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손해사정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였던 사람들이다.
피고의 취업규칙 개정
피고는 2016. 1. 1. 취업규칙 제33조를 아래와 같이 개정하였다.
피고는 2016. 10. 1. 취업규칙 제33조를 아래와 같이 개정하였다(이하 취업규칙 제33조 제2항을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시행
피고는 2016년 10월경 임금피크제 직무 및 평가 운영기준을 만들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주요 내용은 [별지2] 임금피크제 운영기준에 기재된 것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취업규칙의 무효
이 사건 취업규칙은 아래와 같은 하자가 있어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개정절차의 하자
피고는 2016. 1. 1. 취업규칙을 개정하여 근로자들의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한 후 같은 해 10월 1일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들의 근무기간 동안 임금을 임의로 삭감할 수 있도록 이 사건 취업규칙을 개정하였다. 피고는 이와 같이 이 사건 취업규칙을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내용으로 개정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2>에 따라 취업규칙을 개정하기 전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었어야 한다. 그러나 피고는 근로자들 중 일부에 대하여 간담회와 공청회를 개최한 후 형식적으로 근로자들의 서명을 받아 이 사건 취업규칙을 개정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취업규칙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을 위반하여 개정된 것으로 효력이 없다.
취업규칙의 내용상 하자
고령자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위반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3>는 사업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을 개정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만 55세 이상 근로자들의 임금과 만 55세 미만 근로자들의 임금을 차별 지급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취업규칙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를 위반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
근로기준법 제6조 및 민법 제103조 위반
원고들을 비롯한 만 55세 이상의 근로자들과 만 55세 미만의 노동자들은 피고에 동일한 가치의 노동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을 개정하여 오직 연령만을 이유로 각 근로자들의 임금을 차별 지급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취업규칙은 근로기준법 제6조<4>에 규정된 균등처우원칙을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위반한 것으로 민법 제103조에 따라 효력이 없다.
금전지급 주장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 및 부당이득 반환청구권의 성립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의 성립
피고가 무효인 이 사건 취업규칙에 근거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만 55세 이상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삭감 지급한 것은 고의·과실로 인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부당하게 삭감하여 지급한 임금·수당·성과가급 등의 합계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상하고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부당이득 반환청구권의 성립
원고들은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 전후 피고에게 동일한 노무를 제공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을 개정한 후 무효인 취업규칙에 근거하여 원고들에게임의로 삭감한 임금을 지급하였다. 이로 인해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삭감 지급한 임금 상당액의 이득을 취득한 반면, 원고들은 같은 금액에 해당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삭감 지급한 임금·수당·성과가급 등의 합계에 해당하는 금액을 반환하고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들의 손해액 및 피고의 이득액
원고들의 손해액 및 피고의 이득액은 원고들이 이 사건 취업규칙을 적용받은 때로부터 퇴직할 때까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임금 합계액과 이 사건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않았을 경우 지급받을 수 있던 임금 합계액의 차액이다. 그 금액은 원고별로 [별지1] 청구내역표의 '청구금액' 란에 각 기재된 금액과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금액을 각 배상·반환하고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이 사건 취업규칙의 효력
개정절차의 하자 여부
이 사건 취업규칙이 불이익하게 개정되었는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때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이란 종전 취업규칙의 보호영역에 따라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가리킨다(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0다219928 판결,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다28078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1다42301 판결, 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8다255488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면서 원고들이 만 55세부터 업적평가에 따라 만 54세 말일의 계약연봉 기준 50~90%의 임금만을 지급받게 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을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취업규칙이 종전 취업규칙과 비교할 때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와 달리 볼 사정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이른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정년연장 없이 기존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정년을 보장해 주는 것을 전제로 정년퇴직 전 일정 기간 임금을 감액하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와 구별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르면, 피고의 근로자들은 기존 정년인 55세까지의 임금은 전혀 삭감받지 않고, 오히려 정년이 연장된 55세에서 60세까지 새로운 임금제도를 적용받게 되었다. 그 결과 피고의 근로자들은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5년간 종전에는 지급받을 수 없던 연봉을 지급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다.
㈏ 원고들은, 피고가 2016. 1. 1. 취업규칙을 개정하여 먼저 근로자들의 정년을 60세까지로 연장하였고, 같은 해 10월경 이 사건 취업규칙을 개정하여 임금피크제를 실시하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취업규칙은 피고 근로자들의 연장된 근로기간 동안 임금을 삭감하는 내용으로 불이익하게 개정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는 고령자고용법이 근로자들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내용으로 개정되자 2014. 4. 10.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대응안을 마련하였고, 2016. 1. 1. 근로자들의 정년을 연장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개정하면서 취업규칙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규정을 삽입하였다. 이와 같은 피고 취업규칙의 개정 경위 및 내용 등을 고려하면, 피고는 정년 연장에 대응하기 위해 2014년경부터 2016. 10. 1.까지 일련의 절차를 거쳐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으로 보이므로, 양 취업규칙 개정 사이에 일정한 시간 간격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 연장과 무관하게 근로자들의 임금을 직접 삭감하는 내용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 구 고령자고용법(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된 고령자고용법 제19조는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제1항).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제2항)」 라는 취지로 개정되었고, 위 규정은 2016. 1. 1. 시행되었다. 피고 근로자의 정년 연장이 이와 같은 구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른 결과로 보이기는 하나,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피크제 적용기간 중 피크임금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받는 점에만 초점을 맞추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피고 근로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개정 전 취업규칙에 의하면 피고 근로자들이 정년인 55세 이후에는 근무할 기회 자체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55세 이후에도 그 이전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받으면서 근무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개정 전 취업규칙의 보호영역에 따라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취업규칙의 개정 절차가 위법한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으며, 그 동의의 방법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 여기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라 함은 사용자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사용자측이 단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사용자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참조).
판단
을 제6에서 12, 20에서 2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취업규칙은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의견 집약과 취합 과정을 거쳐 개정된 것으로 볼 것이므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취업규칙이 원고들에게 불이익한 내용으로 개정되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는 그 개정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것이다.
㈎ 피고는 2016. 8. 23. 노사협의체인 O에서 근로자위원들에게 임금피크제에 관한 피고 측 계획안을 설명하였고, 근로자위원들과 이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였다. 또한 피고는 같은 달 26일 근로자위원들에게 다시 임금피크제 계획안을 설명하였고, 근로자위원은 1961년부터 1963년생까지의 근로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그 이후 피고는 2016. 9. 1. 수도권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실시한 것을 포함하여 2016년 9월경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비록 피고가 피고의 모든 근로자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임금피크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지는 않았으나,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규모, 피고가 설명회, 공청회 등을 개최한 방법, 형식 및 빈도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보상부장, 센터장, 선임직원 등을 상대로 먼저 설명회를 하고 이를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전달하도록 한 것은 충분한 의견 교환 및 취합 방법으로 보인다.
㈏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개최한 공청회 관련 자료에는 임금피크제의 기준일, 적용대상, 성과연동 기준율, 적용대상자의 직무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피고의 관리자급 직원인 P, Q, R은 「인사팀에서 취업규칙 개정 과정에 직원들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각 직원들이 임금피크제를 이해하고 그 내용에 동의할 수 있도록 절차를 거칠 것을 요청하였다. 피고는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관련 내용에 대해 논의하여 자발적으로 동의서에 서명하도록 지침을 주었고, 본인들은 센터 직원들을 한자리에 모아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 설명하였다」는 취지의, 피고의 실무자급 직원인 S, T, U 역시 「취업규칙 개정 과정에서 당시 센터장이 새롭게 도입되는 임금피크제에 대하여 설명하였다」는 취지의 각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각 사실확인서의 내용을 고려하면, 피고는 직·간접적인 방법으로 피고의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정보를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전달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 피고는 2016. 9. 23.부터 같은 달 27일까지 부서별로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근로자들의 동의서를 받았고, 피고가 그 과정에서 관리자들에게 보낸 공문에는 「부장/센터장/팀장은 임금피크제에 대한 내용을 충분히 공유해 직원이 해당 내용을 충분히 숙지한 후 자유의사에 따라 동의서 작성을 할 수 있도록 진행하길 바란다」 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의 근로자들은 앞서 본 설명회, 공청회 등의 동의절차를 거치면서 이 사건 취업규칙의 개정에 대해 이해하고 의견을 교환할 기회를 부여받았고,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에 1,352명 중 977명(약 72%)이 동의함으로써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상당한 공감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들 중 일부가 작성한 각 사실확인서(갑 제30호증, 가지번호 포함) 내용에 따르면, 근로자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받지 못한 채 피고의 지시에 따라 취업규칙 개정 관련 동의서에 서명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의 근로자들 중 일부가 「취업규칙 개정 당시 동의서류에 별다른 설명 없이 서명하라는 업무지시가 있어 위 서류에 서명하게 되었다. 임금피크제에 대한 설명을 들은 바가 없고, 부서 직원들이 모여 찬반회의도 거친 사실이 없다」 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실확인서의 내용은 피고가 시행한 여러 설명절차와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취업규칙 변경 동의서에 기재된 「근로조건 변경내용에 관하여 피고의 설명을 충분히 듣고 확인하였다」 라는 문구에도 반하여 그대로 믿기 어렵다.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취업규칙의 연령차별금지원칙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2008. 3. 21. 법률 제8962호로 개정된 구 고령자고용법(이하 '구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은 제4조의4를 신설하여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훈련(제3호), 배치·전보·승진(제4호), 퇴직·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연령차별을 당한 사람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에 그 내용을 진정할 수 있다(제4조의6 제1항).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구제조치 등의 권고를 받은 사업주가 정당한 사유 없이 권고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등 일정한 경우에 고용노동부장관은 해당 사업주에게 시정명령을 할 수 있고(제4조의7 제1항), 시정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아니하는 자에게는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제24조 제1항). 한편 모집·채용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한 사업주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23조의3 제2항). 이와 같은 규정들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구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 을 제15에서 19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고령자고용법 등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고령자고용법은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 개정되면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제19조),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제19조의2)는 취지의 규정을 두었다. 이는 정년 연장이 의무화되면서 사업주의 재정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에 따른 기존 인력의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5> 참조),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일부 개정된 것)에 제28조의2<6>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고 있고, 특히 고용보험법령은 임금피크제 등으로 인해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될 수도 있음을 예상하고 있었다.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임금피크제는 고령 근로자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도입된 것으로, 고령 근로자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 또는 보장하여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다. 피고도 고령 근로자에 대한 인건비 부담을 완화할 뿐만 아니라, 고령인력의 적체현상으로 인한 신규인력 채용의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원고들은, 피고가 오직 인건비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만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을 제5호증 중 2면에 따르면, 피고가 파악한 정년연장의 문제점에는 '신규채용 위축'이 포함되어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에 대한 정년 보장을 목적으로 하면서 동시에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으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인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갖는다. 따라서 비록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직원들에게 종전의 정년인 만 55세까지는 기존 임금체계에 따른 임금을 그대로 지급하고, 정년이 연장된 5년의 기간에 한하여 성과에 따라 만 54세 말일 기준 계약 연봉의 50~90%를 각 지급하는 내용으로,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대한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기존 정년인 만 55세까지의 근무로 인한 임금이 삭감되지 않으면서 만 55세 이후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과 비교하여 실질적인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르면, 원고들은 업무 성과가 높을 경우 임금 중 10%만 감액받을 수 있었고, 원고들이 지급받은 연봉의 실질감액률은 27.8%에 불과하였다.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구 고령자고용법이 시행된 2016. 1. 1. 이후 도입되었으므로, 이를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가 아닌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고령자고용법의 시행에 따른 정년연장에 대응하기 위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여 연장된 정년 기간 동안의 임금제도를 신설하였으므로, 임금피크제의 도입과구 고령자고용법의 개정 시기가 일부 겹친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기존의 정년을 유지하면서 일방적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내용의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와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다.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 및 감액된 재원의 사용처
이 사건과 같이 정년연장에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한 직후인 2016년 11월 100명의 근로자를 신규 채용하였고, 2017년 143명, 2018년 125명을 각 신규 채용하는 등 그 채용 규모를 크게 줄이지 않아, 임금 감액에 따른 재원을 신규 채용에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들을 포함한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의 직무를 대물보상 직무로 일원화하여 그 직무 부담을 경감하였고, 2021년경에는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근로자들의 평가체계를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지 않는 근로자들의 평가체계보다 유리하게 변경하여 업무평가에 대한 부담도 최소화하였다. 나아가 피고는 2021년과 2022년에는 정년퇴직을 앞둔 근로자들에게 진로설계교육을 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취업규칙의 근로기준법 등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원고들이 만 55세 미만의 근로자들과 동일한 노동을 하였는데도 피고가 오직 연령만을 이유로 원고들에게 만 55세 미만의 근로자들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이는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원칙과 민법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대상조치에 따라 대물보상업무만을 수행하게 되었으므로, 원고들과 만 55세 미만의 근로자들이 수행하는 업무가 완전히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그 도입 목적, 경위, 절차의 적법성, 내용의 상당성 등의 측면에서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되고, 원고들과 같은 시기에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지 않는 만 55세 미만의 근로자도 향후 적용 연령에 도달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게 되므로, 이들보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 이미 그 적용연령에 도달한 근로자가 더 불이익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민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
이 사건 취업규칙에 원고들이 주장하는 개정절차 및 내용상의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금전지급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취업규칙에 원고들이 주장하는 무효사유가 있음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들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주장 및 부당이득 반환 주장은 그 손해액과 이득액의 각 범위 및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태일(재판장) 송효섭 임현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