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3. 7. 6. 선고 2021가단127683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E는 국내‧외 광물자원의 개발과 광물자원산업을 육성‧지원함으로써 광물 자원의 안정적 수급을 도모하여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한국광물자원공사법에 의해 설립된 공법인인데, 2021. 3. 9. 법률 제17919호로 한국광해광업공단법이 제정되면서 2021. 9. 10. 설립된 F이 위 법률 부칙 제6조 제1항에 따라 E의 모든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다(이하 E와 F을 구별하지 아니하고 모두 ‘피고’라 한다).

2)

원고들은 피고 공단에서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재직하다가 퇴직한 근로자들이자 1959년에 출생한 사람들이다.

나.

임금피크제 도입의 배경

1)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 5. 22.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개정됨에 따라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게 되었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는 규정을 두게 되었다.

2)

나아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은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2014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을 통해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으로 하여금 위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에 근거하여 임금피크제(정년이 60세 미만인 기관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정년이 60세 이상인 기관은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도록 하는 한편, 2015. 5. 7. 청년 고용을 증진을 위한 재원마련을 위해「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발표하고 경영평가의 차등, 상생고용지원금 마련 등을 시행하면서 각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의 조속한 도입을 장려하였다.

3)

한편, 피고는 2005년경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정년을 58세로 단일화하였고, 2006. 12.경 최초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하는 노사합의를 체결한 후 2007. 6. 22.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하였다.

피고는 2009. 6. 24.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개정하였는데, 위 개정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통해 56세에 도달한 근로자들 중 신청자에 한하여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고 57세부터 60세까지 단계적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었다.

4)

그러나 피고가 2009. 9. 28. 피고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2012년부터 3급 이하 근로자들의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기로 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3급 이하 근로자들은 임금피크제를 신청하지 않고도 정년 60세까지 근무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감사원은 2014년경 공공기관 경영관리 실태감사를 실시하여 피고에게, 2012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된 3급 이하 근로자들에게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며,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들에 대해 임금피크제가 적용될 수 있도록 관련 단체협약 등을 개정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였다.

다.

임금피크제 도입의 경과 및 시행

1)

위와 같은 배경에서 피고는 피고의 전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피고 근로자의 과반수 이상으로 구성된 노동조합과 임금피크제에 관한 협의를 시작하였다.

2)

피고는 2015. 7. 8. 피고의 전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정부의 임금피크제 권고안 및 피고의 임금피크제 설계안을 소개하는 설명회를 개최하였고, 같은 해 9. 18. 피고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임금피크제에 관한 기존의 단체협약 제73조를 다음과 같이 개정하기로 하는 보충협약(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3)

피고는 이 사건 협약에 따라 2015. 9. 18.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개정하고(이하 2015. 9. 18.자로 개정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이 사건 운영규정’이라 한다) 위 개정된 운영규정에 따라 2016. 1. 1.부터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시행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2 내지 5, 8 내지 11호증의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감액된 미지급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1)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개별적 근로조건 중 임금에 관한 것이므로 원고들의 개별적 동의가 있어야 그 효력이 인정되는데, 개별적 동의가 없었으므로 효력이 없다.

2)

설령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개별적으로 동의하였다 하더라도, 원고들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형식적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동의하였을 뿐이므로 이는 비진의의사표시에 해당한다. 나아가 원고들은 사실상 자유의사가 박탈당한 상태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근거로 한 연봉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원고들의 동의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로서 무효일 뿐만 아니라,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근로조건을 결정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4조 및 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대우를 금지하는 헌법 제11조에도 위배되며, 또한 피고는 원고들의 무상근로로 인한 이익을 얻는 반면 원고들은 임금 삭감의 불이익만을 받게 되므로 원고들의 동의는 현저하게 불공정한 행위로서 무효이다. 나아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원고들의 장래의 임금 삭감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원고들의 동의는 장래 임금의 사전 포기로서 근로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근로기준법의 취지에 어긋나므로 무효이다.

3)

설령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원고들의 개별적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고 보더라도,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하는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한 경우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시간 단축 없이 급여만을 감축하는 등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효력이 없다. 나아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4조의4도 위반하여 무효이다.

나.

피고의 주장

1)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피고의 과반수 근로자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도입되었으므로 원고들의 개별적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적법·유효하고, 설령 개별적 동의가 필요하다 하더라도,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한 임금액으로 각 연봉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대한 원고들의 개별적 동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으며, 위 개별적 동의는 비진의의사표시, 반사회질서 위반 또는 불공정 법률행위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도입된 경위 및 취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인해 원고들이 입는 혜택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였거나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3.

판단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의 동의를 얻지 못해 무효인지 여부

1)

근로기준법 제94조 소정의 취업규칙이란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담고 있으면 그 명칭을 불문하는 것이므로 개별 근로계약에서 위와 같은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담고 있으면 이 또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대법원 1998. 11. 27. 선고 97누14132 판결 참조). 그런데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인바, 그 동의 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운영규정은 임금피크제와 관련된 근로조건을 정하는 것으로 그 명칭에도 불구하고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운영규정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가 있으면 되고, 개별 근로자들의 동의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설령 이 사건 운영규정이 취업규칙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는바(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등 참조), 피고가 피고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면, 그 단체협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 여부와 관계없이 유효하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원고들의 개별적 동의가 필요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2)

그렇다면 다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피고의 노동조합의 적법한 동의를 받아 시행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① 피고는 2015. 7. 8. 피고의 전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 설명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하여 설명한 사실, ② 피고의 노동조합은 피고의 근로자 전체(573명)의 과반수(433명)로 조직되어 있고, 피고는 2015. 9. 18. 이 사건 협약을 통해 위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이 사건 운영규정을 개정한 후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한 사실 등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피고의 노동조합의 적법한 동의를 받아 시행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피고의 노동조합이 근로시간 단축 없이 급여만 감축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았더라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12, 24, 27 내지 2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2015. 7. 8. 임금피크제 설명회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는데, 그 설명에 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점, ② 피고의 노동조합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전 작성한 ‘임금피크제 도입 방안’에도 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요구는 없고, 다만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들에게 제공되는 혜택인 임금피크제 정부 지원금에 관한 내용만 상세히 기재되어 있으며, 실제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피고의 근로자들은 임금피크제 정부 지원금을 신청하여 지원받은 점, ③ 피고는 2015. 7. 8. 임금피크제 설명회에서는 임금삭감율을 1년차의 경우 30%, 2년차의 경우 50%로 설명하였으나, 이후 피고의 노동조합은 임금삭감율이 1년차의 경우 20%, 2년차의 경우 40%인 임금피크제 설계안을 제시하였고, 최종적으로 이 사건 운영규정에는 피고의 노동조합이 위와 같이 제시한 임금삭감율이 반영되어 확정된 점, ④ 피고는 위 임금피크제 설명회에서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들 중 일부는 기존의 직급을 유지하는 설계안을 제시하였으나, 피고의 노동조합과의 협의 이후 최종적으로는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들 모두를 별도직군으로 분류하기로 결정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의 노동조합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와의 협의를 통해 그 내용을 확정하는 데에도 관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거나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 반하여 무효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ㆍ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ㆍ훈련(제3호), 배치ㆍ전보ㆍ승진(제4호), 퇴직ㆍ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ㆍ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2)

판 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으로써 정년퇴직일로부터 2년 이내의 시점에 도달한 일정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관계없이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이 현저하게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거나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함으로써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는 공공기관의 연공서열에 따른 급여체계로 인해 연령별 생산성 수준 등이 보수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고, 특히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2016년도부터 근로자의 정년이 60세로 상향됨에 따라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증가하는 한편 신규채용이 감소하는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자, 고령자 임직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되었다. 임금피크제는 고령 노동자들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고령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 또는 보장하여 이들의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임금피크제의 유형에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정년연장형’이나 근로자의 정년퇴직 이후 계약직 등의 형식으로 고용하는 대신 임금을 조정하는 ‘고용연장형’ 뿐만 아니라,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정년을 보장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정년보장형’도 포함되어 있다.

②

정부는 2015. 5. 7.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였다. 이에 공공기관인 피고는 정부의 위와 같은 권고에 따르면서도 그 과정에서 피고의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하여 충분히 설명하고 피고의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이 사건 협약을 체결한 후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를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운영규정을 개정하였는데, 그 과정에 어떠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위와 같은 임금피크제 도입 경위에 더하여, 노사 간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체결된 단체협약은 그 협약의 내용이 강행규정에 위반되거나 절차상 하자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를 최대한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부 불이익한 측면이 있다고 보더라도 그 자체가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

③

일반적으로 임금피크제의 유형 중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의 경우,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비해 근로조건의 불이익의 정도가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임금의 삭감 없는 정년만의 연장은 결국 인사적체와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가져오게 되므로 종국적으로 기업으로서는 인력 감축을 위한 수단으로 명예퇴직 등 조기퇴직의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 경우 기업 내에서 고령자의 고용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고령자에 대한 고용불안이 심화되는데, 그러한 불이익은 결국 원고들과 같은 고령의 근로자들에게 다시 전가되어 고령자고용법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게 된다. 특히 피고의 경우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그 정년이 연장되지 않은 것은 피고의 근로자들이 고령자고용법 개정 전부터 이미 60세 정년이라는 유리한 규정을 적용받고 있음으로 인한 반사적 효과에 불과하다는 점까지 보태어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라 원고들에 대하여 발생한 연령차별의 결과나 정도가 적정하지 않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④

피고는 2015년경부터 지속적으로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면서 부채도 매년 증가하여 2015년 결산 부채비율은 약 7,000%, 2016년 반기 부채비율은 약 10,000%였고, 2016년경부터는 완전한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다. 위와 같은 피고의 경영사정에 더하여, 정부는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 도입을 권고하는 한편 공공기관 경영평가 중 임금피크제 운영에 대한 평가비중을 확대하였는데 이는 피고의 근로자들이 받는 경영평가성과급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결과적으로 피고의 재정상황을 더 악화시키게 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로서는 근로자들의 정년보장에 대응하여 임금피크제 등을 실시함으로써 인건비를 절감할 절박한 필요가 있었고,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은 위와 같은 중대한 경영상 위기 상황에서 이를 함께 극복하여 피고의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이 사건 협약을 체결하였다고 보인다. 실제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2016년경 위와 같은 경영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뿐만 아니라, 전 직원 임금 반납 및 본부장 전원 일괄사표, 비사업용 자산 매각, 국내외 장기교육 전면 중단, 국내 투자사업 철수 및 해외 비핵심사업 조기매각 또는 철수 등과 같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였는데, 피고와 피고의 근로자들의 위와 같은 노력이 원고들의 정년 보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⑤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1년차에 지급받은 임금은 원고들과 동일 직급에 있는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과 비교하였을 때 아래 표 기재와 같이 78 ~ 140%에 이른다.

⑥

원고 B, A의 경우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 2급 이상 직원으로서 정년이 만 58세에서 60세로 연장되었다.

⑦

원고들의 경우 임금피크제 2년차에 임금 삭감에 상응하는 만큼의 근로시간 단축이 이루어졌다.

다.

소결론

결국 원고들은 유효한 취업규칙이자 단체협약인 이 사건 운영규정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은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들의 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 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박성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