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6. 9. 22. 선고 2016노926 판결

2016

주문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제1원심판결에 대하여)

원심의 형(벌금 100만 원)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제2원심판결에 대하여)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피해자 I에 대한 사기의 점

피고인이 운영하는 D 주식회사(이하에서는 주식회사의 경우 처음에만 주식회사의 명칭을 기재하고, 그 이후에는 주식회사의 명칭을 생략하기로 한다)가 I에게 불도저 작업을 의뢰한 2013. 9.경에는 새로운 공사를 수주하는 등 재정상태가 건전하였으나, 이후 예상하지 못한 도급인의 부도로 인하여 I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

나)

피해자 L 주식회사에 대한 사기의 점

피고인에게는 주식회사 가우개발과 약정한 21,000㎥ 및 L과 약정한 36,000㎡의 토사를 모두 반입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고, 이후 토사 반입 지연에 따라 L이 토사반입계약을 해지한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

다)

횡령의 점

피고인이 한국씨티그룹캐피탈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굴삭기 반환을 통보받은 2014. 6. 27.경 이전에 의정부지방법원 2014카단2558호로 이 사건 굴삭기에 대한 가압류결정이 내려졌는바, 법에 무지한 피고인으로서는 위 가압류결정에 이 사건 굴삭기에 대한 인도금지효가 있는 것으로 착각하여 한국씨티그룹캐피탈에 굴삭기를 반환하지 아니한 것이므로, 이 사건 굴삭기의 반환을 거부한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8월)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당심에 이르러 각 원심판결에 대한 각 항소사건이 병합되었고, 각 원심판결의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에 해당하여 당심에서는 형법 제38조에 따라 동시에 판결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 점에서 각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사기의 점

1)

피해자 I에 대한 사기의 점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도족하며(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416 판결,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7도8726 판결 등 참조), 기망이란 널리 거래관계에서 지켜야 할 신의칙에 반하는 행위로서 사람으로 하여금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으로 말하고, 그 착오는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대한 것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동기의 착오로도 족하다고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2013. 9. 28.경부터 피해자 I에게 불도저 작업을 의뢰하면서 월단위로 대금을 정산하여 매월 말일로부터 60일이 지난 시기에 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데, 2013. 10.경부터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체불하여 온 점, ② 피고인은 티이씨건설 주식회사로부터 K대학교 제2캠퍼스 부지조성공사를 하도급받아 위 피해자에게 위 작업을 의뢰한 것인데, 티이씨건설로부터 지급받을 하도급대금 외에는 달리 대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었고, 피고인은 원도급인 K대학교측으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으면 위 피해자에 대한 대금지급이 완료될 것이라고 주장하였으나, 결과적으로 위 피해자가 고소한 2014. 6.경까지 위 피해자에게 그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점, ③ 피고인은 위 피해자가 위 대금지급이 지체되었음을 이유로 작업을 중단하겠다고 하자 K대학교로부터 직접 지급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하면서 위 피해자에게 계속 작업 지시를 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대금지급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위 피해자에 대한 작업을 지시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에게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해자 L에 대한 사기의 점

위에서 언급한 법리에 따라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는지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 L에 약속한 되메우기용 토사 36,000㎡의 반입을 이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위 피해자 회사에 약정한 물량의 토사를 반입받을 수 있는 것처럼 말하여 위 피해자 회사와 사이에 토사반입약정을 체결하고 그 대금을 지급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인정된다.

①

D은 위 피해자 회사와 토사반입약정을 체결할 무렵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이 체불되고 작업대금의 지급이 제때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등 자금 사정이 좋지 아니하였다.

②

D과 위 피해자 회사 사이에 작성한 토사반입약정서에 의하면, 토사반입기간이 2014. 2. 1.부터 2015. 1. 30.까지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한편, 피고인이 제출한 약정서에는 준공기한 '2015. 1. 30.'이 삭제되어 있다.), 그 약정서에 '되메우기 토사 반입'이라고 명시되어 있어 그 성질상 공사의 초기 단계에 D이 위 피해자 회사로부터 토사를 반입받는다는 내용으로 해석함이 상당하고, 위 피해자 회사로서는 단기간 내에 대규모 토사가 반출되는 상황에서 그 물량을 소화할 만한 반입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③

실제로 D이 위 피해자 회사로부터 반입받은 물량은 약 1,920㎡(160대 ×12㎡)에 불과하였다.

④

위 피해자 회사는 당초 약정한 36,000㎥의 토사 반입이 어려워지자 2014. 8.경 피고인에게 반입대금의 반환을 요구하였으나, D이 그 무렵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등 재정에 어려움을 겪어 현재까지도 그 대금반환이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횡령의 점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D은 2013. 6. 18. 피해자 한국씨티그룹캐피탈과 사이에 이 사건 굴삭기의 소유권을 내부적으로 위 피해자 회사에 유보하는 내용의 리스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인이 이에 연대보증한 사실, ② 위 피해자 회사는 2014. 5. 14. 피고인에게 리스료 연체를 이유로 위 리스계약의 해지예고를 통지한 뒤 같은 해 6. 27. 피고인에게 위 리스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를 표시하면서 이 사건 굴삭기의 반환을 요청한 사실, ③ 피고인은 같은 해 9. 17.에서야 D에 대하여 같은 해 8. 18.자로 회생절차에 따른 보전처분 결정이 내려졌음을 이유로 이 사건 굴삭기의 인도에 응할 수 없다고 답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으로서는 정당한 이유 없이 위 피해자 회사의 이 사건 굴삭기에 대한 반환청구를 받고도 약 2개월여 동안 그 청구에 응하지 아니한 이상 피고인에게는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이 사건 굴삭기의 반환을 거부한다는 불법영득의사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이 이 사건 굴삭기에 대하여 내려진 가압류결정의 효력에 관하여 착각하였다는 주장은 법률의 부지에 기인한 것으로서 이를 가지고 피고인의 고의를 부정하거나 피고인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따라서 각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 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