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5. 23. 선고 2022가합548267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백화점 및 대형점, 슈퍼마켓업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거나 근무하였던 사람들이다.

나.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경위

1)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 5. 22.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개정됨에 따라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19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였는데, 위 개정 규정은 같은 법 부칙(제11791호, 2013. 5. 22) 제1호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2016. 1. 1.부터 적용되었다.

2)

피고는 2014. 3. 4.부터 2014. 3. 27.까지 노동조합과 임금 및 단체협상 과정에서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하였고, 2014. 6. 30. 노동조합과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내용이 반영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3)

피고는 노동조합과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의 내용을 사규에 반영하여 인사관리 규정 개정안과 연봉규정 개정안을 마련한 후 2014. 7. 9.부터 2014. 7. 15.까지 사내전산망을 통해 위 개정안 등에 관한 동의 절차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전체 근로자 4,906명 중 약 78%에 해당하는 3,857명이 위 개정안에 동의하였다(이에 따라 개정된 인사관리규정과 연봉규정을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

4)

그에 따라 피고는 2016. 1. 1.부터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시행하였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원고들에 대한 임금피크제의 적용

피고는 원고들 중 1960년생 및 1961년생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만 58세까지 임금을 100%로 유지하고 만 59세가 되는 해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2년간 조정된 임금을 지급하였으며 1962년생 이후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만 58세가 되는 해부터 조정된 임금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8호증, 을 제1 내지 5, 13, 14,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에 따라 삭감된 임금을 지급받았으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와 같이 삭감된 임금으로서 별지 2 청구금액 기재와 같은 미지급 임금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구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 개정에 따라 의무화된 60세 이상의 정년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정년을 연장하는 것으로 볼 수 없음에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을 위하여 이 사건 취업규칙이 개정되어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급여를 감액하는 불이익한 근로조건이 새로이 부과되었으므로, 이는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

나.

피고 근로자 과반수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동의하였더라도 피고는 근로자들로 하여금 내부 전산망에 동의 의사를 표시하도록 하여 근로자들의 동의를 유도함으로써 근로자들의 동의 과정에 적극 개입 또는 간섭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른 근로자들의 유효한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볼 수 없다.

다.

피고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2항에 따라 피고 근로자들의 정년이 60세로 간주되자 법률상 보장된 정년까지의 급여를 감액하기 위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이므로 그 목적에 타당성이 없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원고들에게 업무경감 등 실질적인 대상 조치가 실시되지도 아니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원고들을 차별하는 것이다.

3.

판단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의 절차적 하자 존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기득권·기득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다17898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1다42301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으며, 그 동의의 방법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 여기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라 함은 사용자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사용자측이 단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사용자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갑 제2호증, 을 제1, 2,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정년 연장으로 고용안정을 도모하면서도 이에 따른 사용자인 피고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는 등 노사 간의 입장을 적절히 조율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②

피고는 2016. 1. 1.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 직원들의 정년을 57세에서 60세로 연장하고, 정년 이전 3년간의 임금 지급률을 58세 해당연도의 경우 75%, 59세의 해당연도의 경우 65%, 60세의 해당연도의 경우 60%로 조정하였다. 이와 같은 정년 연장은 2016. 1. 1.부터 개정 시행된 고령자고용법 제19조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것이 원인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으나, 한편 위 개정 시 함께 신설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은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정년 연장과 함께 임금체계 개편 등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예정하고 있으며, 위 임금체계 개편이 오로지 모든 측면에서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의 임금체계 개편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이상 부분적인 임금 감액이 수반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이에 비추어 보면, 개정된 법률을 따른 것이라는 이유로 정년 연장이 특별히 유리한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면서도 연장된 정년 전의 임금 삭감은 불리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논리적으로 일관되지 않고, 정년 연장 및 그에 수반되는 임금체계 개편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야 한다.

③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원고들의 임금 지급률이 감소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57세였던 정년을 60세로 3년 연장하면서 정함이 없던 연령 구간에 대하여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한 것으로, 원고들이 57세에 지급받은 임금총액을 100%로 보았을 때 3년간 200%의 임금을 지급받게 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들이 불이익만을 입게 되었다고 볼 수 없다. 원고들은 인사고과에 따라 하위 10%에 대하여는 추가로 임금이 10% 감액되어 기본급이 최대 50%까지 감액될 수 있는 불이익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나, 인사고과 평가에 따라 상위 10%에 대하여는 연봉이 10% 가산되기도 하여 이를 전체적으로 볼 때 불이익하다고 볼 수 없고,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을 차별하여 인사고과를 부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④

피고는 기존 정년까지는 100%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하여 임금을 삭감하지 아니하였고,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 대한 복리후생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또한 임금피크제 전환 연령에 도달하는 시점에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한 것은 이 사건 임금 피크제 도입으로 인한 퇴직금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⑤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유지형이라고 주장하나, 개정 고령자고용법 시행일인 2016. 1. 1.부터 시행되는 임금피크제라 하더라도 노사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기존보다 정년을 연장하였다면 이를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나)

설령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앞서 든 증거들, 을 제3, 4, 5,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의견 집약과 취합 과정을 거쳐 도입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취업규칙은 불이익한 변경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어 개정되었다.

①

피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 전 2014. 3. 4.부터 2014. 3. 27.까지 피고 본사, 본점, 부산 본점, 청량리점, 대구점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이 사건 취업규칙의 개정 내용에 대하여 노동조합과 교섭을 진행하였고, 이후 노동조합과의 실무교섭을 통하여 양측의 제시안을 조정하였으며, 단체협약 문안을 수정하였다. 당시 피고의 과반수 노동조합이 존재하지는 않았으나 위 노동조합이 피고와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하여 수차례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피고 근로자들이 위 노동조합의 대표성을 문제 삼은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아니하고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 근로자들 다수의 동의로 이 사건 취업규칙이 개정된 점 등에 비추어 위 노동조합은 실질적으로 피고 근로자들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대표자였다고 볼 수 있다.

②

피고는 2014. 7. 9. 피고 사내 전산망에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안을 게시하였다. 위 게시물에는 개정 전·후의 규정을 비교하며 임금피크제의 의미, 적용대상, 적용기간, 피크임금, 임금 지급률, 시행시기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피고 근로자들이 위 개정안에 동의 또는 비동의 의사표시를 하기 위해서는 위 개정안 및 개정 전·후 비교 내용을 확인하여야 했다.

③

피고 근로자들의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동의서를 취합한 결과 전체 직원 4,906명 중 3,857명의 직원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동의서를 미제출한 1,039명은 미동의로 집계되었고, 동의서를 제출한 3,867명 중 10명이 비동의하였다). 원고 B, C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도 동의 의사표시를 하였다.

④

피고가 게시한 임금피크제 관련 규정, 근로자들이 임금피크제에 동의하기 전까지 부여된 기간에다가 해당 취업규칙 개정 내용이 고령자고용법의 정년 연장에 따른 것으로 이미 많은 직원들에게 잘 알려졌을 것으로 보이는 점, 근로자들의 동의율이 총 인원수 대비 78%로 다수에 이른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 근로자들은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에 대해 이해하고 의견을 교환할 기회를 부여받은 다음 그 대다수가 그 내용에 공감하고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⑤

원고들은 피고가 이 사건 취업규칙의 변경에 동의하도록 근로자들을 압박하거나 유도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들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부당하게 저해할 정도로 피고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실체적 하자 존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와 고령자고용법 관련 규정의 내용을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것이나,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하나의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

2)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에 따라 정년퇴직일로부터 일정 시점에 도달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그러한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갑 제2호증, 을 제2, 7, 13,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함으로써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정년 연령을 기존의 만 57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함과 아울러 정년이 연장된 기간 고령에 이른 근로자들의 급여를 순차적으로 감액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며, 고령자의 고용안정성을 높이고 사용자인 피고는 근로능력이 있는 근로자에게 일할 기회를 추가적으로 부여함과 동시에 풍부한 경험과 숙련도를 갖춘 인력을 경제적인 인건비로 고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도입된 것이다.

②

2013년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은 제19조의2 제1항에서 정년 연장 조치와 아울러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에게 그 사업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였다. 이는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이 당연히 예상되므로,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의 반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 등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이다.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에 제28조의2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예정하고 있는바, 정년을 연장하면서 정년 도래 3년 전부터 임금의 일부를 삭감하기로 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의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가지므로, 비록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②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기존 정년인 57세까지의 근무로 인한 임금이 삭감되지 않으면서도 그 이후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 이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다. 또한 임금의 감액 비율과 속도가 완만하여 그 방법·정도가 적정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다)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이 사건과 같이 정년 연장과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 연장 자체가 계속 재직하기를 희망하는 근로자들에게는 근로하면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추가적인 기회를 제공받는다는 점에서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으므로,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을 명시적으로 감소시키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소결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도입상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거나 연령차별금지원칙에 위반되어 무효라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박승균 이영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