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0. 22. 선고 2025나5933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소프트웨어 공급개발업을 영위하는 C 주식회사(이하 'C'라 한다)의 직원이고, 피고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D 소속 근로감독관이다.

나.

원고는 2023. 11. 8. C와 주식회사 E(도급업체), F 주식회사(원청업체) 및 그 관계자들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이유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였으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근로감독관 : G)은 2024. 2. 14. C 사장 H의 2023. 11. 14.자 욕설을 제외하고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사건처리결과를 회신하였다.

다.

원고는 위 진정사건 처리결과회신에 대하여 2024. 2. 20. 이의신청(이하 '이 사건 재진정 사건'이라 한다)을 제기하였고, 그 무렵 위 사건은 피고에게 배당되었다.

라.

원고는 2024. 2. 22., 같은 달 23. 피고에게 법원에 문서를 송부하고 신속하게 박준규에 대하여 벌금 및 과태료 처분을 내려 2차, 3차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해달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각 발송하였고, 피고는 같은 달 28. 원고에게 '직장 내 괴롭힘 진정사건 신고에 따른 행정지도 공문'(이하 '이 사건 공문'이라 한다)을 발송하였다.

마.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2024. 10. 30. H를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라고 볼 수 없으며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사건처리결과를 회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9, 24호증, 을 제1, 4, 5, 7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아래와 같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중과실로 법령 위반행위를 하여 원고에게 정신적 손해를 가하였으므로, 위자료로 3,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가.

피고는 원고의 구체적이고 반복적인 긴급보호 요청을 특별한 사정 없이 6일간 방치하여 이 사건 공문 발송을 지연함으로써 2차 피해 및 해고라는 불리한 처우를 초래하였는바, 중대한 과실로서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 3, 5, 6항<1>, 근로감독관 집무규정(고용노동부 훈령 제465호) 제3조, 제34조, 제37조 제4항을 위반하였다.

나.

피고 소속기관인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법원으로부터 문서송부촉탁을 송달받았음에도 대법원의 입장에 반하여 송부를 거부하는 취지의 회신을 하여 주장사실 입증내지 재판 결과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는 등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

다.

피고는 ① 이 사건 재진정 사건의 처리 과정에서 근로감독관 집무규정 제42조에 따른 처리 기한을 8개월 이상 초과하면서도 정당한 지연사유 통보나 동의를 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반복된 증거조사 및 참고인 조사 요청에 응하지 않아 성실조사 의무를 해태하였고, ② H에 대한 '사용자성' 판단에 있어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및 대법원 판례가 요구하는 실질적 판단기준을 외면하고 과태료 부과의무(근로기준법 제116조 제1항)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③ 피진정인 회사의 객관적 조사 미실시, 보호조치 미이행, 형식적 가해자 조치 및 피해자 의견 미청취 등의 위반행위에 대해서

도 근로기준법 제116조 제2항에 따른 과태료 처분을 하지 않았고, 신고 이후 해고된 원고에 대한 보복성 '불리한 처우' 가능성(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 제109조 제1항)에 대하여도 사실상 조사를 회피하였으며, 나아가 원청업체 관계자의 괴롭힘 및 불법파견 의혹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상 조사 및 감독 책임을 전혀 이행하지 않아 전반적으로 직무를 현저히 해태하였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공무원의 행위를 원인으로 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때'라고 하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표준으로 공무원이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고 그로 말미암아 객관적 정당성을 잃었다고 볼 수 있으면 국가배상법 제2조가 정한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 객관적 정당성을 잃었는지는 행위의 양태와 목적, 피해자의 관여 여부와 정도, 침해된 이익의 종류와 손해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되,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가 부담할 만한 실질적 이유가 있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17다219218 판결 등 참조).

2)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때'라고 하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여기서 '법령에 위반하여'라고 함은 엄격하게 형식적 의미의 법령에 명시적으로 공무원의 작위의무가 정하여져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는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인권존중·권력남용금지·신의성실과 같이 공무원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준칙이나 규범을 지키지 아니하고 위반한 경우를 포함하여 널리 그 행위가 객관적인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는 경우도 포함한다. 따라서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에 대하여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상당한 우려가 있어서 국민의 생명 등을 보호하는 것을 본래적 사명으로 하는 국가가 초법규적·일차적으로 그 위험의 배제에 나서지 아니하면 국민의 생명 등을 보호할 수 없는 경우에는 형식적 의미의 법령에 근거가 없더라도 국가나 관련 공무원에 대하여 그러한 위험을 배제할 작위의무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상당한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공무원이 관련 법령에서 정하여진 대로 직무를 수행하였다면 그와 같은 공무원의 부작위를 가지고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에 위반'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0다9566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이 사건 공문 발송 지연 주장(위 2.

가.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피고가 즉시 이 사건 공문 작성 및 발송이 가능하였음에도 특별한 설명 없이 6일 간 공문 발송을 지체한 것이 관련 법령에 위반된다는 것이나, ① 해당 조항들에 따라 공문을 특정 기간 내에 발송해야 할 구체적인 기한이나 절차가 법령상 명시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고, ② 피고가 원고의 요청을 받은 후 6일 만에 이 사건 공문을 발송한 것이 위 조항에서 정한 '지체 없는 조치' 의무에 위반된 것 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통상의 처리 절차에 비추어 볼 때 그러한 지연이 현저하게 부당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방치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아니하는 점, ③ 피고는 그 기간 동안 해당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 등을 파악하고 처리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업무처리가 고의 또는 중과실에 기한 직무상 의무위반 내지 위법한 직무집행에 해당한다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문서송부촉탁 불응 주장(위 2.

나.

주장)에 관한 판단

문서송부촉탁 불응과 관련된 피고의 행위가 위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살피건대,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서울남부지방법원 2024가소234336호 사건의 문서송부촉탁에 대하여 피고가 담당자로서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 제1항을 근거로 송부를 거부하였는바, 이러한 송부 거부행위는 대외적인 의사표시로서, 비록 피고가 이 업무의 담당자라고 하더라도 피고의 행위라기보다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행위로 보아야 하는 점, ② 나아가 그 거부행위에 대하여 그 거부사유를 기재하여 제출한 이상 이를 위법행위로 단정할 수도 없는 점, ③ 설령 위 문서송부촉탁에 의하여 피고에게 문서를 송부할 작위의무가 발생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의무는 국가 사법질서 유지에 협력하여야 할 일반적인 공법상의 의무일 뿐 이에 불응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이해관계인에 대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④ 민사소송절차에 있어 문서송부촉탁은 증거방법의 하나에 불과한 것이고 피고가 문서를 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법원이 이에 구속되는 것은 아닌바, 피고의 위 송부 거부행위가 원고의 민사사건의 결론에 오류를 유발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가 문서송부촉탁에 대하여 회신하지 않은 것이 곧바로 그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는 등의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거나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이 사건 재진정 사건의 부실처리 주장(위 2.의

다.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법리에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이 사건 재진정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서 관련 법령 등을 위반하여 조사 및 보호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거나 원고에 대해 불리한 처우를 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원고가 이 사건 재진정을 제기한 날로부터 8개월이 시점에야 그에 대한 사건 처리결과를 회신하여 사실조사가 지연되었다고 주장(위 2. 다의 ① 주장)하나, ① 원고가 이 사건 재진정 제기하기 전 이미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동일한 주장으로 진정을 제기하였던 점, ②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원고가 제기한 진정사건를 검토한 다음, 진정 사건 대부분에 관하여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사건처리결과를 회신한 점, ③ 이에 원고가 2024. 2. 20. 이 사건 재진정을 제기하자, 피고가 담당자로 배정되었고, 그 무렵부터 원고 등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다시 이루어진 점, ④ 원고의 진정내용, 재진정 사건 조사 과정에서 원고가 다른 기관에 동일 취지의 민원을 제기하여 절차가 진행되기도 하였던 점(원고가 이와 별도로 제기한 부당전보 구제신청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4. 22. 기각판정을 하기도 하였다)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재진정 제기 시부터 8개월 만에 사건처리결과 회신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관계 규정을 위반하거나 고의나 과실로 조사를 지연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2)

원고는 H의 '사용자성' 판단을 하면서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및 대법원의 판단기준을 잘못 적용한 위법이 있다고 주장(위 2.의 다. ② 주장)하나, ① 법령에 대한 해석이 그 문언 자체만으로는 명백하지 아니하여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는데다가 이에 대한 선례나 학설, 판례 등도 귀일된 바 없어 의의가 없을 수 없는 경우에 관계 공무원이 그 나름대로 신중을 다하여 합리적인 근거를 찾아 그 중 어느 한 견해를 따라 내린 해석이 후에 대법원이 내린 입장과 같지 않아 결과적으로 잘못된 해석에 돌아가고, 이에 따른 처리가 역시 결과적으로 위법하게 되어 그 법령의 부당집행이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처리 방법 이상의 것을 성실한 평균적 공무원에게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고,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까지 국가배상법상 공무원의 과실을 인정할 수는 없는 점(대법원 1995. 10. 13. 선고 95다32747 판결 등 참조), ② 피고는, H가 대외적으로 '사장'이나, 회사 경영 및 인사관리 권한이 없고, 회사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으며, 4대 보험에 가입된 사실을 기초로 하여, H의 '사용자성'을 부정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는 그 나름대로 신중을 다하여 합리적인 근거를 찾아내린 해석으로 보이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위와 같은 판단에 있어 객관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다음으로 원고의 위 2의 다. ③의 주장과 관련하여 살피건대, ①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했다고 해서 피해를 주장하는 근로자에게 본인이 원하는 조치를 무조건 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앞서 본 근로기준법이나 근로감독관집무규정 규정에도 '필요한 경우 적절한' 조치를 하되,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되어있을 뿐이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는 작위의무를 부여하지는 않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재진정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 관련 규정 등을 위반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그러한 업무처리가 사후적으로 보아 최선의 대책이 아니라고 하여 이를 바로 부적법한 직무집행이라고 볼 수도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노진영(재판장) 변지영 윤재남

각주1) 제76조의3(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

②

사용자는 제1항에 따른 신고를 접수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그 사실 확인을 위하여 객관적으로 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

③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기간 동안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이하 "피해근로자등"이라 한다)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피해근로자등에 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사용자는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⑤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용자는 징계 등의 조치를 하기 전에 그 조치에 대하여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⑥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