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42,979,549원 및 그중 20,153,600원에 대하여는 2024. 6. 2.부터 2026. 2. 19.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나머지 222,825,949원에 대하여는 2025. 9. 15.부터 2026. 5. 8.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3/10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서울 강남구 C에서 'D성형외과의원'을 운영하는 사람이고, 원고는 2024.1. 19.부터 D성형외과의원에서 봉직의로 근무하였던 의사이다.
원고와 피고는 2024. 1. 29.자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연봉은 213,558,600원이고, 원고는 매월 10일 17,796,550원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 경위
피고는 2024. 5. 18. 원고에게 구두로 2024. 5. 31.자 해고를 통보하였다. 원고는 2024. 5. 18. 피고에게 '갑작스러운 해고 소식에 조금 놀랐습니다. 해고통보서 부탁드리고, 일당과 남은 연차 정산 부탁드립니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하였다.
원고는 2024. 5. 20.에도 피고에게 '지난번에 요청드렸던 해고통보서를 아직 받지 못했습니다. 저는 일 계속하고 싶은데, 혹시 변동이 있을까요?'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가 '권고사직에는 변함이 없고 해고통지서 등은 작성할 시간을 주셔야죠.'라고 답변하였다. 그러자 원고는 '갑작스럽게 해고소식을 주셨는데, 말씀드렸던 것과 같이 최종 해고날짜도 너무 촉박해서요. 해고 통보날짜 기준 30일은 더 일하고 싶긴 합니다. 해고통보서 절차 진행하시니 선택권이 없는 것 같아 받아들여야지 했는데 오지 않아서 일하고 싶은 마음에 말씀드렸습니다.'고 회신하였다.
피고는 2024. 5. 24. 원고에게 "해고사유: 경영 악화, 해고일: 2024. 5. 18."로 기재된 해고통지서(이하 '이 사건 해고통지서'라 한다)를 교부하였다. 원고는 2024. 5.29. 피고에게 '금요일 전에 연락드립니다. 원장님께서 사직서 작성해 달라고 하셨는데, 병원의 경영에 대한 부분으로 5. 18. 구두 해고통보를 받았고, 해고에 있어서 제게 아무런 선택권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사직서 작성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하였다.
이 사건 협의 진행 경위
원고는 마지막 출근일로 협의된 2024. 5. 31. 16:40경 개인 소지품을 챙겨서 퇴근하였다. 그런데 피고가 같은 날 16:44경 원고에게 전화를 걸어 '그냥 가시면 어떻게 하느냐, 올라오라'고 이야기함에 따라, 16:48경부터 피고의 사무실에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협의(이하 '이 사건 협의'라 한다)가 진행되었다.
이 사건 협의에서는 근로관계 종료에 따른 중간정산환급금, 해고예고수당, 연차수당 정산 등이 논의되었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에게 '원래는 당연히 해고 위로금 예비수당 이런 걸 드려야 되는데 그런 걸 드릴 수 있는 사정이 안 된다.'고 하면서 해고예고수당 지급을 거부하였고, 이의를 제기하려는 원고에게 '의사들 누가 월급을 그렇게 주냐? 그렇게 땅 파서 장사하냐?'고 반문하였다.
이어서 피고는 '나한테 소송 걸면 뭐 그렇게 되겠지만 부당해고로 소송 뭐지 신고를 하거나 그러면 받을 수 있겠지만 상도상 그렇지는 못 할거고 중간 조율을 합시다.'고 하면서, 피고가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원고가 2024. 6. 3., 2024. 6.4., 2024. 6. 7., 2024. 6. 8. 총 4일을 출근한 대가 400만 원과 원고에 대한 미지급 급여 300만 원을 더한 700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을 제안하였다. 그에 따라 원고와 피고는, 피고가 2024. 6. 8.경까지 원고에게 7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지급확인서(을 제4호증)<1>를 작성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협의 직후인 2024. 5. 31. 19:17 원고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연차수당 정산내역 및 '중도퇴사로 인한 소득세, 지방세, 건강보험 퇴직정산이 발생할 경우 모든 결과는 근로자에게 귀속됨. * 환급이든 추가징수이든 모든 결과는 근로자의몫'이라는 내용을 전달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19:23경 피고에게 전화를 걸어 '해고를 당하는 상황에서 중간정산환급금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고, 같은 날 20:26경 이후에도 '중간정산환급금을 주셔야 한다', '저도 원장님께서 해고통보기준30일 간격도 4대 보험 못 내준다고 안 된다 하시고, 해고예비금 못 주신다고 얘기해서 말씀 나눈 건데 어려울 것 같다', '그냥 해고하시고 예비금을 주시거나 5. 18. 까지 연장해서 4대 보험을 내주시면서 정당하게 30일을 지켜주셔야 할 것 같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카톡 그만 보내세요. 내일 출근하세요.'라고 답변하였다.
원고는 2024. 6. 1. 출근하여 피고와 면담하려 하였으나 불발되었다. 원고는 퇴
근 후 피고에게 '6. 1. 출근 안하는 것이 전제로 된 5. 31.자 면담은 원장님께서 6. 1. 출근하라 하시고, 저도 6. 1.로 출근했기에 무효이다. 이미 해고 효력은 5월에 발생되었으니 금일 2024. 6. 1.로 출근 마무리 짓겠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하였다. 피고는 2024. 6. 2. 원고에게 출근을 하라고 회신하였으나, 원고는 2024. 6. 3. 이후 더 이상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과 피고에 대한 약식명령 확정
원고는 2024. 6. 4. 피고를 상대로 서울강남고용노동지청에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에 관한 진정을 제기하였고, 2024. 8. 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하였다(E). 원고는 2024. 11. 15. '다른 구제방법 활용(법원에 소송제기 등)'을 사유로 위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취하하였다.
피고는 2025. 3. 7.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D성형외과의원에서 2024. 1. 19.경부터 2024. 5. 31.경까지 근로한 원고를 2024. 5. 18.에 2024. 6. 1.자로 해고하면서 30일분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20,153,6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죄사실로 벌금 2,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2025고약1529), 피고가 불복하지 않아 위 약식명령은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되었다.
원고에 대한 미지급 급여액
원고는 2024. 6. 29.부터 2024. 10. 1.까지 F의원에서, 2025. 4. 24.부터 2025. 9. 14.까지는 G의원에서 근무하였고, 2025. 9. 15.부터 현재까지 H의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위 각 근무기간 동안 원고는 피고로부터 받은 급여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았다.2)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2024. 6. 4.부터 2025. 8. 31.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에서, F의원 및 G의원으로부터 받은 중간수입을 공제한 금액은 222,825,949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10 내지 17, 20, 2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6,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였는지 여부
관련법리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343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피고가 2025. 3. 7. '2024. 5. 18.에 원고를 2024. 6. 1.자로 해고하였음에도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라 30일분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해고예고수당인 20,153,600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발령받은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이 그 무렵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확정된 약식명령에서 인정된 사실과 달리 보아야 할 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
피고는 2024. 5. 31. 논의되었던 이 사건 협의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사직 합의로 종료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따라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실과 사정, 즉 ① 원고는 2024. 5. 18. 구두 해고통보를 받을 당시 D성형외과의원에서 계속 근무하기를 희망하였고, 피고가 해고 의사를 번복하지 않는다면 해고통지서를 교부해 달라고 요청하였으며, 피고의 사직서 작성 요구도 거부한 사실, ②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법률상 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자신의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는 한편, 원고가 동종업계에 있는 자신에게 법적인 대응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원고가 해고예고수당을 지급받는 대신 2024. 6.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4일 출근한 대가와 기존의 미지급 급여를 합산한 금원인 70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협의를 종용한 점, ③ 따라서 2024. 5. 31.자 이 사건 협의는,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라 부담하는 해고예고수당 지급의무를 면할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효력이 없는 점, ④ 원고는 이 사건 협의 직후 피고에게 협의 내용을 수용할 수 없다고 통보하였고,2024. 6. 1.에도 피고와의 면담이 불발되자 2024. 6. 4.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을 이유로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한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근로자인 원고의 의사에 반하는 일방적인 의사표시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지하였다고 인정된다.
결국 원고의 근로관계는 피고의 해고로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지 여부
관련법리
정리해고의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삭감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하지만, 그러한 인원삭감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정리해고의 요건 중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 ·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의 경우에는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정리해고에서도 사용자가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비롯한 정리해고의 요건을 모두 증명해야 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8두44647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갑 제8호증, 을 제7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를 더하여 보면, 피고의 2024년도 종합소득이 전년도에 비해 다소 감소하였고, 이 사건 해고 무렵 D성형외과의원의 다른 직원들도 퇴사한 사정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에 따르더라도, D성형외과의원은 2021년도부터 2024년도까지 최소한 수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보이고, 다른 근로자들이 단기 근로하다가 퇴사하였다는 사정을 근거로 정리해고를 위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를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피고는 원고가 의사로서의 능력이 부족하였을 뿐만 아니라 환자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원고를 고용할 필요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만한 객관적인 증거도 찾기 어렵고, 원고를 해고 대상자로 선정한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이 무엇이었는지도 불분명하다. 오히려 피고가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사실에 대한 뚜렷한 증명이 없고, 정리해고의 요건인 사전통보 및 협의절차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그밖에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인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존재하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므로 무효이다.
해고예고수당 및 임금지급의무의 발생 및 범위
해고예고수당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해고예고수당은 해고가 유효한지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되어야 하는 돈이고, 그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근로자가 해고예고수당을 지급받을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다16778 판결 참조).
피고가 2024. 5. 18. 원고를 2024. 6. 1.자로 해고하면서 30일분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20,153,6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하는 해고예고수당은 20,153,600원이다.
미지급 임금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였으나 그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인 경우에 근로자는 그 부당해고기간 동안에 정상적으로 일을 계속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모두 지급받을 수 있다. 해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무를 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해고가 무효인 이상 그동안 사용자와의 근로관계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무를 하지 못한 것은 근로자를 부당하게 해고한 사용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다(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1다95519 판결 참조).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피고로부터 매월 17,796,550원의 임금을 받은 사실, 이 사건 해고가 정리해고의 정당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인 점은 앞서 살펴본 것과 같다.
다만 이 사건 해고 이후 원고의 재취업으로 인하여 원고와 피고의 근로관계가 해소되었는지에 관하여 본다. 먼저 원고가 2024. 6. 29.부터 2024. 10. 1.까지 F의원에서 근무하였고, 그 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받은 급여보다 많은 급여를 수령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F의원에서의 근무는 원고가 2024. 6. 4.경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한 상태에서 약 3개월간 지속되었을 뿐이고, 실제로 원고가 2024. 10. 2.부터 2025. 4. 23.까지 무직 상태였던 점까지 더하여 보면, 위 기간 동안 원고가 D성형외과의원으로 복직할 의사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한편 원고는 피고에 대한 약식명령이 확정된 이후인 2025. 4. 24.부터 2025. 9.14.까지 G의원에서 근무하였고, 2025. 9. 15.부터 현재까지 H의원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피고로부터 수령한 급여보다 많은 급여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원고가 G의원에서 근무를 시작한 시점으로부터 약 4개월이 경과한 2025. 8. 31.경에는 D성형외과의원에 복직할 의사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와 피고의 근로관계는 2025. 8. 31. 묵시적으로 해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국 원고가 구하는 2024. 6. 4.부터 2025. 8. 31.까지 D성형외과의원에서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에서 F의원 및 G의원에서 받은 중간수입을 공제한 금원이 222,825,949원인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하는 2024. 6. 4.부터 2025. 8. 31.까지의 미지급 임금액은 222,825,949원이다.
소결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과 미지급 임금 합계액 242,979,549원(= 해고예고수당 20,153,600원 + 미지급임금 222,825,94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신의칙 항변에 대한 판단
항변의 요지
피고가 2024. 6. 2. 원고에게 복직명령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D성형외과의원보다 높은 급여를 주는 병원에 취업함에 따라 복직의사를 단념하였으므로, 이 사건 청구는 신의칙 및 실효의 원칙에 반하여 기각되어야 한다.
판단
피고가 2024. 6. 2. 원고에게 '일단 6월달 정상적으로 출근하시라고 했던 거잖아요,' '내일 뵈요'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실과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2024. 6. 2. 원고에게 복직명령을 하였다고 볼 수 없고,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다투지 않을 것 같은 태도를 보여 피고로 하여금 이를 신뢰하게 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그러므로 피고의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는 2024. 6. 1. 피고에게 '이 사건 협의는 무효이고, 해고 효력이 5월에 발생되었으니 2024. 6. 1.로 출근 마무리 짓겠다. 미지급 급여, 해고예비금, 중간정산환급금을 보내달라.'는 내용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하였는데, 피고는 그 다음날인 2024. 6. 2. 발송한 카카오톡 메시지에서 '일단 6월달 정상적으로 출근하시라고 했던 거잖아요'라고 답변하였고, 실제로 이 사건 협의과정에서 작성된 지급확인서(을 제4호증)에는 원고가 2024. 6.경 총 4일을 출근한 대가로 400만 원을 지급받는다는 기재가 있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의 해고예고수당 지급 요청을 거부하면서, 이 사건 협의 과정에서 논의한대로 2024. 6.경 4일만 출근한 대가를 받아가라는 의사로 '출근하라'고 회신한 것에 불과할 뿐, 피고가 해고 취소를 전제로 원고에게 복직명령을 내렸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2024. 5. 18. 구두로 해고통보를 받았을 무렵부터 D성형외과의원에 계속 근무하기를 희망하였고, 그 이후에도 해고통보서 교부 및 해고예고수당 지급을 거듭 요구하였으며, 2024. 6. 4.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지속적으로 다투어 왔고, 피고도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점에 비추어볼 때, 피고에게 원고가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리라고 신뢰할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이 사건 해고 이후 취업한 F의원, G의원, H의원에서 피고로부터 받은 급여보다 많은 급여를 받기는 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상황에서, 단순히 고액 급여를 받는 직장으로 이직하였다는 사정만을 근거로 종전 직장에 대한 복직의사가 소멸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① 근로자로서는 해고 이후 장기간 이어지는 분쟁 상황에서 생계를 위해 다른 직장에 취업하여 급여를 받을 수 있고, ② 원고는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한 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2024. 6. 29.부터 2024. 10. 1.까지 F의원에서 3개월가량 근무하였을 뿐, 그 후 2025. 4. 24.까지 무직상태였으며, ③ 원고가 다른 병원에 취업한 이후에도 노동청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였고, 피고와의 대화도 시도하였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2025. 8. 31.경 이전에 복직의사를 단념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과 2024. 6. 4.부터 2025. 8. 31.까지 미지급 임금 합계 242,979,549원(= 해고예고수당 20,153,600원 + 미지급 임금 222,825,949원) 및 그중 해고예고수당 20,153,600원에 대하여는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해고일 다음 날인 2024. 6. 2.부터 이 사건 최종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인 2026. 2. 1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미지급 임금 222,825,949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종료된 날로부터 14일이 지난 2025. 9. 15.부터 피고가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2>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6. 5. 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제36조,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누림(재판장) 김현정 이유지
1이 당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급여 900만 원도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2① 피고가 원고의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부존재한다는 취지로 다투었고, 결국 원고가 최종적으로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을 취하한 점, ② 원고는 당초 2024. 6. 4.부터 복직 시까지의 임금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적어도 원고가 재취업 이후에는 복직의사를 단념하였다는 취지로 다투었으며, 이 법원도 원고가 새로운 직장에 취업하여 피고로부터 받은 급여보다 많은 급여를 받으면서 근무한지 4개월이 지난 2025. 8. 31.에는 이 사건 근로관계가 묵시적으로 해소되었다고 인정한 점 등을 고려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