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0. 6. 11. 선고 2019구합79145 판결

주문

1.

원고 A단체, B의 각 소를 각하한다.

2.

원고 C, D, E, F, G, H, I, J, K, L의 각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당사자 지위

1)

원고 A단체(이하 '원고 A단체'이라 한다)은 최저임금법 제14조, 같은 법 시행령 제12조 제3항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의 근로자위원을 추천하는 전국 단위 총연합단체인 노동조합이고, 원고 B는 최저임금위원회의 근로자위원이다.

2)

원고 C, D, E, F는 M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대형 할인점인 N의 각 매장에서 근무하고, 원고 G, H, I, J, K, L은 O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대형 할인점인 P의 각 매장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위 원고들은 모두 원고 A단체 소속 조합원으로 아래 나.항의 이 사건 고시에 의한 최저임금을 적용받고 있는 근로자들이다(원고 A단체, B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 C 등 10명을 이하 '나머지 원고들'이라 통칭한다).

나.

최저임금고시

피고는 최저임금법 제8조 제1항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가 2019. 7. 12. 의결한 최저임금안에 따라 아래 〈표〉 기재와 같이 2020년 적용 최저임금액을 사업의 종류별 구분 없이 모든 사업장에 동일하게 시간급 8,590원(209시간 기준 월 환산액 1,795,310원)으로 결정하고 같은 법 제10조 제1항에 따라 2019. 8. 5. 그 내용을 고시(2019. 8. 5. 제정하여 2020. 1. 1. 시행하는 것, 고용노동부고시 제2019-43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본안전항변의 요지

원고들은 이 사건 고시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

나.

판단

1)

원고 A단체, B에 대한 부분

행정소송법 제12조 전문은 "취소소송은 처분 등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가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말하는 법률상 이익은 당해 처분의 근거 법률에 의하여 직접 보호되는 구체적인 이익을 말하고, 간접적이거나 사실적·경제적 이익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루7923 판결 참조). 그리고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당해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는 그 처분의 무효 확인 또는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그 당부의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으나, 단체는 원칙적으로 단체 자신의 권익이 직접 침해당하는 등 근거 법률상 보호되는 구체적인 이익이 있는 경우에만 그의 이름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뿐, 그 구성원을 위하여 또는 구성원을 대신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따라서 단체의 구성원 개인에 대한 처분에 대하여 그 소속 단체에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적격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 A단체은 전국 노동조합의 총연합단체로서 최저임금고시 과정에 간접적으로 관여한 사정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 A단체이 소속 구성원인 조합원들과 별개로 최저임금고시를 적용받는 직접적인 법률관계를 맺고 있다고 볼 수 없어 원고 A단체에게는 이 사건 고시로 인하여 일반적·간접적 추상적 이익이 생길 뿐이고, 달리 이 사건 고시로 인하여 단체 자신의 법률상 이익을 침해당하였다고 볼 사정이 없다.

그리고 원고 B 역시 근로자를 대표하여 최저임금위원회의 근로자위원으로 선임된 사람일 뿐 최저임금고시를 적용받는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또한 이 사건 고시의 근거 법령인 최저임금법 및 같은 법 시행령 등에는 최저임금위원회의 근로자위원에 대한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을 보호하려는 내용 및 취지를 정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바, 원고 B가 이 사건에서 주장하는 권리는 법적으로 보호되는 권리가 아닌 공익보호의 반사적 결과로 가지는 일반적·간접적·추상적 이익에 불과하다.

따라서 원고 A단체, B는 이 사건 고시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는 자로서 원고적격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위 원고들의 소는 부적법한바, 이를 지적하는 위 원고들에 대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있다.

2)

나머지 원고들에 대한 부분

나머지 원고들은 이 사건 고시를 직접 적용받고 있는 근로자에 해당하고, 만일 이 사건 고시가 나머지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적정하게 산정되지 않은 금액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소송에서 취소판결이 선고될 경우, 피고는 행정소송법 제30조(취소판결등의 기속력)에 따라 위법한 결과를 제거하는 조치로서 새로이 상향 조정된 2020년 적용 최저임금액을 제정·고시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따라서 나머지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고시 적용에 관한 직접적인 법률상 이해당사자로서 그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되는바, 이는 최저임금법 등 근거 법령에 의하여 직접 보호되는 구체적인 이익으로 나머지 원고들은 원고적격이 인정되고, 나머지 원고들에 대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고시의 적법 여부

가.

나머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고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① 최저임금위원회의 심의·의결 과정에서 최저임금법 제4조가 규정한 최저임금의 필요충분조건에 해당하는 결정기준인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② 헌법 제32조 제1항 및 최저임금법 제1조가 정한 최저 임금제도의 목적을 일탈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실오인, 비례의 원칙 위반 등으로 그 정 당성과 객관성이 결여됨으로써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

나.

판단

1)

최저임금법 제4조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최저임금법 제4조 제1항은 최저임금의 결정기준에 대하여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하여 정한다. 이 경우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하여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3 내지 6호증, 을 제1 내지 1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최저 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논의를 진행하기 위하여 2019. 1. 18. 제1차 전원회의를 개최한 후 2019. 3. 29. 피고로부터 2020년 적용 최저임금액 심의요청서를 접수받았다. 2019. 5. 30. 제2차 전원회의에서는 최저임금법 제19조에 의한 임금수준전문위원회 및 생계비전문위원회에 최저임금 결정단위, 최저임금 사업의 종류 구분, 최저 임금 수준 등 결정 심사를 회부하기로 하고 해당 심사결과를 제3차 전원회의에 보고하도록 의결하였다. ② 2019. 6. 19. 제3차 전원회의에서 임금수준전문위원회 및 생계비전문위원회의 심사결과, 공청회 및 현장방문 결과를 보고받고 최저임금 결정단위, 최저 임금 사업의 종류 구분 여부, 최저임금 수준 등 3개 안건을 정식으로 상정한 뒤 심의를 진행하였다. ③ 2019. 6. 25. 제4차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 결정단위, 최저임금 사업의 종류 구분 여부에 대한 안건 논의를 진행한 후 2019. 6. 26. 제5차 전원회의에서 이에 대한 표결을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 결정단위는 2019년도와 동일하게 유지하는 한편, 업종별로 이를 구분하지 아니하고 단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로 의결하였다. ④ 2019. 6. 27. 제6차 전원회의에서 제5차 전원회의 결과를 보고받았는데, 사용자위원의 전원 불참으로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논의를 실시하지 못하였다. ⑤ 2019. 7. 2. 제7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은 전년도 대비 19.8% 인상한 시간급 10,000원의 최초안을 제시하였고, 2019. 7. 3. 제8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은 전년도 대비 4.2% 감액한 시간급 8,000원의 최초안을 제시하였다. 특히 제8차 전원회의에서는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이 각 최초안의 제시 근거를 상세히 설명하고 공익위원들의 주도로 여러 질의와 응답도 이루어졌는데, 제8차 전원회의는 자정을 넘겨 차수를 변경(제9차 전원회의)하여 이튿날 02:10경까지 약 9시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⑥ 2019. 7. 9. 제10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의 전원 불참으로 근로자위원 최초안에 대한 논의는 하지 못하였으나, 공익위원들은 사용자위원들을 대상으로 사용자위원 최초안의 타당성에 대한 집중 질의를 하였다. ⑦ 2019. 7. 10. 제11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 위원은 전년도 대비 14.6% 인상한 시간급 9,570원의 수정안을, 사용자위원은 2019년 대비 2% 감액한 시간급 8,185원의 수정안을 각 제시하였고, 공익위원들이 위 각 수정안의 근거 및 타당성을 검증하는 절차를 거쳤다. ⑧ 2019. 7. 11. 제12차 전원회의에서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이 각 2차 수정안 내지 최종안 제시 여부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였고, 2019. 7. 12. 01:06경 속개되어 이어진 제13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의 참석 지연 등으로 다시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며 12시간에 이르는 논의 끝에 같은 날 새벽 5시경 속개된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은 전년도 대비 6.3% 인상한 시간급 8,880원의 최종안을, 사용자위원은 전년도 대비 2.87% 인상한 시간급 8,590원의 최종안을 각 제시하였다. ⑨ 이후 제안 설명을 거친 뒤 위원 27명(공익 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근로자위원 9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근로자위원안과 사용자위원안을 놓고 표결을 실시한 결과, 근로자위원안 11명 찬성, 사용자위원안 15명 찬성, 기권 1명이 나옴에 따라 2020년 적용 최저임금액을 시급 8,590원으로 하는 최저 임금안이 의결되었다. ⑩ 최저임금위원회는 위와 같은 심의·의결 과정에서 근로자의 생계비와 관련하여 Q학회로부터 '비혼 단신근로자 실태생계비 분석보고서'를,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 등과 관련하여 한국노동연구원으로부터 '2020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임금실태 등 분석'을 각 작성·제출받아 그 결과를 전원회의에 보고하여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⑪ 최저임금위원회는 R대학교 산학협력단에 2018년 실시 최저임금의 적용효과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분석을 의뢰하여 '최저임금 적용효과에 관한 실태조사 분석 보고서'를 작성·제출받았다. ⑫ 그리고 최저임금위원회는 2019. 6.경 서울·광주·대구 등 대도시 3곳에서 공청회를 개최하고 총 6곳의 회사를 방문하여 근로자·사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전원회의에 보고하였으며, 그 외에도 총 37개국의 최저임금제도를 분석한 '주요국가의 최저임금제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주요 노동경제지표 분석', '2019년 최저임금 심의편람'을 각 발간하여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자료로 활용하기도 하였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는 2019. 1.부터 2019. 7.까지 13회에 걸쳐 전원회의를 개최하여 충분히 논의한 끝에 2020년 적용 최저임금액을 의결하였고, 그 과정에서 최저임금법 제4조의 필수적 고려요소도 검토·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최저임금법이 최저임금위원회를 합의제 의결기구로 명시하고 있고 같은 법 제4조가 포괄적·예시적 방식으로 규정되어 있는 이상, 위 규정의 고려 요소를 최저임금액 결정 시 필수적으로 검토·반영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여기서 더 나아가 반드시 위 요소들을 통합한 산술식에 의하여 최저임금액이 특정 계산값으로 도출되어야 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고시가 최저임금법 제4조에 위배된다는 취지의 나머지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고시가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위법하다는 취지의 나머지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이 사건 고시는 2020년도 최저임금액 시간급을 8,590원으로 정한 것으로서 사용자는 이를 준수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게 되고 근로자는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를 받을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받게 되는바, 이 사건 고시 자체는 최저임금제 시행을 통하여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32조 제1항과 최저임금법 제1조의 입법목적과 취지에 부합하는 수단이라고 볼 수 있을지언정 이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나)

원고가 비교대상으로 주장하는 2018년과 2019년 최저임금액은 각 전년도 대비 16.4%와 10.9% 인상한 것으로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인상률과 두 번째로 높은 인상률에 해당하고 2020년 최저임금 월 환산액은 3년 전인 2017년에 비하여 약 32% 인상된 점,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따라 최저임금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비교대상이 되는 임금액의 인상 효과가 발생한다거나 실질 최저임금이 삭감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그 밖에 한국개발연구원, S기관, 한국은행 등의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 수치,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가 경제적 불황 등에 비추어, 2020년 최저임금액이 터무니 없이 낮은 수준으로 헌법 제32조 제1항과 최저임금법 제1조의 입법목적과 취지에 위배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이 사건 고시는 13회 걸친 전원회의를 통하여 충분한 논의 끝에 결정된 것으로 최저임금법 제4조 제1항의 결정기준 또한 검토·반영된 점, 이 사건 고시는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에게 반드시 시간급 8,590원 이상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 최저임금법의 입법취지와 목적에 위배된다고 볼 사정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고시가 사실오인 또는 비례의 원칙 위배로 그 내용의 객관적 상당성과 합리성을 현저히 결여하였다거나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 A단체, B의 각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나머지 원고들의 각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양준(재판장) 김병주 추진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