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6. 13. 선고 2022가합552839 판결

주문

1.

피고는,

가.

원고 B, C에게 별지2 인용금액표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2. 11. 15.부터 2024. 6. 13.까지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나.

원고 D에게 별지2 인용금액표 ’인용금액‘란 기재 돈 및 위 돈에 대하여 2022. 10. 15.부터 2024. 6. 13.까지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다.

원고 B, C, D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게 별지2 인용금액표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2. 10.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4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국내외 송유관의 건설, 유지보수, 관리, 운영 및 송유관과 관련된 제반 사업의 영위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별지2 인용금액표 ‘퇴사일’란 기재 각 해당일에 퇴직한 사람들이다.

나.

임금피크제의 도입

1)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 5. 22.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개정됨에 따라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19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였는데, 위 개정 규정은 같은 법 부칙(제11791호, 2013. 5. 22) 제1호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2016. 1. 1.부터 적용되었다.

2)

피고는 2015. 11. 1. 취업규칙을 개정하고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하여 2016. 1. 1.부터 피고 직원의 정년을 만 59세가 되는 달의 말일에서 만 60세가 되는 달의 말일로 연장하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다.

원고들에 대한 임금피크제의 적용

1)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따라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 가입자였던 원고들은 별지2 인용금액표의 ‘DC전환일’란 기재 각 해당일에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으로 전환하였다.

2)

또한 원고들은 만 59세 도달일이 속하는 달부터 각 퇴사일까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조정된 임금을 수령하였다.

라.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등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피고로부터 연봉관리규정 등에 따른 인센티브(이하 ‘이 사건 인센티브’라 한다)를 받아 왔다. 피고의 연봉관리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2015. 11. 1. 제정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은 연봉관리규정이 2020. 11. 25. 전부개정되면서 연봉관리규정으로 통합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6, 11호증, 을 제2, 3, 6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인센티브는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됨에도, 피고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로 전환할 당시 이를 제외한 채 평균임금을 산정한 후 퇴직금 정산을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인센티브를 평균임금에 포함하여 재산정한 퇴직금에서 기정산된 퇴직금을 공제한 퇴직금 미지급분(이하 ‘미지급 퇴직금’이라 한다)인 별지3 청구금액표 ‘퇴직급여 누락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이 사건 인센티브의 평균임금 해당 여부

1)

관련 법리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그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는 것을 말하고(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53950 판결 등 참조), 노동관행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다는 것은 금품의 지급이 사용자의 방침이나 관행에 따라 계속적으로 이루어져 노사 간에 그 지급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질 정도의 관례가 형성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02. 5. 31. 선고 2000다18127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이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하려면 그 금품이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어야 하고, 어떤 금품이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것인지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금품 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할 것인데, 상여금이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가지는지 또는 은혜적, 포상적 성질을 가지는지는 획일적으로 분류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하나 상여금 명목의 금원이 근로자들에게 불확정적이고 일시적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그 지급액이 확정되어 있다면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의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서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포함될 수 있다(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0두9717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갑 제1, 2, 3, 4, 8, 15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인센티브는 근로의 대가로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피고에게 그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는 것으로서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이 사건 인센티브는 그 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서 근로의 대가로 볼 수 있다.

①

이 사건 인센티브는 해마다 그 세부적인 기준이 다소 변하였지만 기본적으로는 연봉관리규정 제15조에 따라 기업실적, 시장환경 등을 고려하여 그 지급여부 및 지급률이 결정되었다. 피고는 기업실적, 시장환경 등은 그때그때의 경기나 특수한 시장상황, 거래처의 재무 상황, 경영진의 경영 판단 등 불확정적·외부적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고 개별 근로자들이 제공하는 근로의 양이나 질과 직접적이고 밀접한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나, 기업실적은 위와 같이 피고가 주장하는 요소들뿐만 아니라 협업에 의한 근로자들의 근로제공 역시도 결합하여 만들어지는 것이어서 이 사건 인센티브는 근로자들이 제공한 협업 근로가 기업실적에서 차지한 가치를 평가하여 그 몫을 지급받는 것이므로 근로의 양이나 질과 직접적이고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②

이 사건 인센티브는 2014년경 연봉관리규정에 지급 근거가 마련된 이후 피고의 경영실적이 부진하였던 2014년(지급연도 기준 2015년)을 제외하고는 2016년부터 7년 이상 매년 연 1회 1월에서 3월 사이에 지급되어 이를 우발적·일시적 급여라 보기 어렵다. 또한 근로제공의 결과로 재무성과 등 경영목표를 달성한 것이 지급원인이 되어 근로자들에게 지급되었으므로 임의적·은혜적 성질의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근로자들을 개인별로 S, A, B, C, D등급으로 평가하여 등급간 차등률이 추가로 적용되었다는 점에서도 근로의 대가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③

이 사건 인센티브는 7년 이상 적게는 250%에서 많게는 535%의 지급률로 지급되어 왔는바 이 사건 인센티브가 피고 근로자들의 1년 전체 급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아니하여 근로자들은 이 사건 인센티브의 지급을 전제로 하여 통상적인 생활을 계획하고 영위하였을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인센티브는 실질적으로 피고 근로자들의 생활임금으로 기능하였다고 볼 수 있다.

나)

피고와 소속 근로자들 사이에는 매년 한 차례씩 이 사건 인센티브가 지급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노동관행이 확립되어 사용자인 피고에게 인센티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다고 볼 수 있다.

①

피고가 2002년 민영화된 이후 인센티브 제도를 최초 도입할 당시에는 지급률, 지급시기 등이 해마다 크게 달라져 피고의 지급의무 여부가 불분명하였으나 2014년 연봉관리규정에 이 사건 인센티브를 규정한 이후부터는 7년 이상 매년 지급하여 온 점, 피고는 해당 기준연도의 결산이 끝난 일정한 시기에 연 1회 기급기준을 정하고 이 사건 인센티브를 지급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매년 전년도와 동일한 지급기준에 의하여 인센티브를 지급하여야 한다는 관례가 형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더라도 적어도 매년 한 차례씩 경영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관례가 형성되어 그에 관한 묵시적 합의가 이루어졌거나 노동관행이 성립하였다고 볼 수 있다.

②

이 사건 인센티브는 2016년부터 7년 이상 매년 지급되어 왔고 상당히 높은 지급률로 지급된 점을 고려한다면, 피고가 일정한 재무성과 등 경영목표를 충족하는 경우 임의로 이 사건 인센티브의 지급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판단되는바, 인센티브의 지급이 임의로 배제되거나 발생 여부가 불분명한 조건이라고 볼 수도 없다.

③

피고는 연봉관리규정 제15조에 ‘사장은 인센티브를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된 점을 근거로 피고에게 이 사건 인센티브 지급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인센티브가 상당 기간 반복 지급되어 관행이 형성된 이상 피고가 임의로 그 지급을 거절할 수 없을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미지급 퇴직금 지급의무의 발생 및 그 범위

1)

지급의무의 발생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인센티브는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해당함에도, 피고가 이 사건 인센티브를 제외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퇴직금을 산정함으로써 위 퇴직금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한 하한에 미달하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미지급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지급의무의 범위

평균임금은 통상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함을 기본원리로 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평균임금을 그 산정의 기초로 하는 퇴직금 제도는 직급, 호봉 등에 따른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을 종전과 같이 보장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대법원 1999. 11. 12. 선고 98다49357 판결). 따라서 상여금의 일시지급이나 또는 분할지급의 횟수 및 방법 여하에 따라 퇴직금산정의 평균임금 계산의 결과를 달리할 것이 아니고 근로자의 퇴직 전 3개월 사이에 실제로 그를 지급받았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그 1년분을 월할한 3개월분 해당액만을 근로자의 퇴직금산정의 기초인 평균임금의 계산에 포함시키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1978. 2. 14. 선고 77다1321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평균임금으로 산정되어야 하는 이 사건 인센티브는 원고들이 퇴직 3개월 이내에 실제 지급받은 인센티브에 한하는 것이 아니라 원고들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 전환일을 기준으로 하여 전환 직전 1년간 지급받은 인센티브를 월할한 3개월분 해당액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이를 평균임금에 포함하여 산정한 미지급퇴직금은 별지2 인용금액표 ‘인용금액’란 기재 해당 금액과 같다.

라.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 E은 2019. 5. 15., 원고 D는 2019. 5. 14.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하여 위 각 중도인출 시점부터 미지급 퇴직금 채권의 소멸시효가 기산된다 할 것인데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각 3년이 경과된 후에 제기되었으므로 위 원고들의 미지급 퇴직금 채권은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미지급 퇴직금은 피고가 평균임금의 범위에 대한 오해로 과소납입 내지 지급한 부분으로 퇴직 등 급여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사용자의 지급의무가 발생하여 그때부터 근로자가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므로, 소멸시효 역시 그때로부터 기산하여야 한다. 이와는 다른 전제에서 원고 E, D가 각 퇴직금을 중도인출한 시점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는 취지의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마.

소결론

피고는 원고 B, C에게 별지2 인용금액표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원고 B, C의 근로자 지위 상실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2. 11.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6. 13.까지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원고 D에게 별지2 인용금액표 ’인용금액‘란 기재 돈 및 위 돈에 대하여 원고 D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2. 10.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6. 13.까지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원고 B, C, D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게 별지2 인용금액표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위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2. 10.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2항에 따라 피고 근로자들의 정년이 60세로 간주되자 법률상 보장된 정년까지의 급여를 감액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서 그 목적에 타당성이 없고,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의 임금이 과도하게 삭감되었으며,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원고들에게 업무 경감 등 실질적인 대상 조치가 마련되지 않았고,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으로 사용되지도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원고들을 차별하는 것이다.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에 따라 삭감된 임금을 지급받았으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3 청구금액표 ‘임금 삭감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와 고령자고용법 관련 규정의 내용을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것이나,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하나의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

2)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에 따라 정년퇴직일로부터 일정 시점에 도달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그러한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갑 제1, 2, 6호증, 을 제6, 8, 10, 1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함으로써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정년 연령을 기존의 만 59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함과 아울러 정년이 연장된 기간 고령에 이른 근로자들의 급여를 감액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며, 고령자의 고용안정성을 높이고 사용자인 피고는 근로능력이 있는 근로자에게 일할 기회를 추가적으로 부여함과 동시에 풍부한 경험과 숙련도를 갖춘 인력을 경제적인 인건비로 고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도입된 것이다.

②

2013년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은 제19조의2 제1항에서 정년 연장 조치와 아울러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에게 그 사업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였다. 이는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이 당연히 예상되므로,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의 반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 등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이다.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에 제28조의2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예정하고 있는바, 정년을 연장하면서 정년 도래 1년 전부터 임금의 일부를 삭감하기로 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의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가지므로, 비록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보장형이라고 주장하나, 개정 고령자고용법 시행일인 2016. 1. 1.부터 시행되는 임금피크제라 하더라도 노사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기존보다 정년을 연장하였다면 이를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②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 직원들의 정년을 59세에서 60세로 연장하고 정년이 연장된 1년간의 임금 지급률을 80%로 조정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원고들의 임금 지급률이 감소되기는 하였으나,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기존 정년인 59세까지의 근무로 인한 임금이 삭감되지 않으면서도 그 이후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 이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다.

③

피고는 기존 정년까지는 100%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하여 임금을 삭감하지 아니하였고,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 대한 복리후생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또한 임금피크제 전환 연령에 도달하기 전에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한 것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한 퇴직금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①

이 사건과 같이 정년 연장과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 연장 자체가 계속 재직하기를 희망하는 근로자들에게는 근로하면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추가적인 기회를 제공받는다는 점에서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으므로, 설령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을 명시적으로 감소시키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②

나아가 피고는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을 직책 해임하도록 하여 업무량과 강도를 완화하였고, 복리후생관리규정을 개정하여 장기근속자에 대한 포상(근속기간별로 20년 1,000만 원, 25년 1,500만 원, 30년 2,000만 원, 35년 2,500만 원)과 정년퇴직자에 대한 포상(퇴직 전 1개월 유급휴가, 현금 200만 원) 등을 시행하기도 하였다.

라)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의 사용처

피고는 2016. 1. 1.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여 절감한 재원으로 2022년까지 121명의 직원을 신규 채용하였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은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청년일자리 창출’이라는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 달성에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

소결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차별금지원칙에 위반되어 무효라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박승균 이영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