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5,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고정1319
판결선고
2021. 2. 10.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서초구 B, C호에 있는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로서 건축설계업 등을 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05. 3. 14.부터 2017. 10. 31.까지 설계, 감리 업무 등을 한 E의 2017년 3월 임금 958,576원, 2017년 4월 임금 3,906,510원, 2017년 5월 임금 3,886,870원, 2017년 6월 임금 3,886,870원, 2017년 7월 임금 3,870,670원, 2017년 8월 임금 3,870,670원, 2017년 9월 임금 3,870,670원, 2017년 10월 임금 2,186,690원 등 임금 합계 26,437,526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위와 같이 근무한 E의 퇴직금 21,893,836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E의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E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등기사항전부증명서, 각 미지급급여등명세(증거기록 순번 6번, 10번), 급여대장, 각 계좌내역, 급여명세서
급여발생분, 급여인정분, 체불임금산출, 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미청산의 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E은 피고인이 대표자로 있는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등기이사이자 주주로서 회사의 경영진일 뿐 근로자가 아니다.
설령 E이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2017년 9월 및 10월은 실제 근무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에게 임금지급의무가 없다.
판단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그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대규모 회사의 임원이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하여 특별히 임용되어 해당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등기 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왔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은 경우에는, 이러한 구체적인 임용 경위, 담당 업무 및 처우에 관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지 여부를 가려야 한(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E은 이 사건 회사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회사는 상시근로자 10명 이내의 소규모 회사이고, 업무의 특성상 소속 직원으로 하여금 본사 사무실과 멀리 떨어진 지방에서 현장업무를 하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 E은 본사 사무실과 별개로 피고인의 지시로 세종시 현장에 가서 현장에서 수행할 필요가 있는 업무를 하였고, 현장 상황을 본사에 보고하였다. 피고인은 E에게 현장 업무에 관하여 자율성이 있었다고 주장하나, E이 현장 업무를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한 이상 실무의 영역 내에서는 어느 정도 자율성을 갖고 사무를 처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중요한 계약 체결의 결정이나 경영상 판단까지 E에게 자유로이 맡겨져 있었던 것은 아니다.
E이 업무와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은,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E의 자신의 신용카드로 결제한 후 회사에 청구하여 지급받았다. E이 회사의 자금사정이 어려울 때 몇 차례 자금을 융통하여 주기는 하였으나, 단기간 빌려준 것일 뿐 회사에 자금을 투자한 것은 아니었다.
E이 회사의 수주를 위하여 거래처 접대 등의 영업활동을 하기는 하였으나, E의 영업활동으로 이 사건 회사가 공사를 수주하더라도 E은 당초 정해진 고정급 이외에 추가적인 대가를 지급받지 않았다.
E은 일반 직원으로 입사하였다가 약 3년 만인 2008년경 법인등기부에 이사로 등기되었다. 그러나 E이 이사로 등기된 이후 별도의 보수계약이 체결되지도 않았고, 종전과 동일하게 급여를 지급받았다. 종전의 4대 보험도 계속 유지되었으며, E의 업무내용에 변화가 있지도 않았다.
E이 이사로 등기되었던 날 다른 직원 2명도 이사로 등기되는 등 피고인은 회사를 운영하면서 E 외에도 여러 직원들을 이사로 등기하였는데, 그 이유에 대하여 피고인은 검찰 조사 당시 직원들에게 더 좋은 대우를 해주고 싶어서라고 진술하였다.
한편 이 사건 회사는 그 형식이 주식회사이기는 하나 피고인 1인이 설립하고, 규모도 작아서 상법상의 이사회나 주주총회는 개최되지 않았고 사실상 1인 회사처럼 운영되었다. E 역시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이사로 선임된 것이 아니었고, 이사로 등기된 이후 이사회에 참석하거나 이사회에서 의결을 행사하지도 않았는바, 형식적으로만 이사로 등기되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E이 이 사건 회사의 주주로 등재되어 있기는 하나,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법인등기부에 이사로 등기된 것과 마찬가지로 형식적인 것으로 보인다. E이 누군가에게 대가를 지급하고 주식을 취득하지 않았고, 주식을 취득한 이후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지도 않았다. 피고인이 퇴직하는 직원으로 하여금 그가 보유한 주식을 E에게 양수하도록 시켰을 뿐이다.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회사를 처음 설립할 때부터 자신이 과점주주가 되지 않기 위해서나 직원들에게 애사심을 가지게 할 생각으로 직원들에게 주주 지위를 부여하여 왔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임금지급 범위에 관한 판단
위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과 E 사이에 E이 2개월간 감리승급교육을 마친 이후 퇴직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는데, 당시 피고인은 E이 교육기간 동안 이 사건 회사에 근로를 제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교육기간 동안 급여를 반액으로 감액한 월 250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 E은 위 교육기간 동안 이 사건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고 교육기간이 끝난 이후 퇴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교육기간 동안 E이 이 사건 회사에 직접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마치 유급휴직에 준하는 것과 같이 E과 급여를 지급하지로 합의한 이상 약정한 급여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위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판사 황여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