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주식회사 AL(이하 '피고회사')는 정보통신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 AM(이하 '피고 AM')은 근로복지기본법에 따라 피고회사 직원들의 장학금, 자녀교육비보조비 지급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원고들은 피고회사 소속 직원들이다.
피고회사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인 AN 노동조합(이하 '노조')은 2014. 4. 8. 피고회사와 사업합리화 계획, 임금피크제 도입, 특별명예퇴직의 시행, 복지제도의 변경 등에 관하여 노사합의를 하였는데, 거기에는 대학생 자녀학자금 지원 및 대부제도와 본인학자금 지원제도를 2014. 6. 1.자로 폐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 당시 노조 규약 제21조 제4호는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사항을 조합원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하고 있었고, 제61조 제1항은 노동조합의 대표자로 하여금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친 후 단체협약을 체결하도록 정하고 있었으며, 규약 제10조 제1항에는 조합원이 조합 활동에 참여할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노조는 이 사건 노사합의에 관하여 사전에 조합원 총회를 개최하거나 조합원들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았다.
노조 조합원들 중 일부는 노조와 노조 간부 내지 임원들을 상대로 조합원 총회의 의결 없이 이 사건 노사합의와 그 후속 합의를 체결한 것이 노조 규약을 위반하여 조합원들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그 사실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가합35452, 서울고등법원 2015나2026878)에서 법원은 위 사건 원고들의 불법행위 주장을 받아들이고 위 사건 피고들에게 위자료 지급을 명하면서,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지급받지 못하게 된 학자금 상당의 재산상 손해배상청구는 기각하였는데, 그 이유는 이 사건 노사합의가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쳤더라도 이 사건 노사합의가 체결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위 사건 피고들의 불법행위와 위 사건 원고들의 학자금 상당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노조 등 위 사건 피고들은 위 판결에 대하여 대법원 2016다205908호로 상고하였으나 상고이유가 모두 인정되지 않아 상고가 기각됨으로써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이하 '관련소송').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7호증(서증에 가지번호 있는 경우 그 표시는 생략, 이하 같다), 을3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과 판단
청구원인의 요지
피고회사와 노조는 노동조합법과 노조 규약의 규정을 위반하여 조합원 총회를 거치지 않고 이 사건 노사합의를 체결하였다. 이는 노동조합법 제16조·노조 규약 제21조, 노동조합법 제22조·노조 규약 제10조, 민법 제103조 등을 위반하여 무효이고, 피고회사와 노조의 위와 같은 행위는 공동불법행위를 구성한다. 피고AM은 피고회사와 노조의 불법행위에 의하여 체결되어 무효인 이 사건 노사합의에 따라 근로복지기본법 시행령 제43조에 따른 AO협의회의 결의도 없이 원고들에 대한 학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불법행위를 하였으므로, 결국 피고들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연대하여 원고들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원고들은 피고들에 대하여 일단 각 100만 원과 이에 대한 소장 최후송달일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연대지급을 구한다.
판단
앞에서 든 증거와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노조와 그 간부 내지 임원들이 조합원 총회의 결의 없이 성질상 단체협약에 해당하는 이 사건 노사합의를 한 것은 노조 규약 제21조, 제61조 제1항 등을 위반하여 조합원들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불법행위는 노조가 조합원들에 대한 관계에서 저지른 것일 뿐 이 사건 노사합의에 관하여 노조의 상대방일 뿐인 피고회사가 이 사건 노사합의를 한 것 자체가 조합원들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갑 7, 8, 11~13호증의 기재만으로는 피고회사나 혹은 피고AM이 노조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에 가담하였다거나, 피고AM이 AO 협의회의 결의 없이 학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조치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을4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2014. 4. 11. AO 협의회가 개최되어 위원 전원의 찬성으로 대학학자금 제도 폐지를 의결한 사실이 드러난다. 또, 이 사건 노사합의가 원고들 주장과 같은 절차적 이유로 무효에 이른다고까지 볼 만큼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다거나 사회질서에 반한다는 사정이 존재한다거나, 자격 없는 자에 의하여 체결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을3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관련소송에서도 이 사건 노사합의가 무효라는 주장은 배척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설령 피고들이 노조 내부관계에서 이 사건 노사합의에 조합원 총회의 결의가 필요하다는 점과 노조가 이를 거치지 않고 이 사건 노사합의를 체결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단지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단체협약의 상대방에 불과한 피고회사가 이 사건 노사합의 체결에 나아간 것이나 피고AM이 필요한 내부 절차를 거쳐 이 사건 노사합의의 내용에 따라 학자금 지원을 중단한 것을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
나아가, 이 사건 노사합의에 관하여 당시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쳤다면 이 사건 노사합의가 체결되지 못하였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갑3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당시 노조 지도부는 조합원들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었던 점을 알 수 있어,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쳐 교섭을 진행하였더라도 이 사건 노사합의와 같은 내용의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못하거나 다른 내용으로 변경되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설령 피고들의 위법행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것과 학자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원고들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할 수도 없다.
결국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권순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