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7고정1362
판결선고
2018. 2. 12.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근로조건 명시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
피고인은 서울 관악구 D에 있는 (주) E의 대표이사로, 상시 근로자 12명을 사용하여 디지털도어락 개발업을 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등의 근로조건을 명시하고,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6. 3. 1.경 위 사업장에 입사한 근로자 F 및 2016. 4. 4.경 입사한 근로자 G에게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임금미지급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별지2 유죄인정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위 사업장에서 2016. 3. 1.부터 2016. 10. 26.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F의 2016. 3. 임금 200,000원, 2016. 10. 임금 4,516,129원과 2016. 4. 4.부터 2016. 10. 26.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G의 2016. 10. 임금 3,483,870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법정진술
증인 F, G의 각 일부 법정진술
F, G에 대한 각 일부 경찰 진술조서
사업자등록증 사본, 각 급여명세서, 각 고용보험가입내역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근로기준법 제114조 제1호, 제17조 제1항(근로조건 명시의무 위반의 점, 벌금형 선택),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임금미지급의 점,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무죄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별지3 무죄인정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F, G의 임금, 휴일근로수당 및 연차수당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연봉에 퇴직금이 포함되었는지 여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F, G와 사이에 연봉총액에 퇴직금을 포함시키되, 퇴직금은 별도로 적립하여 두었다가 퇴직시 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연봉총액에 퇴직금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관하여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만큼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이 대표이사인 주식회사 E(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는 2014. 4. 10.경 설립된 디지털도어락을 개발하는 벤처회사이다. 이 사건 회사는 직원 대부분이 연구개발인력으로 프로젝트 단위로 일정한 기간 내에 특정한 개발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업무의 주된 내용으로 한다.
H은 주식회사 I의 대표이자 이 사건 회사와 기술자문계약을 맺은 외부기술이사로서, 이 사건 회사의 직원 채용에 관여하였다.
F과 H의 사이의 문자메시지의 내용에 의하면, F은 입사 당시 퇴직금이 포함된 연봉 6,000만 원을 제시받고는 H에게 연봉증액을 요구하였고, 이에 H은 퇴직금이 포함된 희망연봉을 J 소장(이 사건 회사의 연구소장)에게 말하라고 하는 등 협상을 거쳐 최종적으로 6,500만 원으로 연봉이 결정되었다. 그 후 F은 추가 연봉인상을 요구하여 2016. 6.경부터는 500만 원 인상된 연봉 7,000만 원을 받았다.
F의 급상여명세서의 기재에 의하면, F은 이 사건 회사에서 기본급, 식대, 자가 운전, 연구개발비를 합하여 2016. 4.월분부터 5월분까지는 월 500만 원을, 6월분부터 9월분까지는 월 5,384,616원을 받았는데, 이 금액은 연봉을 13으로 나눈 액수와 일치한다(2016. 3.경부터 5.경까지는 연봉 6,500만 원, 2016. 6.경부터 10.경까지는 연봉 7,000만 원, 다만 2016. 4. 월급은 실제 480만 원이 지급되었는데 피고인은 착오로 덜 지급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G의 급상여명세서의 기재에 의하면, G는 이 사건 회사에서 2016. 5.경부터 9월까지 기본급, 식대, 자가운전, 연구개발비를 합하여 매달 4,153,846원을 지급받았는데, 이 금액은 연봉 5,400만 원을 13으로 나눈 액수와 일치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F, G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연봉총액에 퇴직금(1/13)을 포함시키되, 퇴직금은 별도로 적립하여 두었다가 퇴직시 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
포괄임금제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지 여부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4도4092 판결 등).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F, G와 체결한 연봉계약은 포괄임금제로서 휴일근로수당, 미사용연차유급휴가수당 등 법정수당이 포함된 금액으로볼 여지가 있고,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F, G에게 위 공소사실 기재 법정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회사는 디지털도어락을 개발하는 업체이고, F은 하드웨어개발업무 수석연구원, G는 하드웨어개발업무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였는데, 그 주된 업무 내용은 프로젝트 단위로 일정한 기간 내에 특정한 개발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F, G의 업무는 단순노무와 달리 전문성과 창의성이 요구되고, 프로젝트를 기간 내에 완성하는 것이 목표이므로, 그 업무의 특성상 근무시간이 탄력적으로 운용될 필요성이 있어 근로시간의 산정이 용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포괄임금의 형태로 급여를 정하는 것은 사용자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의 요구에도 부합할 수 있다.
H은 F과의 연봉협상시 F에게, '휴일에 근무하면 12만 원씩 휴일수당을 지급하여 4명의 직원은 백여만 원의 수당을 가져간다. 프로젝트 성공시 200만 원에서 500만 원 지원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는데, 위와 같은 휴일수당은 프로젝트 성공시 지급되는 지원금과 마찬가지로 법정수당이 아니라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하여 기간 내 프로젝트 완성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지급되는 지원금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
F, G가 야근 등의 연장근로를 자주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경영자의 강요 또는 지시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정하여진 기한 내에 도어락을 개발하여야 하는 업무의 특수성에 연유하는 것으로 보이고, 또한 이들이 이 사건 회사에 연차사용을 신청하였음에도 거절당하였다는 자료는 없다.
결국, 피고인과 F, G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은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것이 용이하지는 않아 포괄임금제의 형태를 취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수용할 만하고, 또 근로자들에게 불이익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근로자들도 이러한 사정을 인지하고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미지급한 임금 계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F, G와 포괄임금계약 및 퇴직금이 포함된 연봉계약을하였음을 전제로 피고인이 F, G에게 미지급한 임금을 계산하면 별지2 유죄인정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다.
결론
그렇다면, 별지1 공소제기 범죄일람표 기재 각 금액에서 별지2 유죄인정 범죄일람표 기재 각 금원을 뺀 나머지 해당금액은 별지3 무죄인정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고, 이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해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포괄일죄 관계에 있는 판시 범죄사실 제2항 기재 각 근로기준법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피고인 측의 공소기각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과 (주) E와 사이에 이 사건의 체불임금 등을 포함하여 향후 일체의 민, 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화해가 성립하였고, 이는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로 볼 수 있으므로, 판시 무죄부분의 공소사실의 요지 기재 공소부분은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의하여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판단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자들은 (주) E를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한 사실, 위 위원회에서 2016. 11. 18. "이 사건 근로자들과 이 사건 사용자는 2016. 10. 26.자로 권고사직에 의해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것으로 한다. 2. 이 사건 사용자는 근로자1(G)에게 화해합의금으로 6,000,000원을, 이 사건 근로자2(F)에게 7,500,000원을 2016. 11. 28.까지 이 사건 근로자들의 기존 급여계좌로 각각 지급하기로 한다. 3. 위 조건이 이행되면, 이 사건 당사자는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와 관련하여 향후 일체의 민, 형사 및 행정상 기타 어떠한 방법으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라는 내용의 화해가 성립한 사실, 위 화해는 노동위원회법 제16조의3 제5항에 의하여 민사소송법에 따른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있는 사실이 각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화해의 주요 내용은 이 사건 근로자들과 위 회사 사이에 근로관계종료의 사유를 권고사직으로 하고, 이에 대한 합의금으로 위 회사가 근로자들에게 위와 같은 금액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서, 위 화해조항 제3항의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와 관련하여 향후 일체의 민, 형사 등의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의미는 근로관계의 '종료' 사유와 관련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은 향후 더 이상 부당해고를 주장하지 아니한다는 의미이고, 여기에 체불임금 등 다른 법률관계에 관한 분쟁에 대하여도 민, 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판사 김태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