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에게,
피고 D 주식회사는 각 3,670,019원과 이에 대하여 2019. 7. 6.부터 2023. 6. 13.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피고 C 주식회사, D 주식회사, E, F은 공동하여, 피고 G 주식회사는 피고 C 주식회사, D 주식회사와 연대하여 각 88,660,639원과 이에 대하여 2019. 6. 21.부터 2023. 6. 13.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 C 주식회사, D 주식회사, E, F 사이에서 생긴 부분은 각 50%씩 원고들과 위 피고들이 부담하고, 원고들과 피고 G 주식회사 사이에서 생긴 부분은 10%는 원고들이, 90%는 피고 G 주식회사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 C 주식회사(이하 ‘피고 C’이라 한다)는 서울 은평구 H구역 아파트 신축공사를 수주하여 시공한 회사이고, 피고 E은 피고 C의 현장소장으로서 위 회사 소속 근로자 및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을 총괄 관리하는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이다.
피고 D 주식회사(이하 ‘피고 D’이라 한다)는 피고 C로부터 위 아파트 신축공사 중 습식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받은 수급인이고, 피고 F은 피고 D의 현장소장으로 이 사건 공사 전반을 총괄 관리ㆍ감독하던 사람이다.
피고 G 주식회사(이하 ‘피고 G’라 한다)는 2018. 7. 31. 피고 D과 사이에 이 사건 공사에서 발생하는 근로자의 재해 사고에 관하여 피공제자를 피고 D 및 C, 공제기간을 2018. 7. 24.부터 2020. 2. 28.까지, 1인당 보상한도를 200,000,000원으로 하는 근로자재해 공제계약(이하 ‘이 사건 공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보험회사이다.
망 I(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작업일정과 현황파악 및 지게차 운전을 담당하던 피고 D의 직원이었고, 원고들은 망인의 자녀들로 망인의 상속인들이다.
사고의 발생 등
망인은 2019. 6. 21. 09:55경 이 사건 공사 현장 J동 앞에서 지게차에 2톤 상당의 레미탈을 적재하고 다른 구역으로 운반하기 위해 경사로(이하 ‘이 사건 경사로’라 한다)를 따라 지게차를 후진하던 중 불상의 사유로 지게차가 멈추자 이를 살피기 위해 운전석을 이탈한 사이 지게차가 경사로를 따라 내려가자 이를 막기 위해 지게차에 다가갔다가 지게차 왼쪽 앞바퀴에 몸통이 깔려 그 자리에서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 사건 사고로 피고 C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피고 E, F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및 업무상과실치사죄 등으로 기소(서울서부지방법원 2020고단3992)되어 2021. 10. 28. 유죄판결을 각 선고받았고, 이에 위 피고들이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서울서부지방법원 2021노1231)에서도 유죄판결을 선고받았으며, 이에 대한 위 피고들의 상고도 모두 기각되었다.
원고들의 산재보험급여 수령 및 피고 C, D의 공탁
근로복지공단은 2020. 1. 2.경 망인의 사망에 따른 유족 일시금으로 원고들에게 각 139,361,300원(합계 278,722,600원), 장의비로 원고 A에게 15,554,290원을 지급하였다.
피고 C, D은 위 형사재판 중인 2021. 12. 중순경 원고들을 피공탁자로 하여 망인과 원고들의 위자료 명목으로 각 39,353,424원을 변제공탁하였으나, 현재까지 원고들은 위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6, 8 내지 13, 20, 21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 D에 대한 퇴직금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요지
망인은 2014. 4. 15.부터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19. 6. 21.까지 피고 D에 계속하여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피고 D은 원고들에게 위 기간 동안의 망인의 퇴직금으로 각 18,023,555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망인의 근로기간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나 제9호증, 1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은 아래와 같이 피고 D이 수급받은 공사현장별로 그 공사기간 동안에만 투입되어 일용직으로 근무하는 형태로 피고 D에 근로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근로기간별 퇴직금 발생여부 등에 대한 판단
2015. 4. 1. 이전 근로기간 부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퇴직금제도를 설정하려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제8조 제1항). 따라서 계속근로기간이 1년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한 퇴직금청구권이 발생하지 아니한다.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은 2015. 4. 1. 이전의 망인의 근무기간, 해당기간 동안의 근무일수, 망인의 근무형태 및 근로공백기간 등을 종합하면, 망인이 2015. 4. 1. 이전에 피고 D에 1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2014. 8. 3. 망인의 근로관계는 단절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퇴직금 청구는 더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015. 4. 1. ~ 2017. 10. 31. 근로기간 부분
원래 근로자가 반드시 월 평균 25일 이상 근무하여야만 근로기준법상 퇴직금지급의 전제가 되는 근로자의 상근성ㆍ계속성ㆍ종속성의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아니고, 최소한 1개월에 4, 5일 내지 15일 정도 계속해서 근무하였다면 위 요건을 충족한다 할 것이며, 형식상으로는 비록 일용직근로자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일용관계가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어 온 경우에는 상용근로자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은 비록 일용근로자의 형태로 근무하기는 하였으나 2015. 4. 1.부터 2017. 10. 31.까지 2년 7개월 동안 피고 D에서 계속하여 1개월 기준 최소 22일 이상을 근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 D은 망인에게 위 기간 동안의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한편,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은 2018. 6. 3.부터 다시 피고 D에 근로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2017. 11. 1.부터 2018. 6. 3.까지의 근로공백기간이 약 8개월 정도에 이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은 피고 D이 수급받은 공사현장별로 그 공사기간 동안만 일용직으로 근무하는 형태로 피고 D에 근로를 제공하였는데, 을나 제1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D은 위 8개월의 기간 동안에도 경기도 일산, 용인 남사 등에서 계속 공사를 진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8개월의 공백기간 동안 피고 D의 사정으로 망인과의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도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의 피고 D에서의 근로관계는 2017. 10. 31. 단절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 D은 망인에게 위 기간 동안의 퇴직금을 이미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바, 을나 제10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D이 망인에게 2017. 9. 15.과 같은 해 10. 17. 각 500만 원씩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러한 사실과 피고 D이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위 돈이 위 기간에 대한 퇴직금으로 지급된 것인지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D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또 피고 D은, 위 기간 동안의 퇴직금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하는바, 이 사건 소가 망인의 퇴직일인 2017. 10. 31.부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에 따른 퇴직금청구권의 소멸시효 기간인 3년이 경과한 2022. 5. 4. 제기되었음은 기록상 명백하고, 달리 망인이나 상속인들인 원고들이 2017. 10. 31.부터 3년이 경과하기 전에 피고 D에게 위 기간 동안의 퇴직금을 청구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으므로 위 기간 동안의 퇴직금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할 것이어서, 피고 D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들의 주장도 더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018. 6. 3. ~ 2019. 6. 21. 근로기간 부분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기간 동안 망인의 근로제공이 연속적이지 않은 사정은 있으나, 그 기간이 1개월(2018. 7. 1. ~ 2018. 7. 31.), 7일(2018. 9. 1. ~ 2018. 9. 7.), 12일(2018. 9. 19. ~ 2018. 9. 30.)에 불과하고, 위 기간 동안 망인은 대부분 최소 월 20일에서 많게는 월 30일까지 피고 D에 계속하여 근로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기간 동안 망인과 피고 D 사이의 근로관계는 단절되지 아니한 채 계속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 D은 망인에게 위 기간 동안의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위 기간 동안의 퇴직금은 7,340,039원[(1년 + 19일/365일) × 30일 × 1일 평균임금 232,562원(다툼 없음),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이고, 이를 원고들의 상속분에 따라 나누면 각 3,670,019원(7,340,039원 × 1/2)이 된다.
소결
그러므로 피고 D은 원고들에게 망인의 퇴직금으로 각 3,670,019원과 이에 대하여 망인이 사망한 2019. 6. 21.부터 14일 지난 2019. 7. 6.부터 피고 D이 퇴직금 지급의무 존부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6. 13.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1>.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요지
원고들
피고 C, D, E, F(이하 피고 G를 지칭할 때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을 통칭할 때 ‘피고 C 등’이라 한다)은 사고발생 위험이 있는 이 사건 사고 현장에 대하여 안전조치를 취하는 등 적절히 사고예방을 했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도록 하였다.
그러므로 피고 C 등은 망인의 상속인들인 원고들에게 공동하여 이 사건 사고에 따른 손해배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 G는 상법 제724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 C, D과 연대하여 위 손해액 중 이 사건 공제계약의 공제금액 한도 내인 각 100,0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C, E
피고 C 등은 안전조치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에 대한 과실이 없고, 설령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과실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
피고 D, F
피고 C 등의 과실과 이 사건 사고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책임의 인정
관련법령 및 법리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9조 제3항, 제1항 제2호,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2019. 12. 24. 대통령령 제3025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6조 제2항에 의하면,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그 사업이 전문분야의 공사로 이루어져 시행되는 경우 각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전부를 도급주어 하는 사업(그 중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만 사용하는 사업은 제외)의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데,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토사 등의 붕괴, 화재, 폭발, 추락 또는 낙하 위험이 있는 장소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 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2019. 12. 26. 고용노동부령 제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0조 제5항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 따라 도급인인 사업주가 하여야 할 조치는 이 규칙에서 정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안전보건규칙의 내용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2019. 12. 26. 고용노동부령 제2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안전보건규칙’이라 한다) 제38조 제1항은 “사업주는 다음 각 호의 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별표 4의 구분에 따른 사항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그 중 이 사건 지게차가 해당하는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을 사용하는 작업은 제38조 제1항 제2호로 규정하고 있고, [별표 4]는 위 작업에 관한 작업계획서의 내용으로 “가. 해당 작업에 따른 추락ㆍ낙하ㆍ전도ㆍ협착 및 붕괴 등의 위험 예방대책, 나.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의 운행경로 및 작업방법”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구 안전보건규칙 제39조 제1항은 “사업주는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을 사용하는 작업의 작업계획서를 작성한 경우, 작업장소에 다른 근로자가 접근할 수 없거나 한 대의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을 운전하는 작업으로서 주위에 근로자가 없어 충돌 위험이 없는 경우가 아닌 이상 작업지휘자를 지정하여 작업계획서에 따라 작업을 지휘하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구 안전보건규칙 제40조 제2호, 제171조는 “사업주는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을 사용하는 작업을 할 때에 그 기계가 넘어지거나 굴러떨어짐으로써 근로자에게 위험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그 기계를 유도하는 사람(유도자 및 신호수)를 배치하여야 하고, 그와 같은 작업을 하는 경우 일정한 신호방법을 정하여 신호하도록 하여야 하며, 운전자는 그 신호에 따라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구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에 근거한 구 안전보건규칙의 개별 조항에서 정한 의무의 내용과 해당 산업현장의 특성 등을 토대로 구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목적, 관련 규정이 사업주에게 안전조치를 부과한 구체적인 취지, 사업장의 규모와 해당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성격 및 이에 내재되어 있거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안전상 위험의 내용, 산업재해의 발생 빈도, 안전조치에 필요한 기술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규범목적에 부합하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아가 해당 안전보건규칙과 관련한 일정한 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구 안전보건규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0도3996 판결 등 참조).
판단
위에서 본 법령 및 법리에 의하면,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인 이 사건 공사를 피고 D에 전부 도급주어 하는 사업의 도급사업주인 피고 C과 피고 C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인 피고 E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 제1항 제2호에 따라 안전한 환경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방호조치 등을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고, 피고 D과 피고 D의 현장소장으로서 이 사건 공사 전반을 총괄 관리ㆍ감독하던 피고 F도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위 인정사실 및 갑 제20, 21호증, 을가 제9, 10, 14호증, 을나 제2, 3,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사고는 아래와 같이 피고 C 등이 이 사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과실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 과정에 망인의 과실이 일부 개입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전적인 원인이라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에게, 피고 C 등은 공동하여 이 사건 사고로 망인과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피고 G도 상법 제724조 제2항에 따라 피보험자인 피고 C, D과 연대<2>하여 위 손해를 이 사건 공제계약의 공제금액의 한도 내에서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이 사건 경사로는 평소 지게차 등 작업차량이 수시로 다니는 길로서, 뒤쪽으로 내려갈수록 점점 경사가 심해지는 내리막길이다. 이 사건 경사로는 콘크리트 바닥이 갈라지고 노면이 불량한 상태로 방치되어 왔고, 특히 이 사건 사고 발생지점은 포장작업이 되어 있지 않은 흙바닥으로서, 지반이 단단하지 않고 포장된 도로와 단차가 있으며, 그 뒤쪽으로는 건물을 향해 급격한 경사를 이룬다. 이와 같이 이 사건 경사로가 미끄러워 위험하다는 점은 피고 C의 안전회의나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밴드’ 등을 통해 상당기간 동안 공사현장 관계자들 사이에 공유되어 왔고, 피고 C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피고 E도 이러한 공사현장의 현황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 C의 안전관리총괄책임자인 피고 E으로서는 이 사건 경사로에 미끄럼 방지 조치를 취하는 등의 위험방지조치를 취하고 그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작업계획서를 결재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으며, 피고 D의 현장소장인 피고 F도 위와 같은 위험방지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 C 등은 이 사건 경사로에서의 사고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위험방지조치 등을 취하지 아니하였다.
조적ㆍ미장 작업을 수행하는 이 사건 공사의 특성상 지게차를 통해 과중량의 자재가 적재, 하역되므로, 지게차 운전 작업 시에는 안전을 위하여 작업지휘자, 운전원, 신호수(유도자)를 각기 다른 3명이 맡아야 한다. 실제 이 사건 공사의 2019. 6. 작업계획서에도 지게차 운전 작업 시 3명이 한 조가 되어 작업이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그럼에도 실제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는 신호수 없이 지게차 운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피고 E도 이러한 공사현장의 현황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도 신호수 없이 혼자 지게차를 운전하다가 이 사건 사고에 이르렀다. 따라서 피고 E으로서는 피고 D로 하여금 신호수 없이 지게차 운전작업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이를 엄격히 관리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피고 F도 이 사건 사고 당시 신호수 등을 배치하여 사고 발생을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 C 등은 위와 같은 사고 발생 방지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원인, 사고 당시 이 사건 경사로의 상태 등에 의할 때 피고 C 등이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다하였더라면, 이 사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 C 등의 위와 같은 과실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인정된다.
책임의 제한
앞서 든 각 증거들 및 을가 제10호증, 을나 제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은 평소 지게차를 운전하며 이 사건 사고 장소를 수시로 통행함으로써 사고 장소가 미끄러워 위험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였거나 인식할 수 있었으므로, 이 사건 지게차에서 하차할 당시 주변에 있던 K 등에게 부탁하여 지게차를 확실히 고정시키게 한 후 하차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그러한 조치에 소홀히 하였고, 망인도 이 사건 공사 현장의 근무자이자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이므로 사고발생 방지를 위한 조치에 더 주의를 기울일 의무가 있었으며, 또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지게차는 이 사건 경사로를 따라 내려가고 있었고, 지게차에 2톤 정도의 레미탈이 적재되어 있던 상태였으므로, 망인이 이 사건 지게차를 멈추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망인은 경사로를 따라 내려가던 이 사건 지게차에 무리하게 다가감으로써 이 사건 사고를 발생하게 한 과실 등이 있고, 이러한 망인의 과실은 이 사건 사고의 발생이나 손해 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으므로, 이 사건 사고에서의 피고들의 책임을 6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한편, 피고들은 망인에게 지게차를 경사로에 정차하고 지게차에서 하차하면서 사이드브레이크와 포크를 완전히 내리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하나,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 피고들은 이 사건 사고 당일 레미탈 운반 작업이 계획되어 있지 않았음에도 망인이 임의로 위 작업을 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하는바, 을가 제10,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 당일 일일작업계획보고에 위 작업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평소 일일작업계획보고에 기재되어 있지 않더라도 피고 C 소속 직원들의 부탁으로 망인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수시로 지게차 운전 작업을 해온 점, 이 사건 사고 당시 J동 앞에서 진행될 토목공사를 위해 그 앞에 적치되어 있던 레미탈을 이동할 필요가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이 사건 경사로에서 이 사건 지게차를 이용하여 레미탈 운반 작업을 한 것은 통상적이고 예정된 업무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들의 위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손해배상의 범위
망인의 손해액
일실수입
기초사실
망인의 인적사항: L생, 여자
사망일자: 2019. 6. 21.(50세 7개월 남짓)
여명종료일: 2056. 12. 10.
가동연한: 65세가 되는 2033. 11. 30.
가동일수: 22일
소득
망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건설기계인 지게차 운전사로서 평균임금 232,562원(이를 망인의 사고 당시 소득으로 봄에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상당의 소득을 얻고 있었고,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망인이 계속하여 피고 D에서 위와 같은 소득을 얻었을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건설업 임금실태 조사보고서상의 망인의 직종인 건설기계운전사의 개별직종노임단가가 위 평균임금을 초과하기 전까지는 위 평균임금을 망인의 소득으로 인정하고, 이후부터는 위 개별직종노임단가를 망인의 소득으로 인정한다.
생계비: 일실수입의 1/3
계산
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라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면, 아래 표와 같이 망인의 일실수입은 458,571,438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경험칙, 이 법원의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일실퇴직금
입사일: 2018. 6. 3.
퇴직일: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19. 6. 21.
1일 평균임금: 232,562원
예상 정년퇴직일: 60세가 되는 2028. 12. 1.
피해자가 일정한 직장에서 일정 급여를 받으면서 사고가 없었더라면 계속 근무하여 일정액의 퇴직금을 받을 수 있었을 터인데 사고로 인하여 사망함으로써 퇴직금을 받지 못하게 된 경우 가해자는 피해자가 받지 못하게 된 퇴직금 상당액을 일실이익으로 배상하여야 한다. 이 경우 피해자가 일실퇴직금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그 사고가 없었더라면 사고 당시 근무하고 있던 직장에서 1년 이상 계속근로가 가능하였고, 일실퇴직금 산정기간 종료시까지 동일 또는 유사의 직장에서 계속근로가 가능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6다236285 판결 등 참조). 또 형식상으로는 비록 일용직근로자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일용관계가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어 온 경우에는 상용근로자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판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든 각 증거들에 의하면, 망인은 2018. 6. 3.부터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2019. 6. 21.까지 피고 D에서 계속 근무하였고, 이후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공사기간의 종기인 2020. 2. 28.까지 계속하여 근무할 것이 예정되어 있던 사실, 망인은 비록 근무기간에 공백이 있기는 하였으나 2015. 4. 1.부터 2017. 10. 31.까지 2년 7개월 동안 피고 D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고 여기에 위 2018. 6. 3.부터 2020. 2. 28.까지를 더하면, 망인이 피고 D에서 근무하였거나 근무가 예정되었던 기간이 약 4년 2개월에 이르는 사실, 위 기간 동안 망인은 비록 일용직 형태로 근무하였으나 단순 노동자가 아닌 건설기계인 지게차 운전자로 근무하였고, 월 근무일수가 적어도 평균 20일 이상에 이르는 등 상용근로자로 근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여기에다가 피고 D이 계속하여 공사를 수주해왔던 점에 비추어 피고 D은 이 사건 공사가 종료된 후에도 다른 공사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이는바, 이러할 경우 앞서 본 망인의 피고 D에서의 지게차 운전경력, 피고 D에서의 근무기간 및 월 평균 근무일수, 피고 D이 공사수주시 마다 망인을 계속하여 고용하여 온 점 등에 의할 때 망인이 계속하여 피고 D에 고용되어 근무하였을 개연성이 상당히 높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은 이 사건 사고로 사망하지 않았더라면 이 사건 사고 후에도 정년퇴직일인 2028. 12. 1.까지 계속 근무하였을 개연성이 상당히 높았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사고로 위 기간 동안의 퇴직금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들은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인 65세를 기준으로 산정한 일실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나, 퇴직금은 망인이 회사에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피고 D의 취업규칙상 정년인 60세(을나 제13호증)까지 인정함이 타당하다.
계산
42,353,295원[(정년퇴직 시 수령 가능한 퇴직금의 이 사건 사고일 당시 현가액 49,693,334원 – 앞서 본 이 사건 사고 당시 기발생 퇴직금 7,340,039원) × 노동능력 상실률 100%]
정년퇴직 시 수령 가능한 퇴직금(일할계산): 73,304,816원(1일 평균임금 232,562원 × 30일 × 10년 5개월 29일)
위 퇴직금의 이 사건 사고일 당시 현가액: 49,693,334원[정년예정일 기준 퇴직금 73,304,816원 × 1/(1 + 0.05 × 9년 5개월 10일)]
장례비: 5,000,000원
갑 제14 내지 19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의 사망에 따라 원고들이 부대시설 이용료, 봉안비 등 장례비용으로 36,115,150원을 지출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건전가정의례의 정착 및 지원에 관한 법률과 건전가정의례준칙의 규정 내용, 일반적인 장례식장 임대비용, 투입된 장례비용의 내역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이 지출한 장례비 중 경험칙 상 인정되는 5,000,000원을 초과하여 지출한 부분은 이 사건 사고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비용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장례비 손해는 5,000,000원에 한하여 인정함이 타당하다.
공제<3>
원고들이 유족 일시금 급여로 수령한 278,722,600원을 일실수입 및 일실퇴직금에서 공제하면 일실수입 및 일실퇴직금은 222,202,133원(458,571,438원 + 42,353,295원 – 278,722,600원)이 남는다.
원고들이 장의비로 수령한 15,554,290원을 장례비 손해금 5,000,000원에서 공제하면 피고들이 추가로 지급해야 할 장례비는 없다.
책임의 제한
피고들 책임비율: 60%
계산: 133,321,279원(일실수입 및 퇴직금 잔액 222,202,133원 × 60%)
위자료
참작 사유: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망인의 나이, 직업, 소득, 가족관계, 피고 D 및 C이 원고들을 피공탁자로 하여 형사재판 과정에 망인과 원고들의 위자료 명목으로 각 39,353,424원을 공탁한 점 및 그 밖에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
인정금액: 망인 30,000,000원, 원고들 각 7,000,000원
상속금액 포함 원고들 손해액
상속대상 금액: 163,321,279원(망인의 일실수입 및 일실퇴직금 133,321,279원 + 망인의 위자료 30,000,000원)
원고들 상속금액: 각 81,660,639원(163,321,279원 × 각 상속분 1/2)
원고들 손해액: 각 88,660,639원[상속금액 81,660,639원 + 원고별 고유의 위자료 7,000,000원]
소결
그러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금으로 원고들에게, 피고 C 등은 공동하여, 피고 G는 피고 C, D과 연대하여 각 88,660,639원과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인 2019. 6. 21.부터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6. 13.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문세
각주1)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 제18조 제3호의 각 규정에 의하면, 사용자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 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일수에 대하여 연 100분의 20의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할 필요가 없고, 피고 D이 망인과 체결한 근로계약은 보조적상행위에 해당하므로 상법에서 정한 연 6%의 이율을 적용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4. 15. 선고 2020다218048 판결 등 참조)
각주2) 상법 제724조 제2항에 의하여 피해자에게 인정되는 직접청구권의 법적 성질은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를 중첩적으로 인수한 결과 피해자가 보험자에 대하여 가지게 된 손해배상청구권이고, 중첩적 채무인수에서 인수인이 채무자의 부탁으로 인수한 경우 채무자와 인수인은 주관적 공동관계가 있는 연대채무관계에 있는바, 보험자의 채무인수는 피보험자의 부탁(보험계약이나 공제계약)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보험자의 손해배상채무와 피보험자의 손해배상채무는 연대채무관계에 있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다53754 판결 참조).
각주3) 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판결에 따라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에 의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