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8. 9. 25. 선고 2008구합1769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당사자의 지위 및 재심판정의 경위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단체협약 제31조 제1호 소정의 당연퇴직 처분사유인 '금고이상의 형'은 근로자가 현실적인 근로제공이 불가능한 신체의 구속상태가 해소되지 않는 실형만을 의미함에도, 참가인이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원고를 당연퇴직처분한 것은 부당하다.

(2)

원고가 회사가 아닌 외부의 우발적인 행위로 인하여 집행유예판결을 받은 것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지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있는 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함에도, 참가인이 이를 이유로 원고를 당연퇴직처분한 것은 부당한 해고이다.

(3)

단체협약 제10조 제3항의 조합활동은 반드시 정당한 조합활동에 한정되지 아니하므로 원고를 당연퇴직처리하기 위해서는 노사협의회의 합의에 의하여야 함에도, 참가인이 노사협의회의 합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원고를 당연퇴직처리한 것은 절차적 정당성이 없는 것이어서 부당하다.

(4)

참가인이 원고를 당연퇴직처분한 것은 원고의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처분을 한 것이어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나.

관련 규정

■ 단체협약 (2006. 4. 1.부터 시행)

제10조 (조합활동의 보장)

3.

회사는 조합전임자 및 조합활동에 참여한 자에 대하여 이를 이유로 전직 기타의 인사조치를 할 수 없다.

제28조 (휴직) 회사는 다음의 경우 조합원에게 휴직을 명할 수 있다.

4.

조합활동 중 형사사건에 의하여 구속 기소되었을 때

5.

자가운전자중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의 뺑소니와 중요위반행위 10개항 중 무면허, 음주를 위반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인하여 구속 기소되었을 때 형기 만료시까지

제30조 (징계) 징계는 견책, 감봉, 정직, 해고의 4종으로 구분하며, 회사는 조합원을 징계하고자 할 때 최소한 위원회 개최 2일전까지 징계사실을 대상자와 조합에 통보하여야 한다.

[감봉, 정직, 해고 징계의 절차]

1.

회사는 조합원을 징계하고자 할 때에는 본인에게 출석하여 변명의 기회를 주어야 하며 증인을 신청할 시 이를 인정한다. 단, 출석하지 않은 경우 위원회의 결정사항을 수용한 것으로 간주한다.

2.

인사위원회에 조합지회장(분회장) 또는 조합지회장(분회장)이 지명하는 1인이 참석하여 변론할 수 있다.

3.

정직 이상의 징계를 받은 자가 징계에 불복이 있으면 징계결정 통보를 받은 5일 이내에 인사소위원회 간사에게 소정의 양식에 의거 재심을 신청할 수 있으며, 회사는 재심요청을 받으면 반드시 재심을 하여야 한다. 단,「정직 이상의 징계시」재심기간 중에는 근무를 시키지 않는다.

제31조 (당연퇴직)

조합원이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당연퇴직된다.

1.

금고 이상의 형 판결을 받았을 때, 단, 제28조 5호와 관련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3.

법률에 의하여 공민권이 정지 또는 박탈되었을 때

■ 취업규칙 (2006. 11. 15.부터 시행)

5.

인사

5.1. 임면

5.1.12. 당연퇴직

종업원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당연퇴직된다.

(2)

금고 이상의 형 판결을 받았을 때, 단, 5.4.1(휴직사유)항의 (5)와 관련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5.1. 13. 해고

종업원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사장이 해고시킬 수 있다.

5.4. 휴직 및 복직

5.4.1. 휴직사유

(5)

자가운전자 중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의 뺑소니, 중요위반행위 10개항 중 무면허, 음주운전을 위반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인하여 구속기소 되었을 때

다.

인정사실

(1)

원고는 1979. 1. 4. B 주식회사에 생산직 근로자로 입사하여, 2005. 4.경부터 F 단체 위원장으로, 2005. 10. 21.부터 2006. 2. 10.까지 I단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였고, 위와 같이 노동조합의 임원직을 역임하면서 노동조합전임자의 지위에 있었다.

(2)

원고는 2005. 12. 1.~12. 9. 기간 중 I단체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비정규직권리보장 입법쟁취 결의대회와 비정규직권리보장 입법 정부 투쟁의 날 선포 등을 진행하였고, 이로 인하여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흉기등상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특수공용물건손상, 일반교통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의 혐의로 기소되어, 서울남부지방법원 2006. 5. 11. 선고 2006고합76 판결로 징역 2년, 미결구금일수 75일 산입, 3년간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07. 1. 12. 선고 2006노1005 판결) 및 상고심(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7도803 판결)을 거쳐 2007. 4. 26. 확정되었다.

(3)

참가인은 단체협약 제31조 제1호, 취업규칙 5.1.12 제2호의 규정에 의하여, 원고가 당연퇴직사유에 해당된다는 업무연락을 2007. 4. 30, 2007. 5. 14, 2007. 5. 16. 등 모두 3회에 걸쳐 J노동조합 인천지부 K지회 지회장에게 통보하였고, 원고에게 2007. 5. 14. 당연퇴직되었음을 통지하였다.

[인정근거] 갑1~8, 을1, 2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① 구 근로기준법 제30조(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하므로, 사용자가 어떠한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는 달리하였더라도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 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면 성질상 이는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참조).

②

이 사건에서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이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참가인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근로계약관계의 종료인 이상, 이는 근로기준법상의 해고에 해당하고, 단체협약·취업규칙에서 '당연퇴직'으로 규정하여 그 명칭과 절차를 '해고'와 구분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③

따라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단체협약·취업규칙에서 정한 당연퇴직사유에 해당한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구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2)

형법 제41조, 제62조, 제65조에 의하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하면서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경우, 그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후 그 선고의 실효 또는 취소됨이 없이 유예기간을 경과한 때에는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게 된다. 따라서, 금고형 이상의 형에는 사형·징역·금고의 형이 선고되고 징역·금고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만약 원고의 주장과 같이 '금고 이상의 형'이 '금고 이상의 실형'만을 의미한다면, 단체교섭의 일방당사자인 노동조합은 이를 금고 이상의 '실형'이라고 특정하는 내용의 교섭안을 제시하고 이를 단체협약에 명시하였어야 할 것이다).

(3)

① 근로자가 범죄행위로 인하여 금고 이상의 형에 대한 집행유예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하더라도, 당해 근로자가 담당하는 업무의 내용이나 회사 내의 지위, 당해 범죄의 내용 및 그 행위태양, 당해 범죄와 담당 업무와의 관련성 유무 및 그 정도,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구속된 바 있는지 여부 및 그 기간 등의 제반 사정에 따라 사용자의 명예나 신용, 거래관계, 또는 근로제공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업무의 결손이나 기업 내의 다른 직원들과의 신뢰관계, 기업의 기강·질서 등에 미치는 영향이 각기 다른 점, ② 사용자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식시키는 해고는 근로자의 생활에 중대한 타격을 주어 생존권을 위협하게 되고, 특히 우리나라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부족하여 일단 해고된 근로자는 재취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고려할 때, 해고의 기준에 대하여는 다른 징계 등에 비하여 엄격하게 판단할 필요성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근로자의 담당 업무나 지위, 범죄의 내용, 구속 여부 및 구속기간, 당해 범죄행위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미친 영향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지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있는 사유에 해당하는 집행유예의 확정판결만이 당연퇴직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4)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참조).

노동조합의 업무가 사용자의 노무관리업무와 전혀 무관한 것이 아니고 안정된 노사관계의 형성이라는 면에서 볼 때 오히려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근로계약 소정의 본래 업무를 면하고 노동조합의 업무를 전임하는 노조전임자의 경우, 출근은 통상적인 조합업무가 수행되는 노조사무실에서 조합업무에 착수할 수 있는 상태에 임하는 것이고, 만약 노조전임자가 사용자에 대하여 취업규칙 등 소정의 절차를 취하지 아니한 채 위와 같은 상태에 임하지 아니하는 것은 무단결근에 해당한다(대법원 1995. 4. 11. 선고 94다58087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는 노조전임자로서 위법한 조합활동으로 인하여 수사·재판과정에서 75일간 장기간 구금되었고, 이로 인하여 노조전임자의 역할을 장기간에 걸쳐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였다면, 이와 같은 사유는 사회통념상 참가인과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5)

이 사건과 같이 단체협약이 징계사유와는 별도로 당연퇴직사유를 규정하고 있고, 징계를 해고, 정직, 감봉 및 견책으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을 뿐 당연퇴직을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며, 취업규칙은 당연퇴직절차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채 단지 징계절차에 관하여만 규정하고 있는 경우, 단체협약에 규정한 징계에 당연퇴직이 포함되어 있지 않는 이상, 참가인이 원고를 당연퇴직처분하는 경우 단체협약·취업규칙에 규정한 징계에 관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6. 11. 26. 선고 95누17571 판결 참조).

(6)

원고는 단체협약 제10조 제3호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이 노동조합이나 노사협의회를 통한 합의없이 원고를 당연퇴직 처분한 것은 절차상 하자가 있는 인사조치로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단체협약의 제목이 '조합활동의 보장'인 점, 헌법 제33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조, 제81조 제1호, 제5호의 각 규정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규정은 조합원이 정당한 (또는 적어도 위법함이 명백하지 않은) 조합활동을 한 경우에 이를 이유로 한 사용자의 부당한 인사권 행사를 제한함으로써 근로3권을 보장하려는 취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과 같이 원고가 명백하게 위법한 조합활동으로 인하여 75일간 구금되어 노조전임자의 역할을 장기간에 걸쳐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여 당연퇴직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위 조항은 적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7)

따라서, 위와 같이 이 사건 집행유예 확정판결과 관련하여 원고에게 고용관계를 지속시킬 수 없을 정도의 책임있는 사유가 인정되는 이상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은 유효하다.

(8)

부당노동행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근로자가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하고 사용자가 이를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한 경우라야 하고, 그 사실의 주장 및 증명책임은 부당노동행위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1996. 9. 10. 선고 95누16738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의 조합활동이 위법한 이상, 정당한 조합활동·단체행동을 전제로 한 원고의 불이익취급에 관한 부당노동행위 주장은 이유 없다.

(9)

따라서 이 사건 당연퇴직은 정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종관(재판장) 권창영 정혜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