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5. 29. 선고 2024나4383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0. 5. 3. 피고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2년마다 근로계약을 갱신하며 근무하고 있는 전문직(변호사) 기간제근로자이다.

나.

피고 서울주택도시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이하 ‘피고 기금’이라 한다)은 근로복지기본법(구 사내근로복지기금법)에 따라 피고 회사 직원들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 등을 목적으로 주택구입․임차자금의 보조, 생활안정을 위한 자금대부 등의 사업을 행하기 위하여 피고 회사의 출연으로 설립․운영되는 법인이다.

다.

피고 기금은 2020. 3. 27. 피고 기금의 복지기금협의회의 승인을 거쳐 다음과 같은 주요 내용의 ‘2020년도 사업계획’을 승인․시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업계획’이라 한다),

라.

피고 기금의 이 사건 사업계획에 따라, 피고 회사는 2020. 4. 6. 다음과 같은 주요 내용의 각 ‘장기대부 실시 안내’를 공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업계획에 따라 위와 같이 공고되어 실시된 대부사업을 ‘이 사건 대부 사업’이라 한다).

마.

이 사건 대부 사업에 따른 대부계약은 피고 기금을 대주로, 피고 회사 직원을 차주로 한 금전소비대차계약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바.

피고 기금의 ‘사내근로복지기금 대부금 관리규정’ 제7조 제7항은 “신청일 현재 퇴직예정일이 2년이하인 직원은 대부를 신청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9조 제3항 및 제12조 제1항은 “대부금의 수혜자가 퇴직하는 경우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미상환 대부원리금 잔액을 일시 상환하여야 하며, 퇴직금에서 우선 공제 상환한다.”라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13, 16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항변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대부 사업에 따른 대출(이하 ‘이 사건 대출’이라 한다)을 받지 못함으로써 원고가 입은 손해로서 이 사건 대출 금리와 시중은행 대출 금리의 차액 상당을 청구하면서 그 중 일부 기간에 한정하여 일부 청구를 하고 있는데, 이는 소액사건심판법의 적용을 받을 목적으로 청구를 분할하여 그 일부만을 청구한 것에 해당하여, 이 사건 소는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2에 따라 각하되어야 한다.

나.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에서 원고는 이 사건 대출을 받지 못함으로써 이 사건 대출 금리와 원고가 실제 납부한 대출 금리의 차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그 중 원고가 실제로 납부한 대출 이자를 산정할 수 있는 기간인 2020. 4. 20.부터 2023. 9. 30.까지 발생한 손해만을 청구하고 있는 점, 위 기간 이후에 발생할 손해는 장래 발생할 손해로서 현재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액을 특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소액사건심판법을 적용받기 위하여 청구를 분할하여 청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 회사와 피고 기금이 이 사건 대부 사업에서 대부신청일 현재 퇴직예정일이 2년 이하인 직원의 경우 대부 신청이 불가하도록 제한한 것은 차별적 처우로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8조, 근로기준법 제6조, 근로복지기본법 제81조 등을 위반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피고 회사의 경우 근로계약에 따른 부수적 의무 위반으로서 채무불이행에도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가 이 사건 대출을 받지 못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불법행위 성립여부에 대한 판단

1)

기간제법 제8조의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은 “사용자는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고 있다. 여기서 ‘차별적 처우’라 함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에 따른 임금 등의 사항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말하는데(기간제법 제2조 제3호),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려는 기간제법의 입법 취지와 목적(기간제법 제1조) 등에 비추어 볼 때, 불리한 처우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와 비교하여 기간제근로자만이 가질 수 있는 속성을 원인으로 하는 경우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에 해당하고, 모든 기간제근로자가 아닌 일부 기간제근로자만이 불리한 처우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9두55262 판결 참조).

나)

피고 기금은 이 사건 사업계획으로 대부신청일 현재 퇴직예정일이 2년 이하인 직원의 경우 대부 신청이 불가능하도록 제한하였고, 피고 회사는 위와 같은 내용으로 이 사건 대부 사업을 공고하여 그대로 시행되도록 한 사실(이하, 이 사건 대부 사업에서 위와 같은 신청 자격을 제한한 조치를 ‘이 사건 제한 조치’라 한다), 원고는 피고 회사의 기간제근로자로서 이 사건 제한 조치로 인해 이 사건 대부 사업의 대부 신청자격이 제한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거나, 위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으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이 사건 제한 조치는 피고 회사의 기간제근로자들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퇴직예정일이 2년 이하로 남은 정규직․무기계약직 근로자들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인바, 불리한 처우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와 비교하여 기간제근로자만이 가질 수 있는 속성을 원인으로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제한 조치가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근로기준법 제6조의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성별·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근로기준법 제6조). 여기에서 ‘차별적 처우’란 사용자가 근로자를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의미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당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나)

살피건대, 신청일 현재 퇴직예정일이 2년 이하인 근로자들(이하 ‘해당 근로자’라 한다)에게만 이 사건 대부 사업의 대부 신청을 제한하는 이 사건 제한 조치는 신청일 현재 퇴직예정일이 2년을 초과하는 다른 근로자들(이하 ‘비교대상 근로자’라 한다)에 비하여 이 사건 해당 근로자들을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에 해당하고,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본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불리한 처우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이 사건 대출 사업의 상환조건은 “1년 거치 15년 원금균등분할상환”이고, 피고 기금의 ‘사내근로복지기금 대부금 관리규정’에 따르면 ‘근로자가 퇴직하는 경우 대부원리금 잔액을 일시 상환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비교대상 근로자들 중에도 퇴직예정일이 15년 이하로 남은 근로자들은 이 사건 대부금의 상환기일 이전에 퇴직할 것이 당연히 예정되어 있고, 그렇지 않은 근로자들 중에도 상당수는 이 사건 대부금의 상환기일 이전에 퇴직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근로자들의 단기 퇴직으로 인한 대부금 환수 곤란, 그 밖의 기금의 안정적인 운영․유지, 실효적인 복지 혜택 제공 등을 이유로 이 사건 제한 조치를 하였다는 피고들의 주장은 이 사건 제한 조치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2)

또한, 피고들은 이 사건 대부금을 대출받기 위해서는 보증보험에 가입하여야 하는데, 보증보험회사의 규정상 기간제근로자들의 보증보험가입이 제한되어 있어 이 사건 제한 조치를 둔 것으로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제한 조치는 기간제근로자들에 대하여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퇴직예정일이 2년 이하인 피고 회사의 모든 근로자들에 대하여 적용되는 조치인바, 피고들의 위와 같은 주장은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차별 사유에는 해당될 수 있을지언정 근로기준법 제6조의 불리한 처우에 해당하는 이 사건 제한 조치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제한조치는 해당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6조의 차별적 처우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

3)

피고들의 책임

가)

먼저 피고 회사의 책임에 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는 이 사건 제한 조치를 포함하는 이 사건 대부사업이 그대로 시행되도록 하여 결과적으로 피고 회사의 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가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가사 피고 회사가 피고 기금의 운영 및 의사결정에 직접 관여할 수는 없는 사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6조, 근로복지기본법 제81조 등의 규정에 따라, 피고 회사로서는 위와 같은 차별적 처우가 포함된 피고 기금의 이 사건 사업계획이 피고 회사에서 시행되지 않도록 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위와 같은 차별적 처우를 해소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회사가 그러한 조치 없이 이 사건 대부 사업을 그대로 시행한 행위는 근로기준법 제6조, 근로복지기본법 제81조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 회사는 해당 근로자들에 대하여 이에 대한 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한다.<2>

나)

다음으로 피고 기금의 책임에 대하여 보건대, 피고 기금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인 피고 회사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하여 피고 회사 근로자들에 대해 피고 기금도 사업주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그렇지 아니하다 하더라도 피고 기금은 이 사건 대부 사업을 직접 시행하였는바, 앞서 본 피고 회사의 불법행위에 공동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기금도 해당 근로자들에 대하여 이에 대한 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한다.

다.

손해배상책임의 존부에 대한 판단

1)

원고는 2015년경 B은행으로부터 1억 9,000만 원 상당의 대출을 받았고, 2020. 4. 20.부터 2023. 9. 30.까지 위 대출의 금리는 연1.70% ~ 연4.31% 상당이었는바, 이 사건 대출을 받지 못함으로 인하여, 위 기간 동안 위 B은행 대출 금리와 이 사건 대출 금리(연1.2%)의 차액에 해당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2)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 대출을 받았을 경우 원고는 그 대출 원금과 그에 대한 이자를 변제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바, 원고가 이 사건 대출을 받지 않은 경우와 비교할 때 원고에게 어떠한 통상의 손해가 있다고 볼 수 없다(이는 이 사건 대출 금리가 시중은행 대출 금리와 비교하여 저렴하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3)

원고는 만약 이 사건 대출을 받았다면 기존의 B은행 대출을 일부 변제함으로써 그 금리 차액 상당의 이익을 얻었을 수도 있었다는 가정 하에 위와 같은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은 특정한 상황을 가정한 주장으로서 실제 손해가 아닌 가정적 손해에 불과하거나 피고들이 예상할 수 없는 특별손해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3>

4)

따라서, 원고의 손해를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동현(재판장) 김연화 해덕진

각주1) 항소장에 기재된 항소취지 중 “3,432,173원”은 오기로 보인다.

각주2) 원고는, 피고 회사의 경우 차별적 처우가 근로계약에 따른 부수적 의무 위반에 해당하여 채무불이행에도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에 대하여는 이를 금지하는 명시적인 법률 규정이 존재하여 법적 의무가 인정되는바, 이를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 부수적 의무로 인정하여야 할 실익이 적은 점, 이러한 신의칙상 부수적 의무를 인정하는 판례의 법리도 확립되어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각주3) 통상적인 금전대차에 있어 차용인이 차용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는 차용인의 자유의사에 달려 있고, 차용금을 기존 대출금의 변제에 사용하는 것이 차용금의 통상적인 사용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가사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를 인정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손해는 특별손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대부종류가 주택구입․임차자금 및 생활안정자금으로 정해져 있는 이 사건 대출에 있어서 피고들이 위와 같은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