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2, 6 내지 9, 16, 17, 20호증, 을 1, 4 내지 6, 11,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된다.
피고는 H대학교를 설치․운영하고 있는 학교법인이다. 원고는 H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피고는 매년 교직원(= 교원 및 일반직원)의 임금 등 근로조건을 정함에 있어 일반직원들로 구성된 I노동조합 J지부(이하 ’직원노동조합‘이라고 한다)와 교섭을 거친 후 임금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이를 결정하고, 교원의 임금에도 그 내용을 동일하게 적용하여 왔는데, 그 과정에서 별도로 교원들이나 교원들로 구성된 K와 협의를 거치지는 아니하였다.
피고는 2016. 1. 22. 직원노동조합과 2016년도 근로조건에 관한 교섭을 진행하면서 임금의 15%를 삭감하는 안을 제시하였고, 이에 K와 직원노동조합이 반발하자 2016. 2. 17. 피고측 3인, K측 2인, 직원노동조합측 2인을 선출하여 대학 재정 상태 점검 및 그 자구책 제시를 위한 L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위 위원회는 수차례 회의를 거쳐 2016. 3. 7. ‘임금 삭감에 앞서 각 행정부처 및 구성원이 협력하여 자구노력방안을 수립하여 실행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2016. 3. 15. 교직원들에 대한 임금을 삭감하여 지급하였고, 이에 K는 2016. 3. 16. 교수총회를 개최하여 ‘교수들의 동의 없는 임금 삭감을 거부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결의문을 의결하였다.
K와 직원노동조합은 2016. 4. 7. 피고와 사이에 대학 재정 운영 효율화 및 상생방안 확정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합의안을 도출하고 이를 2016. 3. 1.부터의 임금에 소급 적용하여 정산 및 지급하기로 협의하였다. 그에 따라 2016. 4. 20. 피고측 3인, K측 3인, 직원노동조합측 3인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성되었고, 비상대책위원회는 수차례 회의를 거쳐 2016. 5. 16.경 ‘급여 조정 : 기본급의 2.9% + 상여 100% 삭감’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합의안을 제시하였다.
K는 2016. 5. 18. 교수총회를 개최하여 36명의 찬성으로 위 합의안을 의결(이하 ‘이 사건 결의’라고 한다)하였고, 직원노동조합은 2016. 5. 20. 총회를 개최하여 위 합의안을 의결하였다.
피고의 이사회는 2016. 6. 9. K와 직원노동조합의 의결을 거친 비상대책위원회 합의안을 승인하였다.
피고는 2016. 6. 13. 기본급과 연구보조비(직원의 경우 업무개발비)의 각 2.9% 및 상여수당의 100%를 삭감하는 내용이 포함된 2016년도 보수지급기준(이하 ‘이 사건 보수지급기준’이라고 한다)을 정한 후 그에 따라 원고를 비롯한 교직원에게 감액된 임금을 지급하였고(이하 ‘이 사건 임금 감액’이라고 한다), 2016. 11. 13. 직원노동조합과 동일한 내용이 포함된 임금협약을 체결하였다.
피고 정관 제49조는 ‘교원의 보수는 자격과 경력 및 직무의 곤란성과 책임의 정도에 따라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규칙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 보수규정 중 관련 부분은 아래와 같다.
(생략)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임금 감액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 감액이 없었더라면 지급하였을 2016. 3.분부터 2018. 5.분까지의 임금에서 기지급한 임금을 공제한 나머지 13,646,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➀ 피고 보수규정은 교원의 임금을 총장이 따로 정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임금 감액은 총장이 따로 정한 기준을 공개하지 아니한 채 자의적으로 교원의 보수에 관한 사항을 정하여 교원들에게 지급하는 것이어서 강행규정인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3항 및 이에 따른 피고 정관 제49조,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 제93조 제2호의 취지를 위반하여 무효이다. 또한 이 사건 임금 감액은 피고 보수규정에 편입된 별표
교원급여표의 내용을 변경하는 것임에도 보수규정의 개정 없이 이루어졌으므로 무효이다.
➁ 이 사건 임금 감액은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라 교원들의 과반수 동의를 받아야 함에도 총 200명의 교원 중 36명의 동의만을 얻는데 그쳤으므로 무효이고, 이 사건 결의에서는 기본급의 2.9% 및 상여수당의 100%만 삭감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의결하였음에도 피고가 임의로 연구보조비의 2.9%를 추가로 삭감한 부분도 무효이다.
사립학교법 등에 반하여 무효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사립학교법 제53조2 제3항은 대학교육기관의 교원은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근무기간ㆍ급여ㆍ근무조건, 업적 및 성과약정 등 계약조건을 정하여 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은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등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하고, 다만, 본문에 따른 사항이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의 변경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인하여 변경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으면 그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93조는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임금의 결정․계산․지급방법, 임금의 산정기간․지급시기 등에 관한 사항에 관한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하고, 이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정관의 위임에 따른 피고 보수규정은 교원의 보수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총장이 따로 정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총장에게 이를 위임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든 증거들과 을 12 내지 15, 43호증, 을 45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사정들 즉, 피고 보수규정은 교원의 보수에 관하여 그 항목, 지급대상자, 지급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다만 그 구체적인 액수 및 지급시기 등에 관한 사항을 총장에게 위임하고 있는 점, 위와 같은 피고 보수규정상의 위임 규정은 교육업계에 있어서의 변화 및 그에 따른 교원인력의 규모 등 운용 여건, 등록금수입의 규모, 물가상승률 등 경제 상황의 변동 기타 제반 사정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총장으로 하여금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교원의 보수를 적절히 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일 뿐 총장이 자의적으로 이를 정하도록 위임한 취지로 보이지는 아니하는 점, 실제로 피고는 매년 예산의 범위 내에서 교직원에 대한 보수지급기준안을 작성하고 이를 기초로 직원노동조합과 교섭을 거친 후 임금협상을 체결함으로써 보수지급기준을 확정하고 그에 따라 교원의 보수를 결정하여 온 점, 교원으로서는 위와 같은 피고 보수규정 및 보수지급기준 등에 비추어 급여 액수가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 그 대강의 내용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 감액의 기준 또는 위임방식이 지나치게 추상적 또는 포괄적인 규정에 기한 것이거나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3항 및 피고 정관,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 제93조 제2호의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대학 교원에 대한 보수규정 자체에서 교원의 급여액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있는 대학교와 달리 H대학교의 경우 총장에 대한 위임규정에 따라 피고 보수규정의 별표 1) 교원급여표는 기본급과 연구보조비 란이 공란으로 되어 있어 구체적 액수를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지 아니한 점, 앞서 본 절차를 거쳐 매년 H대학교 교원에 대한 보수지급기준도 확정되어 온 점, 이 사건 보수지급기준에 대하여 피고 이사회의 결의를 얻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설령 피고 보수규정의 개정 없이 이 사건 임금 감액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사립학교법 관련 규정과 피고 정관 등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근로기준법에 따른 동의를 받지 않아 무효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대학 교원에 대한 근로기준법의 적용 여부
대학 교원은 학문의 자유나 대학의 자율성에 따라 연구와 강의의 내용, 근무형태에 있어 상당한 자유를 인정받고 있고, 공직 취임 등 겸직이 가능한 등 사용․종속관계가 약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대학 교원은 학생들에 대한 강의를 통해 지도교육이라는 노무에 종사하고, 그 노무를 제공함에 있어서 피고측이 정한 학사관리에 관한 규정 및 학사일정에 따른 학사관리업무를 수행하는 점, 대학 교원은 그와 같은 업무수행의 대가로 매월 일정한 기본급을 포함한 보수를 지급받는 점, 대학 교원이 제3자를 고용하여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규정상 또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점, 대학 교원은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일정한 경우 재임용에 제한을 받거나 해임․파면 등의 징계처분을 받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대학 교원은 그 노무제공에 대한 대가로 받는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사람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1호 등 근로관계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통상적인 의미의 근로자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점을 고려하면 원고는 대학 교원으로서 적어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범위 내에서는 근로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다만, 사립학교법은 사립학교의 특수성에 비추어 그 자주성을 확보하고 공공성을 앙양함으로써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달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는바(사립학교법 제1조), 이와 같은 사립학교법의 입법목적과 취지, 사립학교법 제4장에서 사립학교 교원의 자격․임면․복무와 신분보장 등에 관하여 자세히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사립학교법은 근로기준법에 대하여 특별법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사립학교법인 또는 사립학교경영자와 사립학교 교원의 관계에는 원칙적으로 사립학교법이 적용되지만, 사립학교법에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에 관해서만 보충적으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보수지급기준이 취업규칙에 해당하는지 여부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 명칭에 구애받을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보수지급기준은 원고를 포함하여 H대학교 교원 전체에게 통일적으로 적용될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것이므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
사립학교법은 취업규칙의 변경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그 부분에 관하여는 보충적으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 그런데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는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보수지급기준은 교원들의 임금을 기존보다 감액함으로써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그러한 변경이 적법․유효하려면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한편, 여러 근로자 집단이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어 비록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시점에는 어느 근로자 집단만이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더라도 다른 근로자 집단에게도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은 물론 장래 변경된 취업규칙 규정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을 포함한 근로자 집단이 동의주체가 되고, 그렇지 않고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있어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근로자 집단 이외에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 집단만이 동의 주체가 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두2238 판결 등 참조).
갑 1,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 정관에서 교원에 관한 사항과 일반직원에 관한 사항을 별도의 절로 나누어 그 임용방식, 급여체계, 신분보장, 징계절차 등을 달리 규정하고 있고, 그에 따라 피고 보수규정에서도 그 급여체계를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는 점, 교원과 일반직원 사이에 승진제도가 존재하지 아니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H대학교의 근로조건은 이원화되어 있어 교원에 관한 근로조건이 일반직원들에게 적용될 여지는 없어 보이므로, 이 사건 보수지급기준 중 교원의 임금을 감액하는 부분에 대한 동의 주체는 교원들에 한정된다.
그런데 이 사건 임금 감액이 있었던 2016년에는 대학 교원의 경우 노동조합의 설립 자체가 법률상 금지되어 있었고, 을 24호증의 1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속해 있는 K는 H대학교에 재직 중인 모든 전임교원(대학본부의 보직교수 포함)을 구성원으로 하여 자율적인 대학운영과 교권의 확립 및 교수복지의 증진 등을 도모할 목적으로 설립된 임의단체에 불과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비록 K가 직원노동조합과 함께 피고의 2016년도 임금 삭감안 제시에 대하여 항의하고 L위원회,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대책을 제시하며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였다고 하더라도 K를 근로기준법 제94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노동조합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보수지급기준을 정함에 있어서는 근로자인 H대학교 교원들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할 것인데, 취업규칙의 변경에 근로자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에 노동조합이 없으면,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사업장 전체 또는 기구별·단위 부서별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 의사를 모으는 회의방식 기타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에 의하여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17468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 변경은 효력이 없고, 이는 그러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동의한 근로자에 대하여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1992. 12. 8. 선고 91다3817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H대학교 K는 2016. 5. 18. 교수총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보수지급기준인 비상대책위원회 합의안에 대한 의결절차를 가졌는데, 당시 전임교원 총 200명(연구년 또는 휴직 중에 있던 교원 20명 포함) 중 121명이 참석하였고 32명이 의결권을 위임하였으나, 위 안건에 대한 의결에서 위 합의안에 동의한 교원은 36명에 불과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보수지급기준은 H대학교 교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못하여 효력이 없다.
피고는, 이 사건 결의에 효력이 없더라도 K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합의안(을 8호증)에 서명한 이상 이는 단체협약에 준하는 효력이 있다고 주장하나, K를 근로기준법 내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의 노동조합으로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성원인 K 대표에게 단체협약 체결권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는, 이 사건 보수지급기준에 대하여 사후 추인이 있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감액이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28 내지 31, 36호증(가지번호 있는 호증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19. 6~7.경 2016년에도 재직 중이었던 교원 178명 중 108명, 퇴임교원 2명, 2016. 3. 이후 채용된 정년계열 전임교원 5명, 비정년계열 전임교원 5명으로부터 이 사건 임금 감액에 대한 개별 동의서를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이를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사업장 전체 또는 기구별·단위 부서별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 의사를 모으는 회의방식 기타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에 의하여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지 여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나, 당해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한편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 5. 선고 99다7084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갑 18, 19, 27호증(가지번호 있는 호증 포함, 이하 같다), 을 2, 7, 8, 16 내지 18, 21, 41호증의 각 기재 및 제1심 증인 M, N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➀ H대학교는 등록금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2012년 이후 지속적인 입학정원의 감축으로 인하여 신입생 수가 감소하고 등록금의 동결 또는 인하에 따라 등록금수입이 계속하여 줄어든 반면 인건비와 경상비 지출의 증가로 매년 40~50억 원 규모의 자산 감소가 이루어지는 등 심각한 재정 압박을 받아 온 점, ➁ H대학교는 2008년부터 교직원의 급여를 동결하고 임의 기금 적립금을 인출하여 부족한 인건비와 경상비 등에 사용하여 왔으나 교육부 지침에 따라 2016년부터 임의 기금 적립금을 줄이고 이를 목적성 기금 적립금으로 전환해야 하는 사정이 발생하여 임금 동결만으로는 재정 악화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점, ➂ 각 회계연도 종료 후 미사용 전기이월금이 매년 발생하였으나 이는 다음 회계연도 예산 집행을 위해 필요한 측면이 있고, H대학교의 각 회계연도 자산 규모에 비추어 미사용 전기이월금의 액수가 과다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➃ 대학본부, K, 직원노동조합의 대표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에서 H대학교의 재정 현황 등을 분석한 후 임의 기금 적립금 인출, 인센티브 절감 등 교직원의 임금 삭감 조치를 제외한 재정적자 해소 방안을 우선적으로 논의하고 검토하였으나 불가피하게 교직원 임금 삭감 방안이 포함된 합의안이 도출된 점, ➄ 이 사건 보수지급기준은 교원들 급여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 급여 또한 동일한 비율로 삭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직원노동조합은 비상대책위원회의 합의안을 그대로 수용한 점, ➅ K는 2016. 5. 18.자 교수총회 이후 비상대책위원회의 합의안이 의결되었음을 발표하기도 하였고, H대학교 소속 교직원들의 대부분은 이 사건 임금 감액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 감액은 배제대학교가 직면하고 있는 재정악화 상황을 타개하고 대학의 지속가능한 존속을 위해 예산 절감 방안을 강구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조치로서 이로 인하여 원고 등 교원들이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보수지급기준의 적용을 부정할 수 없다.
소결론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철(재판장) 한성진 조우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