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게 한 2022. 10. 1.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84,205,215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8.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과 2023. 8. 17.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 월 7,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는 이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의 경영지원본부 총괄 책임자(CFO)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노무제공계약 및 연봉계약 체결
원고는 2022. 3. 16. 피고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하고(이하 '이 사건 노무제공계약'이라 한다), 그 무렵부터 피고 소속으로 근무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노무제공계약 체결 당일 다음과 같은 내용의 연봉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연봉계약'이라 한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노무제공관계 종료
피고는 2022. 8. 11. 대표이사 D, 사내이사 G, 경영지원팀장이 출석한 가운데 'A 전무이사<각주1>의 권고사직의 건'이라는 제목으로 회의를 개최하였고, 위 회의에서 '2021년 12월 ~ 2022년 6월까지 지속적인 적자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을 확인한 바, 취업규칙 제64조[정리해고]에 의거하여 고액 연봉자인 A 전무이사를 권고사직한다. 단, 경영상 어려움에 따라 30%의 임금삭감과 추후 투자유치 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다시 설득하기로 한다.'라는 결정이 있었다.
피고의 대표이사 D은 2022. 9. 23.(금요일) 오후 07:20경 원고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로 "주말동안 잘 고민하고 2022년 9월 23일 오전 10시에 통보한 바와 같이 현재 경영상 어려움에 더 이상 CFO 직 유지 및 1억2천의 연봉을 유지할 수 없음을 안타깝게 고지하고 권고사직을 통보합니다. 금일부터 한달간 추가 급여를 지급할 예정이니 조속히 좋은 직장을 구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단, 연봉 하향조정 및 투자유치에 따른 인센티브 조건도 잘 고려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메시지를 전송하였다.
원고는 2022. 9. 26.(월요일) 자신의 출입용 모바일카드가 삭제되었다는 통보를 받았고, 같은 날부터 피고에 출근하지 못하였다.
D은 2022. 9. 27. 원고에게 카카오톡으로 "잘 정리해서 갔지... 9월 30일부로 해고 통지 가고 해고유예수당 지급할건데 수신가능한 이메일 하나 보내주기 바랍니다."라는 메시지를 전송하였다.
피고의 인사팀 팀장 H는 2022. 10. 1. 경 원고에게 "[C] 해고통지서입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는데, 거기에는 아래 표 기재와 같은 내용의 '해고통지서'가 첨부되어 있었다(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
원고는 2022. 10. 1. 피고 소속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자격을 상실하였다.
피고의 재무상태표 내용
피고의 2020. 12. 31., 2021. 12. 31., 2022. 3. 31., 2022. 6. 30. 기준 재무상태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단위: 원).
원고의 급여 수령 내역
원고는 2022. 3. 16.부터 2022. 9. 30.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이 사건 연봉계약에서 정한 대로 매월의 말일 무렵 10,000,000원(= 기본급 7,082,230원 + 연장근무수당 2,717,770원 + 식대 100,000원 + 육아수당 100,000원)씩을 지급받았다(다만, 2022년 3월에 대해서는 근무일에 따라 일할 계산한 금액인 5,161,290원을 지급받았다).
피고의 취업규칙 내용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취업규칙 내용은 별지 피고의 취업규칙 기재와 같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 20, 21호증, 을 제1, 4, 6, 12, 19, 20, 24, 2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해고 무효 확인 청구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이 사건 통지에 의해 2022. 10. 1. 해고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통지는 원고를 경영상 이유로 해고한다는 것이나, 근로기준법 제24조(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가 정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 등 경영상 해고로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이 사건 통지는 징계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설령 징계해고로 보더라도, 피고는 이 사건 통지에 앞서 취업규칙에 따라 요구되는 징계위원회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피고가 주장하는 근무태만, 업무상 명령 불복종 등의 징계사유는 존재하지도 않을 뿐더러 이 사건 통지서에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의 취지상 피고는 이를 소송에서 정당한 해고사유로 주장할 수도 없다. 이 점에서 이 사건 통지는 징계해고로서의 요건도 갖추지 못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통지는 어느 모로 보나 부당해고이므로, 원고는 그 무효 확인을 구한다.
금전 지급 청구
이 사건 통지는 부당해고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해고기간에 대한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원고는 부당해고기간 중이었던 2022. 12. 1. 주식회사 K에 취업하였으므로, 미지급 임금은 2022. 10. 1.부터 2022. 11. 30.까지는 월 10,000,000원이고 2022. 12.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는 휴업수당 상당액인 월 7,000,000원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① 2022. 10. 1.부터 2023. 8. 16.까지의 미지급 임금으로서 79,612,903원[= 10,000,000원 × 2개월 + 7,000,000원 × (8 + 16/31)개월, 원미만 버림]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② 2023. 8. 17. 이후의 미지급 임금으로서 2023. 8. 17.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7,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입사 1년 미만인 2022. 3. 16.부터 2023. 3. 15.까지는 취업규칙 제32조 제2항에 따라 총 11일의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데, 원고가 이 사건 통지 전까지 실제 사용한 연차휴가는 4일이었으므로 이 사건 통지로 인하여 위 기간에 대하여 연차휴가 7일을 사용하지 못하였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통지로 인하여 입사 후 1년이 경과한 2023. 3. 16.부터 4개월의 기간에 대하여 발생하는 연차휴가 5일(= 15일 × 1/3)을 사용하지 못하였다. 원고의 시간급 통상임금은 47,847원<각주2>(= 10,000,000원 ÷ 209시간)이고 일급 통상임금은 382,776원(= 47,847원 × 8시간)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사용 연차휴가수당으로서 위 382,776원에 12일(= 7일 + 5일)을 곱한 4,592,312원<각주3>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의 부사장이었던 I의 소개로 입사하였고, 최고재무책임자로서 직급이 전무이사였으며, 대표이사 다음으로 높은 연봉을 수령하고 피고 발행주식의 2%에 대한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받는 등 특별한 대우를 받았다. 또한 원고는 피고의 지시에 구속되지 않은 채 독립적인 권한과 재량을 갖고 업무를 수행하였다. 결국 원고는 피고의 임원으로서 수임인에 해당할 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므로, 이 사건 통지를 해고로 볼 수 없다.
설령 원고가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통지는 적법한 해고이다.
이 사건 통지 무렵 피고는 지속적으로 적자가 누적되어 온 상태로서 고액연봉자인 원고를 해고할 수밖에 없었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고, 해고에 앞서 내부적으로 회의를 거치고 원고에게 연봉 삭감을 제의하는 등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으며, 근로자 대표인 인사팀장 H의 동의를 받는 등 필요한 절차도 거쳤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경영상 해고의 요건을 갖추었다.
원고 스스로 본인에게 징계사유가 있고 이 사건 통지가 징계해고에도 해당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피고는 이 사건 통지에 앞서 징계위원회 개최 등 징계해고로서 필요한 절차를 거쳤고, 원고에게는 취업규칙 제61조 제6호(업무상 상사의 정당한 지시명령을 모독, 불복하거나 반항 또는 폭행, 협박함), 제7호(3회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고도 뉘우침의 빛이 없음), 제14호(업무상 지위를 이용하여 부당하게 자기 또는 타인의 이익을 도모함)가 정한 해고사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징계해고의 요건도 갖추었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여 이 사건 통지를 해고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4두3498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기초사실에서 든 증거, 갑 제11, 12호증, 을 제2, 11, 13, 18, 26, 27, 2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피고의 임원 중 하나인 전무이사 직급을 보유하고 '경영지원본부 전체 총괄' 업무를 담당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가 단순한 부서장 정도로서의 권한을 넘어, 주식회사의 임원과 유사하게 해당 업무에 대해 상당한 범위의 전결권을 갖고 그 처리 과정에서 폭넓은 권한을 행사하였다거나, 피고의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오히려 원고와 피고의 대표이사 D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역을 살펴보면, 원고가 D에게 J회계법인과의 외부감사 용역계약 체결 등 업무 진행 상황에 대해 상세하게 보고를 한 후 그 허락을 받아 추가 업무를 진행하거나, D이 원고에게 직접 등기이사 개선, 스톡옵션 대상자에 대한 추가 부여, 권고사직 대상자에 대한 위로금 지급 등 업무를 지시하고 그 진행 상황을 확인하기도 한 사실이 확인된다. 또한 원고는 2022. 8. 25. 피고에게 '상기 본인은 대표이사로부터 일일업무 보고를 지시 받았으나, 이를 8월 16~19일의 기간 동안 불이행하였습니다. 향후 해당 지시에 대해 철저히 이행할 것을 다짐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 해고 등 처분을 달게 받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시말서를 작성해 제출하기도 하였다. 이 점에서 원고는 피고로부터 구체적이고도 상세하며 구속력 있는 업무 관련 지시를 받았다고 보인다.
원고는 일반적인 채용절차를 거치지 않고 피고의 부사장이었던 I의 추천으로 입사하였고, 피고 내에서 대표이사 D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연봉을 수령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그 외에 원고가 피고로부터 차량을 제공받거나 거액의 인센티브를 제공받는 등으로 일반 직원들에 비해 확연히 차별화된 대우를 받았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앞서 본 것처럼, 피고의 대표이사 D이 이 사건 통지가 있기 며칠 전에 원고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하면서 연봉을 삭감하고 투자유치에 따른 인센티브를 받는 방안도 고려해 보라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있을 뿐이다).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임직원들 중 유일하게 스타트업 전문 정보 공유 사이트인 '<사이트명>'에 가입한 사람으로서 별도의 지시 없이 독자적으로 관련 정보를 탐색하고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의 대표이사 D이 위 사이트 가입에 필요한 연간 구독료를 피고의 투자금 통장에서 집행하도록 결재하였던 점에 비추어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시받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위 사이트에 가입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원고는 위와 같이 피고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면서 매월 정해진 액수의 급여를 수령하였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독립적인 사무실을 부여받았으므로 그 근무 장소가 일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노무제공계약서에는 평일 근로시간이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로 기재되어 있고 해고사유로 '무단지각, 조퇴, 외출 월간 5회 이상'이 규정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면 근무 시간의 구속 역시 있었다고 보인다.
원고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고, 원고의 월 급여에서는 근로소득세와 4대 보험료가 원천징수되었다.
이 사건 노무제공계약은 그 계약서의 표제가 '근로계약서'로 되어 있고, 근로시간, 주휴일, 시간외 근로, 해고사유 등에 대하여 정하고 그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근로기준법 등에서 정한 내용에 따른다고 정하는 등, 원고와 피고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다수의 규정을 두고 있다. 이 사건 연봉계약 역시 원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연봉에서 세금, 4대 보험료 등을 공제 후 지급하고 퇴직금은 법정기준에 따라 별도 지급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 사건 통지는 표제가 '해고통지서'이고 그 내용은 근로기준법 제27조 및 취업규칙 제64조에 근거하여 원고를 해고한다는 것으로, 역시 원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작성되어 있다.
또한 이 사건 노무제공계약서, 이 사건 연봉계약서 및 이 사건 통지서의 기재를 종합하여 볼 때 원고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사건 통지는 사용자인 피고가 일방적으로 근로자인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의사표시에 해당하므로, 해고에 해당한다.
이 사건 통지가 부당해고로서 무효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이 사건 통지가 경영상 해고로서 유효한지 여부에 관하여
관련 규정 및 법리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 1문). 이 경우에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2항 1문).
긴박한 경영상 필요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않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 감축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되지만, 그러한 인원 감축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는지는 정리해고를 할 당시의 사정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6두64876 판결, 대법원 2022. 6. 9. 선고 2017두71604 판결 등 참조).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 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한편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가 정당하기 위한 요건은 사용자가 모두 증명해야 하므로, 해고 회피 노력을 다하였는지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한다(위 대법원 2016두64876 판결 참조).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은 확정적·고정적인 것은 아니고 당해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위기의 강도와 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해고를 실시한 사업 부문의 내용과 근로자의 구성, 해고 실시 당시의 사회경제적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만,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인 기준을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하여 정당한 해고대상자의 선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정해져 있는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에 따라야 하고, 만약 그러한 기준이 사전에 정해져 있지 않다면 근로자의 건강상태, 부양의무의 유무, 재취업 가능성 등 근로자 각자의 주관적 사정과 업무능력, 근무성적, 징계 전력, 임금 수준 등 사용자의 이익 측면을 적절히 조화시키되, 근로자에게 귀책사유가 없는 해고임을 감안하여 사회적·경제적 보호의 필요성이 높은 근로자들을 배려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설정하여야 한다(위 대법원 2016두64876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기초사실에서 든 증거, 갑 제1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통지가 경영상 해고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통지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는 여러 해 동안 당기순손실이 누적되고 있었고 부채 역시 증가하는 추세에 있었다고 보이기는 하나, 2021년경 자산이 크게 증가하면서 그 영향으로 2022. 6. 30. 무렵에는 자본잉여금이 3,629,926,863원, 자본총계가 1,952,883,250원인 상태였다. 이 점에서 피고가 단시일 내에 쉽사리 해소되기 어려울 정도의 경영상 위기에 처해 있어, 객관적으로 보아 인원 감축의 합리성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피고가 2022. 8. 11.자 내부 회의에서 원고를 권고사직시키되 30%의 임금삭감 및 추후 투자 유치 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조건으로 계속 근무하도록 제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2022. 9. 23. 원고에게 같은 취지의 통보를 한 사실은 있다. 그러나 피고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일시휴직 등 다른 조치를 취하였다고 볼 자료는 없고, 오히려 피고는 이 사건 통지 이후에도 신규 인원을 채용하기 위한 공고를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서, 피고가 해고를 피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피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피고는 원고가 고액 연봉자이고 업무상 지시를 불이행하거나 근무를 태만히 한 사정을 고려하여 원고를 해고 대상자로 선정하였다는 것인바, 이는 사용자의 이익 측면만을 고려하여 해고 대상자를 선정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달리 피고가 근로자의 주관적 사정까지 감안하여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인 기준을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하여 해고 대상자를 선정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사용자의 이익 측면만을 고려한 기준으로 경영상 해고의 대상자를 선정할 수 있다고 정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이 사건 통지가 징계해고로서 유효한지 여부에 관하여
관련 규정 및 법리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위와 같이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동조 제2항).
사용자는 해고통지서에 근로자의 처지에서 무엇 때문에 해고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근로자가 이미 해고사유를 잘 알고 거기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짧게 간략히 기재하였더라도 위법한 해고통지라고 할 수 없지만(대법원 2021. 7. 29. 선고 2020두58274 판결 참조), 해고 대상자가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해고를 서면으로 통지하면서 해고사유를 전혀 기재하지 않았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반한 해고통지에 해당한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다226605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사용자가 주장하는 어떠한 해고사유가 해고통지서에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근로자가 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더라도 그 사유를 들어 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해서는 아니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통지서에는 '취업규칙 제64조에 따라 경영상 이유로 해고한다'는 취지로만 기재되어 있을 뿐, 피고가 주장하는 취업규칙 제61조 제6호(업무상 상사의 정당한 지시명령을 모독, 불복하거나 반항 또는 폭행, 협박함), 제7호(3회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고도 뉘우침의 빛이 없음), 제14호(업무상 지위를 이용하여 부당하게 자기 또는 타인의 이익을 도모함)의 각 징계사유나 그에 해당하는 사실관계는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고 이를 추단할 수 있는 기재 또한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통지는 경영상 해고임을 전제로 그 정당성 유무를 판단할 수 있을 뿐이고(다만 경영상 해고로서 정당하다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징계해고임을 전제로 그 정당성 유무를 판단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결국 징계해고로서의 요건이 갖추어져 있는지에 대해 더 살필 필요 없이, 이 사건 통지가 징계해고로서 유효하다고 볼 수는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통지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피고가 그 효력을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이 사건 통지의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금전 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해고기간 동안의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하여
관련 법리
부당해고로 인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 본문에 의하여 사용자에 대하여 해고기간 중의 임금을 청구할 수 있다. 부당하게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기간에 다른 직장에 종사하여 이익을 얻었다면 이는 민법 제538조 제2항에서 말하는 채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에 해당하므로, 사용자가 해당 근로자에게 해고기간 중의 임금을 지급할 경우 그러한 이익을 중간수입으로 공제할 수 있다. 다만 근로자가 지급받을 수 있었던 해고기간의 임금액 중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 정한 휴업수당 한도 내의 금액은 중간수입으로 공제할 수 없고, 그 한도를 초과하는 금액만을 중간수입으로 공제할 수 있다(대법원 1993. 5. 25. 선고 92다31125 판결, 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1다27990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통지는 부당해고로서 무효이므로, 피고는 민법 제538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원고에게 해고기간 중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원고가 이 사건 통지로 해고되기 전까지 피고로부터 이 사건 연봉계약에서 정한 대로 매월 10,000,000원을 지급받았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다만 원고는 부당해고기간 중인 2022. 12. 1. 주식회사 K에 취업하여 그 후부터 중간수입을 얻고 있는 사실을 자인하면서 그 이후의 기간에 대해서는 매월 7,000,000원의 지급만을 청구하고 있다(피고는 중간수입의 공제 여부, 해고기간의 임금액에서 공제되어야 하는 원고의 중간수입 액수 등에 대하여 주장·증명을 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① 2022. 10. 1.부터 2023. 8. 16.까지의 미지급 임금으로서 79,612,903원[= 10,000,000원 × 2개월 + 7,000,000원 × (8 + 16/31)개월, 원미만 버림]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② 2023. 8. 17. 이후의 미지급 임금으로서 2023. 8. 17.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7,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미사용 연차휴가수당 청구에 관하여
관련 법리
근로자가 연차휴가에 관한 권리를 취득한 후 1년 이내에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1년이 지나기 전에 퇴직하는 등의 사유로 인하여 더 이상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경우에 연차휴가일수에 상응하는 임금인 연차휴가수당을 청구할 수 있는데(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4다232296, 23230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연차휴가수당 역시 취업규칙 등에 다른 정함이 없다면 마찬가지로 통상임금을 기초로 하여 산정할 수당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9. 10. 18. 선고 2018다239110 판결 참조).
근로자가 부당해고로 인하여 지급받지 못한 임금이 연차휴가수당인 경우에도 해당 근로자의 연간 소정근로일수와 출근일수를 고려하여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의 요건을 충족하면 연차유급휴가가 부여되는 것을 전제로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여야 하고, 이를 산정하기 위한 연간 소정근로일수와 출근일수를 계산함에 있어서 사용자의 부당해고로 인하여 근로자가 출근하지 못한 기간을 근로자에 대하여 불리하게 고려할 수는 없으므로 그 기간은 연간 소정근로일수 및 출근일수에 모두 산입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설령 부당해고기간이 연간 총근로일수 전부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에도 달리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1다95519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통지는 부당해고로서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해고기간이 연간 소정근로일수 및 출근일수에 모두 산입되는 것을 전제로 계산한 미사용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원고가 2022. 3. 16.부터 2023. 7. 15.까지의 기간에 대해 발생한 연차휴가 중 총 12일을 사용하지 못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3,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등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미사용 연차휴가수당 액수의 산정 방식에 관하여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 다른 정함이 없는 것으로 보이므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 원고는 피고에게 소정근로를 제공하기만 하면 그에 대한 대가로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월 10,000,000원의 보수를 지급받은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받은 보수는 그 전부가 통상 임금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각주4> 참조). 이에 따라 계산하면, 원고가 지급받을 수 있는 미사용 연차휴가수당의 액수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4,593,216원이다.
⑴ 시간급 통상임금: 10,000,000원(월 보수) ÷ 209시간(원고의 1주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시간을 더한 후 이를 월 단위로 환산한 시간<각주5>) = 47,846원(원미만 버림)
⑵ 일급 통상임금: 47,846원 × 1일 소정근로시간 8시간 = 382,768원
⑶ 미사용 연차휴가수당 액수: 382,768원 × 미사용 연차휴가일 12일 = 4,593,216원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미사용 연차휴가수당으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4,592,31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해고기간에 대한 임금으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① 84,205,215원(= 2022. 10. 1.부터 2023. 8. 16.까지의 미지급 임금 79,612,903원 + 미사용 연차휴가수당 4,592,312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3. 8.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과 ② 2023. 8. 17.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 매월 7,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각주1) 원고를 말한다.
각주2) 원미만을 버림하면 47,846원이나, 뒤에서 보듯이 원고의 최종 청구금액이 원미만을 버림하여 계산한 값보다 적으므로, 원고의 주장 그대로 기재한다.
각주3) 382,776원 × 12일 = 4,593,312원이나, 시간급 통상임금을 원미만 버림한 47,846원으로 하여 계산한 값도 4,593,216원(= 47,846원 × 8시간 × 12일)이고, 원고의 최종 청구금액은 위 각 금액보다 적으므로, 원고의 주장 그대로 기재한다.
각주4) 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3다302838 전원합의체 판결은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에서 '고정성'을 삭제하고 그와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위 대법원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등을 변경하였으나, 그 변경된 새로운 법리는 2024. 12. 19. 이후의 통상임금 산정부터 적용되며 다만 그 변경된 법리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 통상임금 해당 여부가 다투어져 법원에 계속 중인 병행사건에는 소급 적용된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와 피고가 원고의 보수 전부가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명시적으로 다툰 바 없으므로, 종전의 대법원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를 적용하기로 한다.
각주5) "[40시간(1주 소정근로시간) + 8시간(주휴시간)] × 365일 ÷ (7일 × 12개월)"의 산식에 따라 계산한 값을 반올림한 값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