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41,083,479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1.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20%는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하고, 80%는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한의사인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는 C 병원을 운영하였던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에게 고용되어 2017. 6. 1.부터 2023. 12. 15.까지 야간 당직 근무를 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17. 6. 1.자 봉직의 고용계약(이하 '2017. 6. 1.자 고용계약'이라 한다)서를 작성하였는데, 2017. 6. 1.자 고용계약서 및 부속서류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생략>
원고는 2023. 4. 26. 피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퇴직금 중간정산 확인서를 작성하여 주었다.
<생략>
원고와 피고는 2023. 5. 21.자 봉직의 계약(이하 '2023. 5. 21.자 고용계약'이라 한다)서를 작성하였는데, 2023. 5. 21.자 고용계약서 및 부속서류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생략>
원고는 2023. 9. 25. "을(원고)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하고 있는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에 해당하는 사유는 없으나, 가정사 등의 개인적인 사유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별도로 요청하여 갑(피고)으로부터 2022. 6. 1.부터 2023. 5. 31.까지의 재직기간에 대한 퇴직금 세후 6,240,000원(= 월 520,000원 × 12개월)을 지급받았음을 확인한다."는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8호증, 을 제1, 2, 3, 5,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 요지
원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전혀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원고가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은, 원고가 피고로부터 받은 3개월분의 월 세전 급여 합계액 20,750,000원을 91일(위 3개월에 해당하는 일수)로 나눈 1일 평균임금 228,021원과 원고의 월 급여 6,916,666원을 월 소정 근로시간 209시간으로 나누어 계산한 1일 통상임금 264,752원 중 더 큰 264,752원을 기초로 산정되어야 하고, 이를 근거로 원고의 퇴직금을 산정하면 그 금액은 51,291,166원[= 264,752원×30일×(6+5개월/12개월+15일/365일)]이 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51,291,16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피고는 원고와 '피고가 원고에게 월 급여와 별도로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을 체결하였고, 퇴직금 중간 정산을 마쳤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은 남아 있지 않다. 원고가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면 원고는 피고가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법률상 원인 없이 보유한 것이 되고, 그 금액은 34,511,550원(피고가 2017. 6. 1.부터 2023.12. 15.까지 원고에게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 합계)이다.
이에 피고는, 자동채권인 위 부당이득반환금 채권을 수동채권인 원고의 퇴직금 채권 37,718,754원(원고의 퇴직금은 원고가 퇴직 직전 지급받은 3개월분 급여에 대한 평균임금을 토대로 산정되어야 하고,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이미 원고의 퇴직금을37,718,754원으로 산정하였다)에 대하여 상계 가능한 범위의 대등액과 상계하고, 원고를 상대로 나머지 15,652,173원(= 34,511,550원-상계로 소멸된 18,859,377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반소로 구한다.
본소에 관한 판단
퇴직금 채권의 존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분할 지급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판단
2017. 6. 1.자 고용계약서 월 실지급액의 구성 항목에 퇴직금이 포함된 사실, 2023. 5. 21.자 고용계약서에 '퇴직금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퇴직연금으로 불입'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 확인서 또는 그 요청서를 작성해 준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피고가 원고에게 2022. 11. 30.부터 2024. 1. 5.까지 급여와 별도로 매월 52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한 사실은 다툼이 없거나 갑 제4호증, 을 제1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갑 제2, 3호증, 을 제14,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와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을 체결하고 원고에게 임금과 구분되는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음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의 존재를 전제로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다거나 원고가 피고로부터 받은 퇴직금 명목의 돈을 부당이득하고 있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원고에게 아래에서 보는 퇴직금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사용자는 근로자와 연봉제 근로계약을 체결할 경우 근로자에게 연봉에 포함되는 퇴직금에 관한 사항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하고, 퇴직금에 관한 사항이 명확하게 제시된 서면을 작성하여 교부할 의무를 부담한다(근로기준법 제17조, 제93조 제5호,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8조).
또한 근로기준법 제17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 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하고, 그중 임금의 구성항목 · 계산방법 · 지급방법 및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 유급휴가에 대해서는 그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여야 하며, 근로계약 체결 후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의 변경 등의 사유로 인하여 위 사항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으면 그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이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뿐만 아니라, 이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위 법에서 열거하고 있는 중요한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서면으로 명시하도록 하고, 사용자로 하여금 변경된 근로조건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교부하도록 하여 근로자의 법적 지위를 강화하고자 하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도1165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와 연봉제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위와 같은 퇴직금 명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연봉에 퇴직금이 포함되는지 여부, 연봉에 포함되는 퇴직금의 범위 등이 불분명하고, 달리 퇴직금에 관한 사항을 특정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면, 연봉에 퇴직금이 포함되는지 여부와 연봉에 포함되는 퇴직금의 범위는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2017. 6. 1.자 근로계약과 관련하여, 근로계약서 실지급액의 구성 항목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거기에 기재된 퇴직금액은 원고의 평균임금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실지급액을 13등분하여 일률적으로 정한 것으로 보일 뿐 그것이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등 관계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산정된 것인지 여부를 알 수 없고,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였다고 하는 퇴직금은 원고의 급여명세서 (갑 제2호증) 구성 항목에 전혀 나타나 있지 않다. 위 급여명세서에 기재된 퇴직연금이 퇴직연급 취급 기관에 실제 납입되었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 확인서 또는 그 요청서를 작성해 주었다고는 하나, 그것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등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기도 어려워 이를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 체결의 근거로 삼을 수도 없다.
2023. 5. 21.자 근로계약 체결 이후에도 원고가 매월 지급받는 실질 급여액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만일 2023. 5. 21.자 근로계약 체결로 월 급여에 퇴직금이 포함되었다고 본다면 2017. 6. 1.자 근로계약과 관련하여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지급약정이 체결되지 않았다고 보는 이상, 월 급여에서 퇴직금 액수(약 520,000원)를 공제한 실질 임금은 그 전보다 오히려 감소한 것이 되므로 2023. 5. 21.자 근로계약 체결로써 원고의 근로조건이 전보다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2023. 5. 21.자 근로계약과 관련하여서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할 수 없다.
한편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하여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상시키기 위한 근로기준법의 취지에 비추어 임금과 퇴직금 등의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실질적 협의를 통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당사자들이 분명하게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의 없이 퇴직금 지급 면탈을 위한 편법적 행위로 형식적으로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을 체결하는 경우에도 부당이득반환을 인정하는 것은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을 원칙적 무효로 보아 보호하고자 하는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피해가 돌아가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 원고가 비교적 고소득을 얻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거나 원고와 피고가 당시 봉직의 근로계약 체결 관행에 따라 근로조건을 정하였다고 하여 이와 달리 볼 수는 없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고용노동청에 체불임금 진정을 제기하였다가 취하한 후 다시 제기한 진정에서 피고가 고용노동청으로부터 '위반 없음' 처분을 받았음에도 원고가 다시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은 신의칙에 반하는 것은 물론 소송 경제에도 반하므로 원고의 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고용노동청은 원고의 진정에 대하여 피고의 민법상 책임 존부를 판단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고용노동청의 처분은 이 법원을 구속하지 아니하며, 강행규정에 위반된 계약의 성립을 부정하거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의 입법취지를 몰각시키는 것이 되는바, 피고의 주장과 그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이 사건 소 제기가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퇴직금 지급 범위
관련 법리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총액에는 사용자가 근로의 대상으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 · 정기적으로 지급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으면 그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포함된다. 따라서 피고가 매달 원고의 실수령액에 대한 근로소득세 등을 대납하기로 하였다면, 그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피고가 대납하기로 한 해당 근로소득세 등 상당액은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총액에 포함되어야 한다(대법원 2021. 6. 24. 선고 2016다20020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 2, 3호증, 을 제14,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을 아래 표 기재와 같이 41,083,479원으로 산정한다(을 제13호증에 나타난 원고의 진술만으로는 원고가 2022. 11.분 이후의 퇴직금 채권을 확정적, 종국적으로 포기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위 증거에 반하는 원고의 퇴직금 산정에 대한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생략>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41,083,479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24. 1.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반소에 관한 판단
피고가 원고와 사이에 체결된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 아래 원고에게 임금과 구분되는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음을 인정할 수 없음은 앞서 인정한 것과 같으므로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의 존재를 전제로 한 피고의 반소청구원인은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본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본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며,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주문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