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0. 6. 18. 선고 2020구합56179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 중 피고보조참가인에 대한 임금 상당액 지급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중앙노동위원회가 2017. 8. 24.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3.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 및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원고에게 2016. 12. 20.부터 이 사건 판결확정일까지의 임금 상당액인 114,921,000원을 지급하라.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2014. 2. 13. 설립되어 상시 7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잡지발간 및 공무원 교육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참가인과 사이에 2016. 7. 1. 근로계약 기간 2개월의 인턴계약과 2016. 10. 17. 기간에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각 체결하고, 위 회사에서 부소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참가인은 2016. 12. 19. 원고에게 구두로 해고를 통보하고, 2016. 12. 22.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해고통지서(이하 '이 사건 해고통지서'라 한다)를 촬영한 사진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하였다. 원고는 2016. 12. 26. 위 해고통지서의 원본 서류를 수령하였다(이하 이를 전체적으로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다.

원고는 2017. 1. 17.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2017. 2. 28.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에 따라 원직복직 대신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 지급명령(이하 '금품지급명령'이라 한다)을 구하는 것으로 신청취지를 변경하였다.

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5. 11. '이 사건 해고의 일부 징계사유[이 사건 해고통지서의 2.의 (3)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나, 인정되는 나머지 징계사유만으로도 해고가 적정하고, 절차적 위법도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마.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7. 6. 1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8. 24.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 8호증, 을가 제5, 11호증, 을나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참가인에 대하여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는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참가인의 본안전 항변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청구하는 부분은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서의 청구취지로 부적법하다.

나.

관련 법리

행정소송법 제10조 제1항 제1호는 행정소송에 병합될 수 있는 관련청구에 관하여 '당해 처분 등과 관련되는 손해배상·부당이득반환·원상회복 등의 청구'라고 규정함으로써 그 병합요건으로 본래의 행정소송과의 관련성을 요구하고 있는바, 이는 행정소송에서 계쟁 처분의 효력을 장기간 불확정한 상태에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관점에서 병합될 수 있는 청구의 범위를 한정함으로써 사건의 심리범위가 확대·복잡화되는 것을 방지하여 그 심판의 신속을 도모하려는 취지라 할 것이므로, 손해배상청구 등의 민사소송이 행정소송에 관련청구로 병합되기 위해서는 그 청구의 내용 또는 발생원인이 행정소송의 대상인 처분 등과 법률상 또는 사실상 공통되거나, 그 처분의 효력이나 존부 유무가 선결문제로 되는 등의 관계에 있어야 함이 원칙이다(대법원 2000. 10. 27. 선고 99두561 판결 참조).

다.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임금 상당액 지급 청구는 행정청의 처분 등을 원인으로 하는 법률관계 또는 공법상 법률관계에 관한 것이 아니고 민사소송에 해당하는데, 노동위원회 구제명령의 법적 효력은 구제명령을 받은 사용자에 대하여 이에 복종할 공법상의 의무를 부담시킬 뿐이고, 나아가 구제명령에 따라 직접 노사간의 사법상 법률관계를 발생 또는 변경시키는 것은 아니며, 노동위원회가 판정서에 설시한 이유는 사용자에 대하여 아무런 기속력을 가지지 않으므로, 위 임금 상당액 지급 청구의 발생원인이 이 사건 재심판정과 법률상 또는 사실상 공통된다거나, 이 사건 재심판정의 효력이나 존부 유무가 위 임금 상당액 지급 청구의 선결문제로 된다고 볼 수 없다.

라.

소결

따라서 참가인에 대한 임금 상당액 지급 청구 부분은 행정소송법 제10조 제2항, 제1항 제1호에 따른 관련청구로서의 병합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3.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1)

당사자의 주장

가)

참가인의 본안전 항변

참가인은 2017. 9. 19.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취업규칙을 개정하여 정년규정을 신설하였고, 그 규정을 2017. 10. 1.부터 시행하였다. 개정 취업규칙은 그 시행일 이전에 해고된 원고에게도 적용되므로, 원고는 개정 취업규칙의 시행으로 정년에 도달하여 자동 퇴직한 상태가 되었다. 따라서 이 부분 소는 소의 이익이 없다.

나)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2018. 8.경 취업규칙을 개정하였음에도 2017. 10. 1.자로 개정 취업규칙을 시행한 것처럼 문서를 임의로 작성한 것으로 보이고, 개정 취업규칙은 그 시행일 이전에 해고된 원고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 부분 소는 소의 이익이 있다.

2)

판단

가)

개정 취업규칙이 원고에게 적용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의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으나,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이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내용일 때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 즉 당해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경우에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기득 이익이 침해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하여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취업규칙의 변경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느냐의 여부와 근로자에게 불이익 하느냐 여부는 그 변경의 취지와 경위, 해당 사업체의 업무의 성질, 취업규칙 각 규정의 전체적인 체제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취업규칙에 정년규정이 없던 사업장에서 연령을 특정하여 정년규정을 신설한 경우, 당해 사업장의 근로자들은 정년제 규정이 신설되기 이전에는 위와 같이 특정된 연령을 넘더라도 별다른 제한 없이 계속 근무할 수 있었으나, 그 정년규정의 신설로 인하여 특정된 연령을 넘어 더는 근무할 수 없게 되었다면 이와 같은 정년제 규정의 신설은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는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에 해당한다(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다2507 판결, 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45376 판결 등 참조). 개정 취업규칙이 기존의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적용대상으로 하면서 근로자에 대해 불리한 법률효과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그러한 사실 또는 법률관계가 개정 취업규칙이 시행되기 이전에 이미 완성 또는 종결된 것이 아니라면 이를 헌법상 불소급의 원칙에 위배되어 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에 따라 효력이 없다고 할 수는 없고, 그러한 개정 취업규칙의 적용과 관련하여서는 개정 전 취업규칙의 존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가 개정 취업규칙의 적용에 관한 공익상의 요구보다 더 보호가치가 있다고 예외적으로 인정된 경우에 그러한 근로자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신의칙상 그 적용이 제한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뿐이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3두25382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갑 제1, 2호증, 을나 제2호증, 제14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와 참가인이 2016. 10. 17.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계약기간이 "기간의 정함 없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참가인은 취업규칙에 정년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가 2017. 9. 19.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취업규칙을 개정하면서 근로자의 정년을 만 60세로 하는 정년규정을 아래와 같이 신설하고, 적용에 관한 경과규정을 두어 개정 취업규칙 시행일 이전에 입사한 직원에게도 적용하기로 한 사실, 원고의 주민등록상 생년월일은 D인 사실이 각 인정된다.

(3)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을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가 2017. 9. 19. 개정하여 2017. 10. 1.부터 시행하는 개정 취업규칙의 정년규정은 근로자 과반수동의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정년을 만 60세로 정한 것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소속 근로자에게 적용될 수 있다. 그 정년규정은 개정 취업규칙 제96조에 의하여 그 시행일(2017. 10. 1.) 이전에 입사한 직원에게도 적용되므로, 그 시행일을 기준으로 '정년이 아직 도래하지 아니한 직원'은 물론, '정년이 이미 도래한 직원'에게도 적용되고, 후자의 경우 정년 도래로 당연퇴직하는 날은 개정 취업규칙 시행일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이와 같은 취지의 정년규정은 그 시행일부터 장래의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것으로서 그 시행일 이전 이미 완성된 사실이나 법률관계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므로 헌법상 불소급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또한 정년 규정의 내용(만 60세)에 비추어 볼 때 그 정년규정 시행 당시 참가인 회사에 소속된 직원이 종전 정년에 관한 취업규칙 규정이 없었을 때 가질 수 있었던 '그 이상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이익'이 그 정년규정의 시행으로 정년에 관한 근로관계를 명확히 하는 등의 공익상 요구보다 더 보호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위 정년규정은 유효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개정 취업규칙이 그 시행일 이전에 해고통지를 받아 참가인의 근로자가 아니었던 원고에게 적용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참가인과 계약기간을 입사일부터 10년 이상(다만 5년 이후 협의로 조정 가능)으로 합의했으므로, 원고는 2017. 10. 1. 정년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할 때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원고와 참가인이 2016. 10. 17.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근로계약기간이 "기간의 정함 없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는사 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근로계약서가 형식적으로 작성되었다고 의심할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이 근로계약기간을 10년 이상으로 합의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

(나)

종전 취업규칙에는 정년에 관한 규정이 없었으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서 정년에 관한 법률관계가 종전 취업규칙에 따라 형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 개정 취업규칙은 시행일 이후부터 적용되므로 그 시행 전의 정년 관련 법률관계를 변경하지 않는다.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은 후 취업규칙을 변경해서 당시 근로관계 존속 중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정년 제도를 신설하거나 정년 연령을 단축하는 것도 가능하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두41082 판결 참조).

(다)

또한, 참가인과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이 원고를 배제하기 위하여 취업규칙의 정년 관련 규정을 신설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그 정년 관련 규정은 참가인 소속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될 것이 예정되어 있다.

(라)

한편, 그 정년 관련 규정의 시행으로 곧바로 원고가 정년에 도달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는데도 그 개정 과정에서 원고가 의견 개진의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 하지만, 이는 원고가 해고된 데 따른 결과일 뿐이다. 취업규칙 개정에 관한 집단적 의사결정은 그 의사결정을 하던 당시의 근로자에게 의사를 개진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그 당시 근로자가 아닌 사람에게까지 그 의견 개진 기회를 보장할 것은 아니다. 이는 근로자가 해고를 당하였다가 나중에 법원 등에 의하여 그 해고가 부당해고로서 무효인 것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원칙적으로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한다. 사후적으로 그 근로자에게 의견 개진의 기회를 부여하여 그 사후적 의사에 따라 집단적 의사결정의 적법 여부가 변경되는 것은 집단적 의사결정의 안정성을 중대하기 침해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마)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아 적법한 절차에 따라 개정된 취업규칙에서 도입한 정년제도의 공익이 근로자의 신뢰에 비하여 가볍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는 2017. 10. 1. 정년으로 근로관계가 종료했다.

나)

이 부분 소의 이익 유무

부당해고 구제명령제도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 내용과 목적 및 취지, 임금 상당액 구제명령의 의의 및 그 법적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로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도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다면 임금 상당액 지급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유지되므로 구제신청을 기각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다툴 소의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근로자가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에 따라 금품지급명령을 신청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며, 그 상세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근로기준법은 부당해고 구제명령제도에 관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당해고등을 하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제28조 제1항), "노동위원회는 제29조에 따른 심문을 끝내고 부당해고등이 성립한다고 판정하면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을 하여야 하며, 부당해고 등이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판정하면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여야 한다."(제30조 제1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부당해고 구제명령제도는 부당한 해고를 당한 근로자에 대한 원상회복, 즉 근로자가 부당해고를 당하지 않았다면 향유할 법적 지위와 이익의 회복을 위해 도입된 제도로서, 근로자 지위의 회복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해고를 당한 근로자가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더라도, 부당한 해고라는 사실을 확인하여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도록 하는 것도 부당해고 구제명령제도의 목적에 포함된다.

(2)

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가 성립한다고 인정되면 부당해고임을 확인하고 근로자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구제명령을 하고 있다. 부당한 해고를 당한 근로자를 원직에 복직하도록 하는 것과,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도록 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우월한 구제방법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근로자를 원직에 복직하도록 하는 것은 장래의 근로관계에 대한 조치이고,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도록 하는 것은 근로자가 부당한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던 기간 중의 근로관계의 불확실성에 따른 법률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것으로 서로 목적과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원직복직이 가능한 근로자에 한정하여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도록 할 것은 아니다.

(3)

노동위원회가 하는 구제명령은 사용자에게 이에 복종해야 할 공법상의 의무를 부담시킬 뿐 직접 노사간의 사법상 법률관계를 발생 또는 변경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구제명령이 내려지면 사용자는 이를 이행하여야 할 공법상의 의무를 부담하고,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이행강제금이 부과되며(근로기준법 제33조), 확정된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근로기준법 제111조) 등 구제명령은 간접적인 강제력을 가진다. 따라서 근로자가 구제명령을 통해 유효한 집행권원을 획득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고기간 중의 미지급 임금과 관련하여 강제력 있는 구제명령을 얻을 이익이 있으므로 이를 위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할 이익도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4)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기 위하여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사정이 소의 이익을 부정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행정적 구제절차인 부당해고 구제명령제도는 민사소송을 통한 통상적인 권리 구제방법에 따른 소송절차의 번잡성, 절차의 지연, 과다한 비용부담 등의 폐해를 지양하고 신속·간이하며 경제적이고 탄력적인 권리구제를 도모하는 데에 그 제도적 취지가 있다(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누5926 판결 참조). 근로자가 해고기간 중 받지 못한 임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음은 물론이지만, 그와 별개로 신속·간이한 구제절차 및 이에 따른 행정소송을 통해 부당해고를 확인받고 부당해고로 입은 임금 상당액의 손실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당해고 구제명령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

(5)

2007. 1. 26. 개정된 근로기준법 제33조의3 제1항(현행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은 부당한 해고의 구제방식을 다양화함으로써 권리구제의 실효성을 제고할 목적으로, 해고에 대한 구제명령을 할 때에 근로자가 원직복직을 원하지 아니하면 원직복직을 명하는 대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게 하였다. 이와 같이 원직복직을 전제로 하지 않는 구제수단을 제도적으로 도입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직복직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소의 이익을 인정하여 근로자가 구제받을 기회를 주는 것이 타당하다.

(6)

기간제근로자가 근로계약기간 중 부당한 해고를 당했다는 이유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구제신청이 기각된 경우, 근로자가 제기한 소송이 진행되는 중에 근로계약기간이 종료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부당해고의 원상회복을 위해서는 원직복직보다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안을 판단하지 않는 것은 기간제근로자의 권리구제에 실질적인 흠결을 초래한다.

앞에서 인정한 사실을 위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원고가 이 사건 소송계속 중 개정 취업규칙에 따라 2017. 10. 1. 당연퇴직하여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있다.

다)

소결

따라서 원고에게는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있다.

나.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1)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참가인은 원고에게 구두로, 해고의 의사표시를 한 후 나중에 서면으로 해고통지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여 무효이다.

(2)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를 함에 있어서 원고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절차상 하자가 있다.

(3)

원고는 부소장으로서 맡은 바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였으나, 참가인은 원고를 프리랜서로 전환시키려고 하다가 원고가 이를 거절하자 원고를 징계해고 하였다. 이 사건 해고는 그 해고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부당하다.

나)

피고 및 참가인의 주장

(1)

참가인은 2016. 12. 19. 구두로 해고의 의사표시를 하고 같은 날 이 사건 해고통지서를 작성하였으나, 원고와 연락이 되지 아니하여 2016. 12. 22. 해고통지서를 촬영한 사진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하고 위 해고통지서 원본은 원고의 책상위에 수령이 가능한 상태로 두어 원고가 2016. 12. 26. 이를 현실적으로 수령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할 때 참가인이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참가인의 취업규칙상 징계절차와 관련된 규정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해고 과정에서 원고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3)

원고는 잦은 근무지 무단이탈, 대표이사에 대한 험담 및 명예훼손, 구청 관계자들에 대한 막말 등으로 참가인의 명예와 이미지를 실추시켰고, 참가인의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였다. 이로 인하여 원고와 참가인은 고용관계를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뢰관계가 훼손되었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

2)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1)

참가인의 대표이사 E는 2016. 12. 19. 09:00경 참가인의 사무실에서 열린 주간회의 도중 원고에게 프리랜서로 일하는 것을 제안하였다. 원고는 E에게 언성을 높이면서 화를 내었고, E는 원고에게 구두로 해고를 통지하였다.

(2)

E의 비서 F이 2017. 2. 21. 작성한 진술서에는 '2016. 12. 19. 저녁 7시경 E가 편집회의를 마치고 나오자 원고가 E에게 오전 회의에서 있었던 일에 대하여 사과하면서 계속 근무하고 싶다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E는 원고에게 더 이상 함께 일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라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3)

E의 운전기사 G가 2017. 2. 21. 작성한 진술서에는 '2016. 12. 19. 밤 E가 차량에 탑승하자 원고가 사무실에서 차량까지 쫓아와 E에게 자신이 잘못했다고 하면서 회사에 계속 다니고 싶다고 애원하였다. E는 원고에게 회사를 그만 두라고 말한 후 바로 차를 출발시켰다'라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4)

참가인은 원고가 2016. 12. 19. 해고되었음을 전제로 원고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상실일자: 2016. 12. 20.)를 하였다.

(5)

원고는 2016. 12. 21. E에게 "존경하는 대표님. 너무 바쁘신 것 같아서 문자 올립니다. 신년도 1월 교육을 하려면 1월 교육계획을 빨리 결재해 주셔야 합니다. 아울러, 대표님이 부소장은 프리로 하자는 말씀은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서로 논의해서 결정해야 할 사항으로 판단되오며, 대표님이 시간 날 때 불러 주셨으면 합니다. 엊그제 설명드렸지만 저는 대표님 요청으로 명퇴까지 해서 왔는데 갑자기 그만두라고 말씀하시니 상당히 당혹스럽습니다. 분명한 것은 뒤탈 없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논의를 했으면 합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6)

참가인 회사에 저장되어 있는 원고가 작성한 '제6기 스피치 보고서스킬 향상과정 운영계획(품의)' 문서파일의 최종 수정일시는 2016. 12. 20. 15:12이다.

(7)

참가인의 직원 H은 2016. 12. 22. 오후 12시경 원고에게 "부소장님, 통화가 안 되네요. 전화 주십시오"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고 이 사건 해고통지서를 촬영한 사진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하였다.

(8)

원고는 2016. 12. 22. 18:21경 E에게 원고가 작성한 '일일업무보고'문건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하였다.

(9)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통지서의 원본을 원고의 사무실 책상 위에 올려두었고, 원고는 2016. 12. 26. 짐을 챙기기 위해 참가인의 사무실을 방문하였을 때 위 해고통지서 원본을 수령하였다.

(10)

E는 2017. 8. 24. 개최된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 출석하여 '이 사건 해고 후 본인이 직접 원고에게 통화를 시도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5, 15, 16, 19, 21 내지 25, 34호증, 을나 제4, 5호증, 을나 제15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2016. 12. 19. 원고를 구두로 해고한 후 3일이 경과한 2016. 12. 22. 비로소 이 사건 해고통지서를 촬영한 사진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하고, 7일이 경과한 2016. 12. 26. 원고로 하여금 위 해고통지서 원본을 수령하도록 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서면통지 절차를 위반한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

(1)

원고는 2016. 12. 19. 오전 9시경 주간회의에서 구두로 해고통지를 받은 후 E가 퇴근한 저녁 7 ~ 8시경까지 참가인 회사 사무실에서 머물렀으나 참가인은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통지서를 교부하지 않았다. 참가인이 원고에게 2019. 12. 19. 서면통지를 할 수 없었다거나 서면통지를 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2)

참가인 회사에 저장되어 있는 원고가 작성한 문서파일의 최종 수정 일시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구두로 해고통지를 받은 다음 날인 2016. 12. 20.에도 참가인의 사무실에 출근하여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3)

참가인은 원고에게 구두로 해고통지를 한 후 3일이 경과한 2016. 12. 22. 비로소 해고일이 2016. 12. 19.로 기재된 이 사건 해고통지서를 촬영한 사진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내고 위 해고통지서 원본은 원고의 사무실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원고는 위 해고통지서 원본을 이 사건 해고일로부터 7일이 경과한 2016. 12. 26. 수령하였다.

(4)

참가인은 2016. 12. 19. 원고에게 서면으로 해고통지를 하려고 하였으나 원고와의 연락에 실패하여 2016. 12. 22. 카카오톡 메시지로 이 사건 해고통지서를 촬영한 사진을 보내게 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H이 2016. 12. 22. 오후 12시경 원고에게 연락을 시도한 것 이외에 참가인이 2016. 12. 19.부터 2016. 12. 22.까지 사이에 원고에 대한 연락을 시도하였다거나 원고가 참가인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오히려 원고는 E에게 2016. 12. 21. 시간이 날 때 연락을 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2016. 12. 22. 일일업무보고 문건을 전송하는 등 계속해서 연락을 시도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E는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 당시 자신은 직접 원고에게 연락을 시도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5)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해고가 유효하다고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 절차의 흠의 치유는 엄격히 인정할 필요가 있으므로, 참가인이 이 사건 해고일로부터 3일 후 이 사건 해고통지서를 촬영한 사진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내고 7일 후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해고통지서 원본을 수령하도록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서면통지 결여의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볼 수 없다.

3)

소결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반되어 효력이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위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참가인에 대한 임금 상당액 지급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순욱(재판장) 김재경 김언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