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7. 25. 선고 2023가합52749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2. 2. 16. 원고에 대하여 한 정직처분 및 2022. 3. 16.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처분은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가.

136,640,009원 및 그 중 별지 표 ‘미지급 임금’란 순번 1 내지 4 기재 각 돈에 대하여는 같은 표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 일자부터 2022. 6. 9.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같은 표 ‘미지급 임금’란 순번 5 내지 28 기재 각 돈에 대하여는 같은 표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 일자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고,

나.

2024. 6.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4,981,667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 및 위 각 해당 월분 돈에 대하여 그 다음 달 6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2022. 2. 16.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4,981,667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 및 위 각 해당 월분 돈에 대하여 그 발생 후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체결

1)

피고(2024. 1. 15. 변경 전 상호 : C 주식회사, 2023. 8. 4. 변경 전 상호 : D 주식회사, 2019. 8. 6. 변경 전 상호 : E 주식회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상 전문사모 집합투자업, 투자자문업 등을 영위하기 위하여 2019. 4. 1. 설립된 회사이다.

2)

원고는 2019. 4. 12.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자산운용 및 리서치 업무를 수행하였고, 2020. 9. 16. 피고와 연봉을 인상하여 재차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피고의 원고에 대한 정직 및 해고처분

1)

피고는 2022. 2. 9.경 원고에게 근태불량, 업무지시불이행을 징계안건으로 하여 2022. 2. 16. 인사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니 위 징계안건에 대한 사실확인서 및 관련 소명자료를 제출하라고 통보하였다.

2)

원고는 2022. 2. 16. 개최된 인사위원회에 소명자료를 제출하였으나, 피고는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후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결과 원고는 상습적으로 무단 지각 및 조퇴를 하고 무단으로 병가를 사용하였으며 2021. 11. 11. 업무지시를 이행하지 않아 취업규칙의 관련 규정에 따라 정직 1개월로 의결하였음’이라는 내용의 징계처분통지서를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이라 한다).

3)

이에 대하여 원고가 재심의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2. 2. 23. 원고에게 원 처분(정직 1개월)을 유지하기로 의결하였다고 통보하였다.

4)

피고는 2022. 3. 14. 원고에게 해고통지서를 교부하면서 이 사건 정직처분 기간이 만료하는 날인 2022. 3. 16.자로 해고를 한다고 하면서 해고사유로 ‘사회통념상 근무를 계속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여 해고함’이라고 기재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6, 7, 2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1)

피고는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였고, 이 사건 정직처분이 끝나자마자 아무런 추가 사유 없이 이 사건 해고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이중징계에 해당한다. 그 뿐만 아니라 피고는 이 사건 해고처분을 하면서 해고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아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였고, 인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해고를 결정함으로써 취업규칙의 관련 규정을 위반하였다. 나아가 원고에게는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고, 설령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해고에 이를 정도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다. 따라서 이 사건 정직처분 및 이 사건 해고처분은 모두 무효이다.

2)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정직처분일인 2022. 2. 16.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원고의 월 임금인 4,981,667원 및 위 각 임금의 발생 후 14일이 경과한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에게는 근태불량, 업무지시불이행이라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므로 이 사건 정직처분은 유효하고, 피고는 5인 미만 사업장으로서 취업규칙의 관련 규정을 준수하여 원고에게 통상해고를 한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유효하다.

3.

판단

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적용되는 관련 규정

1)

원고는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이 사건 정직처분 및 이 사건 해고처분을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피고는 피고의 사업장은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므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2)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의 사업장은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상 4인 이하 사업장에 대하여는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적용이 없고, 이 경우 그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이라면 민법 제660조 제1항을 적용할 수 있게 되어 사용자는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으나, 민법 제660조 제1항은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임의규정이므로, 4인 이하 사업장의 사용자가 근로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해고의 사유를 열거하고 그 소정의 사유에 의하여서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해고제한의 특약을 두었다면,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이 아닌 위 해고제한의 특약에 따라야 하고 이러한 제한에 위반한 해고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다1418 판결 참조).

3)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갑 제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관계법령과 사용자의 제반규정에 따른다’고 약정한 사실(제9조), 피고의 인사규정은 사원들에게 적용되는데(제2조), ‘사원은 형의 선고, 징계처분 또는 기타 관계규정에서 정하는 정당한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휴직, 면직, 기타 신분상의 불이익한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사원들의 신분을 보장하고 있고(제8조), ‘정당한 사유 없이 직원을 해고, 정직, 감봉, 대기, 기타 징벌을 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제35조), 피고의 변경 전 취업규칙(갑 제5호증) 및 변경 후 취업규칙(을 제10호증, 이하 ‘개정 취업규칙’이라 한다)은 피고의 사원들에게 적용되는데(제2조) 징계사유를 구체적으로 정하면서 그에 해당하는 사원에 대하여 인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징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변경 전 취업규칙 제85조, 개정 취업규칙 제73조)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의하면 피고가 인사규정 및 취업규칙에서 정하고 있는 위와 같은 징계 관련 규정들은 인사규정 및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원고와의 근로계약의 한 내용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가 4인 이하 사업장의 사용자라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른 제한을 받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와의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인사규정 및 취업규칙의 관련 규정에 기속되므로, 이 사건 정직처분 및 이 사건 해고처분은 각 처분 당시 유효하게 시행되고 있는 관련 규정을 준수하여 이루어졌을 경우에만 그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나.

이 사건 정칙처분의 유효 여부

1)

이 사건 정직처분 당시 피고의 인사규정 및 피고의 변경 전 취업규칙이 모두 시행 중이었고, 피고는 2022. 2. 16.자 징계처분통지서에서 변경 전 취업규칙 제85조 제1호(지각·조퇴·결근 등 근태불량, 업무지시 불이행 기타 근무질서를 해치는 행위 및 회사의 제규칙·규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한 경우), 제4호(사전 허가 없이 직장을 이탈하거나 취업시간 중 직무를 태만히 한 경우), 제11호(회사의 직무상 정당한 지시·명령에 항거한 경우)를 명시하면서 원고가 상습적으로 무단 지각 및 조퇴를 하고 무단으로 병가를 사용하였으며 2021. 11. 11. 업무지시를 이행하지 않아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2)

그런데 앞서 든 증거, 갑 제11 내지 23, 29 내지 31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면서 내세운 위와 같은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정직처분은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무효이고, 피고가 그 효력을 다투고 있으므로 원고로서는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서, 취업규칙 등에 의하면 원고의 근무시간은 08:00부터 17:00까지인데, 피고는 을 제6호증을 근거로 원고가 상습적으로 무단 지각 및 조퇴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을 제6호증은 피고의 출입시스템에 기록되어 있는 원고의 지문인식 시간을 나타낸 것인데, 출입시스템에 지문인식 기록이 남는 경우는 ① 오전에 가장 먼저 출근하는 사람이 출입시스템을 이용하여 경비를 해제하였을 때, ② 오후에 가장 늦게 퇴근하는 사람이 출입시스템을 이용하여 경비를 세팅하였을 때, ③ 업무시간 중 출입시스템을 이용하여 직원들이 사무실에 입실하였을 때로서, 사무실에서 퇴실하는 경우에는 별도로 출입시스템이 기록에 남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가 을 제6호증에서 원고의 ‘퇴근시간’이라고 기재한 부분은 원고가 해당 시간에 사무실을 퇴실한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그 시간에 사무실에 입실한 시간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원고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피고가 ’조퇴‘라고 표시한 날에 원고가 야간근무를 위해 저녁식사를 한 후 해당비용을 피고에 청구한 내역이 확인되고, 원고는 피고에 근무하는 동안 야간근무를 적지 않게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설령 피고가 ’조퇴‘라고 표시한 해당 날짜의 그 시간이 원고가 퇴근하면서 경비를 세팅하는 위 ②의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문제삼고 있는 ’조퇴‘의 해당 날짜 퇴근시간은 모두 16:55 이후로서 1년에 2~10회 정도 퇴근시간보다 5분 이내로 일찍 퇴근한 것을 두고 상습적으로 무단 조퇴를 하였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나)

또한 피고가 ’지각‘이라고 표시한 해당 날짜에는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에게 출근을 늦게 한다고 양해를 구하거나, 출근 전에 업무에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는 등 업무를 수행하다가 출근시간이 늦어진 경우도 포함되어 있어 피고가 문제삼은 날짜 모두에 원고가 무단으로 지각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에 더하여 원고가 지각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시간은 08:20 이내로서 그 정도가 심하지 않고, 그 횟수도 1년에 1~6회 정도로서 빈번했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피고도 이 사건 정직처분 이전까지 원고에게 지각 등 근태불량을 한 번도 지적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원고가 상습적으로 무단 지각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다)

나아가 피고는 대표이사가 2021. 11. 11. 원고에게 프리젠테이션 자료의 수정작업(구체적으로는 수익률 관련 그래프를 다시 수정하라는 내용)을 지시하였음에도 원고가 이를 거부하면서 불응하여 F으로 업무분장을 변경하여 위 수정작업을 수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원고는 위 2021. 11. 11.의 다음 날인 2021. 11. 12.에도 피고의 대표이사에게 수익률 관련 그래프를 메시지로 보내면서 프리젠테이션 자료의 수정작업에 대한 의견을 요청하는 등 관련 업무를 계속해서 수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가 작성한 프리젠테이션 자료와 원고로부터 업무를 인계받은 F이 작성한 프리젠테이션 자료의 내용이 큰 차이가 없는 점, ③ F은 2023. 9. 1. 피고에서 퇴사한 후에 작성한 사실확인서에서 ’원고가 프리젠테이션 작성을 하면서 업무지시를 불이행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2021. 11. 11. 피고 대표이사의 업무지시를 거부하면서 불응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라)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정직처분을 통보하면서 ’무단으로 병가를 사용하였다‘는 점도 징계사유로 명시하였으나, 원고가 인사위원회에 제출한 소명자료에 의하면 원고는 2021. 12. 20. 및 2021. 12. 28. 피고의 대표이사에게 병가 사용을 보고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도 이 사건 소송 과정에서는 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는 점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 증명도 하지 않고 있으므로, 위 징계사유도 인정하기 어렵다.

다.

이 사건 해고처분의 유효 여부

1)

을 제9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 이후인 2022. 3. 9. 소속 근로자들 3명에게 취업규칙의 변경에 대해 설명하고 동의를 받은 다음 2022. 3. 10.자로 취업규칙을 개정하였고, 개정 취업규칙은 2022. 3. 12.부터 시행되었으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의 정당성은 개정 취업규칙을 기준으로 판단하도록 한다.

2)

개정 취업규칙 제66조 제1항은 ’회사는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에는 서면으로 그 사유 및 날짜를 기재하여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의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표현만 달리하여 동일하게 정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관하여 대법원이 설시한 아래의 법리는 이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3)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의 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며 징계대상자가 위반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조문만 나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참조).

4)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통지서를 보내면서 해고사유에 ’사회통념상 근무를 계속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여 해고함‘이라고만 기재하였는데, 이와 같은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구체적인 해고사유를 알 수 없으므로, 피고가 한 위와 같은 해고통지는 개정 취업규칙 제66조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근로기준법 제27조 제2항은 ’해고는 제1항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사용자에게 해고사유의 서면통지의무를 부과한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과 동일한 내용의 취업규칙 제66조 제1항을 위반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처분은 무효라고 보아야 하고, 피고가 그 효력을 다투고 있으므로 원고로서는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5)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해고처분은 개정 취업규칙 제63조(당연퇴직) 제7호의 ’기타 사회통념상 근무를 계속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통상해고에 해당하므로, 징계해고임을 전제로 이 사건 해고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특정사유가 취업규칙 등에서 징계해고사유와 통상해고사유의 양쪽에 모두 해당하는 경우뿐 아니라 징계해고사유에는 해당하나 통상해고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그 사유를 이유로 징계해고처분의 규정상 근거나 형식을 취하지 아니하고 근로자에게 보다 유리한 통상해고처분을 택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용자의 재량에 속하는 적법한 것이다. 다만 근로자에게 변명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더라도 해고가 당연시될 정도라는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징계해고사유가 통상해고사유에도 해당하여 통상해고의 방법을 취하더라도 징계해고에 따른 소정의 절차는 부가적으로 요구된다(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다25889 판결, 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1두33470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이 사건 해고처분일로부터 한 달 전 원고의 근태불량 및 업무지시 불이행을 이유로 정직 1개월의 징계를 한 다음 추가적인 징계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음에도 그 징계기간이 만료되는 날에 맞추어 원고를 해고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에서 내세운 징계사유를 이유로 원고를 해고한 것으로 보이나,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이러한 경우에도 통상해고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통상해고의 경우에도 해고사유의 서면통지의무를 규정한 개정 취업규칙 제66조 제1항이 적용되는데(피고 역시 위 규정이 적용된다는 전제에서 피고는 위 규정을 준수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위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나아가 원고에게 통상해고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아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임금지급 의무의 발생 및 그 범위

1)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 되고, 근로자가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 할 것이니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취업규칙에 의하면 ’정직‘의 경우에도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므로, 정직처분이 무효인 경우에도 위와 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정직처분 및 이 사건 해고처분이 무효인 이상 피고는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가 이 사건 해고처분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 이후 복직하는 날까지의 임금을 미리 청구할 필요도 있다.<1>

2)

갑 제2, 3, 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정직처분 당시 원고의 월 임금이 4,981,667원인 사실, 피고는 해당 월에 대한 임금을 다음 달 5일에 지급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 이후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4,981,667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나아가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36조, 제3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를 근거로 매월 발생하는 각 임금에 대하여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36조 본문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라 함은 사망 또는 퇴직의 효력이 발생한 때를 의미하므로, 이 사건 정직처분 또는 이 사건 해고처분이 무효로 되어 원고가 복직하는 경우에는 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워 근로기준법의 위 조항이 적용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4다28305 판결 참조). 따라서 아래에서 설시하는 상법에 따른 연 6% 내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연 12%를 넘어서는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편 원고는 위와 같이 근로기준법의 관련 규정에 근거하여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주장하기 위하여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을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로 특정하였으나, 위와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는 임금지급일 다음 날부터 발생하는 상법 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는 것으로 선해할 수 있으므로, 별지 표 기재와 같이 매월 발생하는 임금에 대한 지급일인 다음달 5일의 다음 날을 지연손해금의 기산점으로 본다.

4)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① 이 사건 정직처분 다음 날인 2022. 2. 17.부터[원고는 2022. 2. 16.부터의 임금지급을 구하나, 징계처분통지서(갑 제6호증)에 의하면 이 사건 정직처분은 의결일인 2022. 2. 16.의 다음 날부터 1개월간 효력이 발생하고, 원고는 2022. 2. 16.까지는 출근을 하여 위 날짜까지의 임금이 지급되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2022. 2. 17.부터 발생하는 임금만 인정하기로 한다] 2024. 5. 31.까지 발생하여 이 사건 변론종결일인 2024. 6. 18.을 기준으로 그 지급일이 도래한 임금 합계 136,640,009원[= 4,981,667원 × (12일/28일 + 27개월), 원 미만 버림] 및 그 중 별지 표 ’미지급 임금‘란 순번 1 내지 4 기재 각 돈에 대하여는 같은 표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 일자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2022. 6. 9.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같은 표 ’미지급 임금‘란 순번 5 내지 28 기재 각 돈에 대하여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이후로서 같은 표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 일자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하고, ② 2024. 6.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4,981,667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및 위 각 해당 월분 임금에 대하여 그 다음 달 6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상법이 정한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이 부분 임금 청구는 민사소송법 제251조에서 정한 장래이행 청구로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같은 조항 본문에서 정한 이율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상법에 의한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만 인정하기로 한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강대현 백승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