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9. 7. 17. 선고 2018노1831 판결

2018

주문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 A을 벌금 300만 원에, 피고인 B 주식회사를 벌금 10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A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안전조치의무위반에 따른 근로자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피고인 B에 대한 안전조치의무위반에 따른 근로자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은 각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 A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안전대 걸이 설비를 설치함으로써 인부가 추락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였다. 검사는 위 건축물의 모서리 부분에 안전대 걸이 설비를 설치하지 아니한 것을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적시하고 있으나, 당시 위 현장에 설치되어 있던 안전대 걸이 설비에 안전띠를 연결한 상태에서도 위 낙하물 방지망틀을 해체하는 작업을 아무 문제 없이 할 수 있었음에도, 피해자가 작업의 순서를 무시하고 아무런 안전 장치를 하지 아니한 채 낙하물 방지망틀에 올라가 피해자의 체중을 지탱하고 있던 고리를 절단하면서 추락하였던 것인바, 피고인 A이 건축물의 모서리 부분에 안전대 걸이 설비를 설치하지 아니한 것을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이라거나,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에서 규정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를 게을리 한 것이라 할 수 없고, 안전대걸이 설비를 설치하지 아니한 것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도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A : 2018고정711호 벌금 300만 원, 2017고단3633, 2017고정1678(병합) 벌금 800만 원, 피고인 B 주식회사 : 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항소이유에 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이 법원은 2개의 원심판결에 대한 항소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였고, 원심 판시의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들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항을 달리하여 살펴본다.

3.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위 건축물 모서리 부분에 추락에 대비한 안전대걸이 설비를 별도로 설치하지 아니한 것이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이라거나,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에서 규정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를 게을리 한 것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은 '사업주는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4조 제1항은 '사업주는 추락할 위험이 있는 높이 2미터 이상의 장소에서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시킨 경우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 등을 설치하여야 한다. 이러한 안전대 부착설비로 지지로프 등을 설치하는 경우에는 처지거나 풀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위 규칙 제44조 제2항은 '사업주는 제1항에 따른 안전대 및 부속설비의 이상 유무를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점검하여야 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으며, 위 규칙 제57조는 '사업주는 높이 5미터 이상의 비계를 조립·해체하거나 변경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가 관리감독자의 지휘에 따라 작업하도록 하고, 비계재료의 연결·해체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폭 20센티미터 이상의 발판을 설치하고 근로자로 하여금 안전대를 사용하도록 하는 등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위 각 법령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비계재료의 연결, 해체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폭 20센티미터 이상의 발판을 설치하고 인부로 하여금 안전대를 사용하도록 하여야 하는바, 위 규정이 안전대와 발판을 동시에 구비하도록 한 것은 안전대를 제공함으로써 발판 위에서 작업하는 인부들이 실족하는 등으로 추락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일 뿐, 인부가 발판에서 벗어나 공중에 매달려 작업을 하는 경우에까지 대비하기 위하여 안전대를 제공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추락 사고가 발생한 위 건축물의 모서리 부분에 안전대걸이 설비를 따로 설치하지는 아니하였으나, 피고인 A이 위 건축물에 설치한 기존 안전대 걸이 설비만으로도 작업 발판에서 작업을 하는 인부에게는 안전대와 설치된 안전대 걸이 설비가 충분히 연결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안전대 걸이와 안전대는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구이므로 해당 공사 현장에서 예상할 수 있는 작업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어야 하는 것인바, 현장에 있는 인부가 해당 작업을 그 작업발판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경우, 그 작업 발판에서 안전하게 일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정도의 안전성을 갖추도록 안전대 걸이와 안전대를 구비하였다면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소홀히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④ 위 낙하물 방지망틀은 결국 비계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어서 추락 사고가 발생한 위층의 비계에서 낙하물 방지망틀과 연결된 부분을 해체한 뒤 아래 층으로 내려와 아래로 늘어진 낙하물 방지망틀과 비계 사이의 연결 부분을 해체하면 낙하물 방지망틀이 아래로 떨어져 자연스럽게 해체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으므로, 굳이 인부로서는 안전대를 풀고 낙하물 방지망틀에 올라가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는 점, ⑤ 피해자는 안전대를 풀고 낙하물 방지망틀에 올라가 자신의 체중을 지탱하고 있던 낙하물 방지망틀의 연결 부분을 해체하여 버렸고, 이 때문에 추락하여 사망하였는바, 피해자가 작업 발판 위에서 안전대를 착용한 채 마무리할 수 있는 작업임에도 위와 같이 작업 순서에 위반하여 극히 위험한 방법으로 작업을 하는 경우까지 대비하여 피고인으로 하여금 건축물의 모서리 부분에 별도의 안전대 걸이를 설치할 의무가 있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의심스러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건축물 모서리 부분에 추락에 대비한 안전대걸이 설비를 설치하지 아니한 것만으로는 업무상 통상 요구되는 주의 의무 혹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에서 규정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를 게을리 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이 부분을 지적하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들에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고, 피고인들의 위 사실오인 주장 역시 이유 있으므로,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