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6. 1. 21. 선고 2015구합61542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5. 4. 6. 원고와 제주특별자치도 사이의 2015단위1 교섭단위 분리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결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제주특별자치도는 일반 사무원, 전산원, 주정차 단속원, 과적차량 단속원, 도로보수원, 공영버스 운전원, 청소차량 운전원, 환경미화원 등을 근로계약을 통해 채용하고 있는 데 그중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람을 '공무직',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람을 '기간제 근로자'라고 칭하고 있다(이 사건에서 다투어지는 근로자들은 모두 공무직이다). 원고는 제주지역 내 자동차운송업·자동차제조업·자동차정비업 등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직된 노동조합으로 그 산하에 제주특별자치도 소속 공영버스 운전원으로 구성된 제주시공영버스지부를 두고 있다.

나.

제주특별자치도에는 원고 이외에도 공무직으로 구성된 다음과 같은 노동조합이 있다. 전국공무직노동조합은 전국의 공공부분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직된 노동조합으로 그 산하에 제주특별자치도 소속 일반 사무원, 전산원 등으로 구성된 제주본부를 두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청노동조합은 제주특별자치도에 소속되어 제주시에서 근무하는 환경미화원을 대상으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다. 서귀포시청 환경미화원노동조합은 제주특별자치도에 소속되어 서귀포시에서 근무하는 환경미화원을 대상으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은 전국의 운수업·사회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직된 노동조합으로 그 산하에 제주특별자치도 소속 청소차량 운전원으로 구성된 제주시청소차량운전원분회, 제주특별자치도 소속 주정차 단속원 등으로 구성된 제주특별자치도지회, 제주특별자치도 소속 과적차량 단속원과 도로보수원으로 구성된 도로관리분회를 두고 있다. 전국공무직 노동조합 산하 제주본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청노동조합, 서귀포시청 환경미화원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산하 제주시청소차량운전원지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 도로관리분회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2013. 1. 10. 전국공무직노동조합 산하 제주본부를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정하였고 전국공무직노동조합 산하 제주본부와 제주특별자치도는 2013. 12. 10.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원고 산하 제주시공영버스지부는 위와 같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지 않았다.

다.

원고는 2015. 1. 8. 제주특별자치도에 소속된 공영버스 운전원과 다른 직종의 근로자 사이에 근로조건이 현격히 차이 나고 고용형태가 달라 교섭단위 분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제주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하였다. 제주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2. 24. 공영버스 운전원과 다른 직종의 근로자 사이에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고 고용형태의 차이도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고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전국 공무직노동조합 산하 제주본부를 통해 단체교섭 과정에서 공영버스 운전원의 이익을 주장할 수 있으므로 공영버스 운전원을 다른 직종의 근로자와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라.

원고는 초심결정에 불복하여 2015. 3. 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4. 6.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결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4, 7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결정의 적법 여부

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나.

판단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의2 제1항 본문에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노동조합법 제29조의3 제1항에서 '노동조합법 제29조의2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여야 하는 단위(이하 '교섭단위'라 한다)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2항에서 '제1항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하여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노동위원회는 노동관계 당사자의 양쪽 또는 어느 한 쪽의 신청을 받아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해 보면, 제주특별자치도에 소속된 공영버스 운전원을 다른 직종의 근로자와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전제가 다른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다.

가)

근로조건의 현격한 차이

갑 제4, 6, 7, 11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근로계약서와 「제주특별자치도 공무직 및 기간제 근로자 취업 규정」에 따르면 공영버스 운전원은 2일 근무하고 1일 쉬며 하루에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4시간을 근무하는 데에 비해 일반 사무원, 전산원, 주정차 단속원, 과적차량 단속원, 도로보수원, 청소차량 운전원, 환경미화원(이하 '일반 사무원 등'이라 한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근무하고 하루에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근무하는 점, ② 통상적으로 공영버스 운전원은 한 달에 18일을 근무하고 일반 사무원 등은 한 달에 22일을 근무하므로 공영버스 운전원의 월 근무시간은 252시간(14시간×18일)인 데 비해 일반 사무원 등의 월 근무시간은 176시간(8시간×22일)인 점, ③ 근로계약서와 「제주특별자치도 공무직 및 기간제 근로자 취업 규정」에 따르면 공영버스 운전원은 한 달에 3일을 유급휴일로 인정받는 데에 비해 일반 사무원 등은 주휴일(일요일), 근로자의 날,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 휴일을 유급휴일로 인정받는 점(이에 따라 공영버스 운전원의 유급휴일은 2014년과 2015년 각각 36일인 데 비해 일반 사무원 등의 유급휴일은 2014년 69일, 2015년 67일이다), ④ 공영버스 운전원의 한 주당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63시간 (252시간÷4주) 정도이므로 근로기준법 제50조 제1항, 제53조 제1항에 비추어 볼 때 공영버스 운전원은 상시적으로 연장 근로를 하는 점, ⑤ 공영버스 운전원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의 운수종사자에 해당하여 취업규칙 외에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6조에 규정된 사항을 준수하여야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공영버스 운전원은 다른 직종의 근로자와 근무형태, 근무시간, 유급휴일, 연장 근로의 빈도, 복무규정 등 근로조건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고용형태의 차이

갑 제12호증의 1, 갑 제13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채용 공고에 의하면 공영버스 운전원은 1종 대형 운전면허와 교통안전공단이 발급한 버스운전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고 버스운전경력과 무사고 경력이 3년 이상이어야 하는 점, ② 「제주특별자치도 공무직 및 기간제 근로자 정원 규정」 제10조 제2항에서 '신규 채용 당시 자격이나 면허를 요하는 직종 및 보직은 채용 후 이를 변경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③ 따라서 채용 시 일정한 자격과 면허가 필요한 공영버스 운전원과 그렇지 않은 다른 직종의 근로자 간에 직종 변경이 이루어질 수 없는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공영버스 운전원은 다른 직종의 근로자와 고용형태에서 차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교섭 관행

갑 제15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제주특별자치도 소속 공영버스 운전원으로 구성된 원고 산하 제주시공영버스지부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제주특별자치도와 개별적으로 단체교섭을 한 점, ② 한편 제주특별자치도 소속 일반 사무원 등으로 구성된 전국공무직노동조합 산하 제주본부와 제주특별자치도에 소속되어 제주시에서 근무하는 환경미화원으로 구성된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청노동조합도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제주특별자치도와 개별적으로 단체교섭을 한 점, ③ 노동조합법이 개정되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규정하는 제29조의 2가 신설됨에 따라 2013년에는 전국공무직노동조합 산하 제주본부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청노동조합 등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전국공무직노동조합 산하 제주본부를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정하였고 원고는 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시행되기 전까지 원고 산하 제주시 공영버스지부가 개별적으로 단체교섭을 한 관행이 있었고 원고 산하 제주시 공영버스지부 외의 노동조합이 개별적으로 단체교섭을 한 사실이 있더라도 위와 같은 관행 성립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

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유지와 교섭단위 분리의 이익형량

노동조합법상의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노동조합이 병존하는 경우 야기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 즉 복수의 노동조합이 각각 독자적인 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동조합과 노동조합 상호간의 반목 및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갈등, 동일한 사항에 대해 같은 내용의 교섭을 반복하는 데서 비롯되는 교섭효율성의 저하와 교섭비용의 증가, 복수의 단체협약이 체결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무관리상의 어려움,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의 근로를 제공함에도 노동조합 소속에 따라 상이한 근로조건의 적용을 받는 데서 발생하는 불합리성 등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헌법재판소 2012. 4. 24. 선고 2011헌마338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영버스 운전원과 다른 직종의 근로자는 근로조건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고 고용형태에서도 차이가 있어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의 근로를 제공한다고 볼 수 없고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사항이 다수 발생할 수 있으며 다른 직종의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되어 단체교섭을 할 경우 공영버스 운전원의 이익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교섭단위를 하나로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향후 단체교섭을 어렵게 하고 노동조합과 노동조합 간의 갈등을 유발하고 노사관계의 안정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공영버스 운전원과 다른 직종의 근로자에 대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유지함으로써 달성되는 이익보다 교섭단위를 분리함으로써 달성되는 이익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반정우(재판장) 김용찬 서범욱

각주1) 관계법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