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1. 15. 선고 2024가단5340229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 중 원고 A, J의 각 재산적 손해배상 청구(각 1억 원 청구) 부분을 모두각하한다.

2.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1 상속관계 및 계산금액표 기재 각 인용금액과 각 이에 대한 2024. 8. 24.부터 2026. 1. 15.까지는 각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각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3.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각 나머지 위자료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75%는 원고들이, 25%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1>

5.

제2항은 각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청구취지 변경의 허가 여부 판단

가.

해당 규정과 판단 방법

1)

법원이 청구의 취지 또는 원인의 변경이 옳지 아니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직권으로 또는 상대방의 신청에 따라 변경을 허가하지 아니하는 결정을 하여야 한다(민사소송법 제263조).

2)

청구의 변경은 소송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키는 경우가 아닌 한 청구의 기초가 바뀌지 아니하는 한도 안에서 사실심의 변론종결시까지 할 수 있는 것이고, 동일한 생활사실 또는 동일한 경제적 이익에 관한 분쟁에 있어서 그 해결 방법에 차이가 있음에 불과한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의 변경은 청구의 기초에 변경이 없다고 할 것이며, 또 새로운 청구의 심리를 위하여 종전의 소송자료를 대부분 이용할 수 있는 경우에는 소송절차를 지연케 함이 현저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7다56524 판결 참조).

3)

청구의 변경에 해당되지만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고 인정할 때에 법원은 상대방의 신청이나 직권으로 청구의 변경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불허결정을 하여야 한다. 불허결정은 중간적 결정으로 하든 종국판결의 이유 속에서 판단하는지 여부는 법원의 재량이다. 이 경우에는 종래의 청구에 대하여 심판하면 된다. 부적법하면 불허결정을 하면 되지 변경된 신청구가 이유 없다는 판단을 함께 할 필요는 없다. 청구변경 불허결정은 신청구에 대해서는 심판하지 않겠다는 것을 선고하는 중간적 재판이다. 따라서 불허결정에 대해서는 일반 중간판결(민사소송법 제201조)과 마찬가지로 독립하여 항고할 수 없고 종국판결에 대한 상소로써만 다툴 수 있다. 청구의 기초에 변경이 있어 청구변경 불허를 할 때에는 반드시 중간적 결정이나 종국판결의 이유 속에서 불허 판단을 하여야 하며, 이러한 판단을 하지 않고 종래의 청구에 대해서 본안 판단을 하는 것은 위법이다.

나.

허가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규정 법원은 변론이 집중되도록 함으로써 변론이 가능한 한 속행되지 않도록 하여야 하고, 당사자는 이에 협력하여야 하며(민사소송규칙 제69조 제1항), 재판장 등은 변론준비절차에서 효율적이고 신속한 변론 진행을 위하여 당사자와 변론의 준비와 진행 및 변론에 필요한 시간에 관한 협의를 할 수 있는바(같은 규칙 제70조 제3항), 재판장이 변론기일에서 당사자와 위와 같은 협의를 할 수 있음도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당사자는 주장과 입증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사전에 사실관계와 증거를 상세히 조사하여야 하고(민사소송규칙 제69조의2), 새로운 공격방어방법을 포함한 준비서면은 변론기일 또는 변론준비기일의 7일 전까지 상대방에게 송달될 수 있도록 적당한 시기에 제출하여야 한다(같은 규칙 제69조의3).

2)

판단

가)

소송대리인 변호사의 법적 의무 민법상 위임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변호사는 의뢰인으로부터 법률사무에 관한 수임사무의 처리를 위임받은 사람이므로, 위임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사무를 처리할 의무가 있다(민법 제681조).

나)

이 사건 청구 변경에 이르게 된 경과

(1)

원고들 대리인은 2024. 8. 19.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 '원고들의 해직으로 인해 발생한 소극적 손해 중 연금 내지 퇴직일시금 차액 외의 나머지에 대한 일부 청구로서 우선 각 1억 원씩을 청구하기로 하고, 교육청 등 관련 부처에 대한 사실조회신청을 통해 구체적인 일실수입을 산정해 추후 확장하겠다'고 주장하였으나, 2025. 5. 15. 제1차 변론기일<3>까지 아무런 증거신청을 하지 않았다.

(2)

원고들 대리인은 제2차 변론기일로 지정된 2025. 7. 10.의 전날인 2025. 7. 9.16:51에서야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감에 대한 각 사실조회신청을 하였는바, 이 법원은 위 각 사실조회신청을 채택하고, 직권으로 변론기일을 변경하였다.

(3)

이 법원은 2025. 8. 19. 원고들 대리인에게, '원고들의 손해액을 특정하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보정명령을 하였다. 한편 이 법원의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는 2025. 7. 31., 이 법원의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감에 대한 사실조회결과는 2025. 9. 9. 각 도착하였다.

(4)

원고들 대리인은 2025. 10. 30. 제3차 변론기일까지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을 하지 않았고, 피고 대리인은 절차의 진행과 관련하여 변론의 속행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하였으나, 이 법원은 원고들 대리인에게, 다음 변론기일의 1주일 전인'2025. 12. 4.까지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을 마칠 것을 명하고, 이후의 변경신청은 허가하지 않을 것임'을 명시적으로 고지한 다음, 이를 민사소송법 제154조 제4호에 따라 변론조서에 기재하였다.

(5)

원고들 대리인은 위와 같이 정한 기일까지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을 하지 않았고, 보정기한의 연장을 구하지도 않았으며 일단 청구취지를 합의부의 심판범위로 확장하여 이송신청을 하지도 않았다.

(6)

원고들 대리인은 2025. 12. 9.에서야 소송물의 가액을 '1,078,163,913원'으로 하는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제출하였는데, 이 법원은 2025. 12. 10.자 보정명령으로 피고 대리인(소송수행자 포함)에게 이송 여부에 관한 의견을 구했고, 피고 대리인은 2025. 12. 10.자 준비서면에서 원고들의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을 불허가하고, 이송 없이 변론을 종결해 달라는 의사를 개진하였다.

(7)

이 법원은 2025. 12. 11. 제4차 변론기일에서 다시 한 번 쌍방 대리인의 각 의견을 확인하고<4>, 원고들의 위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에 대하여 민사소송법 제263조에 의하여 허가하지 아니하는 결정을 고지하였다.

다)

소결: 청구 변경의 불허가 앞서 본 법령의 규정, 이 사건 소송에서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2025.12. 9.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은 민사소송법 제263조에 정한 '법원이 청구의 취지 또는 원인의 변경이 옳지 아니하다고 인정한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 법원은 위 변경신청에 대하여 직권 및 상대방(피고)의 신청에 따라 변경을 허가하지 아니하는 결정을 함이 상당하다.<5> 2. 이 사건 소 중 재산상 손해배상청구 부분에 관한 직권 판단 가. 관련 법리 채권자가 동일한 채무자에 대하여 수 개의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손해배상채권들이 발생시기와 발생원인 등을 달리하는 별개 채권인 이상 이는 별개소송물에 해당하고, 그 손해배상채권들은 각각 소멸시효 기산일이나 채무자가 주장할 수 있는 항변이 다를 수도 있으므로, 이를 소송으로 청구하는 채권자로서는 손해배상채권별로 청구금액을 특정하여야 하고, 법원도 이에 따라 손해배상채권별로 인용금액을 특정하여야 하며, 이러한 법리는 채권자가 수 개의 손해배상채권들 중 일부만을 청구하고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민사소송에서 청구취지는 그 내용 및 범위가 명확히 알아볼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하고, 이의 특정 여부는 직권조사사항이므로 청구취지가 특정되지 않은 경우에는 법원은 피고의 이의 여부와 관계없이 직권으로 보정을 명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때에는 소를 각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11. 23. 선고 2017다251694 판결 참조). 청구취지의 특정 여부는 직권조사사항이므로 청구취지가 특정되지 않은 경우 법원은 피고의 이의 여부에 불구하고 직권으로 보정을 명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때에는 소를 각하하여야 하나, 형식적으로는 청구취지 보정의 기회가 주어지지 아니하였어도 실질적으로는 이러한 기회가 주어졌다고 볼 수 있을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보정명령 없이 소를 각하하더라도 이를 위법하다 할 수 없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11다17090 판결 참조).

나.

판단 앞서 본 청구취지 변경의 허가 여부 판단에 비추어 보면, 원고 A, J의 청구 중 각 재산적 손해 부분(원고 A, J 각 1억 원 청구)은 이 법원의 보정명령에도 불구하고 특정되지 않았으므로, 각하하여야 한다.

3.

기초사실

가.

O노동조합(이하 'O'라고만 한다) 결성 및 해직 과정 등<6>

1)

정부는 1980년대 중반 경, P협의회 등을 통해 교육민주화운동 활동을 하거나 교과서 비판 등 정부의 교육방침에 비판적인 교사들을 '문제교사'들로 규정하여 위 교사들의 활동 동향을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상설화하였고,1987.경 Q협의회(이하 'Q'이라고만 한다)가 결성되어 전국적인 교사단체로 성장해 나가자 '교원전담실'을 설치하여 국가안전기획부(이하 '안기부'라고만 한다)의 주도하에 문교당국, 국군보안사령부(이하 '보안사'라고만 한다), 검찰(법무부), 치안본부(내무부) 등을 동원하여 '문제교사'들의 활동을 광범위하게 사찰하였다.

2)

정부는 1989. 초경, Q에서 노동조합 결성을 준비해 나가자 공안합동수사본부로 하여금 Q을 비롯한 교사단체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도록 하는 등 O 결성 운동을 공안사건화 하였다. 같은 시기 문교부로부터 지시를 받은 각 시·도 교육위원회는 노동조합 결성 운동에 참여한 교사들 일부를 징계하고, 국가공무원법위반 혐의로 고발하였는데, 검찰은 위와 같이 고발된 교사들에 대해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연행하여 조사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O 결성 운동의 핵심 간부들 중 불구속 입건된 교사들에 대하여는 격리차원에서 재연행, 밤샘 조사를 할 것을 지시하기도 하였다.

3)

1989. 5. 28. O 결성대회가 R대학교에서 개최된 것을 시작으로, 1989. 6.경 전국시·도 지부 등 O의 하부조직이 결성되었다. 경찰은 1989. 5. 28. O 결성대회 당일 대규모로 병력을 동원하여 교사들을 연행하였고, O 본부 또는 지부가 주최하는 집회·행 사의 전후로 교사들의 자택이나 학교 등에 방문하여 행사에 참여하지 말 것을 종용하기도 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불법적인 동행과 감금, 물리력의 행사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4)

정부는 1989. 5.경부터 O 활동을 반정부·반체제 운동으로 규정하고 O 조직 와해를 위하여 청와대, 안기부, 감사원, 경제기획원, 내무부, 치안본부, 법무부 등 광범위한 국가기관을 동원하여 O를 비방하는 홍보물을 제작·배포하거나, O 가입교사를 연행하고, O 지부·지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였으며, 주동자에 대하여 강력한 사법 조치를 하고, 해직교원 소청을 엄격하게 처리하는 등 공권력을 행사하였다.

5)

정부는 1989. 중순경 전국 시·도 교육위원회 등 공무원과 일선학교 교장·교감 등 다양한 경로로 O 가입 교사들에게 O 탈퇴를 종용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교사 가족에게 이혼을 요구하도록 하는 등 탈법적인 방법이 동원되기도 하였다.

6)

문교부는 1989. 5. 31. O 활동에 주도적인 교사는 중징계, 단순가담자는 감봉·견책 등 경징계를 할 것이라고 방침을 세웠다가, 1989. 7. 8. 단순가담교사에 대하여도 파면 또는 해임조치를 하는 것으로 징계방침을 변경하고, 각 시·도 교육위원회에 징계를 지시하여 1989. 중순경 약 1,500명의 공·사립학교 교사들이 해직되었다.

7)

보안사는 1989. 6.경부터 1990. 9. 30.까지 O 주요 간부들에 대한 대공혐의점을 찾기 위해 O 관련 교사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과 지인들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며 민간인 사찰을 하였다.

나.

원고 A에 대한 파면처분 등

1)

원고 A은 1978. 4. 7. 사립학교인 S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기 시작하여 1988. 9.T협의회 회장을 맡았고, 1989. 5. 28. O를 창립하면서 수석부위원장 겸 U지부장에 취임하였다가, V 위원장의 구속으로 위원장 직무를 대행하게 되었다.

2)

원고 A은 위와 같은 O 활동으로 1989. 7. 12. S고등학교로부터 파면되었고, 같은 달 13. 구속되었다.

3)

원고 A은 1998. 9. 5. W고등학교에 특별채용되었고, 1999.부터 2000.까지 O 초대위원장을 역임하였다.

다.

원고 J에 대한 파면처분 등

1)

원고 J은 1986. 3. 1. X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기 시작하여 1987. 7. 18. 직위해제 후 같은 달 19. 당연퇴직[금고 이상의 형(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의 선고]되었다가, 1988. 4. 4. Y고등학교에 특별채용으로 복직하였으며, 1989. 5. 3. Z대회, 1989.5. 15. O 발기인대회, 1989. 5. 28. O 결성대회에 각 참가하였다가, 1989. 9. 26. 서울특별시교육위원회 교육공무원 일반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 파면되었다(이하 원고 A, J의 위 각 파면을 특별히 구분할 필요가 없으면 통틀어 '이 사건 파면'이라 한다).

2)

원고 J은 1994. 3. 1. AA고등학교에 특별채용으로 복직되었다.

라.

O의 합법화

1)

대한민국헌법(1987. 10. 29. 전부개정된 것, 헌법 제10호, 이하 '헌법'이라고만 한다) 제33조 제2항은 '공무원인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단결권·단체교섭권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라고 정하고 있다.

2)

그동안 제한되어 왔던 교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함으로써 보편화된 국제노동기준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하고,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한 교원의 노동기본권 보장방안을 존중하여 보장범위와 단체교섭의 구조 등을 정하기 위하여(제정이유),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및 사립학교법 제55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5조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교원에 적용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대한 특례를 규정함을 목적으로 하는 교원의 노동조합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교원노조법'이라고만 한다)이 1999. 1. 29. 법률 제5727호로 제정, 시행되었다.

3)

교원노조법이 제정됨에 따라, 초·중등교육법에 의한 교원은 시·도 단위 또는 전국단위에 한하여 노동조합을 합법적으로 설립할 수 있게 되었다.

4)

O는 1999. 7. 1 노동부에 노동조합(조합원 62,654명) 설립신고서를 제출함으로써 합법화되었다.

5)

O는 전국적으로 17개 시·도지부로 구성되어 있고, 각 지부는 시군구별로 지회를 두며, 지회 아래에는 학교 단위로 분회가 있다.<7> 마.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 및 권고 1) 과거사정리법에 따라 설치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21. 2. 18. 원고 A, J을 포함한 해직교사 등 247명으로부터 O 결성 및 해직 과정에서의 인권침해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신청을 접수하여 2021. 5. 27. 조사개시결정을 하고, 조사를 실시하였다.

2)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위 신청에 대하여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4호에 정한 '1945년 8월 15일부터 권위주의 통치 시까지 헌정질서 파괴행위 등 위법 또는 현저히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인하여 발생한 사망·상해·실종사건, 그 밖에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과 조작의혹 사건'에 해당한다고 보고, 2022. 12. 8. 조사결과 '국가는 O 참여 교사인 원고 A, J을 포함한 247명의 신청인들에 대해 사찰·탈퇴종용·불법감금·사법처리·해직 등의 전방위적인 O 탈퇴공작을 실행하였다. 이는 위 신청인들의 노동의 자유, 사생 활의 자유, 직업의 자유, 행복추구권 등의 인권을 침해한 것이다'는 취지의 진실규명결정(이하 '이 사건 진실규명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3)

과거사정리위원회는 과거사정리법 제34조에 따라 피고가 행할 조치로 '국가는 안기부 등 전 국가기관을 동원하여 사찰·탈퇴종용·불법감금·사법처리·해직 등 전방위적 탄압을 가함으로써 원고들 등 신청인들의 노동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 직업의 자유, 행복추구권 등 중대한 인권을 침해하였으므로 피해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여야 한다', '국가는 원고들 등 신청인들의 피해가 회복될 수 있도록 배·보상을 포함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치를 권고하였다.

마.

당사자들의 신분관계

1)

원고 A의 아버지 AB이 1992. 5. 10. 사망함에 따라, 처(원고 A의 어머니) AC가3/17, 자(원고 A의 형제자매) AD, 원고 A, 원고 E, 원고 F, 원고 G, 원고 H, 원고 I이 각 2/17의 비율로 공동상속하였고, 위 AC가 2017. 1. 23. 사망함에 따라, 자(원고 A의 형제자매) AD, 원고 A, 원고 E, 원고 F, 원고 G, 원고 H, 원고 I이 각 1/7의 비율로 공동상속하였으며, 원고 A의 형 AD이 2023. 4. 29. 사망함에 따라, 자(원고 A의 조카) 원고 C, D이 각 1/2의 비율로 공동상속하였다.

2)

원고 J의 아버지 AE가 2004. 3. 16. 사망함에 따라, 처(원고 J의 어머니) K이 3/11, 자(원고 J의 형제자매) 원고 J, 원고 L, 원고 M, 원고 N이 각 2/11의 비율로 공동상속하였다. [인정근거]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4.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1) 원고들에 대한 직위해제 및 파면 등 징계처분은 위헌적인 입법 부작위 상태를 악용한 것으로써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으므로 당연 무효이고, 피고는 이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을 진다.

2)

현행 헌법 제33조 제2항이 명하는 구체적 입법의무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공무원의 노동3권에 관해 입법부작위 상태가 유지되고 있었다.

3)

피고 소속 공무원 전 대통령 AF는 위헌적인 입법부작위 상태에서 그 입법부작위를 시정하려는 입법부의 개정안 의결을 재의요구를 통해 무효화하였고, 이로써 교직공무원의 노동3권이 보장되는 법률은 불비 상태에 머물게 되었다. 이로써 피고는 Q의 노동조합 결성을 방해할 수 있는 근거인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피고 소속 공무원들(대통령 AF와 문교부 장관 등)은 이러한 위헌적인 입법부작위를 악용하여 1989. 7. 중징계 방침을 정하고, 직위해제와 해임 처분을 남용하였으며, 사립학교에도 해임 처분을 할 것을 지시하였다.

4)

입법부작위에 대해서도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고, 피고 소속 공무원인 AF가 대통령으로서 행사할 수 있는 재의요구권을 남용하여 헌법상 입법의무가 있는 내용에 대해 입법이 이루어지는 것을 고의적으로 방해한 이상, 피고는 이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을 진다.

5)

당시 교육공무원이었던 원고 J은 물론이거니와 사립학교 소속이었던 원고 A에 대한 중징계도 피고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 AF 대통령-문교부 장관-각 교육전담실-시·도 교위의 교육감-각 학교(사립학교의 경우 학교 법인)로 이어지는 징계 지시는 교직공무원이었던 원고 J 외에도 원고 A에게도 미쳤고, 그로 인해 원고 A, J은 중징계에 처해졌던 것이다.

6)

원고 A, J에 대한 중징계는 오로지 이들이 O에 가입하여 활동한다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주기 위해 부과되었다. 이 과정에서 아무런 재량이 행사된 바도 없고, 절차상으로도 하자가 발생하였다.

7)

원고 A, J에 대한 중징계는 위헌적인 입법부작위 상태를 악용하여 징계사유를 작출한 것으로써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으며 그 결과인 중징계 역시 당연무효에 이르게 된다. 가사 징계 자체가 가능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양정은 결코 해직에 이를 수 없었으므로 재량권 행사에 하자가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8)

집회의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의 중추를 이루는 것으로서 함부로 제한될 수 없다.그럼에도 피고 소속 공무원들은 O 집회 과정에서 현존하는 명백한 위험이 발생하는지 여부를 따져보지도 않고 사전적으로 이를 봉쇄하기 위하여 사찰이나 감금 등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집회 도중에도 불법연행을 빈번하게 일삼았다. 원고 A, J은 집회 참여를 이유로 불법연행과 과잉진압으로 인한 상해 등의 피해를 입었다.

9)

광범위한 다수 공무원이 관여한 일련의 국가작용에 의하여 기본권이 침해된 사안에서는 그 불법행위를 전체적으로 평가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는지 여부를 살펴야 하고, 따라서 공무원 개개인의 주관적 고의 또는 과실의 엄격한 입증은 요구되지 않는다. 피고 및 그 소속 공무원들의 직무집행행위는 전체적으로 보아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

10)

원고 A, J은 모두 부당한 해임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었으며, 그로 인하여 해직기간 상당 임금의 소극적 손해를 입었다. 또한 교직원은 경력에 따라 호봉이 정해지고 그 호봉에 의해 임금이나 승진 등이 결정되는데, 해직으로 인해 경력 공백이 발생하면서 호봉상의 불이익을 입어 복직 이후에도 임금, 퇴직수당 등 여러 수당, 연금 등에 대해 차액이 발생하여 손해를 입게 되었다.

11)

원고 A, J의 해직으로 인해 발생한 소극적 손해 중 연금 내지 퇴직연금일시금 차액 외의 나머지(해직기간 상당의 임금, 해직으로 인해 발생한 호봉상의 불이익에서 비롯된 임금·퇴직수당·여타 수당 차액 등)에 대한 일부청구로써, 우선 각 1억 원씩을 청구한다.

12)

원고 A, J의 O 활동은 민주화 과정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서 응당 명예로운 것이었다. 그럼에도 피고와 그 소속 공무원들은 가능한 자원을 총동원하여 원고 A, J을 '빨갱이'라며 매도하고, 학교의 관리직(교장 및 교감 등), 국회의원, 심지어 거주지의 동장까지 동원해 그 탈퇴를 전방위적으로 종용하였으며, 담화 등을 통해 O 활동을 정치적으로 힐난하였을 뿐 아니라, 종래에는 중징계 방침에 의해 해직조치 하였다. 이 과정에서 원고 A, J과 그 가족들이 받은 정신적 충격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원고 A, J과 그 가족들이 교사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있었던 만큼 그 고통의 크기도 컸을 것임은 경험칙상 넉넉히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원고 A, J은 참여했던 집회 등에서 강제로 연행되거나 구타를 당했고 그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피해가 발생했을 것임은 자명하다.

13)

원고 A, J의 정신적 손해에 관해서는 일부청구로서 각 5천만 원, 원고 A, J의 각 부모들의 정신적 손해에 관해서는 각 2천만 원, 각 형제자매들의 정신적 손해에 관해서는 각 1천만 원을 우선 청구한다.

14)

피고가 주장하는 소멸시효의 주관적 기산점에 원고들이 자신들의 손해 및 가해자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던 것은 아니다.

나.

피고의 주장

1)

원고 A, J과 같은 해직교사들이 2008. 2. 22. 해직기간 동안의 임금, 위자료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바 있는데, 만약 원고들이 위 소송의 당사자이고 판결이 확정되었다면 본 사건과 소송물이 동일하므로 그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에도 미친다(본안 전 항변).

2)

이 사건 진실규명결정은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적법한 조사권한 범위를 넘어선 것 으로 진실규명범위를 일탈한 것이다.

3)

원고 A, J에 대한 이 사건 파면<8>처분은 적법하다.

4)

원고 A, J이 파면된 시점으로부터 40년 이상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 파면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실효의 원칙에 비추어 허용되지 않는다.

5)

소장 및 이 사건 진실규명결정문의 각 기재만으로는 국가배상청구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사실이 주장,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6)

원고들이 주장하는 일실수입과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위법한 가해행위가 존재하지 않는다.

7)

원고들이 이 사건에서 주장하는 재산상 손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행위는 피고가 O 교원의 노동운동을 저지하기 위하여 대책을 수립하고 교원을 탄압한 일련의 행위가 아닌 원고들에 대한 관할 교육감 또는 학교법인의 파면처분이다.

8)

만약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이 각 성립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미 소멸시효가 각 완성되었다.

9)

원고 A, J이 직위해제 및 파면을 당하였던 1989.경 원고들이 이미 주장하는 손해및 가해자를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위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은 늦어도 원고 A, J이 민주화운동관련자로 인정될 무렵 또는 국가정보원의 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 보고서가 출간되었을 무렵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원고 A, J과 같은 해직교사들이 2008. 2. 22. 해직기간 동안의 임금, 위자료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바 있고, 원고들은 적어도 이 당시에는 이미 국가배상청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다고 보아야 한다.

10)

만약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각 완성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일실수입의 산정과 관련하여 원고 A, J이 해직된 기간 동안 다른 직업에 종사함으로써 얻은 소득은 공제하여야 한다.

5.

판단

가.

피고의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소송에서 다투어지고 있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가 동일한 당사자 사이의 전소에서 이미 다투어져 이에 관한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에 당사자는 이에 저촉되는 주장을 할 수 없고, 법원도 이에 저촉되는 판단을 할 수 없음은 물론, 위와 같은 확정판결의 존부는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4다228401, 228418 판결 참조).

2)

판단 O 해직교사였던 AG 외 77명은 2008. 8. 20. 서울중앙지방법원 2008가단297047호로 국가를 상대로 하는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한 바 있으나, 이 사건의 원고 중 A, J은 위 사건의 원고에 포함되지 않았고, 위 소는 2012. 6. 28. 취하되었음은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이다.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원고 A, J의 재산상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9>

1)

관련 법리 공무원의 행위를 원인으로 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때'라고 하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여기서 '법령을 위반하여'라고 함은 엄격하게 형식적 의미의 법령에 명시적으로 공무원의 행위의무가 정하여져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는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인권존중·권력남용금지·신의성실과 같이 공무원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준칙이나 규범을 지키지 아니하고 위반한 경우를 비롯하여 널리 그 행위가 객관적인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는 경우를 포함한다(대법원 2020. 6. 4. 선고 2015다233807 판결 참조). 민사소송에 있어서 어느 행정처분의 당연무효 여부가 선결문제로 되는 때에는 이를 판단하여 당연무효임을 전제로 판결할 수 있고 반드시 행정소송 등의 절차에 의하여 그 취소나 무효확인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0. 4. 8. 선고 2009다90092 판결 참조). 하자 있는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하여는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하며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 것인지 여부를 판별함에 있어서는 그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 과 동시에 구체적 사안 자체의 특수성에 관하여도 합리적으로 고찰함을 요한다(대법원1995. 7. 11. 선고 94누461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징계위원회가 그 의결요구도 받기 전에 구술로 징계혐의자에게 출석통지를 하였고 징계위원회 아닌 다른 기관에 의하여 출석포기서를 받아 징계의결을 하여 사전에 징계혐의자에게 진술의 기회를 박탈한 셈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 징계의결이 그 절차상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라고는 할 수 없다(대법원 1977. 6. 28. 선고 77누96 판결 참조). 교육공무원징계령 제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징계혐의자에 대한 출석통지는 징계혐의자로 하여금 징계위원회가 언제 개최되는가를 알게 함과 동시에 자기에게 이익되는 사실을 진술하게 하거나 증거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조치에서 나온 강행규정이라 할 것이므로 위 출석통지 없이 한 징계심의절차는 위법하다(대법원 1993. 2.23. 선고 92누16096 판결 참조).

2)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문교부가 1989. 7. 8. O 교사 처리기준을 마련하여 전국 각 시·도 교육위원회에 가담정도를 불문하고 O 활동에 관여한 교사들을 중징계하도록 지시한 사실, 징계절차는 국·공립학교와 사립학교 교사가 다소 상이하게 진행되었는데, 국·공립학교 교사의 경우 인사권이 시·도 교위 또는 시·군·구 교위에 있었기 때문에 문교당국의 직접 징계가 가능했지만, 사립학교 교사의 경우 인사권이 사학재단(법인)에 있었기 때문에 당국의 지시에 따라 개별 사학재단이 징계절차를 밟은 뒤 관할 시·도 교위에 통보하는 식으로 진행된 사실이 인정된다. 나아가 앞선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각 사정에 의하면, 원고 A, J에 대한 이 사건 파면처분에 어느 정도 위법성이 있다고 보이기는 하나, 원고들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파면처분이 당연무효라는 등 피고 소속 공무원의 행위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였다거나 널리 그 행위가 객관적인 정당성을 결여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가)

원고 A 부분 원고 A이 주장하는 재산상 손해의 직접적 원인은 이 사건 파면처분이라고 할 것인데, 원고 A은 O가 출범하면서 수석부위원장 겸 U지부장인 핵심지도부의 직책을 맡게 된 바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O 활동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10>되었을 것으로 추측되나, 원고 A에 대하여 이 사건 파면처분의 원인이 된 징계사유 및 근거법령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아니한다.

나)

원고 J 부분

(1)

원고 J이 주장하는 재산상 손해의 직접적 원인 역시 이 사건 파면처분이라고 할 것인데, 이 사건 파면 처분의 원인이 된 징계사유는 '원고 J이 불법단체인 O를 결성하는데 주력하고 국정감사자료 유출 사건과 관련되어 경찰에 수배 중으로 근무지를 무단이탈하는 등의 사유로 국가공무원법 제66조(집단행위의 금지), 제56조(성실의무), 제57조(복종의 의무

부장인 핵심지도부의 직책을 맡게 된 바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O 활동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10>되었을 것으로 추측되나, 원고 A에 대하여 이 사건 파면처분의 원인이 된 징계사유 및 근거법령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아니한다.

나)

원고 J 부분

(1)

원고 J이 주장하는 재산상 손해의 직접적 원인 역시 이 사건 파면처분이라고 할 것인데, 이 사건 파면 처분의 원인이 된 징계사유는 '원고 J이 불법단체인 O를 결성하는데 주력하고 국정감사자료 유출 사건과 관련되어 경찰에 수배 중으로 근무지를 무단이탈하는 등의 사유로 국가공무원법 제66조(집단행위의 금지), 제56조(성실의무), 제57조(복종의 의무), 제63조(품위유지의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것이다. 이 사건 파면처분 당시 적용되던 구 국가공무원법(1990. 12. 27. 법률 제42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가공무원법'이라 한다) 제66조 제1항은 "공무원은 노동운동 기타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적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사실상 노무 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헌법재판소는 1992. 4. 28.자 90헌바27 결정으로 위 규정과 동일한 내용의 구 국가공무원법(제정 1963. 4. 17. 법률 제1325호, 개정 1963. 12. 16. 법률 제1521호, 1964. 5. 26. 법률 제1638호, 1973. 2. 5. 법률 제2460호) 제66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한 바 있었다. 한편 교원에 대하여 위 조항의 예외를 규정한 교원노조법은 앞서 본 바와 같이 1999. 1. 29. 제정되어 1999. 7. 1. 시행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파면처분 당시 교원에 대하여는 노동운동이 법률상 금지되고 있었다.

(2)

이에 대해 원고들은 입법부작위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 헌법이 채택하고 있는 의회민주주의하에서 국회는 다원적 의견이나 각가지 이익을 반영시킨 토론과정을 거쳐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 통일적인 국가의사를 형성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국가기관으로서 그 과정에 참여한 국회의원은 입법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국민 전체에 대한 관계에서 정치적 책임을 질 뿐 국민 개개인의 권리에 대응하여 법적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므로, 국회의원의 입법행위는 그 입법 내용이 헌법의 문언에 명백히 위배됨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굳이 당해 입법을 한 것과 같은 특수한 경우가 아닌 한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소정의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같은 맥락에서 국가가 일정한 사항에 관하여 헌법에 의하여 부과되는 구체적인 입법의무를 부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입법에 필요한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고의 또는 과실로 이러한 입법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등 극히 예외적인 사정이 인정되는 사안에 한정하여 국가배상법 소정의 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으며, 위와 같은 구체적인 입법의무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애당초 부작위로 인한 불법행위가 성립할 여지가 없는바(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4다33469 판결 참조), 원고들 제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헌법 제33조 제2항에 관하여 구체적인 입법의무를 부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입법에 필요한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고의 또는 과실로 이러한 입법의무를 이 행하지 아니하였다거나 당시 대통령 AF의 관련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가 위법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J은 당시 법률로 금지되던 교원 노동조합 결성 및 활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파면처분 당시 원고 J에게 구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징계사유가 존재하였다는 점 자체는 부정하기 어렵다. 절차 면에서도 갑 제3호증의 1 제82면의 기재에 의하면, 서울특별시 교육위원회 교육공무원 일반징계위원회가 원고 J에게 1989. 8. 16. 1차 출석통지서를 우편으로 송달하였으나, 장기폐문으로 반송되었고, 1989. 8. 30. 2차 출석통지서를 관보에 게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 J에 대한 이 사건 파면처분이 당연무효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다)

재량권의 일탈, 남용 부분 이 사건 진실규명결정에서 인용하고 있는 대법원 1994. 3. 8. 선고 93누15533판결<11>, 대법원 1993. 12. 14. 선고 93누15045 판결은 부산직할시 교육감 등이 O 활동에 단순 참가한 교사들에 대하여 해임 등 중징계 처분을 한 것이 징계양정의 객관적인 균형을 잃은 것으로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다고 판시하면서도, 그 원심판결(부산고등법원 1993. 6. 16. 선고 89구2714 판결, 부산고등법원 1993. 6. 16. 선고 89구2684 판결) 중 부산직할시 교육감 등이 O 지부를 결성하여 분회장에 취임하는 등 주도적으 로 O 활동을 한 교사(AH 등)들에 대하여 해임 등 중징계 처분을 한 것에 관하여 위 징계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부분을 수긍한 바 있다. 따라서 원고 A, J에 대한 이 사건 파면처분의 징계사유를 위 판결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 A, J에 대한 이 사건 파면처분이 징계권자의 징계양정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 사건 파면처분이 적법절차를 위반하였다거나 징계권자의 징계양정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라)

기타 그 밖에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아래에서 인정되는 피고 소속 공무원들의 위법행위 즉, 원고 A, J에 대한 불법사찰, O 탈퇴 종용 및 언론 등을 이용한 O 소속 교사에 대한 허위 비방 등의 행위와 원고들이 주장하는 재산상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소결 따라서 원고 A, J의 각 재산상 손해배상청구는 각하하지 아니하고 본안에 관하여 판단하더라도,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원고들의 정신적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과거사정리법은 반민주적 또는 반인권적 행위에 의한 인권유린 사건 등을 조사하여 왜곡되거나 은폐된 진실을 밝혀냄으로써 민족의 정통성을 확립하고 과거와의 화해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국민통합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이다(제1조). 과거사정리법은 위와 같이 왜곡되거나 은폐된 진실을 밝혀낼 사건으로 '1945. 8. 15.부터 한국전쟁 전후의 시기에 불법적으로 이루어진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1945. 8. 15.부터 권위주의 통치 시까지 헌정질서 파괴행위 등 위법 또는 현저히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인하여 발생한 사망·상해·실종사건, 그 밖에 중대한 인권침해사건과 조작의혹사건' 등을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3호, 제4호). 과거사정리법이 이러한 사건들을 진실규명 대상으로 규정한 것은, 과거사정리법 제2조가 규정한 기간 동안 발생한 국가의 공권력에 의한 조직적인 인권유린이나 폭력·학살 등 사건은 침해의 중대성에도 불구하고 진상을 객관적으로 외부에서 알기 어려워진상이 왜곡되거나 은폐되었을 가능성이 많고, 피해자 개개인은 관련 자료에 대한 접근가능성이 극히 제한되어 있어 스스로 관련 자료를 조사하거나 수집하여 진상을 밝히는 것이 매우 어려운 반면, 국가는 관련 자료를 이미 보유하고 있거나 과거사정리법이 부여한 조사방법과 절차를 통하여 관련 자료를 비교적 용이하게 조사·수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정을 고려한 것이다. 그리고 과거사정리법은 국가에 대하여 진실규명사건 피해자의 피해 및 명예의 회복을 위하여 노력할 의무와 가해자를 상대로 적절한 법적·정치적 화해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과하는 한편(제34조), 정부에 대하여 진실규명결정에서 규명된 진실에 따라 희생자, 피해자 및 유가족의 피해 및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36조 제1항). 또한 과거사정리법은 정리위원회가 진실규명사건 피해자등의 피해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하여 국가가 하여야 할 조치, 진실규명사건의 가해자에 대한 법적·정치적 화해조치에 관한 사항 등에 대하여 권고한 사항을 소관 국가기관이 존중하고 이행하기 위하여 노력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제32조 제2항, 제4항), 이에 따라 과거사 관련 권고사항 처리 등에 관한 규정(2025. 12. 30. 대통령령 제35948호)이 제정 및 개정되어 권고사항 이행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과거사정리법이 왜곡되거나 은폐된 사건의 진실규명 등을 목적으로 독립된 정리위원회를 설치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진실규명을 위하여 위원회의 구성에 있어서 전문성과 중립성을 기하고 위원의 업무상 독립과 신분을 보장하는 한편 각종 조사방법과 관련 절차를 규정하면서 국가기관의 협력의무를 비롯한 조사의 실효성 확보장치를 마련한 점, 이해관계인에게 결정을 다툴 수 있는 이의신청권이 부여되어 있고 항고소송을 통하여 불복할 기회도 주어지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국가 소속 공무원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은 자가 진상을 확인한 국가 산하기관인 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을 근거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경우, 진실규명결정은 증명력이 매우높은 유력한 증거로 보아야 하고, 명확한 반증이 없는 한 그 증명력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될 것이다. 아울러 과거사정리법이 이와 같이 진실규명결정에서 규명된 진실에 따라 피해자의 피해 및 명예의 회복을 위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를 국가나 정부에게 부과하고 있는 것은, 진실규명결정 및 그에 따른 처우가 가지는 법적·사회적 의미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서 국가가 진실규명결정에 스스로 따르고 그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를 결코 가벼이 여겨서는 아니 된다. 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정리위원회 구성의 전문성과 중립성, 공정하고 객관적인 진실규명을 위하여 마련된 여러 가지 법적 절차와 그 실효성 확보 장치 등에 비추어 그 증명력이 매우 높다고 보아야 하고 명확한 반증이 없는 한 그 증명력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앞서 본 바와 같은 과거사정리법의 목적이나 취지, 정리위원회의 역할 및 진실규명결정과 그에 따른 처우가 가지는 법적·사회적 의미 등을 고려해 보면, 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을 근거로 그 결정에서 규명된 국가 소속 공무원의 불법행위책임 발생 원인사실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은 민사소송법 제202조에서 말하는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도 부합한다. 따라서 피해자가 진실규명결정을 증거로 제출하면서 국가를 상대로 국가 소속 공무원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진실규명결정은 그 내용에 중대하고 명백한 오류가 있는 등으로 인하여 그 자체로 증명력이 부족함이 분명한 경우가 아닌 한 매우 유력한 증거로서의 가치를 가진다고 할 것이어서 피해자는 그것으로써 국가 소속 공무원에 의한 불법행위책임 발생 원인사실의 존재를 증명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경우 진실규명결정의 내용을 부인하며 가해행위를 한 바가 없다고 다투는 국가가 그에 관한 반증을 제출할 책임을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즉 국가는 진실규명결정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에 관한 구체적인 사유를 주장하고 이를 뒷받침할만한 반증을 제출함으로써 진실규명결정의 신빙성을 충분히 흔들어야만 비로소 피해자 측에 진실규명결정의 내용과 같은 사실의 존재를 추가로 증명할 필요가 생기고, 국가가 그 정도의 증명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함부로 진실규명결정의 증명력을 부정하고 그와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증거의 증명력 판단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한 사실심법원의 전권에 속하는 점 및 진실규명결정은 그 자체로 증명력이 부족함이 분명한 경우가 아닌 한 고도의 증명력을 가지므로 이로써 국가 소속 공무원의 불법행위책임 발생 원인사실의 존재를 증명하였다고 볼 수 있고 국가가 그에 대한 반증을 제출할 책임을 부담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사실심법원이 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에 증명력이 있다고 판단하여 그 결정을 근거로 국가 소속 공무원의 불법행위책임 발생의 원인이 되는 사실을 인정한 것은 위와 같이 진실규명결정의 증명력이 배척되는 예외적인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2다202819 전원합의체 판결의 대법관 이인복, 이상훈, 김용덕, 김소영의 반대 의견 참조).

2)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을 제10호증의 2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위 대법원 2012다202819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개별 사건의 참고인 등이 한 진술 내용의 모순점이나 부족한 점 등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그에 관한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여 다툰 바는 없다).

가)

당사자의 지위나 경력

(1)

원고 A

(가)

원고 A(갑 제1호증 제10면 기재에 의하면, 1989. O 수석부위원장, 1999. 해직교사 특채 당시 O 위원장, 갑 제1호증 제106면의 기재에 의하면, 2022. 8. 19. 과거사정리위원회 진술)은 갑 제1호증 별첨 신청인 명단 중 순번 제144번에 해당한다.

(나)

원고 A은 1978. 3. 1. 서울 중랑구 AI에 있는 S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재직하면서, 1986. 5. 10. 'AJ'에 참여하고, 1988. 9. 22. Q협의회 T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되어 활동해 오다가, 1989. 5. 3. AK대학교에서 위 Q을 O로 결성하기 위한 준비로 'Z대회'를 주최하고, 1989. 5. 14. R대학교에서 O 발기인대회 및 준비위원회 결성대회를 개최하였다.

(다)

원고 A은 1989. 7. 9. 여의도에서 부당징계 철회 및 O 합법성 쟁취 범국민대회를 개최하였다가 1989. 7. 13. 구속되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죄 등으로 기소되었고, 1989. 10. 11.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되었다.

(라)

원고 A은 1990. 5. 27. AL대학교에서 'AM대회'를 개최하고 1991. 6. 15. 두 번째로 구속되어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1993. 3. 6. 특별사면으로 석방되었다.

(마)

원고 A은 2005. 4. 18.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이하 '민주화보상법'이라고만 한다) 제2조 제2호 라목(민주화운동을 이유로 유죄판결을 받거나 해직되거나 학사징계를 받은 사람)에 의한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되었다.

(2)

원고 J

(가)

원고 J(갑 제1호증 제10면 기재에 의하면, 1989. O 정책실, 전 O 원상회복추진위원회 위원장, 갑 제1호증 제105면의 기재에 의하면, 2022. 10. 12. 과거사정리위원회 진술)은 위 명단 중 순번 제127번에 해당한다.

(나)

원고 J은 1985. 3. P협의회 회원으로 가입하고, 1985. 10. AN협의회를 결성하였으며, 1986. 3.부터 서울 관악구에 있는 X고등학교 영어교사로 재직하였고, 1986. 9. 20.<12> 불법으로 연행된 후<13> 1986. 9. 24. 구속되어 국가보안법위반죄 등으로 기소되었으며, 1987. 7. 11.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석방되었으며, 1988. 2. 27. 특별사면되었다.

(다)

원고 J은 1986. 11. 11. 직위해제되고, 1987. 7. 19. 당연퇴직되었다가, 1988.4. 4. 특별채용으로 Y고등학교에 복직되었으나, 1989. 8. 5. 다시 직위해제되었고,1989. 9. 26. 서울특별시 교육위원회 교육감으로부터 파면처분을 받았다.

(라)

원고 J은 1989. 5. 14. O 발기인대회 및 준비위원회 결성대회와 1989. 5. 28.O 결성대회에 각 참석하였다.

(마)

원고 J은 2000. 3. 1.자로 O 전임자로, 본부 정책실장으로 근무하였다.

(바)

원고 J은 2003. 7. 16.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민주화보상법 제2조 제2호 라목에 의한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되었다.

(사)

원고 J은 서울행정법원 2009구합16961호로 AR고등학교장 및 대한민국을 피고로 하여, '이 사건 파면으로 인한 해직 등 기간을 호봉승급기간에 산입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로 민주화 보상법 제5조의6에서 금지하고 있는 차별대우나 불이익에 해당하고, 위 교장이 이를 제거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부처분을 한 것은 민주화보상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위 교장의 2008. 10. 30.자 호봉정정거부처분의 취소 및 위 자료 1백만 원의 지급청구를 하였으나, 위 법원은 2010. 6. 10. 원고 J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나)

O 결성 이전 안기부 등 관계기관에 의한 교사 사찰<14>

(1)

1980년대 중반 이래 교사들의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자, 정권과 문교당국은 소위 문제교사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상설 화했다(갑 제1호증 제17면).

(2)

일선 문교행정 당국에서는 시국사건에 관련된 문제교사들은 해임과 같은 중징계를 통해 교육현장에서 격리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하고 있었다(갑 제1호증 제22면).

(3)

당국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의 활동은 1987. 6. 민주화운동 이후 더욱 활성화되었다. 이 시기 교사들의 동향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종합대책을 마련한 것은 안기부였다. 안기부가 교사 탄압에 개입한 사실은 1988. 11.경 생산된 안기부 문건 'Q 조직 확산 실태와 확산 전망'에서 그 자세한 내막이 드러나는데, 여기에는 Q의 조직개황, 활동 실태, 활동 전망 등이 상세히 기재되어 있다(갑 제1호증 제23면).

(4)

Q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교원 관련 사안의 주무관청이라고 할 수 있는 문교부는 교사들을 사찰하는 전담 기구를 설치하여 일상적으로 교사들의 동향을 파악한 뒤 관계기관(청와대, 안기부 등)에 보고했다. 1988. 당시 문교부는 장학편수실 소속 정신교육장학관실에 교원전담실을 설치하여 소위 문제교사들의 활동을 일상적으로 감시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교원전담실은 교사들에 대한 사찰업무뿐만 아니라 교사 징계, 학부모 동태 감시 및 고발, 언론보도에 대한 항의, 교사집회 저지 등 교원들의 활동에 관한 종합대책을 수립하여 지속적으로 시·도 교위에 지시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갑 제1호증 제26면).

(5)

문교부는 전국적인 교육행정체계를 통해 대응지침을 시달하고 관련 동향을 보고받았다. 이러한 수직적 지시·보고 체계는 문교부가 시·도 교육위원회 및 시·군·구 교육위원회를 지도·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유지될 수 있었다. 시·도 교육위원회 학무국과 시·군·구 교육위원회 학무과는 관할지역 학교 교장, 교감의 근무평정점수를 매기는 등 사실상 인사권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선 학교 교장, 교감은 지시·보고 체계에 종속될 수밖에 없었다(갑 제1호증 제31면).

(6)

O 발기인대회 및 준비위원회 결성 대회는 1989. 5. 14. 전국 10개 시·도에서 일제히 개최되었다. O 발기인으로 참여한 교사는 18,000여 명이었다(갑 제1호증 제35면).

(7)

문교부의 징계방침은 곧 구체화되었다. 1989. 5. 14. 문교부는 노조 결성을 주도한 교사에 대해 형사처벌 방침을 밝혔으며, 100여 명 가량을 파면·해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갑 제1호증 제36면).

(8)

이 시기 문교 및 공안당국은 O 결성 활동에 참여하는 교사들을 '의식화 교사'로 지목하여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수업시간에 한 발언 등을 문제삼아 징계 등의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갑 제1호증 제46면).

(9)

내무부는 O 결성 직전인 1989. 5. 25. 밤 전국적으로 실시한 반상회에서 O 결성을 비방하는 유인물을 배포했다. 이때 배포된 유인물의 제목은 '일부 교사들의 의식화 교육과 관련하여'이었고, 서울에만 200만 부가 배포되었으며, 각 지방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유인물이 시·도청 및 시·도 교위의 협력 아래 대량으로 배포되었다(갑 제1호증 제47면, AV언론 1989. 5. 25.자 11면).

(10)

안기부는 O가 정치투쟁 단체로 변질되리라는 예상 하에 문교부와 시·도 교위의 '문제교사 전담반'은 물론, 검찰의 수사현황 및 담화발표 일정까지 아우르며 실질적으로 이 사안을 조율하고 있었다. 문교부는 공안정국의 흐름 속에서 청와대 및 정부고위관계자 회의 또는 관계기관 대책회의에 참석하여 O 관련 동향을 보고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받았다. 관계기관 대책회의 등에서 O 대응 방향이 큰 틀에서 논의되면, 문교부는 각 시·도 교위 관계자회의 등을 소집하여 징계지침 및 세부대책 등을 마련하였다. 이 시기 문교당국이 관계기관 대책회의 등에 제시한 O 대책은 '주도교사에 대한 중징계 및 사법처리, 단순가담교사에 대한 탈퇴 종용 및 경징계'로 요약될 수 있다. 또한 이 시기 문교당국은 비판 성향의 교원을 '좌경의식화 활동 교사'로 규정하여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나아가 징계하거나 사법처리하였다. O 결성 운동이 본격화되고 발기인대회 등이 대규모 집회 형태로 개최되자, 문교당국은 수천 명 규모의 교장·교감및 장학사를 동원하여 집회 개최를 막고 참여 교사들을 감시했다. 또한 문교부는 O에 반대하는 학부모를 포섭하여 O 대응 활동에 동원하고자 했다(갑 제1호증 제52면).

다)

O 결성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 침해

(1)

1989. 5. 28. O 결성대회가 R대학교에서 개최되었다. R대학교에서 긴급히 열린 결성대회에 미리 주변에 와 있던 AW 준비위원장, 원고 A 부위원장을 비롯하여 지역 대표들이 참석하였다, 대회 참석자들은 O노동조합 창립을 선언하고, 위원장에 AW, 수석부위원장에 원고 A 등을 선임했다. O 교사에 대한 탄압은 결성대회 당일부터 대규모로 발생했다. 경찰은 O 결성대회의 1차 예정지였던 AX대학교에 집결하여 결성보고대회를 개최한 교사들을 무차별 연행하여 민주광장에 무릎 꿇려 앉게 했다. 각 시·도 교위에서 동원하여 상경한 교장, 교감, 주임교사 등은 대회 참석자들을 연행하는 경찰들을 도와 참가교사들과 대학생을 끌어내는 데 협조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폭력이 자행되었고, 교사 200여 명이 경찰에 연행되었다(갑 제1호증 제53면, AV언론 1989. 5.30.자 1면, 10면, 11면). R대학교에서 결성대회를 마친 집행부 24명은 서울 마포구 AY에 있는 AZ정당 당사에서 'O 사수'를 주장하며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집행부의 단식농성은 1989. 5. 28.부터 1989. 6. 5.까지 계속되었다. 단식농성을 해제하고 AZ정당 당사를 나온 AW 위원장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1989. 6. 7. 경찰에 체포되었다<15>(갑 제1호증 제54면).

(2)

1989. 8. 5. 대검찰청 공안부는 O 가담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것을 발표하면서, O 문제를 공안사건화했다. 경찰은 O 교사들의 집회·시위를 방해하거나 물리적으로 해산하는데 동원되었다. 경찰은 O 본조직 및 지부·지회 결성대회 및 창립식 등에 참가하는 교사들을 영장 없이 감금하거나 임의동행하는 등 행사 자체를 방해하는데 동원되었다(갑 제1호증 제62, 63면).

(3)

정부는 O 결성을 전후하여 O 교사들을 '좌경용공', '의식화' 교사로 매도하는 각종 유인물과 소책자를 제작하여 전국에 배포했다. 이러한 유인물은 문공부 등의 기술적인 지원을 통해 제작되었으며, 내무부 등의 협조를 통해 반상회와 우편 등을 통해 전국의 가정에 배포되었다(갑 제1호증 제67면).

(4)

문교부는 1989. 5. 31. O 결성대회 관련 입장을 발표하면서, '주도 교사는 형사고발 및 파면 등 중징계, 단순가담자는 감봉·견책 등 경징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방침에 따라 각 시·도 교위 차원의 징계가 본격화되었다. 이에 O는 1989. 6. 25. 제1차 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구속 중인 AW 위원장의 직무대리로 원고 A 수석부위원장을 인준하고, 징계항의 방침을 결정했다. 문교부는 노조결정 주도교사인 지부장 15명, 지회장 89명, 분회장 326명 등 핵심간부급 491명을 직위해제와 함께 파면(지부장급), 해임(지회장급), 정직(분회장급) 등 중징계하기로 하고, 나머지 5,878명의 단순가담교사는 직위해제 없이 3개월 이상 감봉 및 견책 등 경징계하기로 결정한 뒤 이를 각급 교육위원회에 시달했다(갑 제1호증 제71면).

(5)

문교부는 1989. 7. 1. O 가입교사에 대한 징계기준을 변경하여 노조 결성을 주도하지 않은 단순가담교사도 주도교사와 마찬가지로 파면 또는 해임 조치하기로 결정했다. 문교부는 1989. 7. 8. O 교사 처리기준을 마련하여 전국 15개 시도 교위에 시달했다. 이러한 문교부 방침에 따라 1989. 7. 26. 서울시 교위는 485명을 우선 직위해제조치했다. 사립학교 교사에 대해서는 전국적으로 7월 말부터 직권면직 조치가 시행되었다. 이에 따라 7월 말까지 O 활동과 관련하여 처벌·징계 등을 받은 교사의 수는 구속 41명을 포함하여, 중징계(파면, 해임) 267명, 징계의 전 단계로서 직위해제 626명, 직권면직 48명으로 모두 941명에 달하고 있었다(갑 제1호증 제73면).

(6)

1989. 7. 이후 관계기관 대책회의와 문교당국은 정권 차원의 지시를 받아 전국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O 교사들의 총무처 소청, 행정소송, 민사소송, 헌법재판소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등에 대응하고자 헌법재판소와 법원 등을 상대로 전방위적으로 로비활동을 벌였다. 이러한 정권의 로비 활동 실태는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입수한 보안사존안자료 중 O 대책철에 수록된 문교부 회의 결과 보고, 교원노조 활동분석 및 향후대책, 교원노조, 조직복원 기도 관련 동향과 대책 등의 문건에서 확인할 수 있다(갑 제1호증 제77면).

라)

O 가입교사 탈퇴 공작과 징계 과정에서의 인권 침해

(1)

정부는 O를 와해시키기 위해 중앙부처는 물론 전국의 각 시·도청 및 구청·동사무소 직원 등 전 공무원을 동원하여 가입교사 탈퇴 공작에 나섰다. 전국 시·도 교위 및 시·군·구 교위 장학사 등 공무원과 일선학교 교장·교감 등이 이러한 탈퇴 공작의 전면에 나섰다(갑 제1호증 제89면).

(2)

1989. 6. 21. 첫 파면 징계조치 이후 O 주요 간부급 교사들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전국적으로 개최되었다. 징계절차는 국·공립학교와 사립학교 교사가 다소 상이하게 진행되었다. 국·공립학교 교사의 경우 인사권이 시·도 교위 또는 시·군·구 교위에 있었기 때문에 문교당국의 직접 징계가 가능했지만, 사립학교 교사의 경우 인사권이 사학재단(법인)에 있었기 때문에 당국의 지시에 따라 개별 사학재단이 징계절차를 밟은 뒤 관할 시·도 교위에 통보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징계는 최고 정책결정권자의 의 지에 따라 주무관청인 문교부 장관의 직접 지시에 의거하여 일괄 진행되는 정치적 성격의 조치였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절차상의 하자가 매우 빈번하게 발생했다(갑 제1호증 제91면).

(3)

O 창립 이후 보안사는 O 주요 간부들에 대한 대공혐의점을 찾기 위해 민간인 사찰·가택 침입도 불사하며 자체 공작을 입안하고 실행에 옮겼다(갑 제1호증 제92면).

(4)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입수한 O 관련 교사의 '보안사 민간인 사찰 자료'는 '청명카드'와 '개인별 신상기록철' 등이 모두 포함된 것이다. 과거사정리위원회는 O 관련 교사 원고 A, J 등 10명의 보안사 민간인 사찰 자료를 입수하여 그 내용을 확인했다<16><17>(갑 제1호증 제96면).

(5)

대법원은 1998. 7. 24. '보안사가 직무범위를 벗어나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평소의 동향을 감시·파악할 목적으로 지속적으로 개인의 집회·결사에 관한 활동이나 사생활에 관한 정보를 미행, 망원 활용, 탐문 채집 등의 방법으로 비밀리에 수집·관리했다면 이는 헌법에 의하여 보장된 민간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라고 판시하면서 원심의 판결(서울고등법원 1996. 8. 20. 95나44148 판결)을 확정하였다(갑 제1호증 제97면).

3)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앞선 인정사실에 의하면, 정부는 O 출범 전부터 자발적인 교사 조직인 Q을 불법화하고, O 결성을 저지하기 위해 주력하였다. 1989. 9.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교원노조 분쇄대책'은 AF 정권이 O 와해를 위하여 청와대비서실, 문교부, 안기부 등 11개 국가기관을 총동원하였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의 O 대책의 실상은 국가기관을 동원하여 O 가입조합원을 탈퇴시키고 징계, 회유하여 조직을 해제시키는 것이었다. 이러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1989. 5. 28. O가 결성, 출범한 것은 1980년대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민주화 추세와 함께 발전해 온 교육민주화운동의 결과이다.

나)

앞서 살펴 본 바에 의하면, 권위주의 통치 시기인 AF 전 대통령 재직 당시 정부의 안기부, 문교부, 보안사, 내무부, 치안본부를 비롯한 피고 기관의 소속 공무원들이O를 와해시키기 위해 원고 A, J에 대하여 사찰, 탈퇴종용, 불법감금<18>, 사법처리, 해직등 전방위적 탄압을 가하고, O 소속 교사들을 '좌경용공', '의식화' 교사로 매도하는 각종 유인물과 소책자를 제작하여 전국에 배포하였으며, O를 비방하는 내용의 신문광고를 게재하기도 하였는바, 피고 소속 공무원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 원고 A, J의 행복추구권, 사생활의 자유 등 기본적 인권을 침해한 위법행위(이하 '이 사건 불법행위'라고 한다)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 A, J 및 그 가족들인 나머지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4)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진실규명결정이 위법하다는 피고의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 A, J은 피고가 주장하는 각 대법원 판결(대법원 1992. 6. 26. 선고 91누11308 판결, 대법원1997. 5. 7. 선고 97다355 판결,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2두2276 판결)의 당사자가 아니었을 뿐더러, 위 각 확정판결은 O 활동에 참여한 교사들에 대한 각 시·도 교육감의 징계처분이 위법하거나 무효인지 여부 또는 각 시·도 교육감이 O 활동으로 인하여 징

라고 한다)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 A, J 및 그 가족들인 나머지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4)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진실규명결정이 위법하다는 피고의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 A, J은 피고가 주장하는 각 대법원 판결(대법원 1992. 6. 26. 선고 91누11308 판결, 대법원1997. 5. 7. 선고 97다355 판결,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2두2276 판결)의 당사자가 아니었을 뿐더러, 위 각 확정판결은 O 활동에 참여한 교사들에 대한 각 시·도 교육감의 징계처분이 위법하거나 무효인지 여부 또는 각 시·도 교육감이 O 활동으로 인하여 징계처분을 받은 교사들의 호봉승급 신청을 거부한 처분이 위법한지 여부에 관하여서만 판단하였을 뿐, O 결성을 전후하여 정부가 각 기관을 동원하여 O를 와해시키려하는 과정에서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판단한 바 없으므로 위 각 대법원 판결의 존재만으로는 이 사건 진실규명결정이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2항의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은 사건'이라고 볼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진실규명결정이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적법한 조사권한을 넘어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국가배상법 제8조,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1항, 제2항,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 제1항에 따르면, 국가배상청구권에 대해서는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1항에 따른 주관적 기산점)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를 한 날(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에 따른 객관적 기산점)부터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됨이 원칙이다.

나)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2018. 8. 30.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 중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호의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 같은 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 침해 사건·조작의혹 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헌법재판소 2014헌바148 등 결정, 이하 '이 사건 위헌결정'이라 한다)을 선고하였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위헌결정의 효력이 미치는 경우,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호의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이나 같은 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조작의혹 사건'에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해서는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에 따른 '객관적 기산점을 기준으로 하는 소멸시효'(이하 '장기소멸시효'라 한다)는 적용되지 않고, 국가에 대한 금전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권리의 소멸시효기간을 5년으로 규정한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 역시 이러한 객관적 기산점을 전제로 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33686 판결 등 참조).

라)

민법 제766조 제1항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날을 의미한다. 그 인식은 손해발생의 추정이나 의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손해의 발생사실뿐만 아니라 가해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사실, 즉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한 인식으로서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손해의 발생 및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이 있다는 사실까지 안 날을 뜻한다. 이때 피해자 등이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개별 사건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하고, 손해를 안시기에 대한 증명책임은 소멸시효 완성으로 인한 이익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20. 4. 9. 선고 2019다246573 판결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앞서 본 바에 의하면, 이 사건 청구의 원인이 되는 사건은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조작의혹 사건'에 해당하므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에는 민법 제766조 제2항,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에 따른 장기소멸시효는 적용되지 않고, 민법 제766조 제1항에 따른 단기소멸시효만이 적용되며, 앞선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각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보면, 피고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 주장의 각 시점에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가)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조작 의혹사건'에 대하여 진실규명결정을 한 경우 그 피해자 및 유족들의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한 민법 제766조 제1항의 단기소멸시효와 관련하여 '손해 발생 및 가해자를 안 날'은 진실규명결정일이 아닌 그 진실규명결정통지서가 송달된 날을 의미하고, 진실규명통지서가 송달된 때가 불명확하더라도 적어도 위 결정일로부터 3년 이내에 소가 제기되었음이 분명한 이상 민법 제766조 제1항의 단기소멸시효는 완성되지 않는다(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20다205455 판결 참조).

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진실규명결정은 2022. 12. 8. 이루어졌고,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하기 이전인 2024. 8. 19.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완성되지 않았다.

3)

소결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마.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1)

관련 법리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를 산정할 경우, 피해자의 연령, 직업, 사회적 지위, 재산과 생활상태, 피해로 입은 고통의 정도, 피해자의 과실 정도 등 피해자 측의 사정과 아울러 가해자의 고의·과실의 정도, 가해행위의 동기와 원인, 불법행위 후의 가해자의 태도등 가해자 측의 사정까지 함께 참작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부담이라는 손해배상의 원칙에 부합하고, 법원은 이러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그 직권에 속하는 재량으로 위자료 액수를 확정할 수 있다(대법원 2022. 8. 31. 선고 2017다256200 판결 참조).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이 사실심 변론종결일부터 기산된다고 보아야 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불법행위 시부터 지연손해금이 가산되는 원칙적인 경우보다 배상이 지연된 사정을 적절히 참작하여 사실심 변론종결 시의 위자료 원금을 산정할 필요가 있고, 이 사건처럼 공무원들의 인권침해행위에 의한 불법행위의 경우그 행위의 불법성의 정도, 그로 인해 피해자와 가족들이 입은 고통의 내용과 기간,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억제·예방할 필요성 등도 위자료를 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어야 한다(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3다205341 판결 참조).

2)

액수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1 이 사건 불법행위가 이른바 '87년 민주화항쟁'으로 쟁취한 직선제 개헌을 통해 국민들의 직접 선거로 선출된 정권에 의해 자행된 점, 2 O의 결성과 활동은 교사들 본인의 노동조건 개선 및 고용 안정이나 지위 향상 등의 요구에 그치지 않고, 그 외에도 교육의 공공성 강화를 목적으로 하여 학생 인권 향상, 입시제도 개선, 교육 불평등 개선, 교내 민주주의 확산 등의 목표와 과제를 포함하는 공공적인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일반적인 노동운동과는 그 목표와 과제를 달리하는 점, 3 원고 A, J에 대한 불법적인 사찰<19>과 가족들을 통한 O 탈퇴 종용 및 O를 비방하는 홍보물의 제작·배포와 신문 광고를 통하여 원고들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사회적 편견에 시달렸을 수 있는 점, 4 이 사건 불법행위의 내용과 불법의 중대성 및 향후 이 사건과 같은 중대한 인권침해 행위의 재발을 억제하고 예방할 필요성이 큰 점, 5 이 사건 불법행위로부터 35년 이상의 기간이 경과하도록 배상이 지연되어 온 사정을 참작할 필요가 있는 점, 6 과거사정리법에 의한 진실규명결정을 거친 사건의 경우 그 피해가 발생한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되었고, 과거사정리법도 그 피해의 일률적인 회복을 지향하고 있으며, 피해자의 숫자도 매우 많을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등 특수한 사정이 있으므로, 그에 대한 위자료의 액수를 정할 때는 피해자들 상호 간의 형평도 중요하게 고려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2다20281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을 제6호증 기재의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가단5181246 판결, BB 교사 사건)에서 정한 위자료의 액수는 앞선 인정사실, 원고들의 피해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과소한 것 으로 보이는 점, 7 이후 민주화보상법이 제정되고 원고 A, J이 위 법에 따라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되어 피해 일부가 회복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자료로 피해자 본인인 원고 A, J에 대해서 각 3천만 원, 원고 A의 아버지 망AB, 어머니 망 AC, 원고 J의 아버지 망 AE, 어머니 원고 K에 대해서 각 1천만 원, 원고 A의 배우자 원고 B에 대하여 1천 5백만 원, 원고 A, J의 형제자매인 망 AD, 원고 E, F, G, H, I, L, M, N에 대해서 각 3백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구체적인 내역은 별지1 기재와 같다).

3)

지연손해금의 기산점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물론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피해자가 그 손해를 입은 법익을 계속해서 온전히 향유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별도의 이행 최고가 없더라도 공평의 관념에 비추어 그 성립과 동시에 불법행위 시로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서는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발생한 일체의 사정이 그 참작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위자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국민소득수준이나 통화가치 등도 변론종결 시의 것을 반영해야만 하는바, 불법행위가 행하여진 시기와 가까운 무렵에 통화가치 등의 별다른 변동이 없는 상태에서 위자료 액수가 결정된 경우에는 위와 같이 불법행위 시로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보더라도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으나, 불법행위 시와 변론종결 시 사이에 장기간의 세월이 경과되어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 반드시 참작해야 할 변론종결 시의 통화가치 등에 불법행위 시와 비교하여 상당한 변동이 생긴 때에도 덮어놓고 불법행위 시로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보는 경우에는 현저한 과잉배상의 문제가 제기된다. 왜냐하면 이때에는 위와 같이 변동된 통화가치 등을 추가로 참작하여 위자료의 수액을 재산정해야 하는데, 이러한 사정은 불법행위가 행하여진 무렵의 위자료 산정의 기초되는 기존의 제반사정과는 명백히 구별되는 것이고, 변론종결의 시점에서야 전적으로 새롭게 고려되는 사정으로서 어찌 보면 변론종결 시에 비로소 발생한 사정이라고도 할 수 있어, 이처럼 위자료 산정의 기준되는 통화가치 등의 요인이 변론종결 시에 변동된 사정을 참작하여 위자료가 증액된 부분에 대하여 불법행위 시로부터 지연이자를 붙일수 있는 근거는 전혀 없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당해 사건과 같이 국가 소속 공무원들에 의하여 피해자에 대한 불법구금이 개시된 1969. 1. 28.경으로부터 원심의 변론종결일인 2009. 11. 11.까지 40년 이상의 오랜 세월이 경과하여 그 사이에 우리나라의 물가와 국민소득수준 등이 몇 곱절 상승함으로 말미암아 이를 반영하여 증액된 위자료에 대하여 이 사건 불법행위가 저질러진 시기와 가까운 때인 1969년 무렵부터 지연이자가 발생한다고 보는 경우에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현저하게 과잉된 지연배상을 허용하는 결과가 된다고 하겠다. 따라서 이처럼 불법행위 시와 변론종결 시 사이에 장기간의 세월이 경과되어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 반드시 참작해야 할 변론종결 시의 통화가치 등에 불법행위 시와 비교하여 상당한 변동이 생긴 때에는, 예외적으로라도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은 그 위자료산정의 기준시인 사실심 변론종결 당일로부터 발생한다고 보아야만 할 것이다. 한편 위와 같이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이 그 위자료산정의 기준시인 변론종결 당일로부터 발생한다고 보아야만 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논리상 변론종결시 이전에는 지연이자를 붙일 수 없는 결과, 위자료채무가 성립한 불법행위 시로부터 지연이자를 붙이는 원칙적인 경우와는 달리,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위자료 원본 액수를 산정함에 있어 불법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즉시 지급함이 적절하다고 보이는 액수의 위자료에 대하여 불법행위 시로부터 변론종결 시까지 배상이 지연된 사정을 적절히 참작하여 변론종결 시의 위자료 원본을 증액 산정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다6680 판결(이하 '대상 대법원 판결'이라 한다) 참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있어 재산상 손해에 대한 배상액은 그 손해가 발생한 불법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액수를 산정하여야 하고, 공평의 관념상 별도의 이행최고가 없더라도 그 불법행위 당시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에 비하여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인 위자료는 불법행위 그 자체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고통의 정도, 가해자가 보인 태도, 가해자와 피해자의 연령, 사회적 지위, 재산상태는 물론, 국민소득수준 및 통화가치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그 수액이 결정되어야 한다. 그 결과 불법행위 시와 사실심 변론종결 시가 통화가치 등의 변동을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근접해 있는 경우에는 위자료에 대하여 재산상 손해에 대한 배상액과 마찬가지로 불법행위 당시부터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더라도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고, 그렇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불법행위 시부터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사이에 장기간이 경과하고 통화가치 등에 상당한 변동이 생긴 경우에는, 그와 같이 변동된 사정까지를 참작하여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하여 위자료의 수액이 결정되어야 하므로, 그 위자료에 대하여는 앞서 본 원칙적인 경우와는 달리 사실심 변론종결 시 이후의 기간에 대하여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하여야 하고, 불법행위 시로 소급하여 그때부터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나 근거가 없다(대법원 2011. 7. 21. 선고 2011재다1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판단

(1)

먼저 대법원은 유류분반환에 있어서 증여받은 재산이 금전일 경우에는 그 증여받은 금액을 상속개시 당시의 화폐가치로 환산하여 이를 증여재산의 가액으로 봄이 상당하고, 그러한 화폐가치의 환산은 증여 당시부터 상속개시 당시까지 사이의 물가변동률을 반영하는 방법으로 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23.5. 18. 선고 2019다222867 판결 참조). 위에서 판시한 물가변동률로는 경제 전체의 물가수준 변동을 잘 반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한국은행의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 수치<20>를 일응 참고할 수 있을 것인바, 2024년의 GDP 디플레이터 수치는 111.546이고, 이 사건 불법행위가 있었던 1989년의 GDP 디플레이터 수치는 37.887이다.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의 불법행위가 있었던 1989.경으로부터 이 사건 변론종결일인 2025. 12. 11.까지 35년 이상이 경과하고 통화가치 등에 상당한 변동이 생겼음은 인정할 수 있다.

(2)

그러나 위와 같은 대상 대법원 판결의 판시에도 불구하고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보면, 이 사건과 같은 이른바 '과거사 사건'의 경우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은 소장부본 송달 다음 날로 정하는 것이 상당하다.

(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있어 재산상 손해에 대한 배상액은 그 손해가 발생한 불법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액수를 산정하여야 하고, 공평의 관념상 별도의 이행최고가 없더라도 그 불법행위 당시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2011. 7. 21. 선고 2011재다1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21>. 위 대법원 2011재다199 전원합의체 판결은 재심대상판결이었던 위 대상 대법원 판결에 대해 기존 대법원 판결이 선언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에 관한 법리의 적용 범위와 한계를 분명히 하고, 그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에 적용할 새로운 법리를 표시한 것일 뿐, 종래 대법원이 표시한 의견을 변경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판시한 바 있다(즉, 이에 관한 기존 대법원 판례는 변경되지 않았다).

(나)

지연손해금은 금전채무의 이행지체로 인한 손해배상금을 말하는 것인데, 금전채무불이행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채권자는 손해의 증명을 요하지 아니하고 채무자는 과실 없음을 항변하지 못한다(민법 제397조 제2항).

(다)

채권자는 언제든지 이행을 청구할 수 있고, 채무이행의 기한이 없는 경우에는 채무자는 이행청구를 받은 때로부터 지체책임이 있으나(민법 제387조 제2항), 대법원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공평의 관념상 별도의 이행최고가 없더라도 그 불법행위 당시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판시하고 있는바, 이러한 판시는 위 민법 제387조 제2항의 예외가 되는 것인데, 대상 대법원 판결은 이러한 예외에 대해 또 다른 예외적인 법리를 선언한 것이 된다.

(라)

과거사 사건이라고 하여, 별도의 이행최고가 없더라도 그 불법행위 당시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 근거가 되는 공평의 원칙이 배제될 아무런 상당한 이유가 없다.

(마)

과거사정리법은 항일독립운동, 반민주적 또는 반인권적 행위에 의한 인권유린과 폭력·학살·의문사 사건 등을 조사하여 왜곡하거나 은폐된 진술을 밝혀냄으로써 민족의 정통성을 확립하고 과거와의 화해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국민통합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과거사정리법 제1조), 1945. 8. 15.부터 한국전쟁 전후의 시기에 불법적으로 이루어진 민간인 집단 사망·상해·실종 사건, 1945. 8. 15.부터 권위주의 통치시까지 헌정질서 파괴행위 등 위법 또는 현저히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인하여 발생한 사망·상해·실종 사건, 그 밖에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과 조작의혹 사건 등을 진실규명의 범위로 하고 있는데(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 4호), 과거사정리법이 2005. 5. 31. 제정되고, 2005. 12. 1. 시행되기 이전까지 국가가 저지른 위 진실규명 범위의 인권침해 사건과 조작의혹 사건에 대해 그 실체적 진실이 발견되지 아니하여, 희생자의 유족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없었을 뿐, 소 제기 의사(이행청구 의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바)

국가는 진실규명사건 피해자의 피해 및 명예 회복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고, 가해자에 대하여 적절한 법적·정치적 화해조치를 취하여야 하며, 국민 화해와 통합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과거사정리법 제34조), 누구든지 합법적인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이 법에 의하여 규명된 사실을 이유로 타인에게 불이익을 주어서는 아니 되는데(과거사정리법 제35조), 대상 대법원 판결의 과거사 사건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에 관한 위와 같은 해석은 합법적인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희생자의 유족 등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22> (사) 금전채무의 지연손해금채무는 금전채무의 이행지체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로서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에 해당하므로, 채무자는 확정된 지연손해금채무에 대하여 채권자로부터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을 부담하게 되는데(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다59237 판결 참조), 과거사 사건의 경우 사실심 변론종결 시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면, 과거사 사건의 위자료 채권자는 다른 불법행위 사건의 위자료 채권자에 비해 지연손해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수액에 있어서도 불평등한 위치에 있게 된다.

(아)

대상 대법원 판결에서 설시한 바와 같이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하여 위자료의 수액이 결정된다고 하여, 그 위자료채무에 대한 지연손해금이 사실심 변론종결 시부터 기산되어야 할 논리필연적인 이유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자)

한편 제1심판결에서 위와 같이 배상이 지연된 사정을 참작하여 제1심 변론 종결일을 기준으로 위자료를 산정하였는데 항소심이 항소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새로이 위자료를 산정하지 않고 제1심판결의 위자료 액수를 그대로 유지한 경우 위자료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은 위자료 산정의 기준일인 제1심 변론종결일부터 발생하는바(대법원 2022. 9. 29. 선고 2018다224408 판결 참조), 피고인 국가는 제1심 인용금액에 대하여 지연손해금채무의 기산일을 늦추기 위하여 불필요한 항소를 제기할 우려도 있고, 이는 원고들의 신속한 권리구제 및 피해 회복을 저해하게 된다.<23> (차) 지연손해금은 채무자의 이행지체로 인한 것인바, 사실심 변론종결<24>이라는 법원의 소송행위를 이행지체의 기준으로 보기 보다는, 채무자가 채권자의 청구가 담긴소장부본을 송달받고 이행을 하지 않음으로써 그 다음 날부터 이행지체책임을 지는 것이 논리적이고 자연스럽다.

(카)

소장부본을 송달받은 국가의 의도적인 소송 지연을 방지하고 피해자의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해서도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지연손해금을 기산하는 것이 타당하다(국가도 소장부본을 송달받고 나면 이행청구를 받은 것이므로 그 지체책임을 부담하게 된다는 점에 대해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바.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별 지1 상속관계 및 계산금액표 기재 각 인용금액과 각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24. 8. 24.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 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6. 1. 15.까지는 각 민법에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각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6.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원고 A, J의 각 재산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여 모두 각하하고, 원고들의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부분은 위 인정범위에서 이유 있으므로 각 일부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한다. 판사 송승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