 퇴직금분할약정을 체결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급여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와 원고가 2015. 1. 2. '퇴직금의 정산을 급여를 13등분 하여 1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하고, 위 1에 대한 금액은 퇴직금 지급 명목으로 매월 급여 지급 시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퇴직금분할약정(이하 '이 사건 퇴직금분할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원고가 2015. 6. 30.경 피고에게 "매월 지급받는 연봉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합니다."라는 내용의 확인서(을 제2호증)를 작성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나아가 피고가 제출한 모든 증거로도 위 약정이 퇴직급여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의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위 약정은 위 법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그러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이에 대해 피고는 설령 이 사건 퇴직금분할약정이 무효라 하더라도, 원고는 위 약정에 따라 받은 퇴직금 상당의 돈을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하여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원고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받은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러나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분할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을 제1, 2, 3, 7, 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퇴직금분할약정이 위 법리에서 설명한 바와 같은 실질적인 퇴직금분할약정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갑 제1, 2호증,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가 근로를 시작한 2013. 2. 1.로부터 2년이 지난 시점에 이 사건 퇴직금분할약정을 체결하였으나 위 약정 이후에도 원고에 대한 월 급여의 증가가 없었던 사실, 피고가 2015. 9. 7.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양지청에서 임금 및 퇴직금 체불 사실로 조사받을 당시 원고가 주장하는 임금 등의 체불액수를 모두 인정한 사실, 같은 달 23. 원고와 피고가 함께 작성한 '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서(을 제3호증)'에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을 연봉액수 4,800만 원에서 피고가 주장하는 퇴직금 부분을 제외하지 않은 전액을 월수로 나눈 월 400만 원으로 한 사실 등이 인정될 뿐이다. 그러므로 피고의 위 상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피고는 또한, 원고가 근무할 당시 설계계산업무를 담당하였는데 피고가 수주받은 대구 열병합 프로젝트의 설계 및 도면 작업을 수행하던 중 원고가 운송기 부분의 도면과 외주제작 도면 검토 및 수정업무를 게을리하여 피고는 B에게 재수정 및 검토비용으로 20,230,000원을 지출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 손해배상채권으로써 원고의 임금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한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받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데 있어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등),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염원섭(재판장) 고승일 이영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