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4. 5. 선고 2012노4002 판결

근로기준법위반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근로기준법 제26조(해고의 예고)에는 해고수당의 지급시기에 대하여 아무런 규정이 없음에도, 원심은 해고수당이 즉시 지급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는바, 이는 형벌법규의 의미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으로써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

나.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은 일과시간 종료 후 해고통지를 하였고, 그 다음날 해고수당을 지급하려 했으나 파산선고로 인해 지급하지 못한 것인바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범의가 없었다.

다.

피고인의 해고통지는 문자메세지와 이메일을 이용한 것으로서 무효이므로, 이러한 해고통지는 해고수당 지급에 대한 기산점이 될 수 없다.

2.

판단

가.

법률적 판단

(1)

근로기준법 제26조(해고의 예고) 본문은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하여야 하고, 30일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이하 '해고수당'이라 한다)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 갑자기 근로자를 해고하게 되면 근로자는 다른 직장을 얻을 때까지 생활의 위협을 받게 되므로 적어도 다른 직장을 구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최소한의 시간적인 여유를 부여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그 기간동안의 생계비를 보장하여 근로자의 경제적 어려움을 완화시켜주고자 하는 취지에서 규정된 것이다(헌법재판소 2001. 7. 19. 선고 99헌마663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36조(금품 청산) 본문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에도 근로자가 당연히 지급받아야 할 임금 등의 금품이 조속히 지급되지 아니한다면 근로자는 금품을 받기 위하여 사업장에 남아 있는 등 부당하게 사용자에게 예속되기 쉽고 또한, 근로자 및 근로자가족의 생활이 위협받을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금품을 지급받지 못할 위험이 커지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5도8364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위와 같이 근로기준법 제26조와 제36조는 그 입법취지 및 보호법익이 서로 다르고, 그 성립요건 역시 서로 상이하므로, 해고수당의 지급기한을 근로기준법 제36조를 적용하여 퇴직일 등으로부터 14일 이내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오히려,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 후단은 사용자는 해고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써 해고예고에 갈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1>, 이와 같이 해고수당은 해고예고를 대체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적어도 해고의 효력발생 시기 이전에는 그것이 지급되어야 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한 점, 또한 해고예고 및 해고수당 제도의 입법취지가 근로자는 다른 직장을 얻을 때까지 생활의 위협을 받게 되므로 적어도 다른 직장을 구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최소한의 시간적인 여유를 부여하거나, 그 기간동안의 생계비를 보장하여 근로자의 경제적 어려움을 완화시켜주고자 하는 취지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해고수당은 사용자의 해고 의사표시에 나타나는 근로관계의 사실상의 종료시점(다시 말해, 해고통지에 표시된 해고일자)까지는 지급되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3)

이처럼 근로기준법 제26조의 입법취지 및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하면, 해고수당의 지급기한이 구체화될 수 있으며, 그 지급기한은 사용자의 해고 의사표시에 나타나는 근로관계의 사실상의 종료시점까지임을 충분히 알 수 있으므로, 위 규정이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

(4)

나아가 근로기준법 제26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우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 할 것이며, 그것이 반드시 적법하고 유효한 해고일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다(근로기준법 규정에 위반한 해고는 일단 부적법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하는 '해고'의 의미를 적법하고 유효한 '해고'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오히려 근로기준법 규정에 위반되는 해고의 경우에는 모두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러 사리에 맞지 않다).

나.

이 사건의 경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은 근로자들을 사전예고 없이 2011. 3. 9.자로 해고하면서 해고일자인 2011. 3. 9.경까지 해고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된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제26조 위반죄에 해당하며, 이에 관한 피고인의 범의 역시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언(재판장) 김동현 엄기표

각주1) 1 해고수당의 성격에 대하여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 ① 해고수당을 해고예고에 갈음하는 수단으로 이해하는 입장에서는 사용자는 해고예고를 행하지 않는 대신 해고수당을 근로자에게 지급하고 즉시해고할 수 있다고 보며, 이렇게 해석하는 경우 사용자가 해고예고를 하지 않고, 또 해고예고 수당조차 지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비로소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보게 된다. ② 해고수당은 해고예고를 강제하기 위한 보완적 제도일 뿐, 해고예고의무를 대체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고 해석하는 입장에서는 사용자가 해고예고의무를 위반할 경우 해고수당의 지급여부에 상관없이 사용자는 곧바로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위반죄에 해당하게 되며, 해고수당 지급규정은 해고예고의무를 위반한 사용자에게 추가적으로 해고수당 지급의무를 창설하는 규정일 뿐이라고 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