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2. 24. 선고 2019가합552648 판결

주문

1.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기독교 정신으로 국내의 사회복지사업을 지원하고 저개발국가들의 사회복지와 발전사업을 지원할 목적으로 설립되어, 국내 모금 및 사회발전 사업 지원을 주된 업무로 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는 피고 이사장 C의 제안으로 피고의 이사회에서 이사로 선임되어 2013. 12. 15.경부터 피고의 이사로 재직하였고, 2014. 4. 25. 개최된 피고의 이사회에서 이사 전원의 동의로 피고의 사무국 사무총장으로 임명되어, 그 무렵부터는 이사 겸 사무총장을 겸직하였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서 기타 계약문서가 작성되지는 않았다.

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업무의 대가로 2014년 3월, 4월에 각 50만 원씩 지급받았고, 2014년 5월부터는 매월 15일경에 200만 원씩 지급받았다.

라.

2019. 1. 15. 개최된 피고의 제74차 이사회에서, 피고의 이사장 C은 피고의 사업 및 재정 부진을 이유로 이사장 본인과 사무총장인 원고의 동반 사임을 제안하였고, 이에 대한 원고의 의사를 물었는데, 원고가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원고 해임안이 표결에 이르지 못하였다. 다만, 위 이사회를 2019. 1. 28. 속회하기로 하였다.

마.

이에 따라 위 이사회는 2019. 1. 28. 속회하였는데, 다른 이사들이 원고에게 사임할 것을 권고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표결에 의하여 원고에 대한 해임 결의가 이루어졌다(이하 '이 사건 해임 결의'라 한다).

바.

이후 원고가 해임을 받아들이지 않고 피고의 업무 인수인계 요청을 거부하자, 피고는 2019. 2. 26. 개최된 제75차 이사회에서 원고 참석 하에 원고의 해임 재확인 결의를 하였고(이하 '이 사건 재확인 결의'라 한다), 같은 날 피고는 원고의 요구에 따라 원고에게 '피고의 사업 부진함과 재정 사업의 미진함을 사유로 하여 피고 정관 제25조 제1항에 의거 사무총장을 해고하였다'는 내용의 해고통보서를 교부하였다.

사.

이 사건 재확인 결의 후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 해고예고수당, 위로금, 2월 15일 지급받아야 할 급여 200만 원, 2월 16일부터의 잔여 급여 100만 원 등을 지급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9. 2. 28. 원고에게 퇴직금, 해고예고수당, 미지급 임금 및 위로금 등 합계 총 1,850만 원을 지급하였다.

아.

그러자 원고는 피고가 임금 300만 원을 미지급하였다고 주장하며 고용노동청에 임금체불 진정사건을 접수하였고, 위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300만 원을 지급하고, 원고는 더 이상 이의제기를 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되었다. 이에 피고는 2019. 5. 9. 원고에게 300만 원을 지급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피고에게 이사직에서 사임한다는 내용의 사임서를 작성·제출하였다.

자.

피고의 정관 및 '사무국 행정과 처무에 관한 규정'(이하 '이 사건 규정'라 한다) 중 관련 부분은 다음과 같다.

<1>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 13호증, 을 제3, 4, 6, 7호증의 각 기재, 증인 D, E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1)

주위적 청구

원고는 피고의 이사로 등기되어 있었으나, 사무총장으로서 이사장 및 이사회의 지시를 받아 피고의 업무를 담당하였을 뿐, 피고의 업무 전반에 관한 업무집행권을 행사한바 없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 결의는 해고에 해당하고 위 해고는 피고가 인사재량권의 한계를 일탈·남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에게 소명의 기회도 부여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도 있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그러므로 주위적으로 위 해고의 무효 확인 및 해고 후 복직 시까지 월 200만 원의 임금 지급을 구한다.

2)

예비적 청구

설령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의 정관에 의하면 이사의 해임 결의는 총회의 의결사항이므로 이사회 결의만으로 원고를 해임할 수 없고, 또한 피고의 정관에 의하면 이사회 7일 전까지 회의 안건이 이사에게 통지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 해임 결의를 한 피고의 제74차 이사회 소집 통지 당시 원고의 해임안이 통지된바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에게 제대로 소명의 기회가 부여되지도 않았으므로, 이 사건 해임 결의 및 해임 재확인 결의는 모두 위법하여 무효이다. 그러므로 예비적으로 이 사건 해임 결의 및 해임 재확인 결의의 무효 확인 및 해임 후 복귀 시까지 월 200만 원의 보수 지급을 구한다.

나.

피고

1)

원고는 피고의 이사장 C의 위임에 따라 피고의 업무 전반에 관하여 집행권을 가지고 업무를 총괄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원고와 피고는 위임관계이고, 피고는 원고의 업무 부진을 이유로 이 사건 해임 결의 및 해임 재확인 결의를 통해 적법하게 원고를 해임하였다.

3)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해임된 후 요구한 금액을 최종적으로 모두 지급하였고, 원고는 더 이상 이 사건 해임과 관련한 이의를 제기를 하지 않기로 하였다.

3.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해당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며, 한편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57459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 및 그 인정근거들에다가, 갑 제9 내지 12,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이사 신분으로 이사회에 참석하기는 하였으나, 피고 내에서 주로 사무총장으로 불렸고(원고는 2013. 12. 15.부터 피고의 이사로 재직하였으나 2014. 8. 14.에야 피고의 법인등기부등본에 이사로 등재되었다), 피고의 이 사건 규정에 의하면 사무총장은 사무국 직원으로 명시되어 있으며, 사무국의 업무가 이 사건 규정에 정하여져 있고, 사무총장은 징계, 보수 및 퇴직금에 관하여도 이 사건 규정을 적용받게 되는 점, ② 피고는 이사장 또는 이사회를 통해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정책사업을 결정하는 등 피고 업무 전반의 의사결정을 하였고, 원고는 피고의 유일한 사무국 직원으로서 위 의사결정 사항을 실행에 옮기고 추진하는 역할을 담당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세부적인 예산 편성 및 집행은 원고가 한 것으로 보이나 그 과정 및 결과를 이사장 또는 이사회에 수시로 보고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사실상 원고의 업무는 피고의 기금 및 모금 관리 업무가 대부분을 차지했던 것으로 보이는바, 위 예산 편성 및 집행 업무를 한 것은 기금 관리 업무의 일환으로 보일 뿐, 이를 두고 원고에게 피고의 전체적인 예산에 관한 최종결정권한이 있다고 평가할 수는 점, ④ 그 밖에 원고가 새로운 사업계획을 수립할 권한이 있었다거나 임의로 정책사업을 결정할 권한이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는 점, ⑤ 피고는 원고를 근로자로 하여 직장 4대 보험에 가입하였고, 원고는 대체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한 것으로 보이며, 사무총장 재직기간 중 업무 결과와 상관없이 매월 200만 원의 일정한 급여를 지급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의 관계는 위임관계에는 이르지는 못하였다고 할 것이고, 비록 원고가 형식상 이사라는 고위 직함을 가지고 피고의 업무 전반을 처리함에 있어 사실상 다소 큰 권한을 행사하고 있었다 하여도 이는 업무결정권을 부여받은 것이 아니라 피고의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이사장 C의 강한 신임을 바탕으로 그의 구체적·개별적 지휘·감독 하에 근로를 제공하고, 업무 성과에 따른 것이 아니라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보수를 지급받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 이상 이 사건 해임 결의는 원고의 의사에 반한 것으로서 해고에 해당한다.

4.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주위적 청구)

가.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하여

피고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는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런데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및 별표 1에 의하면,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및 제27조가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함에 있어 정당한 이유를 갖추지 않거나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더라도 그 해고가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고,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이라면 민법 제660조 제1항에 의하여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채 원고가 수년간 근로를 제공하여 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와 같은 원고의 근로형태에 비추어 볼 때,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는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함에 있어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는지 여부, 소명할 기회를 부여하였는지 여부 등에 관계 없이 이 사건 해고는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해고무효확인 청구는 이유 없다.

나.

임금지급 청구에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해고가 유효한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임금지급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해임결의 및 해임재확인결의 무효확인 및 보수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예비적 청구)

원고의 위 예비적 청구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것인데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은 앞서 판단한 바와 같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도영(재판장) 신동주 이효은

각주1) 피고는 이에 관하여 실제 존재하지 않는 규정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가 2000. 5. 26. 이 사건 규정을 제정한 이래 2014. 4. 25. 사무국 직원에 관하여 총무와 직원으로 구분한 규정의 '총무'를 '사무총장'으로 수정하는 개정이 이루어졌고, 피고는 이 사건 규정에 따라 과거에도 사무국 직원에 대한 처우를 결정했던 것으로 보이며, 달리 위 규정의 효력을 부인할 만한 근거는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