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2. 8. 25. 선고 2020나39007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서울 강북구 D 지상 건물 1층에 위치한 마트(이하 ‘이 사건 마트’라고 한다)를 운영하는 회사인데, 2018. 1. 24. 피고의 대표이사 E는 원고보조참가인(이하 ‘B’이라 한다)과 사이에 ‘운영관리 약정서’(을 제2호증)에 의하여 아래와 같이 이 사건 마트 영업운영권의 관리를 위임하는 내용의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을 맺었다.

나.

원고는 이 사건 마트에서 2018. 1. 1.부터 2019. 8. 10.까지 근무한 퇴직 근로자이다.

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북부지청장은 2019. 11. 28. 피고가 원고에게 임금 3,559,000원, 퇴직금 3,085,001원 총 6,644,001원을 체불하였음을 확인한다는 취지의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 주장

1)

원고

피고는 원고에게 2019년 5월 내지 8월 임금 합계액 6,680,000원에서 원고가 지급받은 3,121,000원을 공제한 3,559,000원, 퇴직금 3,085,001원의 합계 6,644,00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한다.

2)

피고

이 사건 약정의 성질은 영업임대차인바, 이 사건 마트의 영업주 또는 사업주 내지 원고와의 근로계약 당사자는 피고가 아닌 B이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와의 근로계약 당사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그렇지 않더라도 B은 피고로부터 이 사건 마트의 운영관리를 위임받아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하고,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는 근로기준법 제2조의 사용자에 포함되므로,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로서 원고에게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지는 것은 B이며,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

나.

판단

1)

이 사건 약정의 성질과 원고와의 근로계약 상대방 당사자

영업임대차라 함은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일괄하여 타인에게 임대하는 계약을 말하고, 영업임대차에서 임차인은 자기의 명의와 계산으로 영업을 경영하므로 임대인에게 임료만 지급할 뿐이고, 영업활동으로 인한 권리의무는 임차인에게 귀속된다. 이와 구별되는 것으로서 영업의 경영을 타인에게 위임하는 경영위임이 있는데, 경영위임의 경우 대외적으로 영업의 경영이 위임인의 명의로 행하여지고, 영업활동으로 인한 권리의무는 대표 또는 대리의 법리에 따라 경영위임인에게 귀속된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약정은 B이 피고의 대표이사 E로부터 이 사건 마트 영업운영권의 관리를 위임받아 피고의 사내이사 지위에서 이 사건 마트를 운영․관리하면서 피고의 명의로 제3자와 거래하며 피고 회사의 인감을 사용하도록 정하고 있고, 피고 명의가 아닌 타인 명의로 통장을 개설하여 상품대금 등을 입출금하거나 타인 명의로 카드단말기 등을 설치하여 운영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면서 그 위반행위는 이 사건 약정의 자동해지 사유로 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B으로 하여금 분기마다 매장운영에 관련된 각 거래업체와의 거래내역까지 서면으로 정확하게 제출하도록 정하고 있는 점, ② 이 사건 약정은 ‘운영관리 약정서’라는 표제 하에 ‘영업운영권의 관리 위임(제1조)’, ‘매장관리 위임(제2조)’, ‘위임약정(제10조)’, ‘관리위임 약정(제13조)’ 등 계속해서 ‘위임’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뿐, 이 사건 약정서 어디에도 B이 피고 측으로부터 영업을 ‘임대차’한다는 취지의 조항은 발견되지 않을 뿐더러,<1> 피고의 대표이사 E가 B을 횡령혐의로 고소하고 그 경찰조사를 받을 때에도 일관되게 B에게 이 사건 마트의 운영관리를 ‘위임’하였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점, ③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마트직원들에 대한 국민연금도 사업장 명의를 피고로 하여 가입되어 그 연금보험료는 물론 그들의 임금 상당 부분도 피고의 계좌에서 직접 지급되었는데, 대표이사 E는 그 계좌 거래내역을 상시 확인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약정의 성질은 영업임대차라고 하기 보다는 경영위임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B이 자신의 계산과 이익으로<2> 이 사건 마트를 운영관리하면서 피고의 위임을 받아 마트 점장 직함을 사용하며 원고를 마트직원으로 고용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약정을 통하여 피고의 대표이사는 이 사건 마트의 운영관리에 관한 B의 법률행위에 따른 법률효과를 피고에게 귀속시킬 의사로 B에게 피고의 명의로만 제3자와 거래하고 피고의 인감을 사용하도록 하면서 피고를 대리 내지 대행하여 이 사건 마트를 운영할 권한을 수여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원고의 임금 등도 E가 상시 확인하였던 피고의 계좌에서 직접 지급된 점 등에 비추어,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와의 이 사건 근로계약은 B이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를 대리 내지 대행하여 체결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와 다른 견지에 선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B이 사용자로서 임금 및 퇴직금지급의무를 지는지 여부

사용자란 근로자를 사용종속관계 아래에 두어 근로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임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를 의미하므로, 원칙적으로 근로계약에 있어 임금지급의무를 지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일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이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사업경영담당자를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개념에 포섭하고,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근로기준법 제43조는 임금의 통화․직접․전액․정기급 지급 원칙 위반 행위가 있는 경우 사업경영담당자를 비롯한 ‘사용자’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그와 같이 근로기준법 제43조에 대한 준수의무자로서의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경영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는 노동현장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함이고(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도813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정책적 고려에서 근로기준법이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게 근로기준법 준수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므로,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개념에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가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근로계약상’ 당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B은 피고의 위임에 따라 피고를 대리 내지 대행하여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와의 근로계약의 상대방은 피고라고 보아야 하는바, 원고에게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지는 자는 ‘사업주’인 피고이며, 가사 B이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임금 및 퇴직금 청구권의 범위

가)

임금

갑 제1, 3 내지 8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의 급여조건은 시급 8,350원<3>인 사실, 원고가 2019년 5월 296시간, 같은 해 6월 226시간, 같은 해 7월 206시간, 같은 해 8월 72시간 이 사건 마트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각 인정되고, 원고는 위 기간 동안의 임금으로 3,121,000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자인하는바, 피고가 원고에게 미지급한 2019. 5. 1.부터 2019. 8. 10.까지의 근로에 대한 임금의 액수는 3,559,000원[6,680,000(800시간 × 8,350원)원 – 3,121,000원]이다.

나)

퇴직금

(1)

1일 평균임금액 산정

○

최종 3개월간 임금액 : 5,882,700원

○

일수 : 2019. 5. 11.부터 2019. 8. 10.까지 92일

○

1일 평균 임금액 : 63,942.39원(= 5,882,700원 ÷ 92일, 소수점 둘째자리 미만 버림)

(2)

재직기간 : 587일(2018. 1. 1.부터 2019. 8. 10.까지)

(3)

퇴직금액의 계산 : 3,085,001원(= 63,942.39원 × 30일 × 587/365, 원 미만 버림)

4)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 및 퇴직금 합계 6,644,001원(= 임금 3,559,000원 + 퇴직금 3,085,001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퇴직금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19. 8.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미리(재판장) 조윤신 조미옥

각주1) 한편 이 사건 약정서 제6조의 ‘임대료’ 관련 약정은, 피고가 건물주로부터 이 사건 마트 매장건물을 임차함에 따른 차임 지급과 관련하여, 이 사건 약정에 따라 B이 마트를 운영하는 동안의 차임 부분은 B이 이를 부담하도록 하는 취지의 조항으로 보인다.

각주2) 광의의 경영위임은 영업상의 손익 귀속과 관련하여 이를 수임인의 계산으로 하는 협의의 경영위임과 위임인의 계산으로 하는 경영관리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 사건 약정은 영업손익이 수임인에게 귀속하는 협의의 경영위임에 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각주3) 2019년 최저임금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