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5. 31. 선고 2021가단20515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C은 ‘B’라는 상호로 심리상담 등을 업으로 하는 개인사업체(이하 ‘이 사건 업체’라고 한다)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2020. 3. 6. 피고 회사가 설립되면서 이 사건 업체의 영업을 포괄적으로 양수하였고, D(C의 남편이다)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나.

원고는 C의 동생으로 2017년경 C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하였고, 이 사건 업체의 운영팀 직원으로 근무하였다.

다.

원고는 2020. 2. 4. 일부 상담전문가가 동석한 회의 자리에서 C이 원고에게 한 대우에 관하여 C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낭독문(이하 ‘이 사건 낭독문’이라 한다)을 읽었다. 이에 대하여 C은 2020. 2. 5. 원고에게 ‘2020. 2. 4. 미팅 이후 원고와의 신뢰가 무너지고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하여, 2020. 2. 5. 해고를 통보하고, 30일 이후인 2020. 3. 5.까지의 임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해고 예고 메일(이하 ‘이 사건 해고 예고 통지’라 한다)을 보냈다.

라.

원고는 C과 2020. 3. 2.까지의 협의를 통하여 2020. 3. 9.부터 미사용 연차 15일을 모두 사용한 2020. 3. 27.자로 근로관계를 종료하기로 합의하였고(이하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라 한다), 이에 C은 이 사건 업체를 사업장으로 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상 실신고를 하면서 원고의 고용보험 상실사유를 ‘경영상 필요에 의한 권고사직’으로 신고하였다.

마.

피고 회사는 2023. 6. 5. 해산결의를 하였고, 2023. 8. 21. 청산종결등기를 마쳤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13,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13, 14,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1)

원고

원고는 C으로부터 해고를 당한바,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도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당한 사유도 없는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27개월의 임금 85,05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회사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원고와 C 사이의 합의에 의한 것이므로 해고라고 볼 수 없다. 설령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를 해고로 판단하더라도 그 당시 이 사건 업체는 5인 미만의 사업장으로 근로기준법 제11조에 의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및 같은 법 제27조의 규정 등 해고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부적법한 해고라고 할 수 없고, 원고와 고용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하다고 할 것이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나.

피고 회사가 원고와 C 사이의 근로관계를 승계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자가 영업양도일 이전에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된 경우 양도인과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여전히 유효하고, 해고 이후 영업 전부의 양도가 이루어진 경우라면 해고된 근로자로서는 양도인과의 사이에서 원직 복직도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므로, 영업양도 계약에 따라 영업 전부를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이전받는 양수인으로서는 양도인으로부터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원칙적으로 승계한다. 영업 전부의 양도가 이루어진 경우 영업양도 당사자 사이에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된 근로자를 승계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근로관계의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으나, 그러한 특약은 실질적으로 또 다른 해고나 다름이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유효하고, 영업양도 그 자체만으로 정당한 이유를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0. 11. 5. 선고 2018두54705 판결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피고 회사가 설립되기 전 C은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 확정짓고 있었고, 피고 회사는 C이 운영하던 이 사건 업체의 영업을 양수하면서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승계하지 아니하기로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 사유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C이 한 해고의 적법성 여부에 따라 피고 회사는 C에 대한 임금 또는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하게 될 수 있는바, 아래에서는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다.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다고 할지라도, 사직의 의사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 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는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1991. 7. 12. 선고 90다1155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C이 원고의 고용보험 등 4대 보험 상실 사유를 ‘경영상 필요에 의한 권고사직’으로 신고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갑 제12, 17, 19호증, 을 제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원고의 이 사건 낭독문 발표 후 C은 2020. 2. 5. 원고에게 30일 후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이 사건 해고 예고 통지를 한 사실, ② 원고는 동료이던 E에게 이 사건 해고 예고 통지 이후에도 근로관계를 지속하고 싶다는 의견을 표시하였으나, C은 위 해고 예고 통지에 의하여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 확정지은 상태였고, 원고와 C은 원고의 미사용 연차를 고려하여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일을 2020. 3. 27.로 정하였을 뿐인 점, ③ 원고가 미사용 연차를 사용하고 퇴직한다고 했을 당시 C의 해고에 관한 의사가 철회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을 찾기 어려운 점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 사유는 C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진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 회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이 사건 해고 당시 이 사건 업체가 5인 이상의 사업장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0다296819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5 내지 7, 13호증, 을 제2, 3, 5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해고 당시 이 사건 업체가 5인 이상의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가)

이 사건 업체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들은, 심리상담사들과 내담자들 사이의 상담 일정을 조율하며 심리상담사들의 상담활동을 지원하는 운영팀 직원들과 내담자들을 만나 실제로 심리상담 활동을 수행하는 심리상담사들로 나뉜다.

나)

피고 회사는 이 사건 해고 당시 이 사건 업체의 운영팀으로 주중에는 정규근로자 2명(원고와 E)과 단기간 근로자 1명, 주말에는 단기간 근로자 1명이 근무하였다는 사실을 자인하고 있고, 이외 운영팀에 다른 근로자가 근무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C과 이 사건 업체 소속 심리상담사들 사이에 ‘근로계약서’(갑 제5호증)라는 명칭의 계약서가 작성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① 근로계약기간이 공란으로 되어 있는 ‘근로계약서’가 다수 존재하고 있는 점, ② 일부 ‘근로계약서’는 이 사건 해고로부터 약 6개월에서 2년 6개월 전에 작성된 것들인 점, ③ 이에 따라 이 사건 해고 당시 C과 심리상담사들 사이에 그 ‘근로계약서’의 효력이 지속되고 있었는지 불명확한 점, ④ 위 ‘근로계약서’에 ‘해고’, ‘근무성적 평가’ 등 전형적인 근로계약관계에서 사용되는 용어들이 사용되기도 하였으나,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심리상담사들과 아래와 같이 ‘프리랜서 계약서’가 작성된 심리상담사들 사이에 노무제공 관계의 실질이 다르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C과 사이에 ‘근로계약서’라는 명칭의 계약서를 작성한 심리상담사들이 이 사건 업체의 근로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라)

나아가 ① 이 사건 업체 소속 일부 심리상담사들은 C과 ‘프리랜서 계약서’라는 명칭의 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하였는데, 위 계약서의 내용만으로는 C이 소속 심리상담사들의 상담활동에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이 사건 해고와 가까운 설 연휴에 일부 심리상담사들은 내담자에게 상담을 제공하였고, 일부는 설 연휴에 상담을 제공하지 않는 등 출·퇴근 내지 상담일정을 소속 심리상담사가 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업체의 소속 심리상담사들이 내담자와의 상담 일정과 그 상담 비용의 금액이나 납부 방식에 관하여 정한 후 이 사건 업체의 운영팀 근로자들에게 통지하고 있는 점, ④ 이 사건 업체가 제공한 이벤트의 구성이나 내용 등을 소속 심리상담사들이 주도하여 설계하고 있었던 점, ⑤ 이 사건 업체의 소속 심리상담사들은 매월 고정급이 아닌 자신의 상담 건수에 비례하여 사업소득을 받아왔는데, 이러한 보수가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적 성격이라고 보이지는 아니하며, 상담 건수에 따라 그 위험을 소속 심리상담사들이 스스로 부담하고 있다고 보여지는 점, ⑥ 이 사건 업체의 소속 심리상담사들은 이 사건 업체 내지 피고 회사에 전속되어 있지 아니하고, 이 사건 해고 당시 이 사건 업체의 고용보험 등 4대 보험 자격자는 2인(운영팀 근무자)으로 고지되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C과 이 사건 업체 소속 심리상담사들 사이의 계약이 근로계약의 실질을 가진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업체는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이 사건 업체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 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에 의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7조에 따른 해고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마.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여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근로계약 당시 “이 계약에 정함이 없는 사항은 근로기준법령에 의함”이라고 정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업체의 상시근로자의 수가 5명 이상이 아니더라도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규정이 적용된다. 그런데 C은 근로기준법 제23조에 따른 해고 등의 제한 및 제27조에 따른 해고에 관한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않고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다.

2)

관련 법리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다툼이 있어 계약내용에 관한 서면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2. 13. 선고 2017다275447 판결 등 참조).

3)

구체적 판단

가)

원고가 C과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원고와 C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가 제출된 적은 없다. 그러나 원고는 2019. 9.경 급여를 인상하면서 직장동료인 E과 동일한 양식의 근로계약서(갑 제9호증, 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다고 주장하고, 피고 회사는 이에 대하여 달리 다투고 있지 아니하다.

나)

갑 제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기타 항목으로 “이 계약에서 정함이 없는 사항은 근로기준법령에 의함”이라는 문구(이하 ‘이 사건 문구’라 한다)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문구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7조에 따른 해고제한규정 등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는 근로기준법령의 규정들까지 모두 적용하기로 하는 의미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전체적인 형식 및 문구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요구되는 최소한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하여 상당수의 사업장에서 표준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②

이 사건 문구의 문언을 그대로 따르더라도,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른 일부 규정만이 적용된다’는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의 적용을 배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이 사건 업체는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함에도 추상적인 내용의 이 사건 문구 기재만으로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에서 정한 상시 4명 이하 사업장에 적용되는 근로기준법 규정을 초과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7조에 따른 해고제한 등 제반 규정을 전면적으로 적용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나 동기를 찾기 어려우며, 원고가 C과의 사이에 근로기준법의 제반 규정이 모두 적용되리라고 기대하거나 신뢰할 만한 특별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4)

따라서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7조에 따른 해고제한 규정이 적용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바.

이 사건 해고의 효력에 관한 판단

1)

근로기준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나(제11조 제1항),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제11조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중 해고에 정당한 이유를 요구하는 제23조 제1항,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규정한 제27조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으므로,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체결된 고용계약의 해지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의 위 조항이 아니라 민법의 고용 조항이 적용된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다1418 판결,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1다9800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민법상 고용계약의 경우에는, 고용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다(민법 제660조 제1항).

2)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갑 제9,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근로개시일만 기재되어 있을 뿐, 별도의 근로기간 만료일이 정해지지 아니한 점, ②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별도의 해고제한의 특약이 기재되어 있지도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C은 민법 제660조 제1항에 의하여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적법·유효하다.

3)

설령 원고와 C 사이의 근로계약에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20호증, 을 제15,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에 부득이한 사유가 존재한다고 보이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민법 제661조는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있는 때에는 각 당사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유가 당사자 일방의 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상대방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부득이한 사유'라 함은 고용계약을 계속하여 존속시켜 그 이행을 강제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경우를 말하고, 고용은 계속적 계약으로 당사자 사이의 특별한 신뢰관계를 전제로 하므로 고용관계를 계속하여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신뢰관계를 파괴하거나 해치는 사실도 부득이한 사유에 포함되며, 따라서 고용계약상 의무의 중대한 위반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에 포함된다(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다51675 판결,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1다98006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낭독문에 의하면, 원고와 C의 갈등은 E과의 급여 차등 및 C의 지시 내지 개인적인 발언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이는바, ① 직원의 급여는 사업주가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재량이 있다고 할 것이고, E과의 근로계약 체결 당시 C이 E에게 원고보다 높은 급여를 제시한 사정이 있더라도 그러한 차이가 차별적인 대우에까지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C은 E과의 근로계약 체결 이후 곧바로 원고의 급여도 E과 동일한 수준으로 인상해주었다는 점, ② 원고와 C의 갈등은 이전부터 있어왔던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는 C과의 갈등을 ‘갑의 을에 대한 폭력’으로 규정하고, 운영팀과 별개의 이 사건 업체 소속 심리상담사들을 불러 당사자 간의 분쟁을 공개적으로 폭로하였던 점<2>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낭독문으로 인하여, 원고와 C 사이의 특별한 신뢰관계가 깨어졌다고 볼 수 있다.

다)

나아가, ① 이 사건 업체는 당시 대표인 C이 운영하던 심리상담센터로 규모가 영세한 소규모 업체였던 점, ② 프리랜서 상담사가 이 사건 업체에서 상담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 업체를 운영하는 대표의 평판 내지 신뢰관계가 사업을 지속하는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에 부득이한 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4)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적법·유효하므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로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관형

각주1) 원고는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를 구하다가 제10차 변론기일에서 주위적 청구를 취하하였다.

각주2) 이에 대하여 원고는 C이 이 사건 낭독문 낭독 당시의 미팅을 소집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낭독문(갑 제14호증)에는 ‘일단 제가 이 자리를 마련한 이유’. ‘선생님들을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라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바,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