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4호증, 갑 제8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2020. 7. 28.경 C에게 남양주시 D에 위치한 피고 소유의 공장(이하 '이 사건 공장'이라 한다) 내부에 냉동, 냉장고 설비 및 칸막이 등을 설치하는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공사대금 6,60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으로 정하여 도급하였다.
원고는 2020. 8. 12. 09:00경 이 사건 공장의 천장에서 작업을 하던 중 추락하였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로 인하여 우측 족부 종골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손해배상책임의 인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이 사건 공사의 수급인인 C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공사를 하였는데, 피고는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주의의무를 위반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이 사건 공장의 천장에서 판넬시공 확인 작업을 하던 중 판넬이 무너져 내려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 위반(민법 제750조)
피고는 이 사건 공사의 도급인으로서 관계수급인의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함에도 추락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아무런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도급 또는 지시와 관련된 중대한 주의의무 위반(민법 제757조) 내지 공작물의 설치·관리상의 하자(민법 제758조)
도급인은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하여 중대한 과실이 있는 때에는 수급인이 그 일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공작물의 점유자 내지 소유자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하여 타인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바, 피고는 이 사건 공사의 도급인이자 이 사건 공장의 점유자 겸 소유자로서 이 사건 공장의 천장 부분에 두께가 최소 75T<1> 이상인 판넬을 사용하여야 함에도, 수급인인 C에게 천장용 판넬로는 부적합한 50T 판넬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하여 중대한 주의의무를 위반하였고, 이로 인해 공작물인 이 사건 공장에는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이 결여된 하자가 있었다.
판단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 위반 여부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항은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사업주"란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를 말하고(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4호),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의 의무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사업주가 부담하여야 하는 재해방지의무로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하는 경우에 적용된다(대법원 2020. 4. 9. 선고 2016도14559 판결 참조). 다만 산업안전보건법은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자로서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지 아니하는 자를 "건설공사발주자"로 별도로 규정하고(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10호), 총공사금액이 50억 원 이상인 공사의 경우 "건설공사발주자"에게 안전보건대장의 작성, 제공 등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소정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같은 법 시행령 제55조).
위와 같은 법리 및 관계 법령 등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기초사실에 갑 제1, 6, 8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C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이 사건 공장의 소유자로서 건설업자인 C에게 이 사건 공사 전부를 도급하였고, 이에 수급인인 C가 이 사건 공사를 총괄·관리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 도급인인 피고가 이 사건 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 점, ② 이 사건 공사는 공사대금이 6,600만 원이어서 건설공사발주자에게 일정한 안전조치의무가 부과되는 공사에도 해당하지 않는 점, ③ 이 사건 공사의 수급인인 C와 원고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오히려 C는 이 법정에서 '이 사건 공사 중 전기, 판넬 등 공사부분을 공사대금 2,600만 원으로 정하여 원고에게 하도급하였고, 위 공사대금도 모두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사업주" 내지 "건설공사발주자"로서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도급 또는 지시와 관련된 중대한 주의의무 위반 내지 공작물의 설치·관리상의 하자 여부에 대하여
위 기초사실에 갑 제1호증, 갑 제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C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공장의 천장 부분에 두께가 최소 75T 이상인 판넬을 사용하여야 한다거나, 50T 판넬이 천장용 판넬로는 부적합하다고 볼 만한 법률상 근거를 알 수 없는 점, ② 이 사건 공장의 천장 부위에 설치된 50T 판넬의 최대하중에 관하여 아무런 입증이 없고, 이 사건 사고가 위 판넬이 원고의 몸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휘어지거나 무너지면서 발생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는 점, ③ 오히려 C는 이 법정에서 '이 사건 공장의 천장에 설치된 판넬이 길이가 짧아 (천장 부분에) 절반만 걸려 있었는데, 원고가 제대로 거치되지 않은 부분을 밟아 사고가 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④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사는 수급인인 C가 총괄·관리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공장의 천장 부위에 설치한 판넬은 원고가 시공한 것인바,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이 사건 공장을 직접점유하고 있지 않았던 피고로서는 이 사건 공사의 진행 상황 및 이 사건 공장의 상태 등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는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바, 설령 피고가 수급인인 C에게 50T 판넬이 사용된 다른 공장과 동일한 공사대금으로 이 사건 공사를 시공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공사의 도급 또는 지시와 관련하여 거의 고의에 가까운 정도로 현저하게 주의를 결여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다12239 판결 등 참조)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에게 이 사건 공사의 도급 또는 지시와 관련하여 중대한 과실이 있다거나, 이 사건 공장에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이 결여된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래
각주1) 1T = 1cm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