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0. 6. 18. 선고 2019구합6274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17. 6. 19.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약 30여 명을 고용하고 있고 2017. 10. 1.부터 제주시 D에 위치한 골프장 'E'(이하 '이 사건 골프장')을 임차하여 그 무렵부터 운영하고 있는 법인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2008년경부터 이 사건 골프장에서 캐디로 근무하다가 2017. 1. 1.부터는 주식회사 F(이하 'F')에서 '캐디 마스터'로 근무하였는데, 원고가 이 사건 골프장을 운영하게 됨에 따라 2017. 10. 1.부터는 원고에 입사하여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2018. 7. 18. 참가인에게 대기발령을 지시하였고(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 2018. 8. 24. '징계처분 통보서'를 통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참가인에게 해고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

다.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2018. 9. 27. 제주특별자치도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제주특별자치도 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11. 29. 이 사건 대기발령과 이 사건 해고가 이중징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보았고, 징계사유 및 징계양정에 관하여 참가인이 원고의 공금을 사적 용도로 사용한 제1 징계사유는 인정하고 캐디 근무수첩을 분실한 제2 징계사유는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으며 해고의 징계양정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를 부당해고로 판정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라.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3. 5. 이 사건 대기발령과 이 사건 해고가 이중징계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징계사유 및 징계양정에 관하여는 위 초심 지방노동위원회와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이 사건 대기발령은 징계에 앞선 조사 내지 확인을 위한 일시적 · 잠정적 조치이므로 인사발령의 한 형태이지 징벌적 제재가 아니다.

2)

참가인에 대한 제1, 2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된다. 제1 징계사유는 공금 횡령과 관련된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지속할 수 없는 정도의 비위행위이고 참가인은 감사인의 반환 요청 후에야 이 사건 대여금을 원고에게 반환하였으므로 감사인이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않았더라면 이 사건 대여금을 자발적으로 반환하였을 가능성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업무일지에 해당하는 캐디 근무수첩의 분실 역시 원고 취업규칙 제59조 제1, 14, 16, 18호가 정하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 역시 적정하다.

3)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 직후 다른 골프장에서 캐디로 계속 근무하고 있으므로 원고에 복직할 의사가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러한 정황에 대한 고려없이 참가인의 복직 및 임금상당액 지급을 명령한 위법 또한 있다.

4)

이처럼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련 법령 및 규정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17. 1. 1.부터 F에서 캐디마스터로 근무하였다. 캐디마스터는 골프장 고객의 경기를 보조하고 캐디피(봉사료)를 수령하는 일반 캐디의 업무와, 캐디들을 관리하는 업무를 병행하는 지위이다. 이 사건 골프장의 캐디들은 고객의 골프채 훼손 또는 분실에 관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목적으로 경기과에서 캐디 근무수첩을 발급받았고 수첩에 관련된 사항을 메모하였다. 캐디들은 대개 자신들의 전용 캐디 카트 내에 수첩을 각자 보관하는 방식으로 관리하였다.

2)

F의 경영난 등을 원인으로 이 사건 골프장이 공매되었고 원고가 2017. 10. 1. 이 사건 골프장의 운영권을 취득하였다. 원고는 F의 경영진이었던 G에게 '회장' 직함과 이 사건 골프장의 업무 책임자 지위를 부여하고 G은 H에게 영업본부장 보직을 부여하였다. G과 H은 업무분장을 통해 관리부를 제외한 이 사건 골프장의 영업부, 예약실, 경기과, 고객서비스과, 레스토랑, 코스관리부 등 나머지 부서를 관장하였고 실질적으로 이 사건 골프장 운영을 총괄하였다.

3)

G, H을 비롯한 경영진은 2018. 1. 참가인을 포함한 캐디 전체가 모인 자리에서 '폭설로 골프장이 장기간 휴장하여 캐디들의 사정이 어려울 것이니 돈이 필요한 사람은 G 회장의 개인 돈으로 1인당 100만 원을 대여해주겠다'는 취지로 공지하였고 참가인이 캐디들의 요청을 취합하였다. G은 이 사건 골프장의 회계 · 운영을 담당하는 I(관리부장)에게 위 자금 대여 명목으로 2,000만 원을 가져올 것을 지시하였고, 관리부장은 총무과에서 보관하던 원고의 자금 2,000만 원과 캐디들이 작성할 차용증 20장을 함께 G에게 전달하였다.

4)

G은 2018. 2. 13.경 변제기를 '2018. 6. 말경'으로 알려주면서 캐디들에게 대여할 위 2,000만 원을 참가인에게 전달하였다. 참가인은 그 무렵 자금 대여를 신청한 캐디 16명에게 각 100만 원씩 합계 1,600만 원을 지급한 후 나머지 400만 원을 G에게 반환하였다.

5)

한편, 위 캐디 중 1명인 J는 2018. 4.경 퇴사를 희망하였고, 참가인은 J의 퇴사로 인한 대여금 변제를 처리하기 위하여 그 무렵 G에게 대여금을 변제 받을 이 사건 골프장 관련 계좌번호를 알려 줄 것을 요청하였다. G은 'F 명의 통장은 압류가 된 상황이니, 팀장(참가인)이 전체적으로 다 받아서 한 번에 I 부장에게 전해 줄 것'이라는 취지로 지시하였다.

6)

참가인은 J에게 자신 명의의 제주은행 계좌(계좌번호: K, 이하 '제주은행 계좌')로 대여금 100만 원을 반환하도록 하였고, J가 2018. 4. 16. 100만 원을 송금하자본인의 예금 등과 분리하지 않은 채 위 계좌에서 관리하며 개인 보험료 등으로 지출하였다.

7)

나머지 캐디 15명은 2018. 6. 11.부터 2018. 7. 3.까지 각 100만 원씩을 참가인의 제주은행 계좌로 반환하였다. 참가인은 마찬가지로 캐디들이 변제한 대여금과 개인 예금을 구분하지 않은 채 보관하였고 그 계좌에서 참가인의 개인적인 지출이 이루어졌다.

8)

한편 원고의 대표이사는 외부인사를 통하여 2018. 7. 11.부터 2018. 7. 16.까지 이 사건 골프장 운영과 관련한 내부 감사를 실시하였고 감사 과정에서 총무과의 자금 중 2,000만 원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I는 감사인에게 G의 지시로 캐디들에게 이 사건 대여금 2,000만 원이 지출되었음을 보고하였다.

9)

참가인은 2018. 7. 17. 대여금 합계 1,600만 원을 수표로 출금하여 감사인에게 전달하였고, 나머지 400만 원은 2018. 7. 18. G이 사용하던 금고에서 현금 봉투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합계 2,000만 원을 회수 · 반환하였다.

10)

감사인은 2018. 7. 경 참가인에게 G 또는 관련 고객의 골프장 이용 여부 및 이용료 지불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하여 참가인의 캐디 근무수첩이 필요하니 제출하라는 취지로 요청하였으나 참가인은 분실을 이유로 제출하지 않았다.

11)

원고는 2018. 7. 18. 참가인에게 대기발령 조치를 하였고, 2018. 8.경까지 참가인과 I의 문답서를 작성하는 등 징계사유에 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후 원고는 2018. 8. 24. 앞서 보았듯이 참가인에게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하였다.

12)

한편 이 사건 골프장에서 근무한 캐디 L, M는 '캐디 근무수첩은 각 캐디의전용 카트에 보관하고, 수첩을 분실하면 경기과에 보고하여 새 수첩을 교부받았으며 수첩 분실을 이유로 제재를 받거나 징계를 받는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는 취지를 확인하였다.

13)

원고는 참가인을 횡령,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위반의 피의사실로 고소하였다. 제주지방검찰청 검사는 위 피의사실에 대해 수사한 후 2019. 9. 27. 아래와 같은 취지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10호증, 을가 제1, 2, 3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이 사건 해고가 이중징계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이중징계를 한 경우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그 징계처분은 무효이나, 이와 같이 이중징계에 해당하려면 선행 처분과 후행 처분이 모두 법적 성질상 징계처분이어야 하고, 선행 징계처분이 취소됨이 없이 유효하게 확정되어야 하며, 선행 징계처분과 후행 징계처분의 징계혐의사실이 동일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두10902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직위해제 또는 대기발령은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므로 과거의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다(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등 참조). 대기발령 등과 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라도 취업규칙이나 인사관리규정 등에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면, 이는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인사명령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이나,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무효가 된다(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6두51443 판결 등 참조).

(2)

원고의 취업규칙 제19조는 '회사는 필요에 따라 직원에 대하여 업무에서 배제하고 대기발령을 명할 수 있다'고 하여, 대기발령 처분을 견책, 감봉, 정직, 해고로 구분되는 취업규칙 제60조에 의한 징계처분과는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원고가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하였고 4주의 기간을 정하여 처분한 점, 원고는 이 사건 대기발령 이후 위 기간 참가인과 관계자를 소환하는 등 징계사유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실시하였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 사건 해고를 결정한 점 등 이 사건 대기발령과 해고의 경위를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이 사건 대기발령을 통해 명시한 기간 일시적으로 참가인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그 기간 조사를 실시하여 인사 처분을 결정할 의사였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따라서 이 사건 대기발령이 비록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라고 하더라도, 징계처분과는 원칙적으로 구분되는 인사명령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하고, 다만 그 처분이 실질적으로 '징벌'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제한을 받음에도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그로 인하여 효력이 없게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원고의 취업규칙에 의하면 '대기발령'은 사용자의 인사명령 범주 내에서 근로자의 임금을 감액하거나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규정하지 않는 점에서 '징계처분'으로서 임금의 감급 또는 미지급을 규정하는 '감봉' 또는 '정직'과 차이가 있는데, 원고가 이 사건 대기발령 기간 참가인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참가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이 초래된 사정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대기발령이 취업규칙에 근거 없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가하였거나 사용자의 인사권을 벗어난 것으로서 실질적으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규정하는 '그 밖의 징벌'로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의 제한을 받는 것은 별론으로, 위와 같은 취업규칙의 내용, 이 사건 해고의 경위나 추단되는 당사자의 의사 등을 종합할 때 이 사건 대기발령을 확정된 선행 징계처분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해고가 이중징계로서 무효라는 취지의 피고 또는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고, 나아가 이 사건 해고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다.

2)

징계사유의 존부

가)

원고의 취업규칙은 '회사의 공금을 유용한 경우'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대여금은 G의 지시에 의해 원고의 자금을 캐디들에게 대여한 것이므로, 캐디들이 변제한 대여금은 원고에게 귀속될 것이 예정되어 있다. 참가인이 해당 금원을 제주은행 계좌를 통하여 자신의 예금과 구분하지 않고 함께 보관하였고, 그 과정에서 원고에 대한 반환 이외의 목적으로 금원 지출이 이루어졌으므로 제1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나)

원고는 제2 징계사유에 관하여, 캐디로서 작성하여야 할 업무상 주요한 내용에 관한 수첩을 분실한 것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수첩은 골프채 분실이나 훼손등의 사고에 대비하여 작성하는 것으로서 취업규칙상 징계사유로 규정하는 '비밀정보를 기록한 문서의 관리를 소홀히 한 경우'에 해당하는 문서로는 볼 수 없는 점, ② 위 수첩은 각 캐디들이 캐디 전용카트 등 자신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편리한 장소에서 보관하던 것으로 보이고 별도로 캐디들에게 수첩 자체의 보관, 관리를 위한 의무가 있다는 점도 인정되지 않는 점, ③ 참가인이 캐디마스터라고 하더라도 캐디들의 수첩을 통합하여 보관하거나 관리할 의무가 있다고 인정되지 않으므로 원고가 근거로 드는 '감독자로서 그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지 않은 경우' 또한 해당되지 않는 점, ④ 다른 캐디들은 수첩을 분실하면 다시 수첩을 발급받아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 이외에 수첩 분실을 이유로 징계가 문제된 사례 역시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⑤참가인이 고의로 수첩을 훼손하였다거나 징계와 관련하여 기재된 정보를 은닉하려 했는지에 관하여, 원고의 주장만으로는 그러한 고의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원고가 주장하는 골프장 이용료나 부가가치세 누락 가능성 등은 수첩이 아니라 고객의 예약현황, 방문 및 수납 내역을 검토하여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캐디 근무수첩을 분실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행위가 원고 취업규칙 제59조 제2, 14, 16호에서 규정하는 행위로서 징계사유에 이를 정도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제2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

3)

징계재량권 일탈 · 남용 여부

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등 참조).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는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징계재량권을 일탈하였거나 그 권한을 남용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제1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참가인은 2018. 4.경 J가 대여금을 변제하겠다고 하자 그 무렵 자신의 상급자이자 이 사건 골프장의 업무를 총괄하던 G에게 대여금 변제를 위한 계좌를 질의하였고 G으로부터 '우선 참가인이 보관하다가 다른 캐디들이 변제하는 대여금과 함께 한 번에 반환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 참가인이 2018. 4.경부터 마지막으로 캐디가 대여금을 반환한 2018. 7. 4.경까지 이 사건 대여금을 개인 계좌에 보관한 것은 G의 지시를 바탕으로 한 것이므로 그와 같은 보관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

②

비록 참가인이 해당 금원을 개인 예금 등과 혼용하여 관리하는 과정에서 금원이 구분되지 않은 채 지출이 이루어졌고, 지출 내역에 참가인의 개인적 용도가 포함된 사정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그 사용 빈도, 액수, 참가인이 반환 요구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사건 대여금 전액을 반환하였던 점 등을 종합할 때 참가인의 지출 · 사용행위에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지 않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수사기관 역시 참가인에 대한 횡령 등의 피의사실을 수사한 후 불기소결정을 하였다. 즉, 즉 참가인의 비위행위는 고의로 원고의 자금을 유용, 착복하거나 횡령한 정도로 평가할 수 없고, 다만 금전을 관리하는 방법이 부주의하였고 정확하지 못하였다는 정도로 평가되어야 하는데 이를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신뢰관계 훼손이라고 볼 수는 없다.

③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의 사유로 삼은 징계사유 중 캐디 근무수첩과 관련된 제2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는 사정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

4)

이 사건 재심판정 구제명령의 위법 여부

이 사건 재심판정은 구제명령으로서 원직복직명령과 임금지급명령을 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28조 제1항, 제30조 제1항에 의하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당해고 등을 하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고 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 등이 성립한다고 판정하면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을 하게 되며,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 규정을 근거로 한 것이다. 참가인이 이 사건 해고 이후 다른 사업체에 취업했다는 사정만으로 원직 복직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직복직명령의 구제이익을 부정할 수 없고, 임금지급명령 또한 근로자가 부당한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던 기간 중의 근로관계의 불확실성에 따른 법률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구제명령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구제이익이 부정되지 않는다.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 대해 부당해고를 하고 근로자가 해고기간 중에 다른 직장에 종사한 경우, 원고가 참가인에게 지급할 임금상당액의 범위가 민사상 문제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그러한 사정만으로 중앙노동위원회가 이 사건 재심판정을 통해 원고에게 공법상 의무를 명하는 것 자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재심판정 구제명령의 위법 여부에 관한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마.

소결론

이 사건 대기발령은 취업규칙 제19조에 근거한 인사명령에 해당하므로, 사용자의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인지 여부는 별론으로 확정된 선행 징계처분으로 전제하여 이 사건 해고를 후행 이중징계로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 사건 해고를 이중징계라고 본 잘못이 있으나,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이 위법하여 부당해고라고 본 결론 자체는 정당하므로 위법이 없다. 결국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