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송파구 B건물 C호에서 사단법인 D를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지방노동위원회 구제명령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그 판결이 확정된 경우 사용자는 그 구제명령 혹은 구제명령을 내용으로 하는 재심판정을 이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2017. 5. 18.경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사용자가 2017. 1. 31.경 근로자 E에게 행한 해고는 부당해고이고, 사용자는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무하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받고, 2017. 9. 6. 서울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용자인 피고인의 재심신청을 기각한다는 판정을 받은 후 서울행정법원 및 서울고등법원에서 위 중앙노동위원회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이 각 기각되어 2018. 9. 22.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E에게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무하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피고인이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사업 경영 담당자'라 함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5도8364 판결,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1199 판결 등 참조).
한편 F단체 정관은, 회원단체에게 F단체의 정관, 제 규정 및 총회 의결사항을 준수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제10조 제2항 제1호), 관리 단체 지정 및 운영에 대해서 정관에 규정한 것 이외에 별도의 규정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는바(제12조 제4항), 이에 따라 마련된 F단체 관리단체 운영규정에 의하면, 관리단체로 지정된 회원종목단체는 모든 권리 및 권한이 즉시 정지되며, 체육회가 해당 회원종목단체의 전반적인 업무를 관장하고(제4조 제1항), 해당 회원종목단체 임원·선수 및 기타 관계자는 회원종목단체의 회원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고 해당 회원종목단체와 관련된 모든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없으며, 체육회의 의사결정 및 업무수행에 반하는 행위를 할 수 없고, F단체는 관리단체로 지정된 회원종목단체의 업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관리위원회를 설치·운영할 수 있고(제6조 제1항), 관리위원회는 대의원총회 기능에 관한 사항, 이사회 기능에 관한 사항, 사무저의 사무집행에 관한 사항 등을 관장하며(제7조 제1항), 관리위원장은 관리위원회를 대표하고 직무를 통할할 권한을 가진다(제8조 제1항).
그런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D는 F단체의 정회원 종목단체인 사실, F단체는 2018. 7. 9. F단체 정관 제12조 제1항에 따라 '보조금 반환 미이행, 회장 장기간 공석 및 재정 악화로 인한 사업 수행 불가' 등을 이유로 D를 관리단체로 지정한 사실, F단체는 2018. 7. 20. D를 한시적으로 운영할 관리위원회를 구성하였고, 피고인을 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한 사실, 피고인은 2018. 9. 28. 제1차 관리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관리위원장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2019. 10. 7. 관리단체에서 해제될 때까지 D를 운영한 사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당시 관리위원장의 직무를 수행한 피고인은 D의 '사업 경영 담당자'인 사용자로서 소속 근로자가 D를 상대로 신청하여 내려진 구제명령을 이행할 의무를 부담한다.
피고인에게 면책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에서 정하는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는 면책되는바(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4도9691 판결 등 참조), 위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 지급의무와 근로기준법 제111조 소정의 확정된 구제명령에 따른 임금 지급의무 사이에 별다른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 제111조 위반죄에 대해서도 위 면책사유의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한편 이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10539 판결).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는 임금 지급을 위한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이 관리위원장으로 선임될 무렵 D는 재정악화의 상황에 빠져있었고, 실제로 재정 악화로 인해 사업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주요한 원인이 되어 관리단체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피고인은 2018. 7. 20. 관리위원장으로 선임된 후 실질적으로 2018. 9. 22. 확정된 구제명령에 따라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는데, 피고인에게 해당 사건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울 충분한 시간이 부여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D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서 보조금이 전체 수입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2017. 1. 20. F단체로부터 인건비 보조 등 지원금 전액의 지급중단을 통보받아 보조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상황이었고(피고인도 무보수로 관리위원장 직무를 수행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이 법인 내부에서 근로자 E의 임금 약 2,400만 원을 포함하여 약 1억 2,000만 원에 이르는 해고근로자들의 임금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피고인은 법인 외부로부터 임금 등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하여 F단체를 통해서 문화체육관광부에 법인화기금의 사용을 승인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하였으나 위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아니하였고, 결국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이 사건 고발을 당하기 전까지 재원을 마련하지 못하게 되었다.
한편 D는 일부 해고근로자들과 협의를 하여 복직명령과 미지급된 임금에 대한 향후 변제계획을 제시하여 당장의 임금 지급 없이도 합의를 할 수 있었으나(노동위원회 규칙 제79조는 당사자가 부당해고 등 구제명령과 다른 내용으로 합의한 경우에는 그 구제명령을 이행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위 근로자들에 관한 공소는 제기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 E의 경우 해외에 취업 중이어서 다시 복직할 계획이 없었고, E의 요구에 따라 임금 지급시기가 확정된 합의서를 작성해 줄 수 없어 합의에 이르지 못하다가, D가 관리단체에서 해제된 이후 원만히 합의하게 되었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김재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