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5. 8. 21. 선고 2015노9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1)

N, O은 피고인의 직접적인 지휘, 감독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업무집행을 하던 자들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사업경영담당자에 해당한다. 즉, N는 원래 주식회사 L(이하 'L'라 한다)와 파트너 사업체인 주식회사 Z(이하 'Z'이라 한다)의 대표였는데, Z이 폐업을 하면서 일시적으로 L에 들어오게 되었다. L는 사실상 한 지붕에 2개의 별도 사업 조직이 병존하게 되었고 N는 L에서 운영 및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사용자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한편, O은 'T'라는 브랜드의 지분 소유권자로 L와 사업제휴를 하고 주식회사 M(이하 'M'라고 한다)를 설립한 자로, M의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역시 근로자가 아니다.

2)

피고인은 이 사건 임금체불에 관하여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여 최선을 다하였으므로 피해 근로자들에게 보수를 지급하지 못한 부분에 대하여는 범의가 없거나 책임을 지울 수 없는 사정이 존재한다.

3)

설사 N가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고인에게 책임이 있더라도, N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은 아래와 같이 공제되어야 하므로 체불금액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은 46,348,720원이 아니라 18,379,670원이다.

①

피고인은 2013. 11. 7. 100만 원, 2014. 4. 9. 50만 원, 합계 150만 원을 N에게 지급하였으므로 이를 공제하여야 한다.

②

N가 분실한 L 소유의 핸드폰 비용 1,061,870원을 공제하여야 한다.

③

N가 개인 부채를 갚기 위하여 횡령한 200만 원을 공제하여야 한다.

④

N의 L 입사일은 2012. 4.이 아니라 2012. 6.이므로 2012. 4.과 5.분 임금 7,178,280원과 근무기간이 잘못 계산됨으로 인한 퇴직금 차액 420만 원, 합계 11,378,280원 역시 공제되어야 한다.

⑤

L가 N의 부인과 딸 명의로 실제 지급한 금액 12,028,900원 역시 공제되어야 한다.

4)

위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되어야 할 것임에도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선고형(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원심은 N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실체적 경합관계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동일한 퇴직 근로자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과 퇴직금을 주지 않은 것은 행위의 단일성과 동일성을 충족하고 있어 1개의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그 죄수 관계는 관련 법리에 비추어 형법 제40조에서 정하는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를 실체적 경합관계로 본 것은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나.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N, O이 근로자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N는 L의, O은 M의 각 근로자임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N는 L 소속으로 2012. 4. 1.부터 2013. 6. 30.까지 관리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직책은 비등기 전무이고, 지분도 없으며, 근로자가 맞다. 피고인이 대표이사로서 N의 채용 및 월 임금을 결정하였다', 'O은 M 소속으로 현장교재 배송, 납품 등 결제대금 제반업무를 해오던 것으로 확인하였으므로 근로자로 인정한다'고 진술하였다.

②

M의 대리인 Q도 수사기관에서, 'O은 L와 T 상표권자 AA와 체결한 상표권양수도계약과는 별도로 2013. 3. 2.부터 2013. 5. 31.까지 M에 입사하여 교재제작 및 납품업무를 담당하였다. O은 현장근무직으로서 N의 지시를 받아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관리감독을 받았다'라고 진술하였다.

③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들과 이 사건 기록에 의하더라도, N와 O이 L 또는 M의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인 피고인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

2)

피고인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므로 범의 내지 책임이 없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단순히 회사가 어렵다는 사유를 이유로 하여 임금 내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체불하는 것에 대하여 사용자가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다만, 사용자가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그러한 사유는 이 사건 근로기준법 위반 범죄의 책임조각사유가 된다고 할 것이나(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도813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제출한 증 제7호증 진술서와 이 사건 기록을 보더라도 피고인에게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에 관하여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는 보이지 아니한다. 피고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공제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의 위 주장도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모두 이유 없다.

가)

2013. 11. 7. 100만 원, 2014. 4. 9. 50만 원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위 150만 원은 N의 퇴직일인 2013. 6. 30.로부터 14일이 지나서 각 지급한 것으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성부와는 관련이 없다.

나)

핸드폰 분실 비용과 횡령 금액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N에 대하여 핸드폰 분실 비용과 횡령 금액에 대한 손해배상채권 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N의 임금 내지 퇴직금에서 위 채권액이 당연히 공제된다고 볼 근거를 찾을 수 없다. 민사상 상계 등을 통한 정산의 문제는 별론으로 하고 14일 이내에 임금 및 퇴직금을 미지급하여 성립한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과는 관련이 없다.

다)

입사일자 차이로 인한 임금 및 퇴직금 차액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수사기관에서 N는 2012. 4. 1.부터 L에서 근무하였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도 이를 인정한 바 있다. 피고인이 제출한 증 제8호증과 Q의 증언만으로는 이를 뒤집고 N의 입사일이 2012. 6. 1.이라고 보기 부족하다.

라)

N 가족 명의로 지급된 금액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N에 대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합계는 46,348,720원이라고 인정한 바 있고, 위 금액을 산정할 당시 N가 가족 명의로 지급받은 금액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

3.

결론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