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4. 29. 선고 2020구합6780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등

가.

피고보조참가인 B 주식회사(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는 상시근로자 약 20명을 사용하여 물탱크 제조 및 설치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19. 6. 10.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호남·충청권 영업을 담당하였다.

다.

참가인 회사는 2019. 9. 9. 원고에게 해고통지(이하 '이 사건 해고통지'라 한다)를 하였는바, 이 사건 해고통지문(을가 제6호증)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라.

원고는 '이 사건 해고통지는 징계해고의 성격이 있으나, 해고사유 및 해고절차의 정당성이 없어 부당하다. 이 사건 해고통지가 본채용 거부라 하더라도 평가가 주관적이고 평가절차와 방법이 미비하므로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2019. 12. 5.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는 시용근로자이고, 그와 같은 사정을 감안할 때 원고에 대한 근로관계 종료는 합리적 이유가 있어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D).

마.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0. 2. 2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5. 8.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판단하면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6조 '수습기간'의 의미는 정식채용 전에 일정기간 동안 정식근로자로서의 적격성 유무 및 본채용 가부를 판정하기 위한 시험적 사용을 의미하는 '시용기간'이 아니라 정식채용 이후 근로자의 직업능력에 대한 양성·교육을 목적으로 설정된 기간인 '수습기간'임이 명백하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상 '수습기간 중 일정한 평가를 통해 본채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조항을 근거로 원고가 시용근로자라고 인정하였으나, 이는 '수습기간'만을 두고 있는 위 취업규칙이 규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것에 해당한다. 따라서 위 근로계약서상 '수습기간 중 일정한 평가를 통해 본채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조항은 근로기준법 제97조에 의하여 무효이다.

2)

이 사건 해고통지는 참가인 회사의 영업평가서에 근거한 것인데, 영업평가서는 증거능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 평가항목이 모호하고 평가항목 중 '신앙의식'이 포함된 것은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신앙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한 것이며, 영업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도 결여되어 있다.

3)

원고에게는 징계사유가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참가인 회사는 취업규칙상의 징계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

나.

관계 법령 및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참가인 회사는 2017. 3. 13. 김해시를 본점 소재지로 하여 설립된 회사로서 설립 후 주로 영남 지역에서 물탱크 제조 및 설치업을 영위하여 왔으며, 영업에 관한 최종 결재권자는 E 회장이다.

2)

참가인 회사의 영남지역 영업을 담당한 F 본부장(2019. 2. 1.경 입사, 2019. 8. 10.경 퇴사)은 영남지역의 건설현장 등을 직접 방문하여 시공업체의 현장소장 등의 명함이나 연락처를 확보하는 등 현장에서 영업활동을 수행하였고, 매일 영업내용을 정리한 영업일보를 작성하여 참가인 회사에 제출하였다. F은 위와 같이 확보한 명함이나 연락처를 통해 해당 공사현장의 시공업체에 연락하여 그 시공업체로 하여금 참가인 회사에 물탱크 설치에 관한 견적의뢰를 하도록 요청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그 시공업체로부터 견적의뢰가 오면 해당 시공업체에 견적서를 송부하였으며, 이후 교섭 과정을 통해 위 시공업체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의사가 합치되면 실제로 물탱크 설치에 관한 계약이 체결되었다.

3)

참가인 회사는 호남·충청 지역에서도 영업을 확대하기 위하여 2019. 6. 10. 전남 무안군에 거주하고 있는 원고와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원고에게 참가인 회사의 호남·충청권 영업을 담당하도록 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을가 제1호증)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4)

원고는 위 2)에서 본 F의 영업활동과 같은 방식으로 호남·충청 지역에서 영업활동을 하였고, 그 영업내용을 영업일보로 작성하여 참가인 회사에 제출하였다.

5)

F의 2019. 3.부터 2019. 7.까지의 영업실적 내역 및 원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수습기간(2019. 6. 10.부터 2019. 9. 9.까지) 동안 영업실적 내역은 다음과 같다.

6)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영업활동을 통해 2019. 8. 30. 광주 남구 G 소재 빌딩신축공사의 시공사인 주식회사 H과 사이에 계약금액을 13,2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으로 정하여 위 신축공사 중 자재납품 및 물탱크 설치에 관한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7)

이후 참가인 회사는 위 신축공사 현장에 물탱크 설치 작업을 하기 전에 원고에게 위 공사현장에 나가 현장확인을 해줄 것을 수차례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물탱크 설치를 하는 설치소장이 가야할 일이라며 이에 응하지 않았다.

8)

참가인 회사는 2019. 9. 7. 물탱크 자재를 실은 차량을 위 공사현장에 보냈으나, 물탱크가 설치되어야 할 하부의 패드(물탱크를 지지하는 토대가 되는 구조물) 상황이 사전에 받은 도면과 달랐고, 결국 당일 시공이 불가능하여 위 차량과 물탱크 시공자들은 전부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9)

참가인 회사의 직원들은 아래와 같은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다.

10)

참가인 회사의 영업에 관한 최종 결재권자인 E 회장은 F과 원고의 매월 영업실적 등을 평가하여 영업평가서를 작성하였다. E 회장이 작성한 원고에 대한 영업평가서(을나 제7호증의 1 내지 3, 이하 '이 사건 각 영업평가서'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1)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각 영업평가서의 평가결과를 토대로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통지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2 내지 4, 6호증, 을나 1, 2, 7,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원고가 시용근로자인지 여부

1)

기업 실무에서는 근로자를 채용하면서 '수습기간'을 두는 경우가 있는데, 위 '수습기간'은 근로자를 정식 채용하기 이전에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과 업무 적격성을 판단하기 위한 기간을 의미하는 '시용기간'을 의미하는 경우도 있고, 정식 채용 후에 근로자의 업무수행능력 양성·교육을 목적으로 설정된 좁은 의미에서의 '수습기간'을 의미하는 경우도 있다. 구 근로기준법(2019. 1. 15. 법률 제162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 제5호,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1호, 최저임금법 제5조 제2항은 '수 습'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위 각 조항에서 사용된 '수습'에는 좁은 의미에서의 '수습' 뿐만 아니라 '시용'도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대법원 2005. 7. 15. 선고 2003다50580 판결, 대법원 2001. 2. 23. 선고 99두10889 판결, 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두5965 판결 등 다수의 대법원 판례는 근로계약상 '수습기간'을 둔 사례에서 해당 수습기간이 '시용기간'임을 전제로 판단한 바 있다.

2)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에 작성된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2019. 6. 10.부터 2019. 9. 9.까지 3개월을 원고의 수습기간으로 하고, 참가인 회사가 수습기간 중 원고의 업무수행 능력, 근무태도 등을 평가하여 계속근무가 부적합하다고 판단될 경우 본채용을 거부할 수 있으며, 위 수습기간 중 원고의 급여를 월 250만 원으로 하되, 3개월 수습 이후 본채용시 급여액을 재조정하기로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말하는 원고의 '수습기간'은 근로자를 정식으로 채용하기 이전에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과 업무 적격성을 판단하기 위한 기간을 의미하는 '시용기간'에 해당함이 명백하다.

3)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 제6조가 좁은 의미에서의 '수습기간'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상 '시용기간'에 관한 조항은 위 취업규칙이 규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따라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으며,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시용근로자로 봄이 타당하다.

가)

이 사건 취업규칙 제6조는 '수습기간'이라는 표제 하에 제1항에서 '신규로 채용된 자는 최초로 근무를 개시한 날부터 3개월 간을 수습기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은 '제1항의 수습기간은 근속년수에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이 사건 취업규칙 제6조의 '수습기간'이 원고의 주장과 같이 좁은 의미에서의 '수습기간'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미 정식채용이 된 것이어서 당연히 해당 기간이 근속년수에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굳이 이 사건 취업규칙 제6조 제2항과 같은 규정을 둘 이유가 없다. 이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취업규칙 제6조의 '수습기간'은 좁은 의미에서의 '수습기간'이 아니라 '시용기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고, 최소한 원고의 주장과 같이 '시용기간'을 배제하는 의미로는 해석할 수 없다.

나)

한편,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취업규칙에 최저기준으로서의 강행적·보충적 효력을 부여하여 근로계약 중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부분을 무효로 하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게 함으로써, 개별적 노사 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종속적 지위에 있는 근로자가 감수하도록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5다254873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근로기준법 제97조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위 근로기준법 제97조에 근거한 이른바 '최저기준적 효력'은 근로계약에 규정된 사항에 대한 취업규칙의 효력이라 할 것인바, 설령 이 사건 취업규칙 제6조의 '수습기간'이 원고의 주장과 같이 좁은 의미에서의 '수습기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더라도, 애초에 이 사건 근로계약상 '시용기간'에 관한 조항과 좁은 의미에서의 '수습기간'을 규정한(원고의 주장에 의할 때) 이 사건 취업규칙 제6조는 그 목적과 규율 대상이 전혀 다르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서상 '시용기간'에 관한 조항이 근로기준법 제97조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이는 예를 들어 ① 이 사건 취업규칙 제6조 제1항이 3개월 간 좁은 의미에서의 수습기간을 둘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근로계약상 좁은 의미에서의 수습기간을 3개월을 초과한 기간으로 약정한 경우 또는 ② 이 사건 취업규칙 제6조 제2항이 좁은 의미에서의 수습기간을 근속년수에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근로계약상 좁은 의미에서의 수습기간을 근속년수에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약정한 경우, 그와 같은 근로계약상 약정은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따라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범위에서 무효라고 볼 여지가 있는 점과 대비된다).

마.

이 사건 해고통지에 의한 본채용 거부의 적법 여부

1)

시용계약이란 본계약 체결 전에 근로자가 앞으로 담당할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사용자가 일정 기간 평가하기 위하여 체결하는 계약으로서 일종의 해약권 유보부 근로계약(사용자가 근로자를 정식사원으로 채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평가할 경우 향후 근로계약을 해지하기로 하면서 체결한 근로계약)인데, 사용자가 시용계약에서 정한 시용기간 만료 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등 참조). 한편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위 대법원 2002다62432 판결, 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3다5955 판결 등 참조).

2)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통지에 의한 본채용 거부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다(이 사건 해고통지를 시용근로자인 원고에 대한 본채용 거부로 보는 이상, 이 사건 해고통지가 징계해고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징계사유 부존재 및 징계절차 하자에 관한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가)

원고를 비롯한 참가인 회사의 각 지역 영업담당 본부장들은 매일 영업내역을 정리한 영업일보와 월간보고서를 참가인 회사에 제출하였고, 영업 관련 최종 결재권자인 E 회장은 위 자료들을 토대로 매월 영업평가를 하였다. 위 영업평가 항목은 크게 'OJT평가', '품성평가', '근태평가', '종합의견'으로 구분되는데, 'OJT평가'는 영업실적(견적의뢰 건 및 실제 발주 건 수)을 평가하는 것이고, '품성평가'의 세부 항목은 업무의욕, 업무지식(이해도), 기획·창의력, 인간관계, 자기관리, 신앙의식으로 구분되며, '근 태평가'와 위 세 가지 항목을 종합한 '종합의견' 부분은 평가자인 E 회장이 직접 자신의 의견을 수기로 기재하였다. 위 평가항목 중 '신앙의식'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들은 모두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부합하는 평가항목들로서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추고 있다. 한편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평가에는 수치로 계량되는 객관적인 영업실적뿐만 아니라 근무태도, 업무의욕, 직장동료들과의 인간관계 등 수치로 계량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도 포함되는 것이므로, 위 영업평가서의 개별 평가요소에 관하여 상세한 판단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평가자의 주관적인 평가에 좌우될 우려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위 영업평가서에 의한 평가기준과 방법이 불공정하거나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각 영업평가서(을나 제7호증의 1 내지 3)는 원고가 해고를 다투기 시작하자 참가인 회사가 사후에 소급하여 작성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위 영업평가서의 평가항목 중 '신앙의식'의 경우 근로기준법 제6조 및 이 사건 취업규칙 제3조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참가인 회사는 위 '신앙의식' 항목이 품성평가의 세부항목에 포함되어 있는 경위에 관하여 '참가인 회사는 소규모 업체로서 자체적으로 영업평가서와 같은 문서를 기안할 인력이 없고 별도의 외부 자문을 얻을 곳도 없어 인터넷 사이트에서 임의의 영업평가서 양식을 다운로드 받아 활용하고 있었는데, 하필 그 양식에 '신앙의식'이라는 항목이 있어서 단지 그 양식에 맞춰 빈칸 없이 기재를 하다 보니 신앙의식 항목에도 형식적으로 상·중·하 중 '하'로 체크하였을 뿐이다.'라고 주장하고 있고, 참가인 회사가 특정 종교를 기초로 운영되는 이른바 '경향사업체'라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참가인 회사의 주장을 수긍하지 못할 바 아니다[설령 위와 같은 참가인 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여러 개의 평가항목 중에서 일부 항목에 대한 평가만이 공정성과 객관성을 갖추지 못한 경우 그 이외에 다른 평가항목만으로도 본채용을 거부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될 수도 있는 것인바(회사 측이 수습사원에 대한 품성평가를 함에 있어서 그 세부 항목인 성실성 항목에 대한 평가가 객관성과 공정성을 일탈했을지라도 그 부분 평가가 전체 채용기준 점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 결과적으로 유보된 해약권의 정당한 행사라고 본 대법원 1992. 8. 18. 선고 92다15710 판결 참조), 아래에서 자세히 살펴보는 바와 같이 '신앙의식' 항목을 제외한 업무실적, 근무태도 등 나머지 평가항목만으로도 본채용을 거부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된다].

다)

김해시에 본점 소재지를 두고 주로 영남지역에서 영업활동을 해온 참가인 회사는 호남·충청 지역에서도 영업을 확대하기 위하여 원고를 채용하였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도 원고의 업무가 '호남·충청권 영업'으로 명시되어 있다. 원고의 담당 업무에 비추어 볼 때, 원고에 대한 업무수행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가장 주요한 척도는 결국 영업실적이라 할 것인데, 원고가 직접 작성하여 참가인 회사에 제출한 영업일보(을나 제7호증의 1 내지 3의 첨부자료) 및 이 사건 각 영업평가서에 기재된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3개월의 시용기간 동안 원고의 호남·충청 지역에서의 영업활동을 통해 참가인 회사가 수주한 계약은 3건에 불과하여 그 실적이 매우 저조하다.

라)

이 사건 각 영업평가서의 내용에 의하면, 원고는 품성평가 항목 중 업무의욕, 업무지식(이해도), 기획·창의력, 인간관계, 자기관리 평가요소에서 대부분 '하' 평가를 받았고, 심지어 2019. 8. 영업평가서에서는 근무태도에 대하여 '믿을 수 없는 자'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마)

이 사건 각 영업평가서의 내용에 의하면, 원고는 참가인 회사 본사의 영업부 소속으로 각 지역 영업본부장들의 영업활동을 지원하는 TM 담당 I 대리에게 폭언을 하는 등 직장동료와의 소통능력에 있어 문제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고, 이는 '원고가 업무상 통화하는 과정에서 모욕적인 말과 무시하는 말투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리곤 하여 상처를 받고 너무 괴로웠다.'는 취지가 기재된 I의 사실확인서에 의해서도 뒷받침된다. 참가인 회사는 TM 방식에 의한 영업을 강조하였는바(원고도 2021. 1. 27.자 준비서면에서 '참가인 회사가 TM을 강조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밝힌 바 있음), 특히 현장에서 영업을 담당하는 원고가 참가인 회사 본사의 TM 담당 실무자와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점은 영업활동 측면에서 치명적인 약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바)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영업활동을 통해 수주한 광주 남구 G 소재 빌딩신축공사 현장 물탱크 설치계약 건과 관련하여 물탱크 설치 작업을 하기 전에 원고에게 위 공사현장에 나가 현장확인을 해줄 것을 수차례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물탱크 설치를 하는 설치소장이 가야할 일이라며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참가인 회사는 2019. 9. 7. 물탱크 자재를 실은 차량을 위 공사현장에 보냈으나, 그 물탱크가 설치되어야 할 하부의 패드 상황이 사전에 받은 도면과 달랐고, 결국 당일 시공이 불가능하여 위 차량과 물탱크 시공자들이 전부 철수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참가인 회사 측이 원고에게 명시적으로 위 공사현장의 '패드' 부분을 특정하여 확인하여 달라고 요구하였는지 여부는 불분명하기는 하나, 그와 상관없이 호남·충청 지역에서 영업을 담당한 사람은 원고가 유일한 상황에서,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게 위 광주 남구 G 소재 공사현장을 확인하라고 한 업무지시가 명백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는 회사의 지시를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바.

소결론

원고는 시용근로자이고, 참가인 회사의 원고에 대한 본채용 거부는 합리적 이유가 있어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인정되는바, 같은 이유에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김정웅 이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