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의 대표이사이고,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은 C가 부동산 매입 및 관리업을 영위하기 위하여 설립한 회사로서 C의 자회사이다(C가 D의 1인 주주이다).
D은 2017년경 'E'이라는 상호의 식당이 소재한 건물 및 그 부지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는데, 위 식당을 운영하던 업체가 영업을 포기하자 C는 약 50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점심 식사를 해결하기 위하여 위 건물에 'F'라는 이름의 식당(이하 '이 사건 식당'이라 한다)을 운영하기로 하였다.
C의 상무로 재직 중이던 G은 피고의 제안으로 2017. 7.경 이 사건 식당의 대표자로 사업자등록을 마쳤다(G은 2019. 9.말경까지 이 사건 식당의 대표자로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었고, 2020. 10. 1.경부터는 H가 위 식당의 대표자로 되었다).
한편, 원고는 2018. 10. 9.부터 2020. 7. 2.까지 이 사건 식당의 주방 찬모로 근무하였는데, 원고의 근로계약서에는 사업주가 G으로 기재되어 있다.
관련 형사판결
원고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북부지청에, 2020. 7. 22. 퇴직금 재정산과 피고의 시간 외 근로수당 미지급을 이유로 진정서를, 2020. 11. 2. 피고의 연장근로수당, 연차휴가미사용수당, 퇴직금 미지급을 이유로 고소장을 각 제출하였다.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검사는 2021. 5. 14. 피고를 이 사건 식당의 실제 운영자로 보고 '피고가 원고에 대한 임금 8,880,599원 및 퇴직금 233,975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공소사실로 피고에 대한 약식명령을 청구하였다. 이에 피고가 서울북부지방법원 2021고정711호로 정식재판을 청구하였다.
위 법원은 2023. 1. 11. 피고에 대하여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였는데, 그 판결 이유의 범죄사실은 다음과 같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노109호로 항소하였는데, 위 법원은 2024. 5. 24.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2024. 6. 1.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갑 제3호증의 4, 6 내지 8, 18, 19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의 요지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2018. 10. 9.부터 2020. 7. 2.까지 이 사건 식당의 주방 총무(주방 관리 및 조리 업무 담당)로 근무하다 퇴직하였음에도 임금 7,992,322원, 퇴직금 233,975원, 미사용연차수당 888,277원의 합계 9,114,574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9,114,574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이 사건 식당의 실질 사업주
앞에서 든 증거들 및 갑 제3호증의 11 내지 15, 22,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형식적으로 이 사건 식당의 대표자 G을 사업주로 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이 사건 식당의 실질 사업주는 C로서, 원고는 C와 사이에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C는 그 직원들의 점심 식사 해결 등을 위해 이 사건 식당이 소재한 건물 및 그 부지를 이용하려 하였는데, 이를 운영할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자 직접 이 사건 식당을 운영하기로 한 것으로 보이고, C 및 D은 그 사업목적에 요식업이 없어 회사 명의로 식당을 운영할 수 없었기에 C의 상무인 G을 이 사건 식당의 대표자로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C의 자회사인 D이 이 사건 식당의 초기 리모델링 공사비 등을 부담하였고, 위 비용은 D이 G에게 대여한 것으로 회계 처리되었으며, 이 사건 식당의 경영이 부진하여 직원 급여를 지급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D에서 대여금 형식으로 G 명의 신한은행 계좌로 돈이 입금되어 그 돈으로 직원 급여가 지출되었다. 나아가 G은 이 사건 식당의 대표자로 등록되어 있는 동안 위 식당에 관하여 자신의 비용을 지출한 바 없고, 손해를 입거나 수익을 얻은 바도 없으며, 위 식당을 운영하는 동안에도 C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았다.
관련 형사사건에서, G은 'G이 개인적으로 투자한 것은 없고, C가 이 사건 식당에서 투자금을 회수하려고 하다 보니 매니저를 통해 지시하고 관여도 했었다', 'G은 개인적으로 손해나 수익이 없었다', '이 사건 식당 직원의 근태관리 문서작업, 직원 임금계산은 C의 관리부에서 한다'라는 내용으로 진술하였다. 또한, 이 사건 식당의 매니저였던 H는 '이 사건 식당 내에서 G과 피고를 둘 다 사장이라고 불렀다'라고 진술하였고, 이 사건 식당의 주방 실장이었던 I는 'G은 실질적인 운영자가 아니고, 대표로만 되어 있었으며, 실질적인 대표는 C 대표인 피고이다'라고 진술하였으며, 이 사건 식당의 과장이었던 J는 G이 이 사건 식당을 실제로 운영하였는지 묻자 'G은 명의만 되어 있고, 피고가 실소유주로 금전적·사무적인 관리를 한다'고 진술하였다.
G이 H에게 이 사건 식당의 운영을 일임함에 따라 H가 이 사건 식당의 매니저로서 매장, 음식, 식자재 관리 업무를 총괄하였는데, 원고는 H가 아닌 피고의 처에게 전화하여 근로시간 등 이 사건 식당에 관한 불만을 이야기하였고, 이에 피고의 처가 H에게 전화하여 원고의 불만 사항을 들어보라고 말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원고는 G이나 H가 아니라 C 측이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G이 관련 형사사건에서 'G 자신이 이 사건 식당의 사업자등록을 하고 실제 운영하였으며,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 체불되면 사용자로서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 원고가 2018. 10. 10. G과 사이에서 이 사건 식당의 대표자 G을 사업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이후에도 위 G을 사업주로 하여 다수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되나, 근로기준법상 임금 등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할 때에는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는바, 위와 같은 사정은 C가 이 사건 식당의 실질 사업주에 해당한다는 판단에 별다른 방해가 되지 않는다.
피고의 임금 등 지급의무 여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사용자"에 대한 정의로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역시 제2조 제2호에서 "사용자"를 같은 의미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는 사용자가 법령이 정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할 경우 징역형 또는 벌금형에 처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사용자의 개념을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 경영 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는 노동현장에 있어서 위 각 규정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에 있는 것이므로(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도813 판결 취지 참조),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의 "사용자"개념에 사업 경영 담당자 등이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사업 경영 담당자 등이 위 각 규정에 따른 형사상 책임을 부담하는 것에서 나아가 민사상 임금 등의 지급의무까지 부담하는 근로계약상 당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앞에서 인정한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임금 등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자는 이 사건 식당의 실질 사업주인 C이고, C의 대표이사로서 사업 경영 담당자인 피고는 그 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노호성(재판장) 황기선 이상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