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3. 28. 선고 2022가합38079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원고의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정유, 석유화학, 윤활유 생산 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 소속 생산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로서, 피고의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조합원이다.

나.

원고의 임금지급청구소송 진행 경과

1)

피고의 2019. 7. 1.자 인사규정 중 상여금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피고는 인사규정 개정 전에는 짝수 달에 기본급의 100%를 상여금으로 지급하여 왔으나, 개정 후 2019. 7. 정기급여부터 매월 기본급 지급일에 기본급의 50%를 상여금으로 지급하였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20. 12. 28.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가합42456호로 피고를 상대로 매달 또는 짝수달에 지급되는 정기상여금(위 인사규칙 제52조 제1항 제1호)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재산정한 임금과 기지급 임금의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이하 '관련사건'이라 한다).

3)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22. 11. 24. 통상임금 산정 시 월 소정근로시간이 180시간이라고 보고, 원고가 지급을 구하는 미지급 임금 중 소멸시효가 도과되지 않은 금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피고가 서울고등법원 2022나2050909호로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다.

다.

피고의 단체협약 체결 및 취업규칙 개정

1)

피고는 위 관련사건 제1심 진행 도중인 2022. 11. 11. 이 사건 노동조합과 통상임금 등에 관하여 정한 '2022년 임단협 잠정합의서(1차)'를 작성하였으나, 조합원 투표에서 위 잠정합의서가 부결되었다.

2)

이후 피고는 2022. 12. 23. 이 사건 노동조합과 '2022년 임단협 잠정합의서(2차)'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라 한다). 이 사건 노사합의의 내용 중 통상임금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3)

이 사건 노사합의를 반영하여, 피고는 2022. 12. 28. 이 사건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이에 따라 2023. 1. 1. 취업규칙을 개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 그 중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단체협약 제36조 및 취업규칙 제44조의 변경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 사건 취업규칙은 2023. 5. 4. 다시 개정되었으나, 제44조의 내용은 변동이 없다).

가)

2022. 12. 28.자 단체협약

나)

이 사건 취업규칙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10호증, 을 제2, 5,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한 직권 판단

가.

관련 법리

확인의 소는 법적 지위의 불안 · 위험을 제거하기 위하여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 · 적절한 수단인 경우에 인정되고, 이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어서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다60239 판결,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다241249 판결 등 참조). 또한 확인의 소에 확인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는 직권조사사항이므로 당사자의 주장 여부에 관계없이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1. 7. 12. 선고 91다12905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다60239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

확인의 소의 대상은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에 대한 것이어야 하므로 확인의 소로써 일반적, 추상적인 법령 또는 법규 자체나 단체 내부규정의 효력을 다툴 수 없다(대법원 1992. 8. 18. 선고 92다13875, 13882, 13899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단체협약은 노동조합과 사용자인 피고 사이에 단체교섭의 절차를 거친 다음 일정 기간의 근로조건 등을 집단적으로 정한 협정을 체결하고 이를 쌍방이 서명 · 날인하여 서면으로 작성된 것으로서 단체협약의 당사자가 아닌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조합원인 근로자를 구속하므로(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제1항 참조), 이는 결국 피고와 피고 소속 근로자간의 근로관계를 결정하는 객관적 규범으로서 일반적인 효력을 가진다. 또한 취업규칙은 근로기준법이 그 작성을 강제하고 이에 법규범성을 부여한 일반 · 추상적인 단체 내부규정으로서 그 작성 · 시행으로 당연히 효력이 발생하고, 다만 취업규칙상 종전의 근로조건에 비하여 불이익하게 변경되었으나 근로기준법 제97조 제1항 단서의 동의를 얻지 못하였을 때에는 개정 전 규정의 적용을 받던 종전 근로자에게만 그 효력이 없을 뿐이다(대법원 1977. 7. 26. 선고 77다355 판결, 대법원 1992. 12. 22. 선고 91다4516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결국 일반적, 추상적 규범의 효력을 다투는 것일 뿐 원고의 구체적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므로, 독립한 소로서 그 무효의 확인을 구할 수 없다.

다.

이 사건 소 중 예비적 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

살피건대, ①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이 종전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 비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해당 근로자가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는 확인을 구하는 것은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대상으로 하는 것인 점, ② 취업규칙이 적법한 동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었다면 해당 근로자는 그 취업규칙이 자신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 배제 확인을 구할 수 있는 점, ③ 원고가 적용 배제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단체협약 제36조 및 이 사건 취업규칙 제44조는 법정수당의 산정 근거가 되는 통상임금과 관련된 규정으로서 피고는 위 각 규정에 기속되어 그에 따라 원고에게 법정수당을 지급하게 되므로, 원고의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점, ④ 원고가 향후 위 각 규정이 무효라는 전제 하에 부당하게 감소된 임금에 대하여 그 지급을 구하는 소를 개별적으로 제기할 수도 있지만, 위 각 규정에 따른 임금 지급 시마다 이행소송을 제기하게 하는 것은 소송경제적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고, 분쟁의 근본적인 해결 수단이 될 수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단체협약 제36조 및 이 사건 취업규칙 제44조의 적용 배제의 확인을 구하는 것은 앞으로 예상되는 분쟁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유효 ·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므로,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원고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절차상 하자 인정 여부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노사합의는 단체협약 절차에 관한 노동조합 내부규약을 위반하고,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그 대표권을 남용하여 체결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 이 사건 노동조합규약 제45조 제1항, 제16조 제1항에 의하면 임금 및 단체협약(안)은 총회 의결을 얻어 확정하여야 하고, 총회에 부의할 사항은 총회 개최일 7일 전까지 공고하여야 한다. 이 사건 노동조합의 대표 소외 D은 이 사건 노사합의에 관한 사항을 2022. 12. 23.에야 조합원들에게 공고하고, 2022. 12. 27. 조합원 투표를 진행하였는바, 이러한 소집통지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내부규약에 반하여 효력이 없고, 그에 따라 이루어진 조합원들의 의사 확인 또한 효력이 인정될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노사합의에 따라 변경된 이 사건 단체협약 제36조는 원고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

2)

관련 법리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3호는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는 한편, 같은 법 제29조 제1항은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동조합이 조합원들의 의사를 반영하고 대표자의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 업무 수행에 대한 적절한 통제를 위하여 규약 등에서 내부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등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한의 행사를 절차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그것이 단체협약체결권한을 전면적 · 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아닌 이상 허용된다(대법원 2018. 7. 26. 선고 2016다205908 판결 취지 참조). 그러나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단체교섭의 결과에 따라 사용자와 단체협약의 내용을 합의한 후 다시 협약안의 가부에 관하여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쳐야만 한다는 것은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한을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사실상 단체협약체결권한을 형해화하여 명목에 불과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어서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에 반한다. 그러므로 단체협약 체결 전에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규약이 있더라도 위와 같은 규약상의 대표권의 제한은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노동조합을 대표하여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3다27429 판결 법리 참조).

3)

판단

갑 제9,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노동조합 규약에서 조합의 임금 및 단체협약(안)은 총회(대의원대회)의 의결을 얻어 확정하도록 하고, 총회(정기대의원대회) 개최일로부터 적어도 7일 전에 회의일시 및 장소와 그 회의에 부의할 사항을 공고하도록 정하고 있는 사실(제45조 제1항, 제16조 제1항), 이 사건 노동조합의 선거관리위원회는 이 사건 노사합의에 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2022. 12. 27. 진행하기로 하면서 그 사실을 그로부터 약 4일 전인 2022. 12. 23. 공고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노동조합 대표자가 사용자와 단체협약의 내용을 합의한 후 다시 이에 관하여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하는 노동조합 규약의 규정은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나아가 이 사건 노사합의가 2022. 12. 27. 조합원의 94.4%가 참여한 투표에서 58.7%의 찬성으로 가결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단체협약의 체결 과정에서 조합원의 집단적 의사도 충분히 확인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단지 위 투표에 관한 공고가 투표일로부터 4일 전에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노사합의가 노동조합 규약에서 정한 절차에 반하고,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그 대표권을 남용하여 체결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단체협약 제36조가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무효인지 여부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노사합의는 실질적인 근무형태의 변경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월 소정근로시간 혹은 통상임금산정기준시간을 180시간에서 209시간으로 변경하는 것으로서, 오로지 관련사건 판결에 따른 피고의 지급 책임을 면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노사합의는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으로서 그 내용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하고, 이 사건 노사합의에 따라 변경된 이 사건 단체협약 제36조 역시 원고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

2)

관련 규정 및 법리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당시 사용자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9. 11. 23. 선고 99다7572 판결 참조).

통상임금이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所定)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금액을 말하며, 월급 금액으로 정한 임금은 그 금액을 월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1주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1주의 소정근로시간과 소정근로시간 외에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을 합산한 시간)에 1년 동안의 평균 주의 수를 곱한 시간을 12로 나눈 시간]로 나눈 금액이 시간급 통상임금이 된다(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1항, 제2항 참조). 근로자에게 지급된 월급에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는 근로기준법 제55조가 정한 유급휴일에 대한 임금이 포함되어 있어 월급 금액으로 정하여진 통상임금을 확정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근로자가 이러한 유급휴일에 근무한 것으로 의제하여 이를 소정근로시간과 합하여 총 근로시간을 산정한 후, 유급휴일에 대한 임금의 성격을 가지는 부분이 포함된 월급을 그 총 근로시간 수로 나누는 방식에 의하여 그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하여도 무방하다(대법원 1998. 4. 24. 선고 97다28421 판결 등 참조).

3)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에다가 갑 제3, 4호증,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단체협약 제36조에서 기본급의 800%에 해당하는 상여금의 월할분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되 통상임금산정기준시간수를 180시간에서 209시간으로 변경하도록 한 것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이 부분 원고 주장도 이유 없다.

가)

피고가 통상임금산정기준시간수를 209시간으로 설정한 것은 관련 법령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단체협약 제13조, 제15조 및 취업규칙 제32조에서 주휴일(교대근무자는 휴무일)을 유급휴일로 정하는 한편, 토요일은 주간근무자에 대하여만 유급휴무일로 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월 통상임금산정기준시간수는 주간근무자의 경우 243시간[≒ (소정근로시간 40시간 + 토요일 8시간 + 주휴일 8시간) × 365/7 ÷ 12], 주간근무자가 아닌 경우 209시간[≒ {소정근로시간 40시간 + 토요일 0시간 + 주휴일(휴무일) 8시간} × 365/7 ÷ 12]이 된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 제36조에 따라 주간근무자와 교대근무자 모두에 대하여 통상임금산정기준시간수를 209시간으로 설정하였는바, 이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통상임금산정기준시간수와 일치하거나(주간근무자가 아닌 경우), 그보다 근로자에게 더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주간근무자의 경우). 그러므로 통상임금산정기준시간수를 180시간에서 209시간으로 변경하는 것이 설령 근로조건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변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나)

원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 제36조의 변경에 따라 시간급 통상임금이 종전에 비하여 감소하였다거나, 관련사건 판결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시간급 통상임금은 통상임금을 통상임금산정기준시간수로 나눈 금액이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 제36조가 통상임금산정기준시간수를 180시간에서 209시간으로 변경함에 따라 법정수당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시간급 통상임금이 감소하게 되는바, 이는 일응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변경이라고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위 단체협약 제36조는 그와 동시에 기본급의 800%에 해당하는 정기상여금 월할분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도록 변경되었다. 이는 종전과 비교할 때 근로자에게 유리한 변경에 해당하고, 기본급의 600%에 해당하는 정기상여금 월할분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가정 아래에서도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변경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설령 이 사건 단체협약 제36조에 따라 계산된 시간급 통상임금이 관련사건 1심 판결에 따른 시간급 통상임금에 비하여 다소 감소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위와 같은 변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 제36조 및 그에 따른 이 사건 취업규칙 제44조가 '월 소정근로시간'을 변경하는 것이라는 전제 하에, 월 소정근로시간을 209시간으로 정하는 것은 개별 근로계약보다 불리하고, 강행법규를 잠탈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효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단체협약 제36조는 'O/T 수당 및 연차수당 산정을 위한 월 기준시간을 209시간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연장근로 등 법정수당계산을 위하여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할 때에 기준이 되는 시간은 '통상임금산정기준시간수'이고, 이는 '법률이 정한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의미하는 '소정근로시간'과는 구분되는 개념이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그러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 제36조가 소정근로시간을 변경하는 것임을 전제한 원고의 주장은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다.

이 사건 취업규칙 제44조의 불이익 변경에 관한 절차상 하자 인정 여부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취업규칙 제44조는 통상임금산정기준시간을 180시간에서 209시간으로 변경한 것으로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라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대표권을 남용하여 체결한 이 사건 노사합의 및 단체협약은 효력이 없으므로, 그 단체협약에 따라 개정된 이 사건 취업규칙 역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것으로서 근로자인 원고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

2)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8다255488 판결 참조).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나 합의가 있는 한 근로자 개개인의 동의를 얻을 필요 없이 그 취업규칙의 변경은 유효하다(대법원 1992. 11. 24. 선고 91다31753 판결, 1994. 5. 24. 선고 93다46841 판결 등 참조).

3)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취업규칙 제44조는 이 사건 단체협약 제36조의 내용을 반영한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단체협약 제36조의 내용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 피고가 이 사건 단체협약 제36조의 내용을 변경하기에 앞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았고, 이러한 노사합의에 대표권 남용이나 절차 위반 등의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므로 이 사건 노사합의 및 그에 따른 이 사건 단체협약 제36조가 무효임을 전제로 이 사건 취업규칙 제44조에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관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원고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라.

원고 등 교대근무자들에 대한 적용 배제 여부

1)

원고의 주장

원고와 같은 교대근무자의 경우 주간근무자와 달리 주휴일이 유급휴일로 부여된 바 없고, 주휴수당도 지급되지 않았으므로, 주휴일이 유급으로 처리되었음을 전제로 '통상임금산정기준시간수'에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으로 주휴일의 유급처리시간을 포함하여 계산하여서는 안 된다. 따라서 '통상임금산정기준시간수'에 주휴일의 유급처리시간을 포함하여 이를 209시간으로 산정한 이 사건 단체협약 제36조 및 이 사건 취업규칙 제44조는 교대근무자에게 적용될 수 없다.

나아가 위 각 규정의 변경은 주간근무자보다 교대근무자에게 더 불리하므로, 이를 교대근무자에게 적용하기 위하여는 교대근무자들의 과반수 동의가 별도로 요구된다. 그런데 피고가 위 각 규정을 개정함에 있어 교대근무자 과반수의 동의를 별도로 받은 바 없으므로, 위 각 규정의 효력은 교대근무자인 원고에 대하여 미치지 아니한다.

2)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변경이 일부의 근로자에게는 유리하고 일부의 근로자에게는 불리한 경우 그러한 변경에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요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근로자 전체에 대하여 획일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또 이러한 경우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전체적으로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우며, 같은 개정에 의하여 근로자 상호간의 이·불리에 따른 이익이 충돌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개정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하여 근로자들 전체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1993. 5. 14. 선고 93다1893 판결 등 참조).

3)

판단

앞서 든 인정사실 및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단체협약 제36조 및 이 사건 취업규칙 제44조가 원고와 같은 교대근무자에 대하여는 적용이 배제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근로기준법 제55조 제1항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하여야 한다. 피고의 취업규칙 제32조는 휴일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정하고 있는바, 그 취지는 교대근무자에 대하여 휴무일 중 하루를 주휴일로 부여한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한편 근로자에 대한 임금을 월급으로 지급할 경우 그 월급에는 주휴수당 등 근로기준법 제55조 소정의 유급휴일에 대한 임금도 포함되므로(대법원 1998. 4. 24. 선고 97다28421 판결 참조), 원고가 받은 월급에는 주휴수당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원고는 피고로부터 주휴일을 유급휴일로 부여받고, 주휴수당이 포함된 월급을 지급받아왔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교대근무자의 통상임금산정기준시간수에 주휴일의 유급처리시간을 포함하여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이 사건 단체협약 제36조 및 이 사건 취업규칙 제44조는 주간근무자와 교대근무자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고, 이를 적용하여 통상임금 계산방법이 변경되더라도 원고 주장과 같이 두 집단간 이 · 불리에 따른 이익이 충돌한다고 볼 근거가 없으며,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위 각 규정이 피고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가 가입된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개정된 이상 그 개정 절차에 어떠한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위 각 규정의 변경에 관하여 교대근무자 과반수의 동의를 별도로 받지 않은 이상 위 각 규정이 교대근무자에게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원고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광현(재판장) 최오미 이승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