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69,630,000원 및 이에 대한 2017. 11. 2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선원의 고용안정, 선원복리 증진, 선원노동단체의 육성과 지원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되어 2008년 11월경 주무관청으로부터 법인설립 허가를 받은 비영리법인이고,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전국해상노련'이라 한다)의 산하단체이다.
피고는 해운업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한국선주협회에 소속된 회원사(선주)이다.
전국해상노련은 해운업, 수산업 및 그 관련 산업과 내수로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 및 이들로 구성된 단위노동조합으로 조직된 연맹이고, 한국선주협회는 해운업 등 산업에 종사하는 선주들로 구성된 협회이다.
피고의 복지기금 출연 경위
전국해상노련과 한국선주협회는 2007. 12. 26. 국제선박등록법 제6조에 따라 국제선박에 승선하는 외국인 선원에 대한 단체협약인 「국제선박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선주들이 외국인 선원 1인당 월 40,000원의 특별조합비 및 월 미화 30달러의 복지기금을 단위노조에 출연하기로 하였다.
전국해상노련과 한국선주협회는 2007. 12. 28. "한국인 선원의 고용안정과 적정규모 유지를 위한 노사합의서"와 "부속합의서"를 체결하면서 한국인 선원의 복지 증진을 위해 선주들이 위 「국제선박 단체협약」 에서 정한 복지기금 외에 추가로 복지기금을 조성하기로 하였고, 그 운영에 관한 세부사항을 2008. 2. 28.까지 외항상선선원정책협의회에서 협의하여 정하기로 하였다.
원고, 전국해상노련, 한국선주협회는 2008. 6. 18.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한국인 선원의 고용안정과 적정규모 유지를 위한 노사합의서"의 "부속합의서"에 의한 운영에 관한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하면서, 위 2)항에서 추가로 조성하기로 한 복지기금과 관련하여 선주들이 외국인 선원 1인당 월 10,000원의 복지기금을 원고에게 출연하기로 하였다.
전국해상노련은 팬오션주식회사 해상연합노동조합(이하 '팬오션노조'라 한다)을 비롯한 노동조합으로부터, 한국선주협회는 피고를 비롯한 선주로부터 위임을 받아 위 1) 내지 3)항의 합의를 하였다.
피고의 복지기금 납부 현황
피고는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원고에게 2014년 12월분 복지기금까지 출연한 이후 복지기금 납부를 중단하였다.
피고가 2015년 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매월 고용한 외국인 선원의 수는 아래 표와 같이 합계 26,963명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12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에 따른 복지기금 269,630,000원(=2015년 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피고가 고용한 외국인 선원의 수 합계 26,963명 × 1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7. 11. 2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합의는 단체협약으로서 법정 유효기간이 도과하여 그 효력이 상실하였다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합의는 2017. 12. 26. 노사간에 체결된 단체협약의 부속내용을 정한 것으로 국제선박에 승무하는 한국인 선원에 대하여 적용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31조에서 정한 단체협약에 해당한다. 노동조합법 제32조에 의하여 단체협약에는 2년을 초과하는 유효기간을 정할 수 없고, 단체협약에 그 유효기간을 정하지 않은 경우에 그 유효기간은 2년이 되며, 위 규정은 강행규정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는 효력발생일인 2008. 3. 1.부터 2년이 경과된 시점에 이미 그 효력을 상실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복지기금을 납부할 의무가 없다.
판단
단체협약이란, 노동조합 등 근로자단체가 사용자 또는 사용자 단체에 대한 단체교섭권을 행사하여 교섭을 하고 그 결과 교섭의 대상으로 삼은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 기타 노동관계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평화적·자주적으로 합의에 도달하거나 혹은 그 합의를 위하여 계속 노력하였으나 더 이상 평화적·자주적 교섭에 의한 합의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주장의 불일치가 있어 쟁의행위를 함으로써 그 주장을 관철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당사자 사이에 결정한 내용을 협약의 형식으로 체결한 것을 말한다.
앞서 든 증거와 갑 제1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전국해상노련과 한국선주협회가 2007. 12. 26. 체결한 「국제선박 단체협약」 은 국제선박등록법 제6조에 따라 국제선박에 승선하는 외국인 선원에게 적용되는 단체협약으로, 위 단체협약에는 외국인 선원의 임금, 근로계약기간, 근로시간, 휴가 및 휴일 등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하고 있다.
그 후 전국해상노련과 한국선주협회는 위 「국제선박 단체협약」 과 별개로, 선주들이 일정한 수의 외국인 선원을 고용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고용불안을 느끼게 된 한국인 선원을 위해 "한국인 선원의 고용안정과 적정규모 유지를 위한 노사합의서"를 작성하였고, 그에 관한 "부속합의서"를 작성하면서 선주들이 한국인 선원을 위하여 추가로 복지기금을 출연하되 복지기금 운영에 관한 세부사항은 별도로 협의하여 정하기로 하였으며, 이러한 부속합의서에 따라 복지기금 조성 및 운영에 관한 내용을 정한 것이 이 사건 합의이다.
이 사건 합의는 선주들이 출연할 복지기금 액수, 출연 상대방, 운영 주체 등을 정하고 있을 뿐 국제선박에 승무하는 한국인 선원의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이나 근로조건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기타 노동관계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있지 않다.
피고는 이 사건 합의가 시행된 이후 2년이 훨씬 경과한 2014년 12월분까지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에 따라 복지기금을 출연하였고, 다른 선주들도 현재까지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에 따라 복지기금을 출연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합의는 노동조합법 소정의 유효기간의 제약을 받는 노동조합법 제31조의 단체협약이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전국해상노련과 한국선주협회는 이 사건 합의를 하면서 한국선주협회 소속 선주들이 「국제선박 단체협약」에 따라 단위노조에 출연하기로 한 특별조합비와 복지기금 외에 추가로 외국인 선원 1인당 월 1만 원의 복지기금을 원고에게 지급하도록 정하였고, 이 사건 합의는 전국해상노련, 한국선주협회 뿐만 아니라 제3자인 원고도 참여하였는바, 이러한 이 사건 합의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합의는 원고를 수익자로 한 제3자를 위한 새로운 약정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합의의 실질적 당사자인 팬오션노조와 피고가 2015. 1. 1.부터 원고에게 복지기금을 납부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다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합의는 팬오션노조가 전국해상노련에게, 피고가 한국선주협회에게 각각 단체협약 체결권한을 위임하여 체결된 것이므로, 이 사건 합의를 준수할 의무가 있는 단체협약의 실질적 당사자는 팬오션노조와 피고이다. 팬오션노조와 피고는 2015. 1. 1.부터 피고가 원고에게 복지기금을 출연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15. 1. 1. 이후의 복지기금을 납부할 의무가 없다.
판단
제3자를 위한 계약에 있어서 제3자가 민법 제539조 제2항에 따라 수익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제3자에게 권리가 확정적으로 귀속된 경우에는, 요약자와 낙약자의 합의에 의하여 제3자의 권리를 변경·소멸시킬 수 있음을 미리 유보하였거나, 제3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계약의 당사자인 요약자와 낙약자는 제3자의 권리를 변경·소멸시키지 못하고, 만일 계약의 당사자가 제3자의 권리를 임의로 변경·소멸시키는 행위를 한 경우 이는 제3자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1다30285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합의는 원고를 수익자로 한 제3자를 위한 계약이라고 할 것인데, 이 사건 합의 당시 전국해상노련과 한국선주협회는 합의에 의하여 원고의 권리를 변경·소멸시킬 수 있음을 미리 유보하여 두지 않았고, 합의 해제에 관하여 원고의 동의도 없었으므로, 설령 팬오션노조와 피고가 합의하여 이 사건 합의를 해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수익자인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전국해상노련의 팬오션노조에 대한 2014. 12. 5.자 제명처분으로 인해 피고가 더 이상 이 사건 합의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합의는 단위노조인 팬오션노조의 위임을 받은 전국해상노련과 피고의 위임을 받은 한국선주협회 사이에 노사간 합의내용을 정한 것으로, 그 성질상 팬오션노조가 전국해상노련의 가맹조합임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국해상노련은 팬오션노조가 2014년 8월경 전국상선선원노동조합연맹(이하 '상선연맹'이라 한다)을 설립하고 2014. 11. 8. 한국선주협회와 「국제선박 단체협약」 을 체결한 사실 등을 징계사유로 하여 2014. 12. 5. 팬오션노조에 대하여 제명처분(이하 '이 사건 제명처분'이라 한다)을 하였으므로, 위 시점부터 팬오션노조는 더 이상 전국해상노련의 가맹조합이 아니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원고에게 복지기금을 납부할 의무가 없다.
판단
을 제6, 7,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전국해상노련은 2014. 12. 5.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팬오션노조가 상선연맹을 설립하고 한국선주협회와 국제선박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는 이유 등으로 팬오션노조에 대하여 제명 결의를 한 사실, 팬오션노조는 전국해상노련을 상대로 이 사건 제명처분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을 신청하였고, 법원은 2015. 3. 26. 부산지방법원 2014카합1727호로 이 사건 제명처분 무효확인소송의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이 사건 제명처분의 효력을 정지한다는 결정을 한 사실, 그 후 전국해상노련은 이 사건 제명처분을 취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팬오션노조는 전국해상노련에서 제명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합의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의 부당노동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단체협약이므로 무효라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이 사건 합의 내용과 달리 외국인 선원 1인당 월 1만 원의 복지기금을 국적외항상선선원의 복지 및 노동조합의 발전을 위하여 사용하지 않고 전국해상노련 소속 노동조합 간부들의 회의비, 해외 연수비, 피복비 등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였다.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조성된 복지기금이 명목상의 목적과 달리 전국해상노련 내지 원고의 운영비로 사용된 이상,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에 근거하여 복지기금을 지급한 행위는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는 부당노동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서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복지기금을 납부할 의무가 없다.
판단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출연한 복지기금이 명목과 달리 실제로는 전국해상노련 소속 노동조합 간부들의 회의비, 해외 연수비, 피복비 등 전국해상노련의 운영비로 사용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갑 제4, 5, 7 내지 11, 14호증, 을 제14호증(가지번호 있는 증거는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선원의 고용안정에 관한 산업, 선원에 관한 각종 통계 및 조사, 연구에 관한 사업, 선원복리 후생복지 증진 및 장학, 가족 지원에 관한 사업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된 전국해상노련과 별개의 법인인 점, ② 선주들은 국적외항상선선원의 복지 등을 위해 원고에게 복지기금을 지급하였고, 원고는 복지기금 중 상당 부분을 선원상병 지원, 선원 자녀 장학금 지원, 모범선원 표창 지원, 선원 고충처리 지원 등의 복지사업과춘·추계 정책토론회, 선박의 업무지식 정보교환 등을 위한 노·사·정 정책 연대 워크숍, 선원 자녀 장학금 전달, 모범선원 표창, UCC 공모전(The life of Seaman) 시상 등을 위한 해기전승의 밤 행사 등의 정책사업에 사용한 점, ③ 원고가 복지기금 중 일부 금원을 운영비와 인건비로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위 복지사업과 정책사업 수행에 따르는 비용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전국해상노련의 산하단체라거나 원고의 구성원 중 단위노동조합의 위원장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위 복지기금 지급이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거나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상용(재판장) 이고은 김현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