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60,271,71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2.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가 운영하는 C병원에서 2014. 10. 1.부터 2019. 1. 31.까지 정형외과 전문의로 근무하여 왔다. 그 과정에서 작성된 '봉직의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서의 기재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매월 2,800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원고에게 매월 2,800만 원씩을 지급해 왔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2020. 1. 17. 체불임금 등 사업주 확인서를 발급하면서, 피고가 원고에게 2017. 10.부터 2019. 1.까지 임금 141,400,000원을 미지급하고, 퇴직금 118,871,610원을 미지급하였음을 확인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2017. 10.부터 2019. 1.까지 임금 141,400,000원을 미지급하고, 퇴직금 118,871,610원을 미지급하였다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합계 260,271,610원(= 임금 141,400,000원 + 퇴직금 118,871,61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항변의 요지
피고는 원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에게 퇴직금을 포함하여 매월 28,0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퇴직금 분할 약정을 체결하고 위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임금과 함께 퇴직금을 지급하여 왔는데, 위 퇴직금 분할 약정은 무효이므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은 없으나, 원고는 피고에게 위와 같이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돈인 퇴직금 분할금 2,282,607원 상당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매월 지급하기로 한 28,000,000원 중 무효인 퇴직금 분할금 2,282,607원 부분을 공제하면 미지급 임금 합계는 129,875,900원이 되고, 원고가 피고에게 반환하여야 할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107,171,464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한 위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 채권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한다. 이와 같이 상계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미지급 임금은 22,704,436원(= 129,875,900원 - 107,171,464원)만 남게 되고, 퇴직금은 109,180,259원(= 1일 평균임금 838,611원 × 30일 × 1,584일/365일)이 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22,704,436원 및 미지급 퇴직금 109,180,259원을 합한 131,884,695원의 범위 내에서만 책임을 부담한다.
퇴직금 분할 약정 및 부당이득반환청구권 인정여부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을 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34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아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계약서 작성시, 임금에 관하여 월 기본임금 기재 옆 부분에 '퇴직금 포함'이라는 문구가 함께 기재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월급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성립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진다고 할 수 없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이 사건 계약서에는 '월 기본임금'에 관하여 'Net 14,000,000원'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위 월 기본임금 중 퇴직금 액수가 얼마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월 기본임금 중 2,282,607원이 퇴직금 상당액이라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이 사건 계약서에 월 기본임금은 'Net 14,000,000원'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실제로 피고는 원고에게 매월 28,0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이 사건 계약서의 기재와 다른 내용의 이면계약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계약서에 단지 '퇴직금 포함'이라는 문구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월급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하고, 퇴직 시에는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성립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피고가 원고에게 매월 28,000,000원을 지급하면서 특정 액수를 퇴직금 명목이라고 특정하였거나, 그 금액을 따로 분리하여 지급하여 왔다는 등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의 돈이 원고에게 매월 지급되어 왔음을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원고에 대한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이를 전제로 한 피고의 상계 항변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260,271,610원(= 임금 141,400,000원 + 퇴직금 118,871,61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19. 2.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원고는 퇴직한 날의 다음날인 2019. 2. 1.부터 2020. 2. 14.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근로기준법 제36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고,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다음날부터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의 각 규정에 의하여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이자를 지급한다. 따라서 원고가 구하는 지연손해금 중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20. 2.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만을 인정하고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는 부분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되,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98조, 제101조 단서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형표(재판장) 박수진 배인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