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3. 12. 5. 선고 2023나22660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심판결의 주문 제1항은 이 법원에서의 청구의 감축에 따라 다음과 같이 변경되 었다.

피고는 원고에게 10,920,156원과 이에 대하여 2021. 9.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소프트웨어개발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는 2004. 4. 1.경부터 2021. 8. 31.경까지 피고의 사업장에서 PC 유지보수관리 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연봉근로계약서에 의하면, 원고의 임금은 연봉제로서 연봉 급여와 연봉 외 급여로 나누어져 있다. 그 중 퇴직금은 연봉 외 급여로서 "근로기간이 만 1년 경과한 때부터 지급사유가 발생하고, 중간정산한 퇴직금은 매년 정산하여 만 1년이 경과한 시점에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제7조), 이에 따라 작성된 포괄임금계약서에는 원고의 월 급여액과 별도로 원고가 매월 지급받을 퇴직금과 연 퇴직금의 합계액이 산정되어 있다.

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04. 5. 1.경부터 2010. 12. 31.경까지의 근무기간(이하 '이 사건 근무기간'이라 한다) 동안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합계 12,224,722원을 지급하였다.

라.

원고는 2011. 1. 1.경 퇴직연금제도에 가입함에 따라, 그 무렵부터 퇴사할 때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퇴직연금제도에 따라 산정된 퇴직금을 지급받았다.

마.

원고가 2021. 8. 31.경 퇴사하였으나, 피고는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날 때까지 원고에게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이 사건 근무기간 동안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등에 따라 지급하여야 할 법정퇴직금(이하 '법정퇴직금'이라 한다) 23,144,878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 을 제6호증의 1 내지 6, 을 제7호증의 1 내지 8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한 사실이 없음에도 피고가 일방적으로 연봉근로계약서와 포괄임금계약서에 포함시킨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약정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반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무기간 동안의 법정퇴직금 23,144,878원에서 피고가 그 기간 동안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12,224,722원을 공제한 나머지 10,920,156원(= 23,144,878원 - 12,224,722원)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의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약정이 이루어졌고 이에 기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근무기간 동안의 퇴직금 중간정산금으로 합계 12,224,722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근무기간에 대하여 추가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1>

3.

판단

가.

원고와 피고 사이의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약정의 효력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가)

퇴직금 중간정산 제도는 사용자에게 누적되는 퇴직금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여 사용자를 위하는 면도 있지만 근로자에게 퇴직하기 이전이라도 기왕의 계속 근로연수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지급받아 필요한 시기에 지급을 융통받을 수 있게 하는 것으로서(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다48891 판결 등 참조) 기본적으로 근로자를 위한 것이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임금과 재직기간의 증가에 따라 퇴직 시 지급받는 퇴직금에 비하여 퇴직금 중간정산이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도 있고 사용자가 누적되는 퇴직금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이를 악용할 여지도 있으므로, 근로자의 진정한 의사에 의하여 뒷받침되어야 한다.

따라서 퇴직금 중간정산 제도의 입법취지와 후불적 임금의 성격인 퇴직금제도 그리고 관련 규정의 취지를 종합하여 고려할 때, 반드시 근로자가 먼저 중간정산을 적극적으로 요구한 경우에만 퇴직금 중간정산의 합의가 유효한 것은 아니고, 퇴직금 중간정산의 합의가 개별적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면 퇴직금 중간정산은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2다41045 판결 등 참조). 이때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란 근로자의 개별성·자의성에 근거한 것으로서(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다48891 판결 등 참조), 퇴직금 중간정산이 유효하려면 근로자의 상황, 필요, 의사 등에 의하여 근로자가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나)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돈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의 약정이 이루어졌는지 여부

가)

원고의 연봉근로계약서에 "연봉 외 급여로서 퇴직금이 지급되고 중간정산한 퇴직금은 매년 정산하여 만 1년이 경과한 시점에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피고가 원고가 매월 지급받을 퇴직금과 연 퇴직금의 합계액을 산정하여 이를 원고의 포괄임금계약서에 기재한 사실, 원고와 피고가 위와 같은 연봉근로계약서와 포괄임금계약서에 각각 서명날인한 사실, 원고가 이 사건 근무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매달급여와 별개의 항목으로 산정된 퇴직금을 지급받았던 사실, 원고가 이 사건 근무기간 동안 매년 수령한 퇴직금 총액이 기재된 퇴직금 중간정산내역과 퇴직금 영수증에 퇴직금을 수령하였다는 취지로 서명날인한 사실, 피고 또한 그 기간 동안 매년 원고의 퇴직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였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5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 을 제6호증의 1 내지 6, 을 제7호증의 1 내지 8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나)

그러나 갑 제1, 2, 4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당해 근로자가 계속 근로 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요구'를 퇴직금 분할 약정의 효력을 인정하는 요건으로 하고 있는 점, ② 원고와 피고가 근로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매년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왔으나, 이 사건 근무기간 동안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하였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는 점, ③ 이에 더하여 연봉근로계약서와 포괄임금계약서에 기재되어 있는 퇴직금 관련 내용이나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한 방식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루어진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약정은 피고의 경영방침에 따라 일률적으로 이루어진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으로 보일 뿐이고, 원고가 퇴직금 지급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다거나 피고가 제시한 퇴직금 중간정산내역과 퇴직금영수증에 서명날인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와 달리 볼 수 없는 점, ④ 원고의 이 사건 근무기간 동안의 법정퇴직금이 23,144,878원인데 비하여 원고가 그 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금액이 12,224,722원에 불과하고, 원고가 매년 지급받은 퇴직금 중간정산금이 피고와의 계약기간 1년이 경과한 시점에 산정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한 퇴직금에 미달하는 점, ⑤ 원고가 피고의 퇴직금 미지급 등을 이유로 진정을 제기한 사건에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관악지청 또한 위와 같은 이유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약정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위 인정사실과 을 제1 내지 4호증, 을 제6호증의 1 내지 6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의 개별적이고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약정이 이루어진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와의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약정에 기하여 이 사건 근무기간 동안 퇴직금 명목으로 12,224,722원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에 대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나.

퇴직금 지급채무의 범위

1)

피고가 원고의 퇴직일인 2021. 8. 31.경부터 14일이 지날 때까지 원고에게 이 사건 근무기간 동안의 법정퇴직금 23,144,878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원고와 피고 사이의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약정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23,144,878원을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였다.

2)

한편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돈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돈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하므로(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근무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12,224,722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3)

이에 원고는 이 법원에서 이 사건 근무기간 동안의 법정퇴직금 23,144,878원에서 피고로부터 이 사건 근무기간 동안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12,224,722원 전액을 공제한 10,920,156원(= 23,144,878원 - 12,224,722원)의 지급을 청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감축하였다.

4)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10,920,156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인 2021. 8. 31.경에서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 날인 2022. 9.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되, 제1심판결의 주문 제1항은 이 법원에서의 원고의 청구 감축에 의하여 위 인정금액과 같이 변경되었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주(재판장) 안지열 김지예

각주1) 피고는 이 법원에 이르러, 만일 원고와 피고 사이의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약정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피고가 이 사건 근무기간 동안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12,224,722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지므로, 그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원고의 퇴직금 채권 중 1/2을 초과하는 부분인 11,572,439원(= 23,144,878원 × 1/2)을 대등액에서 상계한다고 주장하였으나, 원고가 이 사건 근무기간 동안의 법정퇴직금 23,144,878원에서 피고가 지급한 12,224,722원 전액을 공제한10,920,156원(= 23,144,878원 - 12,224,722원)의 지급을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감축하였으므로, 피고의 위와 같은 주장에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