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고 한다)에 의하여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특수법인이고, 피고 B은 (차량번호 1 생략) 3.5톤 다산고소작업차(이하 '피고 차량'이라고 한다)의 운전자, 피고 C은 피고 차량의 소유자이며, 피고 A 주식회사는 피고차량에 관하여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1)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은 부천시 E 빌라(이하 '이 사건 빌라'라 한다)의 신축공사를 하여 사용승인을 받았다. 한편, F은 D에서 하자보수업무를 수행하다2020. 5.경 퇴직하였는데, D의 대표자인 G은 위 F에게 2020. 7.경 이 사건 빌라의 하자보수를 일괄적으로 진행한 후 비용을 청구하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위 F은 이 사건 빌라에 대한 하자보수요청이 들어오자 2020. 9. 22. 이 사건 빌라에 피고 B과 망 H(이하 '망인'이라 한다)을 보내어 피고 차량의 고소 작업대 위에서 건물 외벽 방수 작업을 하도록 하였다.
망인은 2020. 9. 22. 08:57경 이 사건 빌라 외벽의 방수작업을 하기 위하여 피고 차량 바스켓에 탑승하여 약 18m 높이에서 방수작업을 위한 준비를 하던 중, 피고 차량이 중심을 잃고 전도되면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망인은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2020. 9. 24. 00:55 사망하였다.
원고는 망인을 D의 근로자로 보고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2023. 5. 4.까지 망인의 유족들에게 219,602,530원(= 요양급여 13,731,110원 + 휴업급여 204,400원 + 장례비 15,867,020원 + 유족급여 189,800,000원)을 보험급여로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6, 8호증, 을가 제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의 청구원인
망인은 D 소속의 근로자이다. 예비적으로, 망인이 위 회사 소속 근로자가 아니더라도 F이나 방수공사의 혜택을 받는 건축주(이 사건 빌라의 입주자대표회의 또는 위 빌라 입주민들)가 사업주로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망인은 산재보험법 제5조 제2호의 근로자이고, 이 사건 사고는 건설공사 진행 중에 발생한 사고에 해당하므로,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받는다.
피고들은 민법 제750조,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및 상법 제724조에 따라 이 사건 사고로 망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바, 원고는 망인의 유족들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하였으므로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에 따라 위 손해배상채권을 대위행사한다. 망인의 소극적 손해액 212,618,238원 중 유족급여를 현실적으로 수령한 망인의 배우자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91,122,102원, 적극적 손해액인 치료비 13,731,110원, 장례비 5,000,000원 합계 109,853,212원 중 망인의 과실 20%를 공제한 나머지 87,882,569원에서 사업주의 과실 비율 20%를 공제한 70,324,050원(원 단위 절사)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들의 주장 등
망인은 D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보험급여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정당하게 수급권이 있는 자에게 지급된 것인지 알 수 없다.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은 피고 차량이 공간문제로 아웃트리거를 완전히 펼칠수 없는 상태였고, 고소작업대 네 면 중 한 면에 안전난간이 설치되지 않은 사실을 알면서도 안전대 등 필요한 안전장구를 갖추지 않은 상태로 탑승하였으며, 피고 B이 위험하다고 경고하였음에도 작업을 강행하였으므로, 피고들의 책임은 50%로 제한되어야 한다.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산재보험법상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를 말하고(산재보험법 제5조 제2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호는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제5호는 임금의 정의로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그 밖에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이라 정의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참조).
망인이 D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제1항의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9, 10호증, 을가 제1, 2, 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이 D의 근로자였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D의 대표자 G은 D에서 근무하였다가 퇴직한 F이 D에서 퇴사하기 전 하자보수를 담당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빌라의 하자보수공사를 맡겼다. G은 이 사건 빌라 외에도 D이 시공한 건물들의 하자보수공사를 F에게 맡겨 왔다.
F은 평소 알고 지내던 망인에게 하자보수공사를, I에게 고소작업대를 요청하였고, I가 피고 B을 현장으로 불렀다. 현장에서 하자부분을 확인하거나 하자보수공사의 일정과 방법을 계획하고, 공사에 참여할 사람을 정하는 것은 공사에 관여하였던 위 사람들이 하였고 이를 G이나 D에 구체적으로 알리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즉, G이나 D은 망인이나 피고 B을 이 사건 현장에서 일하도록 하는데 개입하지 않았다. I는 이 사건 당시 F으로부터 하자보수공사에 관한 일이라는 설명만 들었을 뿐 D이나 G에 대하여는 알지 못하였으며, I로부터 연락받은 피고 B도 하자보수공사의 작업과 관련된 내용 이외에 다른 설명을 듣지 못하였다.
이 사건 당시 이 사건 빌라 주변의 도로가 좁고 평탄하지 않아 고소작업대의 설치나 이를 이용한 하자부분에의 접근이 어려워 보였으나 망인이 F과 통화 후 '확인만 해보자'는 취지로 말하며 피고 B에게 고소작업대의 작동을 요구하였는데, 이와 같은 경위로 망인이 안전장구를 착용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고소작업대에 올랐고, 고소작업대의 네 면 중 세 면에만 안전난간이 설치되었으며, 다른 차량의 통행 등을 고려하여 아웃트리거가 정확하게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는 D이나 G에게 알리지 않은 채 현장에서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야 F이 G에게 구체적인 상황을 알려주었다.
F이 이 사건 빌라의 하자보수공사와 관련하여 보수를 받은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이고, 하자보수공사의 비용은 망인이 추후 F을 통해 D에 청구하려고 하였다. 망인이 사망한 후 D에서 산재처리를 하여 주었는데 이는 망인의 유족들의 사정을 생각하여 F이 G에게 부탁하였기 때문이다.
D은 이 사건이 발생하기 전인 2020. 3.경부터 D이 시공한 건물들의 하자보수공사를 J 주식회사에 도급주기 시작하였고, 이 사건 빌라의 하자보수공사와 같이 일부하자보수공사는 J 주식회사와 무관하게 진행된 것이 있으나, 그 무렵 G은 하자보수공사를 주로 J 주식회사에게 담당하게 하려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망인이 산재보험법 제5조 제2호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망인이 D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산재보험법 제5조 제2호의 근로자에 해당하면 산재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고, 원고는 망인에 관한 보험급여의 지급으로써 산재보험법 제87조에서 정한 구상권을 취득할 수 있다.
원고는 망인이 F 또는 이 사건 빌라의 입주자대표회의 또는 이 사건 빌라 입주민들을 사업주로 하는 근로자라고 주장하나, 망인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F 또는 이 사건 빌라의 입주자대표회의 또는 이 사건 빌라 입주민들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를 제출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망인이 산재보험법 제5조 제2호의 근로자라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의 구상권 취득 여부
원고는 피고들에 대한 청구원인으로 주장하는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은 '공단은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안에서 급여를 받은 사람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은 산재보험법에 따른 근로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산재보험법에서 정한 보험급여를 지급받을 수 없고, 이러한 망인에 대하여 원고가 보험급여 명목으로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하여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에 따른 구상권을 취득한다고 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미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