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제1원심판결에 대하여)
원심의 형(벌금 100만 원)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제2원심판결에 대하여)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해자 I에 대한 사기의 점
피고인이 운영하는 D 주식회사(이하에서는 주식회사의 경우 처음에만 주식회사의 명칭을 기재하고, 그 이후에는 주식회사의 명칭을 생략하기로 한다)가 I에게 불도저 작업을 의뢰한 2013. 9.경에는 새로운 공사를 수주하는 등 재정상태가 건전하였으나, 이후 예상하지 못한 도급인의 부도로 인하여 I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
피해자 L 주식회사에 대한 사기의 점
피고인에게는 주식회사 가우개발과 약정한 21,000㎥ 및 L과 약정한 36,000㎡의 토사를 모두 반입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고, 이후 토사 반입 지연에 따라 L이 토사반입계약을 해지한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
횡령의 점
피고인이 한국씨티그룹캐피탈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굴삭기 반환을 통보받은 2014. 6. 27.경 이전에 의정부지방법원 2014카단2558호로 이 사건 굴삭기에 대한 가압류결정이 내려졌는바, 법에 무지한 피고인으로서는 위 가압류결정에 이 사건 굴삭기에 대한 인도금지효가 있는 것으로 착각하여 한국씨티그룹캐피탈에 굴삭기를 반환하지 아니한 것이므로, 이 사건 굴삭기의 반환을 거부한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8월)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당심에 이르러 각 원심판결에 대한 각 항소사건이 병합되었고, 각 원심판결의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에 해당하여 당심에서는 형법 제38조에 따라 동시에 판결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 점에서 각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사기의 점
피해자 I에 대한 사기의 점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도족하며(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416 판결,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7도8726 판결 등 참조), 기망이란 널리 거래관계에서 지켜야 할 신의칙에 반하는 행위로서 사람으로 하여금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으로 말하고, 그 착오는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대한 것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동기의 착오로도 족하다고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2013. 9. 28.경부터 피해자 I에게 불도저 작업을 의뢰하면서 월단위로 대금을 정산하여 매월 말일로부터 60일이 지난 시기에 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데, 2013. 10.경부터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체불하여 온 점, ② 피고인은 티이씨건설 주식회사로부터 K대학교 제2캠퍼스 부지조성공사를 하도급받아 위 피해자에게 위 작업을 의뢰한 것인데, 티이씨건설로부터 지급받을 하도급대금 외에는 달리 대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었고, 피고인은 원도급인 K대학교측으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으면 위 피해자에 대한 대금지급이 완료될 것이라고 주장하였으나, 결과적으로 위 피해자가 고소한 2014. 6.경까지 위 피해자에게 그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점, ③ 피고인은 위 피해자가 위 대금지급이 지체되었음을 이유로 작업을 중단하겠다고 하자 K대학교로부터 직접 지급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하면서 위 피해자에게 계속 작업 지시를 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대금지급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위 피해자에 대한 작업을 지시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에게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피해자 L에 대한 사기의 점
위에서 언급한 법리에 따라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는지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 L에 약속한 되메우기용 토사 36,000㎡의 반입을 이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위 피해자 회사에 약정한 물량의 토사를 반입받을 수 있는 것처럼 말하여 위 피해자 회사와 사이에 토사반입약정을 체결하고 그 대금을 지급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인정된다.
D은 위 피해자 회사와 토사반입약정을 체결할 무렵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이 체불되고 작업대금의 지급이 제때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등 자금 사정이 좋지 아니하였다.
D과 위 피해자 회사 사이에 작성한 토사반입약정서에 의하면, 토사반입기간이 2014. 2. 1.부터 2015. 1. 30.까지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한편, 피고인이 제출한 약정서에는 준공기한 '2015. 1. 30.'이 삭제되어 있다.), 그 약정서에 '되메우기 토사 반입'이라고 명시되어 있어 그 성질상 공사의 초기 단계에 D이 위 피해자 회사로부터 토사를 반입받는다는 내용으로 해석함이 상당하고, 위 피해자 회사로서는 단기간 내에 대규모 토사가 반출되는 상황에서 그 물량을 소화할 만한 반입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D이 위 피해자 회사로부터 반입받은 물량은 약 1,920㎡(160대 ×12㎡)에 불과하였다.
위 피해자 회사는 당초 약정한 36,000㎥의 토사 반입이 어려워지자 2014. 8.경 피고인에게 반입대금의 반환을 요구하였으나, D이 그 무렵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등 재정에 어려움을 겪어 현재까지도 그 대금반환이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횡령의 점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D은 2013. 6. 18. 피해자 한국씨티그룹캐피탈과 사이에 이 사건 굴삭기의 소유권을 내부적으로 위 피해자 회사에 유보하는 내용의 리스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인이 이에 연대보증한 사실, ② 위 피해자 회사는 2014. 5. 14. 피고인에게 리스료 연체를 이유로 위 리스계약의 해지예고를 통지한 뒤 같은 해 6. 27. 피고인에게 위 리스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를 표시하면서 이 사건 굴삭기의 반환을 요청한 사실, ③ 피고인은 같은 해 9. 17.에서야 D에 대하여 같은 해 8. 18.자로 회생절차에 따른 보전처분 결정이 내려졌음을 이유로 이 사건 굴삭기의 인도에 응할 수 없다고 답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으로서는 정당한 이유 없이 위 피해자 회사의 이 사건 굴삭기에 대한 반환청구를 받고도 약 2개월여 동안 그 청구에 응하지 아니한 이상 피고인에게는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이 사건 굴삭기의 반환을 거부한다는 불법영득의사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이 이 사건 굴삭기에 대하여 내려진 가압류결정의 효력에 관하여 착각하였다는 주장은 법률의 부지에 기인한 것으로서 이를 가지고 피고인의 고의를 부정하거나 피고인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따라서 각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 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