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1. 8. 12. 선고 2020노117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D는 형식적으로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의 직원으로 등재되어 있었을 뿐, 실질적으로 피고인은 D 및 D의 남편 L과 동업 관계에 있었으므로, D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성립할 수 없다.

나.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핀다.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 사실오인 주장과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먼저 피고인과 D가 동업관계에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C은 실내건축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설계 및 디자인 업무의 중요성이 높은 회사이다. 이에 피고인은 설계 및 디자인 경력이 많고 여러 거래처와의 인적 관계도 풍부한 D를 C에 영입하였고 그 과정에서 D에게 매월 600만 원의 고정적인 급여 외에도 여러 혜택(C의 지분 10% 이전, 미국 가족 방문을 위한 1~2개월 가량의 근로 제공 면제, 수주 관련 성과급 제공)을 부여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피고인은 D와 동업 관계에 있었다고 주장하나, 동업은 수익과 손실의 분배를 본질로 한다. 그런데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D는 위와 같이 고정적인 급여와 성과급을 지급받았을 뿐, 피고인과 수익․손실을 분배하기로 하지는 않았으므로, 피고인과 D가 동업 관계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인이 D에게 부여하였던 여러 혜택은 피고인이 D를 C에 영입하기 위하여 제시한 근로조건의 일부로 보일 뿐이다.

나)

피고인의 최초 수사기관 진술과 D 및 D의 동료 근로자들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D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1일 8시간씩 주 5일을 C의 사무실에 출근하여 업무를 수행하였다. 또한, D가 설계 및 디자인 업무에 관한 총괄적인 권한을 갖고 있기는 하나, 이는 중간관리자로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에 불과하였을 뿐, 업무의 최종적인 결정 권한은 C의 경영을 총괄하는 피고인에게 있었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D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인 피고인으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D에게 다른 근로자들보다 더 많은 권한과 자율성을 갖고 있기는 하였으나, 그렇다고 하여 D가 피고인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 독자적인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

D는 C이 수주한 설계 및 디자인 업무만을 수행하였고, 영업 활동 또한 오로지 C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 D가 C과 별개의 지위에서 독자적인 업무를 수행한 사실은 없고, 그 업무 수행 과정에서 C이 제공하는 각종 비품 및 차량 등을 사용하였으며, 업무 특성상 D가 제3자를 통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즉, D는 근로기간 동안 C에 전속하여 업무를 수행하였고, C과는 별개의 독립적인 지위에 있지 않았으며, D가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라)

그 밖에 피고인은 D에게 지급하는 급여에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고, D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4대 보험에 가입하여 그 보험료를 납부하기도 하였다.

마)

D의 업무는 크게 ① C이 수주한 설계 및 디자인 업무와 ② C의 수주를 위한 영업 활동으로 구분되었는데, 위 ② 영업 활동과 관련해서는 D의 남편인 L이 D와 동일한 지위에서 일부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는 피고인의 동의에 따라 이루어진 것인 점, D의 영업 활동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성과급이 지급된 점, D가 지급받은 고정적인 급여는 주로 ① 설계 및 디자인 업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을 갖는 것으로 보이고, 적어도 위 설계 및 디자인 업무에 관해서는 D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D의 근로자성을 부인할 수는 없다.

바)

D가 2015. 8.경부터 2016. 6.경까지는 600만 원의 급여 중 15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급여를 급여 명목이 아닌 거래대금 명목으로 지급받기는 하였으나, 이는 D의 소득을 노출하지 않기 위한 D의 요구에 따른 것일 뿐, 그 실질이 거래에 따른 대가가 아니라 급여임이 분명한 이상 위와 같은 사정 역시 D의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사정이 될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지급하지 않은 임금의 합계액이 35,417,228원으로 적지 않다.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서야 피해 근로자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으로 32,000,000원을 지급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이전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다(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기는 하나 이는 이 사건 범행 이후의 처벌전력이다). 피해 근로자는 당심에서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제출하였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에 이른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이후의 정황 등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