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6. 10. 선고 2020가합571690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한국교통안전공단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사업 및 교통체계 운영․관리 지원을 위한 사업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이다.

2)

원고들은 1958년부터 1960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로,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별지 2 전체 청구금액표 ‘퇴사일’란 기재 각 해당일에 정년퇴직하였다. 원고들은재직 당시 AG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4>의 조합원이었다.

나.

임금피크제 도입의 배경

1)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은 종전에는 제19조에서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만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고령자고용법이 2013. 5. 22. 개정되면서 같은 법 제19조는 제1항에서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함으로써 모든 사업장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할 것을 법적으로 의무화하였다.

2)

피고는 당초 근로자의 정년을 58세로 하면서, 근로자가 정년에 달한 날이 1월에서 6월 사이인 경우에는 6월 30일, 7월에서 12월 사이인 경우에는 12월 31일에 각 당연퇴직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었는데[피고의 인사규정(2015. 6. 25. 개정된 것) 제62조 참조], 위와 같이 개정된 고령자고용법 부칙 규정<5>에 따라 2016. 1. 1.부터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해야 했다.

다.

임금피크제 도입 및 시행 경과

1)

위와 같은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라 피고는 2014. 12. 30. 이 사건 노동조합과 다음과 같이 임금피크제를 2015. 7. 1.부터 도입․시행하기로 하는 합의를 하였다.

2)

그런데 2015. 5. 7.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이 발표됨에 따라,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5. 6. 30. 임금피크제 시행시기 및 세부사항에 관하여 재협의하기로 합의하였다.

3)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5. 6. 1.부터 2015. 8. 17.까지 AI노무법인으로부터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컨설팅 용역을 받은 다음, 2015. 8. 31. 다음과 같이 임금피크제 시행에 관하여 최종적으로 합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라고 한다).

4)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에 따라 2015. 8. 31.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이하 ‘이 사건 운영규정’이라고 한다)을 제정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5)

피고는 2015. 9. 24. 직원의 정년을 58세로 정하고 있던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1957년 이전 출생한 직원의 정년은 58세, 1958년 이후 출생한 직원의 정년은 60세로 각 정하였고, 2016. 1. 1.부터 이 사건 운영규정에 따라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를 시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1)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에게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가)

이 사건 운영규정은 단체협약이 아닌 취업규칙에 해당한다. 그런데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은 이 사건 운영규정 제7조 제1항과 같이 근로자의 보수를 삭감하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위 조항은 단체협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으로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33조 제1항<6>에 따라 무효이다(이하 ‘제1주장’이라고 한다).

나)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은 없지만, 묵시적으로 ‘피고의 보수규정에서 정한 호봉급 임금제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그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피고가 원고들로부터 이 사건 운영규정에 따른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에 관하여 개별적인 동의를 받지 않은 이상, 취업규칙인 이 사건 운영규정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위 근로계약이 우선적으로 적용된다(이하 ‘제2주장’이라고 한다).

다)

설령 이 사건 운영규정을 단체협약으로 보더라도, 이는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이다. 즉, 이 사건 운영규정은 연령만으로 조합원을 차별한 것인데다가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 이전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임금만 감액된 것이어서 노동조합법 제9조<7> 등을 위반한 자의적 차별에 해당하고,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임금 감액의 정도가 과다하여 비례의 원칙에 어긋난다. 나아가 이 사건 운영규정 제정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절차적 하자도 존재한다(이하 ‘제3주장’이라고 한다).

2)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된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② 위와 같이 감액된 임금을 포함하여 산정한 정당한 퇴직금과 원고들이 실제로 지급받은 퇴직금의 차액(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에 가입된 원고들의 경우, 피고가 원고들의 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해야 하는 부담금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에게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된다.

1)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장기간의 협상을 거쳐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시행하기로 하는 이 사건 노사합의를 하여 그 합의서에 쌍방이 서명하였고 그에 따라 이 사건 운영규정을 제정하였으므로, 이 사건 운영규정은 취업규칙 외에 단체협약으로서의 성격도 갖고 있다.

2)

원고들은 집단적 규범계약인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의 규율을 받을 뿐, 이와 구별되는 개별적인 근로계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원고들 주장과 같은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하더라도, 원고들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 단체협약인 이 사건 운영규정의 규범적 효력이 미친다.

3)

이 사건 운영규정을 제정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시행하게 된 배경 및 경위를 고려하면, 이 사건 운영규정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운영규정의 성격(제1주장 및 제2주장 관련)

이 사건 운영규정이 적법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는 점에 관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아래에서는 이 사건 운영규정이 ‘단체협약’에도 해당하는지 살펴본다.

1)

관련 법리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한 협정(합의)을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날인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 그 협정(합의)이 반드시 정식의 단체교섭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 관한 합의가 노사협의회의 협의를 거쳐서 성립되었더라도, 당사자 쌍방이 이를 단체협약으로 할 의사로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의 대표자가 각 노동조합과 사용자를 대표하여 서명날인하는 등으로 단체협약의 실질적․형식적 요건을 갖추었다면 이는 단체협약이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3다27429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채택한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개정 고령자고용법의 시행을 앞두고 2014. 12. 30.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한 후 2015. 1. 6. 세부사항 협의를 위한 노사공동 T/F(Task Force)를 구성한 사실, ② 노사공동 T/F는 2015. 6. 1. AI노무법인에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컨설팅 용역’을 의뢰하였고, 위 노무법인은 2015. 5. 7. 발표된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정부권고안’에 기초하여 2015. 8. 13. 임금피크제 도입절차, 임금설계 및 직무개발 등에 관한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한 사실, ③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5. 8. 17. 기존의 노사공동 T/F를 대신하는 실무협의체로 노사 동수로 구성된 ‘임금피크제 노사위원회’를 신설한 사실, ④ 임금피크제 노사위원회는 약 2주간 여러 차례의 회의, 실무협의회, 워크숍 등을 통해 협상한 끝에 2015. 8. 31. ‘임금피크제를 2016. 1. 1.부터 시행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이 사건 운영규정에 따른다’는 취지의 이 사건 노사합의에 이르렀고, 피고의 이사장과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이 위 노사합의서에 각각 서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이 사건 노사합의의 체결 과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노사합의서는 근로조건에 관하여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실질적인 합의가 성립되어 이를 단체협약으로 할 의사로 문서로 작성하여 쌍방 당사자의 대표가 서명한 것으로서 단체협약의 실질적․형식적 요건을 갖추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렇다면 이 사건 운영규정 역시 이 사건 노사합의서의 내용으로 편입되어 단체협약의 성격을 갖는다[한편, 원고들은 ‘피고는 노동조합법 제31조 제2항<8>에 따라 이 사건 운영규정을 행정관청에 신고할 의무가 있음에도 신고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운영규정은 단체협약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위 규정은 강행규정이 아니므로 이를 위반하더라도 단체협약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3도177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운영규정이 오로지 취업규칙에 해당하고 단체협약에 해당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제1주장 및 제2주장<9>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운영규정의 무효 여부(제3주장 관련)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사건 운영규정은 단체협약으로 유효하게 체결되었으므로,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무효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4. 9. 4. 선고 2012다35309 판결 등 참조).

앞서 채택한 증거와 을 제5, 6, 12, 14, 1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대구지방고용노동청 구미지청에 대한 사실조회회신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운영규정이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정도로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들의 제3주장도 이유 없다.

1)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연령차별금지원칙 위반 여부

가)

관련 법리

2008. 3. 21. 법률 제8962호로 개정된 구 고령자고용법(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은 제4조의4를 신설하여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ㆍ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ㆍ훈련(제3호), 배치ㆍ전보ㆍ승진(제4호), 퇴직ㆍ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연령차별을 당한 사람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에 그 내용을 진정할 수 있다(제4조의6 제1항).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구제조치 등의 권고를 받은 사업주가 정당한 사유 없이 권고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등 일정한 경우에 고용노동부장관은 해당 사업주에게 시정명령을 할 수 있고(제4조의7 제1항), 시정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아니하는 자에게는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제24조 제1항). 한편 모집ㆍ채용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한 사업주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23조의3 제2항).

이와 같은 규정들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구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ㆍ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 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고령자고용법상 연령차별금지원칙 위반’을 명시적으로 주장하고 있지는 않지만,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가장 주요하게 내세우는 사정이 ‘연령만을 이유로 한 불합리한 차별’이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위반 여부의 판단기준에 관한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무효 여부를 살펴본다.<10>

10)

원고들은 변론종결 이후 제출한 2022. 6. 3.자 변론재개 신청서에서 위 대법원 2017다292343 판결을 근거로 들면서 ‘이 사건 운영규정은 연령을 이유로 임금 분야에서 원고들을 차별하는 것으로서 그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으므로 무효이다’라는 주장을 하기도 하였다.

나)

판단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고령자고용법 등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가)

고령자고용법은 2013. 5. 22.자 개정을 통해 제19조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제19조의2를 신설하여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었다. 이는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나)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11> 참조),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

11)

제28조(임금피크제 지원금) ①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이하 이 조에서 "임금피크제"라 한다)에는 근로자에게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제2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사업주에게도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1.

사업주가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아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거나 정년을 56세 이상 60세 미만으로 연장하면서 55세 이후부터 일정나이, 근속시점 또는 임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6690호로 일부 개정된 것)에 제28조의2<12>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고 있었고, 특히 고용보험법령은 임금피크제 등으로 인해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될 수도 있음을 예상하고 있었다.

(2)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가)

피고는 당초 소속 근로자의 정년을 58세로 정하고 있었으나, 법정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는 개정 고령자고용법이 시행되는 2016. 1. 1.부터는 근로자의 정년을 의무적으로 60세로 정해야 했고, 그로 인한 피고의 인건비 상승 부담은 당연히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피고의 입장에서는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있었다.

(나)

기획재정부는 2015. 5. 7. 모든 공공기관에 대하여 정년 연장에 따른 고령 근로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였는데, 공공기관인 피고로서는 위와 같은 정부 시책에 협조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15년 연말을 기준으로 피고를 비롯한 모든 공공기관이 기획재정부의 권고에 따라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12)

제28조의2(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의 임금 감액에 따른 지원금) ①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임금이 감소한 해당 근로자에게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가 적용되는 날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해당 근로자의 고용기간이 2018년 12월 31일 전에 종료되는 경우는 그 고용기간 동안 지급한다.

(다)

이와 같이 법정 정년의 연장과 정부의 임금피크제 도입 권고를 배경으로 하여 피고가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완화함과 동시에 청년 일자리를 창출(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기초가 된 AI노무법인의 컨설팅 용역안에 따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총 187명의 고용 창출이 가능하다)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은 그 목적의 타당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앞서 본 것처럼 관련 법령에서 이미 예정하고 있는 조치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정한 ‘임금체계 개편’에 해당하여 그 시행에 법적 근거가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3)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가)

앞서 본 고령자고용법 등 관련 법령의 개정 경위 및 내용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서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갖는다. 따라서 비록 원고들의 정년이 연장된 것은 피고의 자발적인 조치가 아닌 법률 개정에 따른 효과이기는 하지만,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한 것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종전의 정년인 58세까지는 기존 임금체계에 따른 임금을 그대로 지급하고, 정년이 연장된 2년의 기간에 한하여 직전 임금의 59%를 지급하는 것으로,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대한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에 따라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정년이 58세로 60세로 상향됨에 따라 경제적인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다. 즉,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시행을 전후로 원고들이 지급받을 수 있는 임금 액수를 비교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하에서 60세 정년 직전 3년간 지급받는 임금 총액’이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시행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58세 정년 직전 1년간 지급받는 임금’을 초과함은 계산상 분명하다. 원고들로서는 법정 정년 연장으로 기대할 수 있었던 ‘추가적인’ 이익, 즉 정년이 연장된 2년 동안에도 기존 임금체계를 적용한 임금을 지급받을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해 일부 줄어든 것일 뿐,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에 비해 적극적으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보기는 어렵다(이러한 점에서 정년 연장 없이 기존에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정년을 보장해 주는 것을 전제로 정년퇴직 전 일정 기간 동안 임금을 감액하는 이른바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와 구별된다). 나아가 원고들은 2015. 12. 4. 개정된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의2에서 정한 임금피크제 지원금 제도에 따라 고용노동부로부터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교부받기도 하였다.

(4)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가)

피고는 이 사건 운영규정 및 기획재정부의 권고안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직원들을 별정직으로 전환한 다음, 각자의 희망직무, 희망근무지 등을 고려하여 직무를 부여하였다. 원고들의 업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제출되어 있지는 않지만, 피고의 2015. 12. 30.자 ‘임금피크제 별도 정원 및 직무운영 계획안’에 따르면 2급 이상의 직원에 대해서는 직무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독립적이고 자기완결이 가능한 직무를 부여하고, 3급 이하인 직원에 대해서는 기존 직무의 연속적인 업무를 중심으로 부여하도록 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원고들이 담당한 구체적인 업무내용은 임금피크제 적용 전후로 크게 달라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나)

그러나 기획재정부가 2015. 5.경 피고를 비롯한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 도입을 권고할 당시에는 그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까지 권고하지는 않았으므로, 피고로서는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임금 삭감에 대한 보전책으로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방안은 선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피고는 2018. 12.경 임금피크제 시행에 대응하여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정부지침이 변경되자, 2019. 2. 25. 이 사건 노동조합과 ‘2019. 3. 1.부터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근로시간을 주 40시간에서 주 32시간으로 단축하는 것’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을 변경하는 노사합의를 하였고, 그에 따라 일부 원고들은 임금피크제 적용기간인 2년 중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년 9개월 동안 근로시간 단축의 혜택을 보기도 하였다(구체적으로, 2019. 6. 30. 퇴직한 6명의 원고는 3개월, 2019. 12. 31. 퇴직한 7명의 원고는 9개월, 2020. 6. 30. 퇴직한 4명의 원 고는 1년 3개월, 2020. 12. 31. 퇴직한 1명의 원고는 1년 9개월 동안 각 근로시간이 단축되었다).

(5)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의 사용처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절감 외에 청년들의 신규채용을 확대하려는 목적도 가지고 있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구체적인 내용도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들의 임금을 감액하여 절감한 재원을 신규채용 인건비로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설계되었다(AI노무법인이 작성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도입 컨설팅 용역안’ 참조). 피고의 2015. 12. 30.자 ‘임금피크제 별도 정원 및 직무운영 계획안’에 따르면,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후인 2016년과 2017년에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을 별도 정원으로 관리하고 그 인원만큼 신규채용하는 등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확보한 재원을 실제 신규채용 인건비에 충당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2)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비례의 원칙 위반 여부

가)

위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인한 인건비 절감재원을 신규채용 인건비에 충당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총 인건비 내에서 임금피크제 적용기간(임금조정기간)과 임금 감액률을 설계하였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 감액률이 41%로 다소 높게 설정된 측면은 있지만, 이는 임금피크제 적용기간을 최대한 단기간(2년)으로 하려는 의도에 따른 결과로 보이므로 그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다.

나)

여기에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인건비 절감 등의 목적으로 도입된 조치인 점,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원고들에게 적극적인 손실이 발생한 것은 아닌 점 등까지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 감액의 정도가 지나치게 과다하여 비례의 원칙을 위반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3)

이 사건 운영규정에 관한 절차적 하자의 존부

가)

협약 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므로(대법원 2014. 9. 4. 선고 2012다3530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사합의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의사가 배제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운영규정 제정에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

나아가 앞서 본 것처럼 피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 약 8개월에 걸쳐 임금피크제의 시행 여부,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지급률 및 적용기간 등에 관하여 충분히 협의한 뒤 이 사건 노사합의를 체결하고 이 사건 운영규정을 제정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전국 순회 설명회를 통해 임금피크제 도입의 필요성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기도 하였다.

다.

소결론

원고들은 유효한 취업규칙이자 단체협약인 이 사건 운영규정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으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현석(재판장) 오주훈 성창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